2016년 9월 27일 화요일

리제로 4장 막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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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막간 『각자의 다가감』


「――좋아, 완성했다!」

 주워 온 가지를 2개, 눈앞의 눈덩어리에 찔러 넣고 스바루는 이마의 땀을 닦는다.
 제작 시간 약 1시간의 아마추어 작품이지만, 상당한 솜씨에 스스로도 황홀황홀하다. 완성한 작품을 보고서, 지켜보고 있던 관중으로부터도 「오오」하는 감탄의 술렁거림이 퍼지고 있었다.

「역시, 나에게는 이런 손의 재능이 있다는 생각이 드네. 생활비가 곤란하면, 에밀리아땅과 함께 눈 내리게 해서 적설의 아티스트로서 인간 문화재가 될 거야」

「정말, 바보같은 일 말하지 마. 나, 그런 일로 눈 내리게 하는 거 돕거나 하지는 않을 거니까 말야. …… 그렇지만, 엄ー청 능숙하네」

 돌층계에 앉아, 스바루의 작업을 지켜보고 있던 에밀리아가 흰 한숨을 흘린다.
 그녀의 남보라빛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스바루가 완성시킨 눈사람――단순하게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어폐가 있기 때문에, 설상이라고 해야할 것인가도 모르겠지만.

 『성역』에 남은 눈을 모아, 만들어낸 팩의 설상이 대략 20개. 무엇이 스바루를 거기까지 휘몰았는가, 그것은 스바루 본인에게도 로망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우선, 에밀리아나 『성역』의 주민이 기뻐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으로 좋은 것이다.

「노리고 한건 아니겠지만, 바루스는 역시 바보라고 생각해」

 그렇게 말하며, 스바루를 신랄하게 평가하는 목소리도 있다.
 에밀리아와 같이 돌층계에 앉아, 그녀의 무릎에 머리를 싣고 있는 소녀다. 트레이드마크인 메이드옷을 벗고, 지금은 간소한 흰 의상으로 몸을 감싸고 있다.
 제복은 타버리고, 그 주인은 생사지경을 헤맨 것이다. 그 안색은 평상시의 흰 살갗보다 한층 더 새파래져 보였지만, 목소리의 어조에도 독의 날카로움에도 영향은 없다. 다행스런 일이다.

「두 명이서 바보 바보하고 반복하다니…… 원래, 이 소란의 공로자일 터인 나에게 좀 더 상냥하게 해 주어도 되지 않아? 나, 위로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응, 그렇네. 나, 스바루에 엄ー청 감사하고 있어. 그렇지만, 스바루가 없는 동안에 노력한 건 나니까,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에밀리아땅, 뭔가 갑자기 말하시게 되셨네요……」

 실제로, 스바루들이 부재인 동안에  『성역』를 수호한 것은 에밀리아의 공적이다. 그녀의 지시가 없었다면, 묘소에 들어간 주민들이 대토의 송곳니로부터 대피할 수 없었을 것이고, 애초에 에밀리아가 『시련』를 클리어 하지 않으면 피난 장소의 확보도 되어있지 않았을 것이다.
 스바루가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묘소를 피난소로서 활용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하튼, 눈이 내리기 전에 도망치는 일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뭐, 청년단의 사람이 돌아와 줘서, 에밀리아땅의 의지에 불이 붙었다는 건 기쁜 오산이야. …… 정말로, 덕분에 살았어」

 지금까지 그렇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이번은 특히 도박의 상황이 너무 많았다.
 스바루 혼자서는 모자라서, 주위의 사람에게 도움받기만 했을 뿐이었던 듯한 인상이다. 제일 힘든 곳을 맡아야지, 그렇게 결정했을 터였는데.

「그런 건 당연하잖아. 뭐든지 스바루에게 맡겨 버리고 있으면, 우린 뭘 위해서 있는지 모르게 되어 버려. 스바루는, 조금 쉬어도 괜찮을 정도로 돌아다니고 있는걸」

「아니, 그렇지만 머리도 힘도 부족한 제가 도움이 되려고 생각하면, 이렇게 보기 흉하게 돌아다니는 정도 밖에 방법이 없었단 말이죠」

「그렇지만, 지금부터는 그렇지 않잖아?」

 자신을 비하하는 스바루를 놀리듯이, 무릎 위의 람의 머리를 어루만지는 에밀리아가 의미있는 웃음으로 말했다. 그 말이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를 곧바로 깨달아, 스바루는 인중을 손가락으로 비비면서 「아아」라고 응한다.

 여러가지로 보지 못한 것도 있었고, 주위에 구원받고 있을 뿐이었지만, 구해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구했다. 그리고, 혼자서 계속 고민하는 일도 분명 없다.
 주위에 의지하는 것을 스바루는 이제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노력하는 일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그렇게 하는 스바루의 엉덩이를 차 주는 상대도 있다.

「――――」

 얼굴을 든 스바루는, 광장에서 묘소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
 앞의 돌층계에 앉는 에밀리아를 넘어, 시선은 묘소의 입구에. 지금, 『시련』의 시스템이 사라진 묘소안에는, 두 명의 인물이 발을 디디고 있다.
 안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 그것은 걱정이었지만,

「뭐, 가족끼리 보내게 해 주는 정도의 분위기는 나라도 읽을 수 있다는 거야」

 이야기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던 주제에, 이야기할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있던 두 명이다.
 분명 쌓이고 쌓인 이야기가, 산만큼 있을 것이니까.


※※ ※ ※ ※ ※ ※ ※ ※ ※ ※ ※ ※


 투명한 관을 사이에 두고, 장신의 남자와 소녀는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어머님……」

 관 안을 내려다 보며, 결정 안에 가로로 놓인 여성을 보고 소녀가 중얼거린다.
 땅에 다리가 붙어있지 않은 것 같은, 둥실둥실 들뜬 감각. 그것은 싸움의 고양감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긴 시간을 보낸 장소를 없앤 상실감과 해방감으로부터 오는 것이기도 하며, 눈앞의 광경이 현실감이 없는 것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설마, 이렇게 해서 다시 어머니의 모습을 보는 날이 온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관안에서 자는 여성――마녀, 에키드나의 모습은 기억 안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길고 아름다운 흰 머리카락에, 이지적이고면서도 부드러움을 느끼게 하는 갖추어진 용모. 드물게이지만, 미소짓던 기억도 선명하게 소생한다.

 마지막에, 헤어졌을 때에 전해들은 지시도, 말도, 생각해 낼 수 있다.

「베티는,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던 것이야. 죄송해요」

 관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며, 베아트리스는 4백 년만의 재회를 사죄로부터 시작한다.
 헤어질 때, 에키드나는 자신의 지식의 장서를 『그 사람』에 건네주도록, 베아트리스에 타이르며 배웅했다. 건네받은 금서고를 채울 갖가지 책과 미래를 나타내는 복음서.
 그 양쪽 모두가, 지금의 베아트리스의 수중에는 남아 있지 않다.

 어머니가 베아트리스에 바란 미래를 나타내는 복음서도, 어머니가 긴 시간을 들이고 있었던 모아 온 지식의 전부가, 이것도 저것도 모두 재로 돌려보내는 불길에 삼켜져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져 버렸으니까.

「베티는, 『그 사람』과도 만나지 못하고…… 책도, 태워 버린 것이야. 죄송하다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너무 많은 것이야」

 신통치 않은 딸이였다고, 베아트리스는 스스로 자신을 평가한다.
 4백년의 시간을 들여, 어머니가 준 지시 1개조차 지킬 수 없는 어리석은 딸이었다. 그리고, 본래라면 대면조차 할 수 없는 어머니를 만나, 진심으로 그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장면이라고 하는데――,

「…… 그에 비해서는, 상쾌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아ー않은가」

 정면에 서 있는 장신의 남자가,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시원스럽게 폭로하듯이 그렇게 중얼거린다.
 슬쩍 올려다보는 어둠 안, 떠오르는 것은 힘없이 입술을 느슨하게하는 장발의 남자――로즈월이다. 면식이 있던 얼굴인데도, 베아트리스는 그의 모습에 위화감을 금할 수 없다.
 그것은 만났을 무렵으로부터 쭉, 광기적인 목적으로 지배되고 있던 남자의 두 눈동자에 헤매는 것 같은 색이 생겨난 것과, 광대 화장을 버리고 본모습을 쬐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상쾌하다는 의미라면, 너에게는 지는 것이야, 로즈월. 베티의 앞에 화장 없이 서다니 선대부터의 명령을 찢은 것과 다름없을 것이야」

「광대 화장은, 나에게 있어서는 싸움 화장같은 것이었던 것이라아ー구. 그것을 하는 것으로, 가면을 쓰는 것 같은 자세로 상대와 접할 수가 있었다. 다만, 깨달은 것이 있어서 마아ー알이지」

「깨달은 것?」

「화장이 있고 없음에 구애받지 않더라도, 지금의 나는 광대 그 자체가 아닌가. 그러면, 화장을 하고 하지 않는 데에 얼마나의 의미가 남아 있는 거어―얼까?」

「과연, 인 것이야」

 어깨를 움츠려 익살맞은 짓을 하는 것 같은 행동의 로즈월에, 베아트리스는 턱을 당긴다.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머리카락 롤을 만지면서, 소녀는 「그래서」라고 말을 이었다.

「네 쪽이야말로, 어머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이 아닌 것일까. 어머님과의 재회는 너에게 있어…… 너의 일족에게 있어, 비원이었을 것이야」

「…………」

「어머님과 직접적인 면식이 있던 초대부터, 지금의 너로 로즈월도 10대째 가까이. 메이더스 당주는 대대 단명이었으니, 금서고에 얼굴을 내미는 녀석도 데굴데굴 바뀌어왔던 것이야. …… 너는, 어렸을 적부터 격이 달랐을 것이야」

 메이더스가의 역사는, 깊게 관련되어 오지 않았다고는 해도 베아트리스가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온 시간의 흐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에키드나의 유일한 제자로 있던 초대 로즈월. 마인 헥토르와의 싸움으로, 그 마법적 재능의 대부분을 잃은 그는, 그런데도 에키드나의 제자인 것을 단념하지 않았다.
 에키드나 사후에도 금서고에 틀어박혀 있어, 망연자실한 베아트리스와는 달리 딴 곳에 사로잡힌 것처럼 뭔가를 추구해, 어쩌면 그것을 차세대에 계승하고 목숨을 잃었다.
 그 이후, 로즈월을 계승한 차세대의 당주들은 죄다, 초대부터 내려온 마법의 힘과 발견을 반복해, 메이더스가를 확대시켜 간 것이다.

 그리고, 당대의 로즈월――즉, 눈앞에 있는 남자.
 이 로즈월·L·메이더스는, 지금까지의 로즈월 중에서도 가장 걸출한 재능을 어릴 때부터 발휘해, 베아트리스조차 내심 전율시켰을 정도의 일재[逸材]였다.
 그 실력은, 에키드나에 직접 찾아내어진 초대 로즈월조차 웃돌아, 어쩌면 세계 최강 클래스의 마법사의 이름을 가질 수 있을 정도 것일 것이다.

「그만큼의 재능이 있었던 너조차도 메이더스의 주박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았던거야. 죽은 어머님과 재회하는 것만을 꿈꾸어, 다만 오로지 가혹한 길을 걸어 온 메이더스의 가계…… 베티는 조금, 너희들에게 동정하고 있는 것이야」

「그런가? 하지만, 우리와 네가 얼마나 다르지? 너도, 죽은 모친의 말에 4백년간 계속 속박되었던 것에는 변화는 없다. 아니, 대가 바뀌어 온 우리와 달리, 혼자로 시간을 보내 온 너의 괴로움이야말로 누구에게도 공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해야 하는 것에 매진 하고 있던 우리와 달리, 계속 다만 주저앉은 너의 괴로움은」

 베아트리스의 말에, 로즈월도 또한 중후한 말로 대답한다.
 결국, 어느 쪽도 어느 쪽이다라고 생각한다.

 짧은 수명을 거듭하여 마음을 연결해, 단 한사람과의 재회를 추구한 로즈월의 가계도.
 끝나지 않는 생명을 공허한 감옥에 가두어, 약속이 완수되는 날을 기다린 베아트리스도.
 주위의 눈으로 보면, 똑같이 어리석은 광대였던 것이다.

「――――」

 잠깐, 침묵한 채로 시선을 서로 부딪치는 두 명.
 하지만, 그 조용한 대항도, 돌연 로즈월이 시선을 피한 것으로 중단된다.

「시시한 말다툼이 되었다. 어리석은 자끼리 서로를 가리켜 서로 바보 취급하는 것따위, 무익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에도 정도가 있다는 거어ー지」

「…… 뭐, 확실히 그 말대로인 것이야」

「한 가지, 괜찮을까?」

 서로의 상태를 야유하며 평가하던 로즈월이, 손가락을 1개만 세운다. 베아트리스는 무언으로 턱을 위로 향해, 부정하지 않는 것으로 긍정의 뜻을 나타냈다.
 그 소녀의 태도에 로즈월은, 관에 자는 에키드나를 살그머니 내려다 보며,

「스바루군은, 너의 『그 사람』이 될 수 있었으려어ー나?」

 질문. 그리고 『그 사람』이라고 하는 단어가 나왔던 것에, 베아트리스는 작게 숨을 삼켰다. 직접, 로즈월과 『그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일은 없다. 그런데도, 그라면 베아트리스의 모르는 곳에서, 베아트리스의 일을 알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었다.
 애초에, 이전에 금서고에 출입했던 적이 있던 사람들도, 원래는 선대까지의 로즈월이 데려 온 인간이다. 그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 그것을 자손에게 전하는 일도 당연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그대로 말하면, 스바루조차 지금의 로즈월이 데려 온 인물이다고 바꾸어 말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 일을 말하면, 분명 스바루 본인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 어째서, 웃지?」

「――아아. 미안한 것이야. 별로, 로즈월을 비읏은 것이 아니야. 다만, 떠올렸더니 재미있었을 뿐인 것이야」

 머릿속에서 정확하게, 흑발의 청년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상상할 수 있었던 것이 재미있었다. 그만큼 단순이라고 해야할 것인가, 그 이상의 일은 그다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만, 베아트리스는 로즈월의 대답에 고개을 옆으로 흔들었다.

「그 남자는…… 스바루는, 베티의 『그 사람』으로는 적당하지 않은거야」

「…… 호오」

「애초에, 스바루에는 어머님의 금서고의 지식을 계승하기에는 온갖 자격이 부족한 것이야. 교양도 지식을 이용하는 목적 의식도 없고, 그 토대도 없는 것이야. 거기에 얼굴이 멋지지 않고, 강함도 쓸모없어, 마법도 아예 사용할 수 없고, 다리도 짧은 것이야. 베티가 계속 기다린 『그 사람』이라니 도저히 도저히 라는 것이야」

「그거어ー언, 꽤나 엄격한 평가가 아아ー닌가」

「그래, 베티는 엄격한 것이야. 그러니까 4백 년간, 오는 기회마다 날려버려왔던 것일 것이야. …… 베티의 어리광에, 『그 사람』을 휘둘렀던 것이야」

 지금 와서 생각하면, 베아트리스를 금서고로부터 데리고 나가려고 한 사람들에 대한 죄악감같은 것이 있었다. 그들도, 야심이나 자신 본위인 감정만으로 베아트리스에 손을 뻗어왔던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베아트리스를 배려한 말도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베아트리스는, 그 뻗어 온 손을 죄다 뿌리쳐 버렸다.

「『그 사람』은 반드시, 베티가 선택해야 했던 것이야. 말을 걸어 준 한사람 한사람과 마주봐, 분명하게 대답을 내야 했던 것이야. 금서고의, 에키드나의 지식을 계승하는 것에 적당한 누군가를, 베티가 선택하는…… 반드시, 그런 것이었을 것이야」

「하지만, 네가 선택한 스바루군은 『그 사람』에는 적당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그런 것이야. 그렇지만, 그것으로 좋은 것이야. 베티가 선택한 것은 스바루야. 『그 사람』이 아냐. 스바루를, 선택한 것이야」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이 숨을 죽여 눈을 크게 여는 것을 눈치챘다.
 에키드나를 그리워해, 모든 것을 다하는 그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답일지도 몰라. 아주 조금 전까지 같은 입장이었던 베아트리스에는, 아플 정도로 로즈월의 기분을 알 수 있었다.
 알기 때문에, 말을 다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바루는, 『그 사람』이 되어달라는 소원을 코웃음친 것이야. 그런 얼굴도 모르는 녀석보다, 자신이 너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고 지껄였던 것이야」

「그것은…… 오만한 대답이구나」

「그렇지만, 억지라도 싫지는 않은 것이야」

 허울 좋게 말을 늘어놓으며, 베아트리스에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타이르거나 에키드나의 지식을 자신이라면 어떻게든 살릴 수 있다고 말해지는 것보다,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그러나, 무엇을 어떻게 늘어놓아도 스바루군의 가장 소중한 것이 네가 될 수는 없을 거야? 그것은 지금의 그를 보고 있으면 알 수 있고…… 나는, 알고 있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야, 로즈월」

「착각?」

「베티는 별로, 스바루의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금서고를 나왔던 것이 아니야. 스바루를 베티의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하고 싶기 때문에, 금서고를 나온 것이야」

 나를 선택하라고, 그렇게 말해져 버렸다.
 네가 없으면 외롭고 살아갈 수 없다고 그렇게 말해져 버렸다.

 적당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듣기 좋은 헛소리라고도 생각한다.
 그렇지만,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흔들려 버렸다. 울려 버렸다. 4백 년간, 쭉 같은 장소에서 굳어 있던 마음이, 동요되어버렸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 금서고를 나온 순간의, 울고 싶어질 듯한 해방감을 알아 버리자, 마음은 멈추지 않았다.

「역할을 내던진 것으로, 어머님의 정령으로서의 자격을 잃는 것이라고 해도 베티는 상관없는 것이야. 베티는 이제, 계약자 나츠키 스바루의 정령인 것이야. 그것을 후회하는 일도 부끄러워하는 일도…… 이제 없을 것이야」

 혹은 이것은, 로즈월에게 있어서는 배반인지도 모른다.
 베아트리스와 같이, 에키드나의 주박에 4백 년간 계속 묶여있던 그에게, 먼저 빠지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배반인지도 모른다. 성취라고 하는 형태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내던지는 형태로 빠진다.
 어머니에게도, 로즈월에게도, 얼굴을 드는 것은 변덕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은 벌써 정해져 있다. 손을 벌써 잡아버린 것이다.
 베아트리스는 지금부터는, 세피아색이 되지 않는 선명함을 강하게 새기며 보낸다. 긴 긴 시간의 끝에, 중요한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새긴다.
 그러니까 입을 다물고, 로즈월이 무슨 말을 할지를 기다린다.

「그렇게 긴장할 필요는 없다고. 나는 아무것도 마녀 에키드나의 대변자라고 할 사람이 아니다. 네가 어떤 대답을 냈다고 해도, 그에 대해 말참견하는 것 같은 권리를 나는 소유하지 않아. 좋을 대로, 하면 돼」

「로즈월……」

「게다가, 네가 내던지지 않았다고 해도, 너에 대한 에키드나의 명령은 결코 완수될 일은 없었다. 나는, 나의 소망을 우선하기 위해서 너를 희생하려고 한 것이니까. 배반이라고 한다면, 그 쪽이 상당히 배반이라고 해야겠지만」

「――――」

 참회하듯이, 로즈월은 저택에서 일어난 사건의 죄를 인정한다.
 베아트리스도 금서고에서 깨닫고 있던 것처럼, 저택에서 베아트리스의 생명을 빼앗으려고 획책한 것은 로즈월이다. 그것도 모두, 로즈월의 복음서에 기록된 까닭의 행동이었을 것이라고 꿰뚫어 보고 있다. 그것이, 어떤 형태로 연결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로즈월. 너, 복음서는 어떻게 한 것이야?」

「…… 타 버렸어. 주인에게 반항하는, 나쁜 메이드의 손에――. 그러니까 미래는 모두 잿속으로. 혹은 이것도 저것도 전부 다,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마아ー알이지」

「전부, 텅 비어 미래도 안 보인다…… 그에 비해서는, 너도 상쾌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야」

「――그에 관해서는, 어떨까아―나」

 방금전의 교환을 전부 다시하는 베아트리스에, 로즈월은 숙였다. 그리고 그는 관 안의 에키드나를 향해, 닿지 않는 손가락을 편다.

「요구하는 대답에, 반드시 이어지고 있는 길을 잃은 것은 슬프고, 무섭다. …… 하지만, 읽고 진행한 적이 없는 이야기를 읽으며 진행하는 기쁨도, 거기에 있는지도 몰라. 이제 4백년 이상이나 전에, 느낀 채의 생각이니까, 진짜인가 어떤가 모르겠지만」

「……?」

 미묘하게 위화감이 있는 내용에, 베아트리스는 미간을 좁힌다.
 그것을 본 로즈월은 작게 입술을 벌어지게 하며, 의문을 띄우는 베아트리스에 「정말로, 나와 너는 말을 주고받은 일이 부족해」라고 자조하듯 말했다.

「어쩔 수 없다, 는 것으로는 끝나지 않는 것이게에―엤지. 맹목적이지 않으면 안 되었던 당초와 달리,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었을 거야. 같은 저택 안에서 보낸 시간은, 그 이상으로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 있었는데도, 그 보고 있는 것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무서워하듯이 계속 피해왔으니까 말이지」

「로즈월,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이야」

「옛날과 같이…… 선생님의 연구실에서 함께 보낸 것처럼, 이 4백년동안 함께 보내는 것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하는 이야기야」

「선……!?」

 온화한 로즈월의 말에, 베아트리스는 그리운 울림을 찾아내 숨을 삼킨다.
 그것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삼킨 소녀는 떨리는 숨을 내쉬면서,

「설마, 너…… 로즈월, 이라고 하는 것이야?」

「나는 쭉, 로즈월이라고?」

「달랏! 그게 아니라…… 알고 있을 것이야!」

「농담이야. 말 그대로, 나(私)는――나(僕)는, 로즈월이야, 베아트리스」

 자칭이 바뀐 순간, 베아트리스의 눈에 로즈월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남색의 장발에 장신의 남자의 모습에, 같은 머리카락의 색을 한 나이 젊은 청년의 모습이. 그것은 일찍이 에키드나를 그리워하며, 그 뒤를 쫓아 헤매던 재능이 흘러넘치는 청년이어서,

「라고, 하면…… 로즈월, 너는, 어떻게……!?」

「원리는, 선생님이 생각한 불로불사 탐구 중의, 영혼의 전사 기술의 응용이야. 이 『성역』에서 행해진 실험중, 리스크가 가장 낮은 것을 채용해, 자신에게 행했다」

「영혼의 전사…… 빈 그릇에, 의식과 기억을 전사해, 주관적인 불로불사를 성립되게 하는 실험…… 하지만, 그것은 영혼이 정착하지 않아 불완전한 실험으로 끝났을 거야!」

「빈 그릇으로는, 전사하는 영혼과의 정착율이 부족해서 말야. 한 번은 좌절했지만…… 나는 그 문제를 억지로 해결했다. 그릇과 영혼과의 친화성이 문제가 되었다면, 그 친화성을 가까이 해 주는 것으로 문제는 넘을 수 있어」

 그릇과 영혼과의 친화성, 그것을 문제로 좌절한 연구다.
 류즈 메이엘을 『성역』의 핵으로 한 뒤 결정화한 류즈의 존재를 다른 실험에도 활용할 수 없을까 생각한 에키드나의 광기적인 지식욕의 결과의 하나.
 하지만, 복제된 류즈의 육체는, 다른 영혼을 받아들이는 소양을 가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실험은 실패했다. 그것을 로즈월은, 그릇과 영혼을 가까이 하는 것으로 클리어 했다고.
 그리고 그 의미를 곱씹어, 눈앞에 선 로즈월의 존재를 진정한 의미로 해석한다.

 ――초대 로즈월은, 존재하는 가까운 자손의 육체에 자신의 영혼을 전사하는 것으로, 스스로의 소원을 실현하는 길을 개척하며 계속되어온 것이다.

「나를 인간도 아니라고, 그렇게 매도하려나? 베아트리스」

「…………」

「선생님과 재회하는 것만을 바래, 아무것도 모르는 자손들을 그릇으로 늘어 놓는 나의 비도[非道]를, 너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매도할까?」

 로즈월의 말이, 베아트리스에게 꽂힌다.
 그러나, 몹시 침착한 눈으로 이쪽을 보는 로즈월의 태도는, 마치 베아트리스로부터의 규탄을 기다리는 것 같이 보이는 듯이 생각되었다.
 로즈월도 또한, 심판받고 싶은 것일까. 에키드나와의 계약을 파기한 것을, 에키드나를 요구하는 로즈월에게 보고한 자신과 같이.

 에키드나를 아는 베아트리스에게, 로즈월도 그 행동의 시비[是非]를 묻고 싶은 것일까. 4백 년간이나 계속되는, 그의 한결같고 민폐되는 짝사랑의 집념을.

「…… 그것을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것은, 베티의 역할이 아닌 것이야.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베티는 너의 자손과의 관계는 얕았던 것이야. 뭐, 이제와서 생각하면 그것도 전부 너였던 것이 되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가 자손을 자신의 주춧돌로 했던 것에는 혐오감이라는 단어 자체 이상의 혐오감은 없을 것이야. 뭐, 우와아, 라고는 생각하는 것이야」

「우와아, 인가. 엄하기도 하아ー네」

「그렇지만 아무튼, 그것 뿐인 것일까. 그것보다, 4백 년전의 지기가 살아 있어 준 것을 솔직하게 기뻐하고 싶은 것이야」

「…… 그런, 가」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은 명목[瞑目]했다. 혹은 그것은 그가 원하고 있던 대답이 아닌 것인지도 모르지만, 베아트리스가 알 바는 아니다.
 베아트리스는 베아트리스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한다. 그렇게 하자고, 금서고를 나왔을 때에 결정한 바로 직후다. 그러니,

「로즈월. 좀, 거기에 앉아보는 것이야」

「앉아? 여기 말인가?」

 발 밑을 가리켜, 그렇게 지시하는 베아트리스에 로즈월은 고개를 갸웃한다. 수긍하는 베아트리스에 따르며, 로즈월은 몹시 놀라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로즈월이 앉는 것을 보면서, 베아트리스는 오른쪽 다리의 구두를 벗는다. 그것을 오른손에 제대로 끼워 넣고,

「이를 악무는 것이야」

「――긋!?」

 딱 좋은 높이가 된 따귀에, 구두를 장비한 오른손 손바닥 치기가 꽂힌다.
 기분이 좋은 소리가 울려, 로즈월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붉어진 뺨을 누른 채, 로즈월이 몹시 놀라고 있다.
 그 사이에, 베아트리스는 오른손으로부터 뺀 구두를 다시 재차 신었다.

「베티는 마음이 후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용서해 주는 것이야. …… 어쨌든, 단순한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야. 스바루도, 너를 용서하는 것 같고, 용서해 주는 것이야」

「…… 아무도 죽지 않고 끝났다는, 결과론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것이야. 그리고, 죽게하지 않도록 분주하게 돌아다닌 스바루는 굉장한 것이야. 너도, 조금은 스바루를 본받는 것이 좋은 것이야」

「――. 하, 하하하! 그러어ー언가! 내가, 그를 본받는 것이 좋다고! 하하! 이것은 이것은…… 아아, 정말로, 우스운 일이 아아ー닌가」

 허리에 손을 대는 베아트리스를 앞에 두고, 로즈월은 최고급의 농담을 들은 것처럼 웃는다. 견디지 못할 웃음에 뒤로 젖히며, 로즈월은 벽에 머리를 부딪친다. 그대로 몇번인가, 후두부를 벽에 부딪쳐, 「하아」라고 깊은 숨을 내쉬었다.

「미안하다.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생각이지만. 그것만은 말하게 해 줬으면 해」

「필요 없는 것이야. 사과한다면, 베티 이외의 모두에게 하는 것이야」

 가차없는 베아트리스의 대답에, 로즈월은 「그렇네」라고 수긍했다.
 그리고 그는 지면에 앉은 채로, 관을 올려본다.
 그리고,

「베아트리스. 여기로부터는 또, 나와 너만의 이야기다」

「――――」

 소리를 죽이는 로즈월에, 베아트리스는 눈가를 좁힌다.
 팔짱을 낀 채, 우선 이야기해 보라고 베아트리스는 턱을 흔든다. 그 행동을 지켜본 로즈월이 관에 손을 대며 일어서, 안의 에키드나를 응시한다.
 그 색이 다른 두 눈동자에, 미칠 듯한 정도의 정열을 품고,

「――선생님과의, 진정한 재회가 실현된다면, 너는 거기에 협력해 줄래?」


※※ ※ ※ ※ ※ ※ ※ ※ ※ ※ ※ ※


「꽤, 나오지 않는구나. 쌓인 이야기도 있을 것이지만, 너무 쌓인 거 아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답답해져, 광장에서 기다리는 스바루는 입술을 뾰족하게 한다.
 벌써, 그때 부터 추가로 한층 더 눈사람이 10개 정도. 총합 30개에 달하는, 여러가지 표정의 팩 빙상에, 『성역』의 주민이나 에밀리아는 못박혀 있다.
 덧붙여서 방금전까지 부럽게도 에밀리아의 무릎을 빌리고 있던 람은, 지금은 많이 회복한 모습으로 돌층계에 느긋하게 체중을 맡기고 있다. 다만, 그 시선은 몇번이나 묘소에 향하고 있기 때문에, 안을 신경쓰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개안[開眼]한 베아트리스와 소강 상태의 로즈월이다.
 그다지 난폭한 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람의 염려도 모르는 건 아니다. 특별히, 자포자기가 된 로즈월이 침착했는가 어떤가, 직접, 그 입으로부터 심경을 확인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만, 괜찮은 것이 아닐까 이쪽에서 마음대로 생각한 것 뿐.

「뭐, 그걸 포함해서 베아코에게 맡긴 거지만」

 교제의 길이는, 람보다 베아트리스가 길 것이다. 묘소안에 여성의 망해[亡骸]――에키드나의 것이라고, 베아트리스로부터 들었다.
 그것을 앞에 두고 이야기한다면, 한 때의 나날을 아는 두 명만 있는 편이 좋을 것이다.
 에키드나의 망해[亡骸]를 어떻게 취급할까에 관해서는, 스바루는 다음에 참견하면 되는 화제다.

「거기에 향후의 방침은, 가필들이 합류하고 난 후가 세우기 쉽고」

 저택으로부터 무사하게 그들이 탈출해 주었다면, 곧바로 『성역』를 목표로 향하고 있을 것이다. 청년단의 한사람에게 전갈을 부탁해, 돌아오고 있던 용차 중 한 대를 아람마을까지 달리게 하고 있다. 늦어도, 내일 밤에는 합류할 수 있을 것이다.
  『성역』를 덮은 눈이나, 피해의 정리. 그것들에 소비하는 시간의 일도 생각하면, 그정도의 빈 시간이 있는 것이 좋다. 기분을 안정시키는 의미에서도 충분하다.

 스바루도 시간을 잊고 눈사람을 만드는데 집중한 것으로, 기분적으로는 꽤 침착한 상태로 있다. 로즈월과도, 냉정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을 생각입니다.

「스바루, 수고했어…… 왜, 붕붕 팔 휘두르고 있는 거야?」

「아, 아니, 딱히? 그 광대 녀석한테 죽빵 한대 날리려고 쉐도우 복싱 하고 있다거나 하는 건 아니야! 왠지, 아마 먼저 해주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고!」

「그래?」

 의미를 잘 모르는 듯한 얼굴로, 근처에 온 에밀리아가 고개를 갸웃한다.
 그리고 그녀는 스바루의 근처에서, 죽 줄선 설상의 장관을 즐기면서,

「만들기도 만들어버린, 팩의 산이네. 본인이 보고 있었다면 반드시 기뻐할 것 같아」

「그럴까? 본인이라면 『나는 좀 더 프리티하다고 생각하지만』 하고 불평 붙이는 모습이 눈에 떠오르지만」

「아, 지금 건 비슷할지도. 팩도…… 아, 지금은 자고 있는 것 같아」

 스바루의 대답에 웃으며, 에밀리아는 품으로부터 푸른 결정을 꺼내 중얼거린다.
 깊은 푸른 기운를 띤 결정은, 그 형상이 어느 정도 정돈되어, 지금은 에밀리아의 손안에서 눈을 비추는 태양의 빛의 반사를 받고 있다.
 그 결정안에, 에밀리아와의 계약을 해제한 팩이 봉쇄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 상태로는 전같이 불러낼 수 없는 거지?」

「응, 그래. 이 결정석은, 팩 정도의 강력한 정령을 봉하기에는 순도가 부족한 거 같아. 지금은 팩이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으니 망가지지는 않고 있지만…… 이대로는, 손대거나 이야기하거나 할 수는 없으려나」

「좀 더 제대로 된 돌이 필요한 거로군. 전의, 초록색 녀석같은」

 에밀리아가 목으로부터 내리고 있던 결정석. 팩의 계약해제에 수반해, 산산히 부서진 그것은 상당히 희소성이 높은 결정석이었던 것 같다.
 원래는 팩이 에밀리아와 계약할 때, 지참하고 있던 것 같아, 어디서 손에 들어오는지는 에밀리아에겐 매우 미지수인 일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반드시, 거기에 필적하는 돌을 손에 넣어 팩을 되찾을 거야. 그리고…… 다양한 일을 이야기하고 싶어. 팩이 나에게 입다물고 있었던 일도, 내가 그 덕분에 찾아낼 수 있던 것도, 전부」

 남보라빛 눈동자에 결의를 품고, 에밀리아는 사랑스러운 듯이 결정의 표면을 손가락으로 쓰다듬는다.
 그 옆 얼굴이 팟 할 만큼 아름답게 생각되어, 스바루는 작게 숨을 삼켰다. 그 스바루를 알아차린 에밀리아가 「응?」라고 치뜬 눈으로 이쪽을 보아, 스바루는 코를 비빈다.

「아―, 아니, 그…… 에밀리아땅, 느낌이 바뀌었네요. 뭐랄까, 귀여운 것은 전부터 그랬지만, 조금 강해진 듯한 느낌이 됐다?」

「그렇다면, 그건 스바루나 모두의 덕분. 나, 얻은 것 뿐이니까. 빨리 모두에게 여러 가지 것들, 갚을 수 있게 되고 싶은데」

「얻은 것 뿐――이라면, 나도 그것뿐인 기분이지만 말야」

 스바루도 에밀리아도, 모두 무력함을 통감해 온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로 상처를 핥아주고 싶을 뿐만인 것은 아니다. 에밀리아의 지금의 태도에, 스바루는 그것을 느껴 믿음직하기도, 외롭기도 하다.
 겨우, 조금은 자신을 가져 그녀를 지지하는 힘을 하나라도 얻을 수 있었는데, 정작 중요한 에밀리아는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까지 마음대로 달려가 버린다.
 쭉 달리고 있는데, 따라잡을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런데, 스바루…… 저기, 말야」

「응?」

「묘소안의 두 명, 늦네. …… 응, 늦어」

 감상에 스바루가 잠겨 있던 중, 문득 에밀리아가 머뭇거리며 말을 걸어 온다. 힐끔힐끔 그녀가 시선을 향하는 것은, 변함 없이 변화가 없는 묘소다.
 다만, 그것과 정반대로 에밀리아의 쪽의 안색이 자꾸자꾸 바뀐다. 옆 얼굴이 주홍으로 물들어, 타인보다 조금 긴 귀까지 새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고, 스바루는 당황한다.

「에, 에밀리아땅!? 뭔가 굉장한 기세로 얼굴이 붉어지고 있지만, 괜찮은 거!?」

「괘, 괜찮아. 전혀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그, 이야기가 있습니다」

「네, 네에, 송구합니다만」

 왠지 경어인 에밀리아에 대항해, 스바루도 어쩐지 경어로 대답해 버린다.
 에밀리아는 주위를 확인해,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붉은 얼굴인 채로 가만히 스바루를 응시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스바루의 입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기, 말야…… 스바루가 그, 나를…… 조, 좋아한다고 말해 준 거지?」

「에, 아, 네. 말했습니다. 좋아합니다」

「――읏. 그건, 그, 엄―청, 엄―청 기쁘지만」

 얼굴을 붉게 한 에밀리아의 말꼬리에, 스바루는 싫은 흐름을 느낀다.
 여하튼, 끝이 「기쁘지만」이다. 이것에 이어지는 말은, 스바루의 상상 안에서는 1개 밖에 있을 수 없다.
 이것은 완전하게, 『친구로 있읍시다』의 흐름이다.

「그렇지만,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에밀리아땅이 나를 뒤돌아 보는 걸 기다리고, 뒤돌아 보게 하기 위해서 노력할 거고」

「그, 건…… 그것도, 기쁜거야. 그렇지만, 역시, 그렇게 말해줘도, 나의 안에선 아직,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건 어떤 일인가 잘 몰라서」

「…………」

「전의, 용차 때도 그렇고, 이번 묘소에서의 일도 그래. 스바루는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주는데, 나, 또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어. 그것이, 엄―청 잔혹한 일라고, 생각해서……」

 말이 약해지는 것을 들으면서, 스바루는 안도에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결국은, 에밀리아의 대답은 현상 유지다. 전과 변함없이, 그렇다면 좋다.

 거듭되는 스바루의 끈질긴 고백을 받아, 싫게 되었다는 것만 아니면 괜찮다. 에밀리아가 헤매고 있어 준다면, 스바루는 몇 번이라도 손을 내밀 수 있다.
 그런 스바루와 에밀리아의, 서로의 생각에 대한 약간의 엇갈림. 그것이, 다음의 에밀리아의 한마디로 어찌되든 상관없어진다.

「다만! 그, 배의 아기의 이야기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

 ――――。
 ――――――――。
 ――――――――――――。

「――응?」

「남자 아이나 여자 아이인가, 아직 모르지만, 어느 쪽이든 제대로 귀여워해 주지 않으면 안되고! 그렇지만, 나, 전혀 그런거 배운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몰라…… 그러니까,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은」

「자, 자, 자자, 잠…… 기, 기다려, 기다려……」

 새빨간 얼굴로 말을 쏟아 오는 에밀리아를, 스바루의 사고가 따라잡지 못한다.
 에밀리아도 말이 빨라져 숨을 난폭하게 하고 있어, 흥분 상태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그녀와 지금의 자신이, 온전히 대화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에밀리아땅, 우선 심호흡 해, 조금 침착해. 나도, 지금, 심호흡 하면서 가볍게 진정할게. 아, 정확히 좋은 곳에 눈이」

 주저앉아 눈을 주워, 그것을 얼굴에 대어 스바루는 물리적으로 머리를 식힌다. 에밀리아가 심호흡 하는 것을 들으면서, 노력해 냉정하게 스바루는 골똘히 생각했다.
 에밀리아의 배에 아기. 그리고, 모친은 에밀리아, 부친은 스바루. 의미를 모른다. 스바루, 틀림없이 어른의 계단을 오른 적은 없다.

「에밀리아땅. 아기는, 아이라는 것이지요?」

「그, 그래요. 왕선 한중간에 이런 건,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태어나는 아기는 나쁘지 않고, 분명하게 행복하게 해 주고 싶은거야! 이 아이가, 최초로 사랑받아야 할 상대에게 분명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아이로 해 주고 싶어」

 에밀리아의 결심은 고상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어긋나고 있다. 스바루는 에밀리아와 그런 일을 한 적은 없다. 그러면 에밀리아가 다른 누군가와. 아니, 그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에밀리아땅…… 아기는, 황새가 물어다 주는 것도 양배추밭으로부터 주워올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남자와 여자가 츄――하면 아기가 생기는거지?」

「――――」

 경악했다.
 에밀리아의 부족한 성 지식에도, 그렇게 착각 하고 있는 귀여움에도 경악했다.

「스바루? 무슨 일이야? 스바루도 참」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에밀리아가 입을 다문 스바루의 이름을 부른다.
 그 얼굴에는 어딘가, 어머니로서의 자각에 의한 강함이 생겨나고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혹시, 에밀리아가 조금 강해진 생각이 든 것은 그 탓이었는가도 모른다. 라고 하면, 이 착각를 바로잡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일까.

 ――부정. 단호하게 부정. 그런 걸 말할 때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에밀리아는 상상임신 한 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나날이, 상상 속에서 부풀어 오르는 배에 말을 거는 자모 에밀리아. 그건 그걸로 귀엽지만, 그걸 그대로 두면 문제다.

「스바루, 혹시 츄――한 것 후회하고 있는 거야……?」

「전혀 하고 있지 않고, 몇 번이라도 하고 싶지만서도!?」

「그, 그렇구나……」

 더욱 더 오해가 깊어지는 흐름에, 스바루는 척수반사한 것을 후회한다.
 지금 것은 에밀리아의 인식적으로는, 스바루가 몇회에서도 아이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 그런 기분은 있지만, 그것은 좀 더 단계를 밟고 나서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그 최초의 단계로서 에밀리아에 올바른 지식을 하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그것을 스바루가 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상황인 것인가.

「워, 원망한다고, 팩……!」

 여기에 없는, 지금도 깊고 결정석 안에서 계속 자고 있는 고양이 정령에게, 스바루는 원망의 말을 중얼거렸다.
 뇌리에 작은 고양이가 머리에 손을 대며, 「데헷」라고 혀를 내미는 것이 보인 것 같았다.


 ――갈등의 끝에, 스바루가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 역할을 람이나 프레데리카에 맡기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에밀리아에게 아이의 이름을 결정하자고 졸라지고 있는 도중이었다.

댓글 9개:

  1. 번역 퀄리티하고 속도가...스게.. 감사합니당!
    물정님보다 빠르게 이어버려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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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ㅋㅋㅋ에밀리아ㅋㅋㅋㅋㅋ졸귀ㅋㅋㅋㅋ미치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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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ㅋㅋㅋㅋE.M.Tㅋㅋㅋ 귀여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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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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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좀 더 제대로 된 돌이 있는 거로군. 전의, 초록색 녀석같은」
    있는=이루=필요
    있는거로군→필요한거군

    「저기, 말야…… 스바루가 그, 나의 일을…… 조, 좋아한다고 말해 준 거지?」
    나의일(와타시노코토)을좋아한다=나를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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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적 감사합니당
      번역 막 시작할때 한 부분이라 지금 보니 어색한데가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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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ㅋㅋㅋㅋㅋㅋㅋ너무 귀엽다 에밀리아 ㅠㅠ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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