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9일 목요일

리제로 4장 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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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92 『거짓말』


『이렇게 말을 주고 받는 건, 대단히 오래간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

『네가 모습을 감추고 나서…… 아아, 이제 2주 가깝게 지나 있을거니까. 주인이 슬픈 것 같은 얼굴로 찾으면서 불안해하고 있어서, 봐 줄수가 없었다고』

 대기를 진동시키는 소리가 아니고, 머리 안쪽에 직접 말이 스며들어오는 불가사의한 감각. 그럼에도 관계없이, 이전과 변함없는 화창한 음색을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어, 스바루는 내심의 분개를 대답에 담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예상, 혹은 기대한 그대로의 대답이 돌아온 것을 기뻐하는 기분보다, 초조한 기분이 앞서는 이 상황을 어떻게 파악하면 좋은 것인지, 솔직히 진정으로 받기에는 갈등이 너무 깊었다.

『아무래도 말을 주고 받을 수 없었던 2주간 사이에…… 꽤 나에게로의 분노를 더해버린 것 같네』

『원인은…… 알고 있잖아? 일부러, 그걸 나에게 말하게 하지 마』

『그렇네. 밖에 나오지 않게 되기 전…… 그 푸른 머리카락의 여자 아이의 앞에서 너에게 말했던 것은, 다시 생각하면 너무 무신경했지. 나는 굉장히 반성했어』

『……!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고!』

 그, 이미 스바루 안에서 분노를 잊은 사정을 파내는 것이 무신경한 것이다. 게다가 화제로 해야 할 내용과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그것을 꺼내 온다.
 팩은 스바루의 격정에 『그렇게 화내지 말아줘……』라고 등돌리는 듯한 목소리로 응한,

『알고 있어. 다만, 사과해 두고 싶었던 것을 뿐이야. 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응어리를 풀어 두지 않으면 다양하게 서로 발을 디딜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 그렇지 않아도, 나는 지금부터 너에게 많은 일을 부탁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이니까』

『아아, 그런가. 그렇게 해서 너의 자기만족이 채워진다면 이야기의 계속을 하자구. 확실히 네가 하고싶어 하는, 주제라는 녀석의 이야기다』

 팩의 사죄를 겉으로만 받아들인 기색을 취하며, 스바루는 결정석을 노려본 채로 이야기의 뒤을 재촉한다.
 투명의 광택이 스바루의 안광을 되튕겨내어, 에밀리아의 앞가슴에서 심록의 빛을 발하고 있다.
 스바루는 혀를 차고,

『어쨌든, 이야기하기에도 이 상황은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아. 우선, 밖으로 나와라. 에밀리아가 언제 일어날지 몰라. 장소를 바꿔서……』

『미안한 일이지만, 그건 할 수 없어. ――그게, 주제의 하나야』

 에밀리아의 잠자는 얼굴을 내려다 보면서 한 제안을, 팩이 사념의 말로 내친다. 그 응답에 일순간, 스바루는 코를 꼬집힌 듯한 얼굴이 되고 나서,

『싫다, 라던가 하는 거부의 말이 아니구나. 할 수 없다, 는 것은 어떤 의미야』

『그대로의 의미야. 나는 현재, 결정석의 밖…… 즉, 외계에 실체화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어. 그렇지 않았다면, 리아를 이렇게 슬퍼하게 해서까지 혼자서 두는 일따위, 할 리가 없잖아?』

『――――』

 당연한 일을 말하는 것 같은 팩의 목소리에, 스바루는 침묵으로 응한다.
 지금까지 스바루와 이 정령과의 사이에 일어난 많은 사건을 생각하면, 그의 말에 어디까지의 신빙성이 있는지, 솔직히, 의심하는 기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요한 상황에서 한 걸음 부족하다고 하는 팩의 성질은 차치하고, 근본적인 부분――그의 존재가 에밀리아를 위해서 있고, 에밀리아를 생각하는 기분에 거짓은 없다. 그 점에 관해서만은,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뭔가의 사정이 있어서, 이유가 있어서…… 너는 밖에, 나올 수 없다는 거로군』

『그래. 그런 이유로, 사념[思念, 텔레파시 정도]을 거는 일도 못하고 있던 거야. 그러니까 스바루가 눈치채어, 결정석에 말을 걸어 준 것은 요행이었어. 다른 누구였다면, 이 찬스는 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누구였다면…… 이라는 건』

『단순한 이야기, 리아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여기까지 리아에게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상대같은거 스바루 정도 밖에 없으니까. 거기에 운 좋게 결정석에 손댈 수가 있어도, 사념이 통할지 어떨지는 궁합의 문제가 있거든. 전에 왕도에서 시험했던 적이 있었지만, 스바루와 나의 사이에서 정신적인 이야기의 패스를 연결할 수 있는 것은 확인되어져 있었으니까』

『…… 그러고 보니, 그런 일도 있었지』

 2번째의 왕도, 거기서 에밀리아에 대해 비밀 이야기를 했을 때에, 스바루와 팩의 사이에는 지금과 같은 사념통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때의 재현――에밀리아에 대한 비밀 이야기, 라고 하는 의미에서도 그것은 재현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돼?』

『응응……?』

『일부러 누군가가 말을 걸어 주는 타이밍을 재고 있었고, 제정신이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말을 건 거야. 그런 천재일우의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너는 준비하고 있었을 거야. 짧은 시간과 한정된 찬스로, 전해야 할 말과 힌트를』

『――――』

 스바루의 말에, 의미심장한 침묵.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작은 고양이 정령이, 은근히 인간같아 보이는 미소를 띄우고 있는 것을, 스바루는 또렷이 떠올릴 수가 있었다.
 그런 스바루의 상상을 배반하지 않는, 기쁨을 숨길 수 없는 목소리로 팩은 웃으며,

『역시, 너에게 기대하고 있어서 정답이었어. 나 이외의 누군가에게, 리아를 맡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분한 기분을 숨길 수 없는 게 사실이지만 말야』

『…… 뭣하면, 네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내가 에밀리아에게 전해 줄까』

 기쁨의 말이 후반에 흐려져, 안타까운 색을 띠었던 것에 스바루는 눈을 숙인다. 그리고 그에게 제안한 것은, 그것이 위로가 될지조차 모르는 착상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말해 보고 나서 그것은 어느 정도, 명안처럼 생각되었다.
 현 상태의 에밀리아는 마음의 버팀목의 핵심을 담당하는 팩을 잃어,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지금은 아직 견딜 수 있어도, 시간의 경과와 『시련』의 좌절을 거듭하는 것으로, 그 심신은 마모되어 약함을 드러내 간다. 그렇게 될 바에는, 여기서 한 개의 구제를 보여 주는 쪽이――.

『그만두는 게 좋아. 나의 말이 다른 누군가에게 닿는 걸 알면, 최악의 경우, 리아의 마음이 망가져 버릴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내심으로 이야기를 진행시키려고 하고 있던 스바루를, 팩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만류했다. 그 말의 의미를 삼켜, 스바루는 「하」라고 현실에서 마른 숨을 내쉬고는,

『그건…… 대체, 무슨 의미야?』

『그대로의 의미야. 나의 말을 너의 개입으로 리아에게 전한다는 것은, 내가 결정석 안에서 자고 있지 않던 것을 리아가 알아버린다 라고 말하는 일이야. 나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누구와도 접촉시키지 않게 하고 있는 리아에게 있어, 나의 입을 막을 수 없다는 걸 자각하는 건, 지금도 위험한 마음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행동이니까』

『조, 조금 기다려――!』

 다그치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목을 옆으로 흔들면서 잠깐을 외친다.
 모습도 없고, 결정석의 반짝임만이 시야에 있는 한, 팩의 안색은 스바루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적어도 음색은 이쪽을 놀리는 것 같은 의사는 보이지 않고,

『너 지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있는 거야? 너는 지금, 다른 누구도 아닌 에밀리아가 너를 밖에 내보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그렇게 말한 거라고』

『…………』

『너의 입을 봉하고 있다는 게…… 무슨 의미야. 에밀리아는 그렇게 너를 부르며, 너에게 도와달라고, 울며 아우성치면서 말하고 있는데…… 그걸 어째서, 그런 식으로! 나도, 다른 누구도 아니고, 에밀리아는 녹초가 되면서까지 너의 이름을 부르는데! 너는 어째서……!』

『…… 아아, 그런가. 너는 누구보다 최초로, 리아에게 의지되지 않는 것이 분한 거야, 스바루』

『―――읏!!』

 논점을 살짝 바뀐 듯한 말과, 그럼에도 그 말이 가지는 의미가 올바르게 스바루의 핵심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에, 목이 도무지 알 수 없는 격정에 막힌다.
 에밀리아의 제일로 있고 싶다고, 계속 그렇게 생각해 행동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 에밀리아의 제일로 있을 수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실이 가로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에밀리아의 제일의 장소에 눌러 앉아 있는 존재가, 스바루 따위보다 상당히 힘을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존재가, 그 존재 자신도 자신의 제일을 에밀리아라고 단언해 두면서도, 에밀리아를 위해서 행동해 주지 않은 것이 미칠 듯할 정도로 밉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니, 그 사실의 이유가, 원인이, 자신이나 팩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닌 에밀리아에게 있다는 등 말해져도, 머리로부터 그것을 믿는 것 따위 할 수 있을 리도 없다.

『그럼, 뭐야. 너는 에밀리아가, 『시련』에 도전해 꺾이는 것도, 외톨이인 채 괴로워하며 버텨가는 것도, 슬픈 과거를 생각해 내어 눈물고인 눈으로 미소짓는 것도, 전부가 전부, 거짓인 연기라고 말하는 거냐고. ――그런 걸, 믿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눈물이, 그 목소리가, 그 통곡이, 그것들 모두가 주위의 모두를 속이기 위한 연기라고 한다면, 에밀리아의 연기력은 확실히 천부[天賦]의 것이다. 그녀는 옥좌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 천하의 대여배우를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에밀리아에게 그런 재능도, 스바루들을 속일 이유도 없다고 하는, 당연한 사실을 모두 유린해 무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럴 리가 없잖아…… 주위를 거짓말로 계속 얼버무리기는 커녕, 그저 사소한 거짓말에라도 죄악감에 눌려 고통받는다. 에밀리아는, 그런 애가 아니냐고……』

『스바루, 침착해. 나는 아무것도, 너의 최악의 상상만큼 리아의 일을 나쁘게 말하고 있는 게 아냐. 그러니까 침착해』

『최악의 상상……? 최악의 상상이라는건 뭐야. 너 이자식, 맘대로 나의 머릿속을 들여다 보지 마! 그 일과 이 일은 관계 없어. 비록 이 앞에 무엇이 있다고 해도, 나는 에밀리아를 그런 식으로는 절대로……』

『――나츠키 스바루!』

 감정에 마음을 휘둘리는 대로, 흥분 상태에 있던 스바루를 팩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쳤다.
 그 짧은 호소에 담겨져 있던 강한 감정에, 스바루는 일순간, 몸을 진동시켜 움직임을 멈춘다. 흠칫흠칫 시선을 향한 앞, 변함없이 작은 고양이의 모습은 없고, 에밀리아의 가슴에는 무기질적인 빛이 조용하게 잠시 멈춰서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 좀 침착해졌어?』

『…… 너, 그런 목소리도 낼 수 있었는지. 언제나 두둥―실하고, 사태의 심각함이라든지는 무시하고 복실복실 하고 있는 게, 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구』

『분별없이, 목소리를 올리지는 않지만 말야. 리아의 일과…… 이해심 없는 아이를 몹시 꾸짖을 때 정도는, 큰 소리도 내는거야』

『이해심 없는 꼬마, 라는 거냐』

 용서없는 말에, 스바루는 작게 한숨을 흘렸다.
 팩의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조금 전까지의 보기 흉한 자신의 태도에 문제가 있던 것을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다리길 마다하지도 않은 대화의 장면이라고 말하는데, 스바루는 방금 전부터 냉정함을 몇번이고 잃어버렸다. 팩을 탓하기만 하면서, 이야기의 줄거리를 되돌리게 되는 전개도 몇번째가 되는 것인가.
 스스로 자신의 억제가 듣지 않는 모습이 한심하다. 손에 넣는 것을 계속 갈망하는, 철의 마음. 그 편린조차, 스바루 안에는 없다고 하는 것인가.

『그래도, 리아의 일로 그만큼 감정적이게 되어 주는 너의 존재는, 사실 나에게는 나름대로 고맙거나 하지만 말이지. 리아에게 매우, 적지 않은 힘을 너는 주고 있을 거야』

『――에』

『지금까지, 리아의 마음에 여기까지 발을 디뎌 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왕선 관계로 숲으로부터 리아를 데리고 나간 로즈월조차도, 리아의 마음씨의 깊은 부분에는 불간섭이야. 저것의 소망은 리아가 왕좌에 도달해 무엇을 할 것인가, 와는 다른 곳에 있을 테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일이지만』

『――너는, 로즈월의 목적을 알고 있는 건가?』

『복음서를 따르는 것, 이겠지? 그런 점에서는, 베티와 닮아 있을지도 모르지. 쓰여져 있는 입장과, 쓰여져 있지 않은 입장.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라고 해야할 지도 모르지만』

 스바루가 파악하는, 로즈월과 베아트리스 쌍방의 입장. 그것을 팩은 아무래도, 이전부터 자세하게 알고 있던 것 같다. 설마 에밀리아에게까지 전하고 있는 정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더욱더 그 일을 자신의 가슴에 두고 있던 그의 생각이 마음에 걸린다.
 다만, 그것을 추궁하면 뭐라고 되돌아 올지, 스바루에는 희미하게, 상상이 가고 있었다.

『에밀리아에게는 관계 없는 것이니까, 솔선해 너는 움직이지 않았다…… 는 건가』

『베티의 일은, 어떻게든 할 수 있다면 해 주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다고. 로즈월의 일은…… 리아를 말려들게 하는 이상,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고』

『알고 있었던 주제에, 뒷전에 재고로 남기고 있었던 외상이구만』

『끽소리도 못해. 그 외상에, 너를 관여하게 하는 것은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만』

 악의의 유무와는 관계없이, 에밀리아 이외를 우선할 생각이 없는 나쁜 부분이 강하게 영향을 주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일편단심이라고도 해야 할 스탠스가, 현재 에밀리아의 고난을 부른 것이라고 하면, 자그마한 미스라고 웃어 버리기엔 과실이 너무 컸다.

『로즈월의 목적은, 내가 눌러 꺾을 거니까 때문에 지금은 됐어. 베아트리스의 일도…… 너에게 맡길 생각은 없어. 내가 너와 공모해 주는 것은, 에밀리아의 일 뿐이야』

『그걸로 됐어. 나도 현재, 리아 이외에 할애할 수 있는 힘은 크지 않아. 목적이 아닌 곳에 힘을 다해, 제일 소중한 것을 간과하면 본말전도니까』

『말해줘. 에밀리아가, 너를 밖에 내보내려고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은 무슨 말이야. 그 아이가 나나 주위를 속이고 있다니, 나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어』

 앞은 격정에 몰아져 말을 거칠게 했지만, 그 생각은 현재에도 변함없다. 에밀리아의 마음 속, 그 모두를 짐작하는 것 따위 할 수 없다는 것도 없지만, 그런데도 그녀가 주위의 인간을 모략해, 배려를 업신여기고 있는 존재 따위라고 생각할 리가 없다.

 그 스바루의 생각에, 팩은 마치 안도를 얻은 것 같은 한숨의 감각을 사념로 전해 오며,

『안심해도 돼, 라고 해야할 지는 복잡하지만 말야. 나를 밖에 내보내지 않는 것은 리아의 의사지만…… 리아는 나를 밖에 내보내고 싶어해, 밖에 내보내지 않게 하고 있는 게 아냐』

『…… 미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설명하기가 어렵네. 리아가 나에게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결정석에 대고 부르고 있는 것도, 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도, 전부 사실이야. 혼자서 있는 것을 무서워해, 버팀목을 잃고 떨고 있는 것은 사실이야. 그렇지만』

『――――』

『무의식의 부분에서, 리아는 나의 실체화와 의사소통을 거부하고 있어. 마음의 겉와 속에서, 의견이 일치하고 있지 않다고 말해야 하려나』

 마음의 겉와 속, 이라고 하는 표현에 스바루는 숨을 삼킨다.
 설마, 이중인격이라고 하는 것 같은 의미는 아닐 것이지만, 자신의 마음에 배신당하는 것 같은 경험은, 스바루가 지난 세계에서 곤경에 쫓기고 있을 때, 몇번이나 맛본 것이다.
 그것과 같은 상황에, 지금의 에밀리아가 놓여있는 것이라 한다면.

『너쪽에서부터, 에밀리아에게 제의하는 건 할 수 없는 거야?』

『어려워. 마음의 겉부분보다, 속의 부분의 강제력이 강해. 상당히, 내가 겉에 나오게 되면 리아의 마음이 곤란한 상태가 된다는 것일 거야』

『에밀리아의 마음이 곤란하게 될 일로는, 뭔가 짐작은 있어? 네가 나오는 걸로, 에밀리아가 불쾌하게 되는 것 같은 일이라던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스바루의 말꼬리를 붙잡아, 팩의 목소리에 야유하는 것 같은 울림이 뒤섞인다. 그 팩의 사념에 스바루는 잠시 침묵하고, 그리고 눈을 숙였다.

『――그저, 추측이지만』

『응, 좋아. 말해 봐. 말했잖아. 나는 너에게, 기대하고 있다고, 스바루』

 말을 시작하려는 스바루에게, 팩이 전혀 기쁘지 않은 확실한 보증을 주었다. 그런 적당한 보증으로도, 얼마정도 기분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껴, 스바루는 등을 떠밀리듯이,

『네가 있으면, 에밀리아는……』

『응응』

『자신이 보고 있는 과거의, 뭔가 자신에게 나쁜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게 돼. ――그러니 에밀리아는 무의식 중에, 너에게 참견당하는 상황을 거절하고 있는 거야』


※※ ※ ※ ※ ※ ※ ※ ※ ※ ※ ※ ※


『――――』

 스바루의 사념파를, 팩은 부정도 비웃지도 않고, 침묵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모습이 보이지 않는 작은 고양이 정령이, 만약 만일 이 장소에 있었다고 하면, 그는 지금도 유연한 태도와 화창한 얼굴인 채, 그 긴 꼬리를 좌우에 흔들고 있었을까.

『굉장해, 스바루. 기대 이상의 대답이야』

 잠깐의 침묵을 거쳐, 팩은 스바루의 말에 감탄하듯이 그렇게 말했다.
 스바루는 팩의 태도에 숨을 내쉬며,

『칭찬받아도, 솔직히 전혀 기쁘지 않아』

『솔직한 칭찬이라구. 그다지 정보도 많지 않았을텐데, 추측만으로 여기까지 도달할 수 있던 것에 정말로 놀랐어. 리아의 마음의 상태도, 잘 알아주고 있어』

 자애의 기분이 큰, 팩의 의식은 자는 에밀리아를 보고 있었던 것일까. 스바루는 그 소리에 끌리듯이, 하얀 잠자는 얼굴을 응시했다.
 악몽도 좋은 꿈도, 어느쪽도 꾸지 없을 정도 깊은 잠 안에 있는 에밀리아. 그녀의 마음을 마모되게 하고, 구석에 몰아가는 『시련』 이라고 하는 과거.

 다만, 그 과거의 재현이 어디까지 『올바르게 과거의 사실을 답습하고 있을까』 에 대해서, 스바루는 회의적으로조차 있었다.

 사실, 스바루가 『시련』 안에서 뿌리친 과거는, 스바루에게 있어서의 과거의 후회의 상징인, 아버지와 어머니와의 이별이라고 하는 형태로 찾아왔다. 당연하다. 스바루에게 있어 뿌리쳐야 할 과거란 하나의 큰 사건은 아니고, 그 환경과 그것을 만들어내기까지 보낸 나태한 시간 그 자체인 것이니까.

 까닭에 『시련』은 스바루에 대해, 본래는 없었던 형태의 시간을 만들어, 후회의 상징인 부모님과의 온화한 시간과 결별을 스바루에게 촉구했다.

『과거는, 진짜 세계를 충실하게 덧쓰는 것이 아니야. 도전한 자의 마음 속 풍경이나, 그 외 다양한 조건을 반영한 다음, 『시련』에 적절한 형태로 구현하는 것이지』

 『시련』를 끝낸 장소에서, 에키드나는 스바루에게 『시련』의 구조의 대략적인 해설을 말했다. 스바루 자신의 기억 안에서, 스바루 자신이 의식해서 기억하지 않은 요소까지 긁어 모아, 그를 토대로 형성한 『정교한 가짜의 세계』인 것이라고.
 부모님과의 이별은 진짜의 것은 아니고, 스바루의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것이 어쨌다는 것인가 하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다.

『묘소에서 보는 과거는, 진짜를 가장한 가짜다. 『시련』을 건 성악이, 도전자가 자신에게 있어, 제일 기분이 좋은 해답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문제가 되도록 구현하게 된다』

 거기까지 말했던 것은 아니지만, 에키드나라면 그렇게 말할 것이라는 할 확신이 있었다. 그 정도로 스바루에게도, 그 마녀의 검은 속이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에밀리아가 보고 있는 과거는, 올바른 부분과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 차이…… 결정적으로 과거를 달리해 버리는 뭔가를, 너가 알고 있어. 그러니까 에밀리아는 무의식적으로, 너를 호출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 어째서일까나. 내가 있으면, 리아는 올바른 진짜 과거를 보게 된다.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째서, 리아의 본심은 나를 거절하는 걸까』

『그런 건……』

 간단하다, 라고 말을 이르려고 하다가, 스바루는 그 뒤를 말로 내는 것을 주저했다.
 스바루가 주저한 이유, 그거야말로 간단하다. 그 뒤를 말한다고 하는 것은, 에밀리아의 과거의 진실을 폭로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에밀리아가 말한 잔혹하고 눈을 돌리게 될 듯한 시간――그것을 방패로 삼아, 에밀리아의 마음이 진실을 숨기고 있다고 하는 말은.

『리아를 잊고 싶어하는 진정한 시간은, 리아가 말한 가짜의 시간부터, 좀 더 구할 도리가 없는 거라는 거야』

 스바루를 말할 수 없었던 대답을, 팩이 이어받듯이 형태로 한다.
 말로 할 때까지 의식하지 않고 있을 수 있던 그것을 의식해, 스바루는 비통하게 얼굴을 찌푸린 채 에밀리아를 응시해 버렸다.

 친하고, 온화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그 사람들로부터의 악의와 증오에 부딪혀, 원망을 들으면서 긴 긴 이별을 얼음 속에서 맞이한 에밀리아.
 생각하는 것만으로 몸도 마음도 찢어질 것 같게 되는 그 과거가, 에밀리아에 있어서는 진정으로 잔혹한 진실을 덮어 가리기 위한, 상냥할 정도의 새장이 된다는 것이다.

『너는, 에밀리아가 사실은 무엇을 보았는지, 알고 있는 건가?』

『…… 유감이지만, 그건 나도 몰라. 내가 리아와 만난 것은, 리아가 숲에서 얼음이 된 그 후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리아가 나의 존재의 무엇을 무서워하고 있는지를 모르겠어. 나의 무엇이 리아의 과거를 결정짓는지, 몰라』

 진심으로 분한 듯이 팩이 중얼거려, 스바루는 그 말에 입술을 깨문다.
 에밀리아의 진정한 과거――하지만, 그 덕분에 그녀가 『시련』를 넘지 못하고 있는, 그 답의 일단을 잡을 수 있었다.

 에밀리아는 진정한 과거와 다른 과거를 『시련』마다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에밀리아 자신도 그 가짜의 과거가, 자신의 과거이기를 바라고 있다.
 진짜 과거에 대답을 낼 수 없는 한, 『시련』은 넘을 수 없다. 에밀리아가 자신의 마음에 속고 있는 한, 과거는 그녀의 마음을 달콤한 칼날로 계속 찢어간다.

『어떻게 하면 돼』

『몰라』

『나는 에밀리아를 돕고 싶어. 그 아이의 힘이 되고 싶어』

『나도 똑같아. 나는, 그 아이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어. 그 아이의 힘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존재하고 있는 의미조차 없어』

『그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지해 주고 싶고, 그 곁에 서고 싶어』

『――――』

 호소하는 스바루의 앞에서, 팩이 골똘히 생각하듯이 침묵을 지킨다. 스바루는 다만 가만히, 침묵한 정령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리고, 팩은 결의가 배인 목소리로,

『스바루. ――한 가지만, 가능성이 있어』

『가능성……?』

『나 뿐이었다면 절대로 생각하지 않았을 방법이고, 지금도 분명히 말하면 거부감이 강해. 이런 제안, 생각나도 절대로 말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거듭 다짐하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준비한다. 적어도, 스바루가 팩의 이 정도로 진지한 목소리를, 에밀리아에게 대해서 부르는 것 이외의 형태로 듣는 것은 처음의 일이었다.

『무엇을, 시킬 생각이야』

『하는 것은 나야. 다만, 그 후의 뒷치닥거리는 너에게 시키게 되겠지만 말야』

『…… 터무니 없는 걸 말할 것 같아, 무서운데』

『나도 이런 일을, 타인에게 간절히 부탁한다니 생각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뭐…… 너만은, 리아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걸 수 있을 것 같이 생각되어서 말야』

 뭔가, 큰 감정을 견디는 것 같은 팩의 말에, 스바루는 작게 숨을 들이마신다.
 팩이 스바루에게 느낀 생각――그것은, 의심할 것도 없는 사실이다. 나츠키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걸 수 있다.

 그러니까, 무언으로 긍정의 뜻을 나타내는 스바루에게, 팩은 결정석 안에서 분명히 수긍했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아침, 나는 리아와의 계약을 파기한다. ―― 나와 리아의 관계가 끊어졌다고 하면, 너는 흐느껴 우는 리아를, 어떻게 위로해 주려나』

댓글 5개:

  1. 젠장 위약금 물어줘야 하는 거냐고 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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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바루 : 하하 이런 냥아치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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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드디어 에밀리아가 내 손에 넘어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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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미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위해서 몇번씩이나 목숨걸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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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걱정마 팩 애밀리아는 내가 꼭 먹을 아니 지켜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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