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3일 목요일

리제로 4장 12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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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123 『창자 사냥꾼VS성역의 방패』


「알겠어? 저택에서 구해야 하는 사람는 전부 네 명. 전원 여자아이다」

 달리는 용차 위에서, 스바루는 손가락을 4개 세우고 설명하고 있다.
 고속으로 흐르는 경치와 거칠어진 길. 그럼에도 관계없이 흔들리지 않는 차체와 쏟아지지 않는 바람. 몇번 맛봐도 이상한 감각이라고 머리의 어디선가 생각하면서, 스바루는 진지한 얼굴로 세운 손가락을 보고 있는 두 명을 보며 끄덕인다.

「한 명은 프레데리카. 아시는 대로 가필의 누님이다. 습격자가 왔을 경우, 시간 벌기를 기대할 수 있는 건 프레데리카 정도겠지」

「누님인가…… 솔직헤, 벌써 10년이나 얼굴을 마주한 적 없으니까 말이지」

 어색한 것 같은 얼굴을 하면서, 가필은 짧은 금발을 쥐어뜯는다.
 『성역』에 남아, 고집을 계속 부려온 가필이다. 밖의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성역』를 버렸다, 라고 단정짓고 있던 프레데리카와는 얼굴을 맞대기 힘들 것이다.

「진심으로 10년도 얼굴을 맞대지 않았습니까? 변경백이나 람씨의 이야기로부터 하면, 저택과 『성역』사이에서는 몇번이나 왕래가 있던 것 같습니다만」

「누님도 여러가지 거북했겠지. 로즈월 자식을 따라온 적은 한번도 없고…… 편지만, 몇 통이고 몇 통이고 오고 있던 것 같지만」

「오고 있던 것 같다는 것은?」

「안 읽고 전부 할멈한테 맡기고 있었지」

 찌푸린 얼굴로 시선을 딴 데로 돌리는 가필. 거북한 누나에게로의 태도는 이제, 완전히 아이의 그것이다. 재회했을 때, 필시 감동의 대면이 될 것이다.
 스바루가 한숨쉬고, 비슷한 감개를 얻은 것 같은 마지막 동행자인 오토가 고삐를 당기면서,

「그래서, 두 명째가 페트라짱입니까」

「그래. 로즈월 저택 기대의 신인 메이드, 조금 어른 티가 나는 아이인 페트라가 두 명째. 이 아이는 표리없이 완전히 보통 마을 아가씨니까, 노려지면 백퍼 위험해」

 실제, 현재 로즈월 저택 습격이 일어난 후 페트라의 사망률은 백 퍼센트다.
 물론 다른 세 명의 사망률도 일제히 높지만, 페트라의 경우는 전투력의 유무의 문제가 조속히 시말되어 버리는 패턴이 많다.
 보호하려면, 속공으로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 한사람이 렘. 람의 여동생이다. 너는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아직껏 이몸은 반신반의라고, 대장. 람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여동생 같은거 말해진다고 해도. 긴 교제의 이몸이 잊다니 그런 일이 있는 거냐고」

「그거야말로 누나인 람조차 잊는 종류의 『저주』다. 그것의 해결에 관해서는 또 이야기가 바뀌어 버리지만…… 여하튼, 렘의 걱정은 급무까지는 아니야. 저택을 덮치는 청부업자――엘자의 표적에 렘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야. 아마, 의뢰의 시점에서 렘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그렇게는 말해도, 저택에서 자고 있는 렘씨가 발견되면 그냥은 끝나지 않겠죠?」

「…… 그건, 틀림없어」

 엘자다.
 의뢰에 포함되지 않은 렘이어도, 발견하면 반쯤 재미로 손을 뻗을 것이다. 실제, 스바루가 이 눈으로 보지 않은 것뿐으로, 렘이 살해된 케이스도 루프 안에 있었다.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렘이, 엘자가 우연히 연 방 안에 없기를 빌 뿐.

「어쨌든, 상대를 부탁하기엔 그다지 좋다고는 말할 수 없겠네요」

「너희들에게 의지하고, 적대하는 상대에게도 의지한다. 이것이 나츠키 스바루류의 병법, 이름하여 『역풍림화산』이다」

「머, 멋지다……!」

 주먹을 굳혀 눈을 빛내는 가필.
 적당한 발언에 이만큼 기대가 전해지면 스바루에게도 드물게 죄악감이 싹튼다. 좀 더 재차 시간이 잡힐 때, 가필에게는 올바른 풍림화산을 향수하는 것으로 하자.
 그렇게 결심하면서, 스바루는 「그나저나……」라고 눈썹을 찌푸려 가필을 보았다.

「조금전부터 보고 있자니 무서운데, 정말 그 상태로 효과 있는 거야?」

「급하다니까 어쩔 수 없잖아? 이몸도, 좀 더 좋은 수단이 있다면 그쪽이 좋다고」

 미묘하게 엉거주춤한 자세인 스바루의 말에, 가필은 불만인 얼굴로 응답한다.
 가필의 말은 지당하지만, 스바루의 말도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여하튼 지금 가필은, 용차 차체의 밖에 매달려, 창 너머로 스바루들과 회화를 하고 있는 상태다.
 창틀을 잡고 매달려, 가필은 고속으로 도는 차바퀴의 옆에서 지면과 다리를 닿게 하면서, 용차에 질질 끌려가듯이 주행하고 있다.

 이전, 증오스런 적을 차바퀴에 쑤셔넣어 쓰러트린 경험이 있는 스바루에게 있어, 손이 미끄러진 것 뿐으로 재현 영상이 생기는 그 상황은 결코 온화하게 보고 있을 수가 없다.

「이거 뭔가의 실수로 네가 조각조각이 되거나 하면, 나는 PTSD 생기고 저택도 대응수단 없어지겠지만」

「뭐야, 대장. 꽤나 걱정 많은 성격이잖아. 괜찮다고. 얍, 얍얍! 얍얍얍!」

「그만둬!! 죽겠어!! 너 이전에 내가 죽겠어!!」

 잡은 창틀을 기점으로, 팔의 힘만으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는 가필. 『바람막이의 가호』안에 있는 것과, 가필의 인간을 벗어난 악력이 있고서야 처음으로 성립하는 곡예다. 실제, 가필에게 잡혀 있었던 창틀은 변형되어 삐걱거릴 만큼 꽉 쥐어져 있어, 용차의 소유자인 오토가 나중에 비탄에 저무는 것이 눈에 떠오른다.
 여하튼,

「『지령의 가호』의 영향은, 땅에 접하지 않으면 발동하지 않는다고 들은 것입니다. 가필이 만전이나, 그에 가까운 상태로 저택에 도착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상, 필요한 조치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겠지요」

「그 도리는 알겠는데 말야. 너, 이거 밖에서 보면 용차에 타려고 하고 있는 녀석을 흔들어 떨어뜨리려고 전력으로 달리게 하고 있는 것 같은 그림이라고. 그리고 그 실태는 14세의 사내 아이를 차 밖으로 내던져, 지면에 질질 끌리게 하면서 계속 고속으로 달리고 있는 그림이다」

「밖도 안도 그런 말투로 말하니 심상치 않습니다만!?」

 고삐를 당기고 있는 측인 오토로서는, 밖에서 그렇게 생각되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 심정일 것이다. 봐 주지 않고 차체를 당기고 있는 지룡 두 마리, 파트라슈와 푸르프 둘은 고삐를 든 마부의 의사는 모르는 체 하는 얼굴로 달리고 있을 뿐이지만.

 가필이 곡예에 가까운 주행을 하고 있는 것은, 즉 그렇게 된 사정이다.
 큰 상처는 『성역』의 시점에서 에밀리아의 마법에 치료되어 있지만, 몸에서 잃은 마나나 피같은 것까지는 회복되어 있지 않다.
 『성역』으로부터 저택까지의 거리는 약 반나절. 파트라슈들이 순조롭게 달려도, 얼마나 스바루들이 체력을 회복할 여유가 있을까.

 『지령의 가호』로 대지로부터 힘을 긁어 모으고 있는 가필이 비장의 카드인 것은 변함없다. 스바루와 오토는 어디까지나, 그가 전력으로 싸울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할 뿐이다.

「그리고 말이지, 이야기가 멈췄다고, 대장」

「아?」

「조금 전의 이야기야.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네 명인데, 아직 세 명이다. 마지막 한사람의 이름을 듣지 못했어. 어디 사는 누구씨야」

 몸을 들어올려, 용차 안을 들여다 보는 가필. 그는 스바루에게 부딪친 의문과 같은 시선을 오토에게 향하지만, 오토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어깨를 움츠린다.

「공교롭게도, 저는 그 마지막 한 분과는 얼굴을 맞대지 않았습니다. 저택에 있던 것은 일주일간 정도입니다만…… 그 사이, 엇갈릴 일도 없어서」

「얼굴도 본 적 없는 상대에게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을 정도 미움받는다니, 괜찮은 거야, 형씨」

「아마 그런 이유로 만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고 믿고 싶습니다만!」

 불쌍한 것을 보는 듯한 가필의 시선에, 오토는 필사의 얼굴로 반론한다.
 그렇게 귀찮은 두 명의 대화를 보면서, 좌석을 주먹으로 치는 스바루는 숨을 내쉬었다.

「마지막 한사람은…… 베아트리스는, 아마, 내가 아니면 데리고 나갈 수 없어」

「――――」

 스바루의 말에, 오토와 가필의 두 명은 입을 다물고 이쪽을 보았다.
 음성에 담겨진 진지한 울림에, 이유를 듣지 않고도 그것을 믿어 주었을 것이다. 참으로, 든든한 동료들이다.

「베아트리스는 내가 데리고 나간다. 데리고 나가줄 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돼」

 다른 누구도 아닌, 스바루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비록 베아트리스가 표면상, 그것을 바라지 않는 듯이 행동했다고 해도.

「대장이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거겠지」

「근처 아람 마을의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면 피난시켜야 하겠죠. 혼란을 피하는 의미에서도, 그것은 능숙한 제가 맡아야 할까요」

 스바루의 각오에, 두 명은 각각의 태도로 지지를 표명한다.
 스바루에게는 스바루의 역할을. 그리고, 자신들에게는 자신들의 역할을.

 완전히, 정말로, 의지가 되는 무리다.

「고마워, 바보 두 명」

「솔직하게 감사를 말할 수 없을까요, 바보 한 명!」


※※ ※ ※ ※ ※ ※ ※ ※ ※ ※ ※ ※


 싸움은 한층 더, 그 가열를 더해가며 호사스러운 저택에 파괴를 흩뿌리고 있었다.

「――――오오오오오!!」

「아아아아!!」

 강철과 강철이 부딪치는 소리가, 찰과음에 잇따르는 불꽃이, 휘둘러지는 참격과 타격의 충격이, 달빛이 비추는 로즈월 저택의 일상을 붕괴시켜 간다.
 경쾌한 소리를 내며 유리창이 튀고, 바닥을 부수어지는 충격에 융단이 들떠, 벽에 걸린 회화가 포효와 함께 분쇄된다.

「좋네, 당신, 최고야」

「람 이외에 그런 말 들어도 그다지 기쁘지 않다고!!」

 방패를 끼운 오른팔이 내질러져, 몸을 회피하는 여자의 옆을 빠져 벽에 꽂힌다. 그대로 몸을 옆에 헛디디어져 가는 여자를 뒤쫓아, 가필은 오른팔을 휘두른 기세대로 반전, 손등으로 치듯 왼팔을 여자의 그림자에 휘둘렀다.

「유감」

「아직 안 끝났어!」

 피한 여자가 칼날을 치켜드는 것보다, 왼팔을 내지른 가필이 다시 몸을 휘둘러, 오른팔을 벽으로부터 뽑아 타격을 발하는 편이 빠르다. 여자는 든 나이프를 찍어내리는 것을 중단하고, 팔을 올린 반동으로 그대로 뒤로 공중 회전――가필의 타격이, 여자의 다리가 빠져 나간 찰나의 공간을 분쇄한다.

「으라아아――!!」

 왼쪽의 손등치기.
 오른쪽의 강권.
 왼쪽 뒤돌려차기.
 오른쪽의 직권.
 왼쪽의 걷어차기.

 돌면서 차례차례로 공격을 내질러, 계속 물러나는 여자에게로의 추격의 손을 느슨하게 하지 않는다. 이윽고 가필의 연격을 피하는데 급했던 여자는, 물러나는 다리가 복도의 종점에 도달한 것을 헤아려 얼굴을 들었다.

「찌부러지라고!!」

 발을 디뎌, 가필은 당긴 양팔을 동시에 해방.
 날아간 양 주먹이 바람을 뚫고, 어둠의 복도에서 달빛을 반사하는 은빛의 폭력이 여자에게 다가온다.
 살아있는 몸의 인간이 직격하면, 틀림없이 다진 고기가 될 정도의 짐승의 강완. 여자는 등을 벽에 붙인 채로, 가볍게 무릎을 굽혀 오른쪽의 발바닥을 벽에 맞혔다.
 그리고 다가오는 양 주먹에 조준을 정해, 곡도의 끝에 돌진하게 하도록 칼날을 내민다. 다시 강철의 충돌, 2개의 방패의 틈새에 칼날이 쑤셔넣어진다. 하지만,

「그런 잔재주가 통할까보냐!」

 여자의 계획은, 2개의 방패의 이음새에 칼날을 찔러넣어, 돌진하는 가필을 그대로 나이프로 찌르는 것이다. 그러나, 가필의 여력은 여자의 가냘픈 팔 한 개로 어떻게든 할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것이 아니다.
 곡도는 끝을 세로로 끼우게 한 채로, 가드를 돌파하지 못하고 삐뚤어지게 구부러져 눌러꺾인다.
 그 직전――,

「그럼, 잔재주 하나를 더하면 통하는 거려나?」

 벽에 댄 다리를 기점으로, 여자의 몸이 빙글 세로로 돈다.
 순간, 후방 회전하기 위해서 오르는 여자의 왼발이, 끝을 방패에 씹게 한 나이프의 병고를 차, 방패끼리의 틈새를 조금 비틀어 연다.
 그 열린 틈새를,

「그리고 이게 진짜」

「――읏!?」

 거꾸로 선 여자의 왼손이, 방패에 틈새를 낳은 것과는 다른 나이프를 잡고 있다. 불길한 형상의 곡도는 이것으로 3개째, 도대체 몇개의 나이프를 숨겨 가지고 있는 것인가.

 방패와 방패와 칼날의 틈새를, 품의 얇은 나이프가 거뜬히 빠져나간다.
 공기를 찢는 소리조차 내지 않고 다가오는 치명의 칼날은, 가필의 목을 아슬아슬하게 노린다. 순간의 짐승화로도, 치명상 필연인 급소 중의 급소다.
 그러나, 가필은 그에 대해 흉악한 수단으로 나온다.

「멋져」

「――힝한받아도, 기흐지 않아!!」

 넋을 잃고 중얼거리는 여자의 눈앞에, 가필은 얼굴을 쑥 내민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단단히 여자의 왼손의 칼날을 문자 그대로 씹어물고 있었다. 조금 잘린 입 끝으로부터 방울져 떨어지는 피와 나이프 특유의 철 냄새가 코를 찌른다.

「냄새나!!」

 턱에 힘을 주어, 가필은 나이프를 일순간에 씹어 부쉈다.
 부서지는 파편을 토해내고, 거듭 거꾸로 선 여자의 머리에 바로 밑에서 발끝을 휘두른다. 머리를 튀게 하는 가감 없는 발차기에 대해, 여자는 그 자리에서 끌어들이고 있던 왼팔을 바쳤다.

 젖은 헝겊을 벽에 내던진 것 같은 소리가 나고, 새빨간 선혈이 통로에 흩날린다. 얼굴에 튀는 피를 소매로 닦으며, 코로부터 숨을 깊숙히 토하는 가필은 되돌아보았다.
 수미터 떨어진 거리에, 도망갈 장소가 없는 막다른 곳에서 빠져나온 여자의 모습이 있다. 다만 그 왼팔은, 손목부터 어깨까지의 뼈를 겹겹이 눌러꺾어져 삐뚤어지게 뒤틀리고 있었다.

「팔 한 개로 도망치다니 꽤 해주잖아. 아, 입아퍼」

「…… 후후, 고마워. 아아…… 아파, 아파라. 살아 있는 걸, 실감해」

「뭐야? 베는 것뿐만이 아니고 베어지는 것도 좋아한다든지? 이몸으로선 이해 못하겠구만. 뭐, 알 생각은 머리에서부터도 없지만」

 질척질척 피를 흘리면서도 태연히 미소짓는 여자에게, 가필은 생리적인 혐오감을 드러내면서 팔의 방패를 부딪친다. 그러고는, 여자의 한층 더 후방을 알아차려,

「요, 누님. 또 그런 곳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거냐고. 보고 있었던 대로, 미안하지만 멋진 모습만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냉큼 할 일이나 해 줘」

「…… 에, 에에, 그렇네요」

 우물거리면서, 프레데리카는 가필의 말에 어떻게든 끄덕여 보인다.
 정확하게는 이 때 프레데리카는, 입다물고 보고 있던 것은 아니고, 움직일 수 없었던 것 뿐이다. 그 정도로, 가필과 여자의 싸움은 고차원의 것이었다.
 적어도, 프레데리카가 지금의 싸움에 섞여 있었더면, 최초의 수많은 충돌 시점에서 조속히 탈락했을 것이다. 양자의 기량은 그만큼 탁월해 있다.

 슬쩍 하고, 프레데리카는 여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목적의 방――렘이 자고있는 방을 본다. 거리로 보자면 그저 수 미터인 것이지만, 여자보다 아득하게 방에 가까울 터인 자신이, 그 여자보다 먼저 방에 도달하는 비전이 떠오르지 않는다.
 방에 도달할 수 있기만 하면, 렘을 메어 안쪽의 창으로 도망칠 수도 있는데.

「그렇게 경계할 필요 없어, 언니」

「…… 에?」

「나, 지금 당신의 동생에게 홀딱 반했는걸. 당신이 어떤 방에 용무가 있고, 거기서 무엇을 하려고 해도 관지[關知]하지 않아. 흥미가, 전혀 그쪽엔 없으니까」

「――――읏!」

 되돌아 봄도 하지 않고, 프레데리카의 행동의 안전을 보장해 보이는 여자.
 그녀의 말에 거짓말은 없을 것이다. 그런 식으로 상대를 모략하는 것 같은 여자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그 필요성이 있는 여자도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말의 진실미는 들은 모두에게 전해진다.

 여자의 의식은 지금, 전령으로 가필에 쏟아지고 있다.
 프레데리카 따위, 이미 정말로 하나도 신경쓰고 있지 않다.

 그런데, 여자가 서 있는 모습으로부터는 오히려, 저택안을 덮을 수도 있을 만큼의 무서운 분위기가 흘러넘치고 있다. 최초로 마주보았을 때의 불길함이 장난으로 생각될 정도의, 진한 폭력적인 살의가.

「누님」

「――믿고 있어요」

 가필의 짧은 말에, 프레데리카도 또한 짧은 말로 신뢰를 전한다.
 프레데리카는 여자의 무서운 분위기로 채워지는 공간을, 마치 물속을 헤엄치는 것 같은 압박감을 맛보면서도 답파해, 목적의 방에 겨우 도착하곤――,

「――――」

 마지막에 한 번 더, 가필에게 시선을 향하고 나서 방안에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그것을 지켜보며, 가필은 깊숙히 숨을 내쉰다.

「누님을 놓친 건 여유…… 라든지 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이만큼 상등품의 상대를 앞에 두고, 여유로 있을 수 있는 만큼 바람기 있는 여자로 보여? 나는 지금, 당신 뿐이야. ――아아, 참을 수 없어」

 향기를 발하는 것 같은 색기와, 혈취가 가득 차는 무서운 분위기가 동거하는 처절한 여자의 미소.
 가필은 차라리 정열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열의 시선을 받으면서, 양 다리를 벌리고 몸을 낮게 하는 스탠스를 취했다.

「솔직히, 섬뜩할 뿐이야. 물어뜯어, 찢어주마」

「나도 당신의 내장은, 상처입히지 않고 질질 끌어낼 것을 약속해」

 왼팔을 축 내린 채로, 여자는 무사한 오른손에 쥔 나이프를 돌린다.
 그리고, 가슴이 바닥에 접할 것 같을 정도로 앞쪽으로 기운 자세가 되면,

「나는 『창자 사냥꾼』 엘자 그란힐데」

「……초최강의 방패, 가필 틴젤이다」

 자칭을 끝낸 순간, 먼저 여자가 움직인다.

 여자――엘자의 미소가 어둠에 희미하게 보이듯이 녹아, 부상의 영향이 느껴지지 않는 신속의 질주. 바닥을 차는 최초의 소리가 났다고 생각하자, 벽을 뚫는 것 같은 소리가 상하좌우로부터 연속한다.

 바닥를 차고, 벽을 차고, 천정을 차, 엘자의 모습은 도약을 반복하면서 가필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표적을 잡게 하지 않는 속도와 가필이 지금까지 대립한 적이 없는 생물의 움직임. 이런 악몽같은 거동으로 다가오는 존재 따위, 인간형으로도 짐승형으로도 있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경탄해야 하는 것은, 그 속도가 확실하게 부상 전보다도 빠르다는 점이다.

「재밌구만!!」

 도약하는 그림자에 대해서, 가필은 송곳니를 드러내 웃으면서 행동을 일으킨다.
 상대가 트리키한 움직임을 걸어 온다면, 가필의 반격도 또 같다. 도약을 반복하는 상대에 대해서, 사지를 바닥에 붙이는 가필은 뒷발을 폭발시켰다.

 저택의 직선의 복도를, 인간 크기의 질량탄이 된 가필이 관통한다.
 방패를 정면으로 쥐어, 맹호의 돌진력을 발휘하는 충격파로 갈라진 유리창이나 벽의 파편이 일제히 날아갔다.

「가아아앗!!」

 그 결과도 지켜보지 않고, 외침을 올리며 가필은 바닥에 팔을 찔러 억지로 제동. 즉석에서 몸을 반전시켜 다시 짐승의 자세를 취해, 뒷발이 바닥을 부순다.

 폭발음이 저택을 흔들어, 파괴에 말려 들어가는 융단이 뿔뿔이 흩어지면서 떠오른다. 붉은 천의 자투리를 몸에 걸치고 나는 가필――순간,

「――――읏!!」

「아하하하하!!」

 천정을 발판으로 급강하하는 엘자의 칼날과, 복도를 곧바로 나는 가필의 방패가 서로 맞물린다. 충격이 뚫어, 고막을 관철하는 소리의 폭력이 달빛의 복도를 날카롭게 울린다.

 웃으면서 몸을 끄는 엘자가 옆으로 고속 회전. 참격의 위력에 진로가 틀어진 가필이 머리부터 옆의 벽으로 돌진해, 석벽을 구멍내어 객실로 굴러 들어갔다.

「바앗!」

 흰 연기를 피어오르게 하면서, 구르는 가필은 즉석에서 옆에 있던 침대의 다리를 잡는다. 팔의 근육이 비대해, 백 킬로 가까운 그것을 가볍게 들어 올리면서, 지금 자신이 부수고 뛰어들어 온 구멍을 향해 내던진다. 굉음, 양단, 두동강이가 된 침대의 저편으로부터 검은 복장의 여자가 은빛의 칼날을 던진다.
 왼쪽의 방패로 떨쳐내어, 우측의 방패로 접근하는 엘자의 안면을 부수려고 내지른다. 하지만, 이것은 물러나는 엘자의 머리카락을 빼앗는 것에 머물렀다. 흑발의 끄트머리가 코끝을 간질인 직후에, 등줄기를 뛰어 오르는 공포심에 따라 가필은 앞으로 외양 상관하지 않고 뛴다. 바로 밑에서부터 발돋움하는 참격을 간신히 피해, 호를 그리는 칼날에 등을 깎이면서 문을 구멍내어 다시 복도로 전장을 옮겼다.

 숨 붙일 틈도 없이, 가필을 쫓아 뛰쳐나오는 엘자. 그 가는 허리를 목표로 해 가필의 발차기가 발해진다. 직격, 감촉이 없다. 여자는 이상한 몸놀림으로 몸을 돌려, 발차기의 충격을 배의 표면을 어루만지는 듯한 궤도로 바꾸어 회피. 반대로 발길을 뻗친 상태로 움직임이 멈추는 가필에게, 곡도의 끝이 소리를 찢으면서 다가온다.
 서투른 몸의 자세로부터 발해진 방금전의 참격과 달리, 물어 멈추려고 하면 이번엔 머리를 양단되는 속도와 위력. 가필의 판단은 일순간, 칼날의 궤도에 오른쪽의 방패를 끼워 받아넘겨, 흐르는 그것을 한층 더 왼쪽의 방패로 받아들여 한층 더 흘린다.
 깎이는 소리. 튀어오르는 빨강과 황색의 불꽃. 경탄에 크게 열리는 검은 눈동자와, 몸통이 빈 여자. 가필은 외침을 올려 차올린 다리를 바닥에 내려찍고, 몸의 자세를 만들어 엘자의 옆구리에 송곳니를 꽂아, 호들갑스러운 이명에 어울리도록 내장을 털어놓게 해 주려고 한다.

「――――읏!」

 그 송곳니의 일격을 중단해, 기세 그대로 머리를 되돌린 것은 본능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피하는 게 늦은 가필의 왼쪽 귀가 날아가, 피안개 속을 굴러 빠지는 회피 행동. 벽에 다리를 붙여, 뒤쫓아오는 참격을 천정으로 도망쳐 피한다. 피하고, 피해서, 전부 피해낸다.
 내지른 팔로 천정을 갈라, 위층의 일부를 폭락시키는 것으로 가필은 엘자의 추격에 틈새를 낳아, 그 사이에 이탈한다. 융단 위에 손발이 닿자마자 가필은 소실된 왼쪽귀의 위쪽 반에서의 출혈을 손바닥으로 눌렀다.

 난폭한 한숨을 돌려, 타는 것 같은 상처에 가필은 이를 간다. 그리고, 뭉게뭉게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연기를 가르며, 걸어나오는 엘자를 보고 입가를 올렸다.

「네놈…… 그 왼팔, 쓸모없게 만들어놨을 텐데 말이다」

「그렇네. 아팠다구. 그렇지만, 사람 몸의 상처는 치유되는 거니까」

「이몸의 좁은 상식의 이야기라 미안하지만, 엉망진창이 된 팔이 2분만에 낫고 자빠진다고 하는 인간의 몸의 이야기는 없다고」

 그렇다고 하기보다, 생물의 범주를 초월하고 있다.
 가필의 『지령의 가호』도, 부서진 팔을 움직일 수 있도록 되려면 수시간의 휴식을 필요로 한다. 마나가 풍족한 토지를 선택해, 전력으로 누워서 그 정도다.
 싸움 중에, 하물며 이 단시간에, 상처가 낫는 몸따위 터무니 없다.
 사전에 스바루에게서 『죽여도 죽지 않는다』라고 듣고는 있었지만, 그 시점에서 하고 있던 가필의 추론이 현실성을 띠어 온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지. 네놈, 인간이 아니구나. 태생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것은 그만두고 있어」

「겉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의외로 머리가 도는거네」

「람 이외에게 칭찬받아도 그다지 기쁘거나 하지 않다는 거야. 거기에 그 이상한 회복 체질엔, 이몸은 짐작이 있어」

 손가락을 들이대어, 가필은 자신의 추론을 말한다.
 가필은 이래뵈도, 의외라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책을 좋아하는 인물이다. 그럴 것도 지루한 『성역』의 안, 힘으로 대항할 상대가 없는 가필에게 있어, 독서라고 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중요한 시간 보내기 수단이었던 것이다.
 라고는 해도, 가필이 좋아한 것은 모험 소설이나 신화, 전승의 종류이며, 지식을 쌓는다고 하는 방면에는 유감스럽지만 흥미가 향하지 않았다.

「이몸이 읽은 책 속에는, 정말로 있는 건지 모를 괴물, 영웅, 그런 것이 흘러넘치고 있었지. 그 중에, 네놈의 그것과 같은 몸의 녀석도 있었다」

「……그림책 안의, 망상의 산물을 늘어놓아져도 곤란할 뿐이지만」

「그림책은 아니고, 제대로 문자뿐인 책이다. …… 가끔 그림도 들어가있긴 하지만, 그런 건 됐어. 거거다 이건 망상의 산물이라고는 단언할 수 없어」

 새침뗀 얼굴로 엘자는 가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우선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어울려 주는 만큼, 싸움 중에 보이는 흉상과는 인상이 서로 맞물리지 않는 여자다.
 그 안색을, 바꾸어 준다.

「뭐라 해도, 옛날에 있던 마녀님 중에도 같은 몸의 녀석이 있었다는 이야기니까 말이다」

「――――」

 흔들흔들 칼날의 끝을 흔들고 있던 움직임이 멈추었다.
 엘자의 검은 눈동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움직임으로 가필을 본다. 그 눈에 보이도록 손가락을 들이대어,

「――그 몸, 『흡혈귀』라는 녀석이겠지!」

「별로 피를 빨거나 하지는 않지만 말야」

 단언하는 것을 듣고, 한숨 섞인 엘자의 몸이 바닥을 찼다.
 벌써 완전하게 치유된 왼팔과 오른팔, 양손으로 곡도를 휘두르며 가필에게 다가온다. 비스듬하게 다가오는 참격을 내민 양 방패로 받아, 동시에 오른쪽 다리를 밀어올려 걷어한다――같은 궤도로 엘자로부터도 발차기가 발해져 화리[靴裏]끼리가 서로 부딪쳐 후방으로 날아간다.

「마음에 안 들어! 왼손도 완전하게 원래대로냐고!」

「당신도, 시간을 버는 동안에 귀의 치료는 끝난 거지? 이걸로 무승부」

 발각되고 있었나, 하고 가필은 내심 혀를 내밀었다.
 계속 말하는 동안, 상처를 막고 있던 왼손으로 치유 마법을 사용해, 왼쪽 반귀의 부상은 치료가 끝난 상태다. 잘린 부분은 서서히 돌아오는 걸 기대하기로 하고, 그런데도 엘자와 동일한 부상을 입으면 가필의 치유 마법으로는 응급 처치 정도다.

「부정하지 않는다는 건, 흡혈귀는 적중인가?」

「주위가 어떻게 부르는지는 주위의 자유. 나는 피는 빨지 않고, 식사도 보통. 햇볕아래에 나와도 위병이 떠들 뿐이고, 어떻다고 할 것도 없지만」

「그러면, 내장 내장 하고 말하는 건 흡혈귀이니까인가?」

「그것은 내 성벽. 선명한 내장을 보는 것과 따뜻할 것 같은 내장에 손대는 것을 좋아할 뿐」

「그쪽이 더 무섭다고」

 가필의 앞에서, 방해라는 듯이 검은 망토를 벗어던지는 엘자.
 그것을 봐, 한층 더 엘자의 의지가 늘어난다고 판단한 가필은 송곳니를 씹어 울려, 양팔의 방패를 부딪치면서,

「세계는 넓구만…… 조금 힘들지만, 잘 하라고, 대장」

 그렇게 말하곤, 다시 돌진해 오는 엘자에 대해서, 가필도 또한 포효를 올리면서 방패를 찍어내려 갔다.


※※ ※ ※ ※ ※ ※ ※ ※ ※ ※ ※ ※


 ――문이 열렸을 때, 방 안에서 흐르기 시작해 오는 대량의 종이의 냄새.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그것은, 긴 시간을 그 장소에서 보낸 오랜 세월의 중량감인가. 혹은 『시간이 멈춘 방』이라고 하는 통칭을 비유한다면, 세월은 전혀 관계없는 것인가.

「그에 관해서, 조금 『성역』에서 다양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일이 있은지 얼마 안돼서 말이야. 너의 대답이라는 녀석도 하나, 들려줬으면 하는 거야」

「――어째서」

 주인의 허가도 얻지 않고, 스바루는 성큼성큼 그 서고 안에 발을 디딘다.
 변함 없이, 태평함과 음침함이 동거하는 공기다. 햇빛이 비추는 창도, 환기용의 소창조차 없다. 오래 머무르면 가슴이 나빠져, 맥이 풀리는 것은 틀림없다.

 마중하듯이 스바루를 올려보는 소녀의 얼굴이, 피폐한 채로 있으니까 더욱더 그러하다.

「어째서 또, 너는 이 방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이야? 부른 기억이 없는 것이야」

「미안하지만, 부르지 않아도 나타나는 게 나란 남자다. 중학생 무렵, 초대되지도 않은 친구의 생일에 얼굴 내밀어서, 미묘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었을 때를 잊을 수 없다고」

 과연 분위기를 읽을 수 없는 스바루로서도, 내일부터는 자중하자고 생각한 사건이다.
 무엇보다, 「그러면, 오늘은 괜찮겠지!」라고 결론지어 누구보다 떠들다가 돌아왔으므로, 다음부터는 누구의 생일에도 초대되지 않게 된 것이지만.

「안타까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아지니까,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그만두기로 하고 뭐고, 네가 마음대로 시작한 것이야. 이것도 저것도, 제멋대로인 녀석인 것이야」

「아아, 제멋대로지. 그러니까, 네가 얼마나 싫어해도 나는 여기에 올 거다」

 정면, 소녀가 숨을 삼킨 것을 알았다.
 그 소녀의 눈동자에 비치도록, 스바루는 공손하게 그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나서,

「너를 데리고 나간다, 베아트리스. ――이번에야말로, 널 내 손으로 태양 아래에 질질 끌고 나가서, 그 드레스가 진흙투성이로 시커멓게 될 때까지 놀 거다」

 스바루의 말을 듣고 소녀――베아트리스는, 여느 때처럼 접사다리 위에 앉은 채로 자신의 몸을 껴안았다.

 그 팔에, 검은 장정의 책을 안은 채로, 떨리는 눈동자가 스바루를 응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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