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3일 목요일

리제로 4장 12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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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124 『됐으니까 들어, 바보야』


 ――이렇게, 그녀와 만나기 위해서 이 방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몇 번째가 되는 것일까.

 처음 스바루가 베아트리스와 만났을 때, 저택을 떠도는 환술을 사용한 그녀의 술수를 시원스럽게 폭로해, 스바루는 이 금서고로 발을 디뎠다.
 첫대면의 인상은, 서로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환자의 몸으로부터 마나를 뽑혀, 스바루는 어이없게 다운. 베아트리스는 그 후, 그 복수에 불타는 스바루에게 여러번 참견당하게 되었다.
 만날 때마다 심한 욕을 서로 주고받고서, 그런데도 쓸데없이 죽이 맞아서, 숨을 생각인 금서고에 의도하지도 않고 시원스럽게 도달한다.

 스바루가 로즈월 저택에서 보낸 약 2개월, 스바루와 베아트리스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바늘을 날리며 부딪쳐, 점잖지 않은 대화를 반복해 왔다.

 왕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왕도로부터 돌아온 며칠, 그 대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스바루를 거절하는 베아트리스. 그녀가 어째서 완고한 것인가, 스바루는 그녀가 없는 『성역』이라고 하는 장소에서, 소녀의 과거와 운명을 아는 것으로 그 일단을 이해했다.

 그리고 다 아는 듯한 말을 늘어놓으며, 소녀의 고독을 이해하려고 하고서――4백년이라고 하는 시간 속에서, 벌써 눈물이 다 흘러 말라가던 베아트리스의 통곡에 충격을 받았다.
 그 후, 초췌한 그녀에게 무언가를 말할 수도 없었다. 직후의 사건으로 베아트리스의 생명은 사라져, 스바루를 감싸고 사라지는 소녀의 마지막 표정만을 보았다.

 그 얼굴이 눈에 남아있기 때문에, 몸을 태울 정도의 격정에 부추겨져 스바루는 돌아왔다.
 ――이번이야말로, 무엇을 바꿔서라도, 이곳에서부터 소녀를 데리고 나가기 위해서.

「베티를, 여기에서 데리고 나간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당당히 외치는 스바루에 베아트리스의 당황스런 응답. 그녀는 꽉 강하게 복음서를 안아, 접사다리 위에서 무릎을 가슴에 대면서,

「불필요한 주선인 것이야. 아무도 그런 걸 너에게 부탁한 적 없는 것이야」

「부탁한다든가 부탁하지 않았다든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고. 나는 너를 여기서 데리고 나간다. 그건 이미, 결정 사항이다」

「냉큼 나가서, 그 계집애의 무릎으로 위로받으면 될 것이야」

「너…… 전쟁이다……! 그거 말하기 시작하면 전쟁이다……!」

 이전에 저택에서 지치게 되었을 때의 일을 꺼내져, 스바루는 내심의 치욕을 속이듯이 몯소리를 쥐어짠다.
 그 스바루의 태도에 베아트리스는 코를 울리면서, 시선을 갑자기 피했다.

「라고, 그런 쓸데없는 농담하고 있을 여유는 없어. 시간의 유예는 말할 만큼도 없다고. 너, 지금 밖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건가?」

「……저택 안에, 누군지 초대되지 않은 손님이 와 있는 것은 알고 있는 것이야. 큰 메이드와 작은 메이드가 뭔가 하고 있고, 터무니 없는 것이 두 명, 마구 설치고 있는 것이야」

「터무니 없는 것의 다른 한쪽은 구하러 온 쪽이지만 말이지. 전투력적으로는 지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유감스럽게 아마 한 걸음, 각오의 차이가 승패를 나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고로, 그다지 느긋하게 누워있을 수는 없어」

「그래서, 그 녀석이 시간을 버는 동안 저택의 무리를 도망치게 한다…… 라는 변통인 것이야. 아군을 신용하고 있는 건지 하고 있지 않은 건지, 확실치 않은 작전인 것이야」

「저녀석이 너무나도 착한 녀석이라는 걸, 잘 알고 있는 작전이니까」

 가필의 상태는 현재, 저택으로 돌아갈 때까지의 사이에 『지령의 가호』의 회복 효과로 평소 만전일 때의 8할에서 9할. 거기에 싸우는 것에 대한 미혹 없음이 더해져 전투력은 꽤 높게 평가. 다만, 상대를 죽일 각오의 실장이 제 시간에 맞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거기가 아마 전력을 낼 부분에서 부족한 결과를 불러, 약간 평가에 마이너스.

 한편으로 엘자의 상태는 당연히 만전. 설명이 불가능한 이상한 전투력은 스바루의 시선에서는 만전 가필과 좋은 승부. 약간 싸움을 즐기는 경향이 전투력에 마이너스 평가이지만, 엘자에는 정체불명의  불사성이 있다. 몇 번인가 죽이면 죽는 것일까, 하는 생각은 엘자의 발언으로 보면 생각하기 어렵다. 잠정 평가는, 조금 엘자 우위.

「다만, 이쪽의 작전대로 된다면, 가필이 엘자를 누르고 있는 동안 프레데리카가 렘을 회수해 줄 것이다. 페트라는 오토와 합류했고, 마지막 한사람을 남기고 전원 구해낼 수 있을 거야」

「……그래. 그 마지막 한사람이, 베티라고 하는 것이야」

「그런 거다」

 저택의 1층에서 스바루와 합류한 페트라는, 아람 마을의 주민을 피난 유도한 오토와 합류시켜, 저택에서의 세세한 준비를 돕게 한 뒤 이탈을 명령해 두었다.
 스바루가 금서고에 도달한 지금쯤, 아마 벌써 탈출 끝난은 뒤일 것이다.

「그러니까, 너는 나에게 데리고 나가져줘야겠어. 손 잡고 달리는 것이 싫으면, 어부바든 공주님 안기든 뭐든지 해 줄 테니까, 얌전하게 따라 오……」

「몇번이고 말하게 하는 것이 아닌 것이야. 너의 도움은, 필요없는 것이야」

 한 걸음 접근해, 손을 뻗으려고 하는 스바루를 베아트리스의 낮은 목소리가 거절한다. 발을 멈추는 스바루의 앞에서, 베아트리스는 금서고 안을 보여주듯이 목을 돌려,

「아는 것이야? 여기는 베티의 힘이 미치는, 시간의 회랑에서 벗어난 격절 공간. 베아트리스의 금서고인 것이야. 밖에 있는 것이 어떤 위협이든, 베티의 금서고에 도달할 수 있는 리가 없는 것이야. 너의 염려는, 단순한 기우인 것이야」

「그렇게는 안 돼. 너의 금서고의 랜덤성은, 확실히 숨고 도망친다는 의미에선 강력한 어드밴티지를 가지고 있는 힘이지만…… 치명적인 결함이 있어. 게다가 상대는, 그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 자빠졌다고」

「치명적인, 결함……?」

 눈썹을 찌푸리는 베아트리스는, 과연 묵과할 수 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스바루는 그 어려운 소녀의 시선에 끄덕이고, 등 뒤의 문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택안의 문과 랜덤하게 연결되는 너의 힘은 강력해. 하지만…… 너의 힘은, 저택안의 『닫은 문』에만 적용된다. 즉, 저택안의 문을 열어둔 채로 해 가면, 머지않아 반드시 이 금서고에 도달해, 이 금서고로밖에 연결되지 않게 되는거야」

「――――읏」

「바보같은 수단이니까. 아무리 너라도 눈치채지 못했을거야. 나도 실제로 볼 때까지, 이런 간단한 걸 어째서 깨닫지 못했던 걸까 하고 생각했다구」

 엘자가 『징검문』의 지름길을 알아차려, 금서고를 폭로했을 때의 일이 생각난다.
 가필이라고 하는 장해가 사라지면, 엘자는 틀림없이 그것과 같은 수단을 이용해 여기로 온다. 그리고, 베아트리스의 생명을 빼앗을 것이다.

「물론, 그 녀석이 여기에 들어 온다고 해서 네가 시원스럽게 당할 거라고 업신여기고 있는게 아니야. 하지만, 그 녀석의 정체모름은 나의 인생 경험에서 최악이다. 상대하지 않고 끝난다면, 하지 않는 것에 나쁠 건 없어」

 엘자의 격파는 가능하다면 달성하고 싶은 조건이지만, 이 루프를 돌파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의뢰주가 로즈월이라면, 적어도 『성역』에 걸린 재앙의 시간제한을 넘으면, 로즈월에게 엘자를 계속 고용할 이유는 사라진다.
 그 경우, 엘자가 손을 떼는 것은 왕도의 휘장 소동의 건으로 증명되어 있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은, 이 저택의 습격을 끝까지 버티면――,

「베아트리스. 여기도 안전하지 않아. 네가 없으면, 서고를 망치는 짓도 저녀석은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어째서 그 여자가, 베티의 『징검문』를 깰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야?」

「――――」

 데리고 나가기 위한 온당한 설득 재료를 토해내며,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에게 탈출을 재촉한다.
 그러나, 정작 베아트리스는 지금까지의 스바루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어떤지, 툭하고 중얼거려진 말은 원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군소리였다.
 우물거리는 스바루의 앞에서, 베아트리스는 더욱더 접사다리 위에 몸을 남긴 채로,

「처음으로 베티의 『징검문』을 조우해서, 갑자기 그 돌파 방법을 번쩍일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야. 그 방법을 하사한 것은, 베티를 알고 있는 녀석일 것이야」

「베아트리스.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로즈월, 인 것이야」

 말돌리기는 통하지 않는다.
 결론을 낼 때까지의 너무나도 빠른 사고 전개에, 스바루는 순간 숨을 삼켜 버린다.
 그 스바루의 반응을 보고, 베아트리스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엘자를 고용했던 것이 로즈월이며, 그 목적이 자신의 살해라는 것도. 그것은 즉――,

「로즈월의 복음서에는, 베티를 죽이도록 기술되었다고 하는 것이야」

 후우, 하고 베아트리스는 스바루의 긍정도 부정도 듣지 않고, 작게 한숨을 흘린다.
 그 한숨이 어딘가, 안도한 듯이 느껴진 것은 기분탓은 아닐 것이다. 어떻게 해도 그것을 듣고 넘기지 못하고,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에 다가선다.

「너, 지금의 한숨은 뭐야. 뭘, 납득한 것 같은 얼굴 하고 있냐고!」

「본 대로, 납득한 것이야. 로즈월의 복음서의 기술이 그렇게 하도록 로즈월에게 명한 것이라면, 베티의 운명도 그렇게 정해진 것이 되는 것이야」

「뭐야 그게…… 로즈월의 책은 로즈월의 책, 너의 책은 너의 책이잖아! 너의 그것에, 로즈월에게 살해당해 주라고라도 써 있는 거냐!?」

 손가락을 들이대며, 스바루는 베아트리스가 안는 복음서를 노려본다.
 이전의 루프 때와 다르지 않다면, 거기에는 4백 년간, 그저 오로지 공백만이 계속 쓰여지고 있을 것이다.
 스바루의 절규에 베아트리스는 울적한 표정을 들어 올려, 복음서의 페이지를 연다. 그리고 내용이 스바루에게 보이도록 이쪽으로 펼쳐 보이며――백지만이, 오로지 계속되는 책을 보였다.

「아무것도 쓰여져 않은 것이야. 여태까지 대로, 백지인 채인 것이야」

「――읏! 그렇다면, 네가 로즈월의 책대로에 살해당해 줄 이유 따위 있을 리가 없어! 지금까지 대로, 네가 하는 건 네가 결정해라!」

「…… 지금까지 대로, 베티가 결정해?」

「그래!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았다는건, 지금까지의 시간의 선택지는 네가 가지고 있었을 거잖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자신의 길은 전부, 스스로 결정해 왔을 거야. 그렇다면 이번에도, 타인의 선택 위에서 춤춰 줄 이유는―」

「지금까지의 베티의 나날에, 베티가 결정한 것 같은 게 뭐가 있다는 것이야?」

 스바루의 말의 기세가, 그 한결같이 비통한 물음의 자세에 제지되었다.
 고개를 기울이며, 그저 그저 외로운 듯한 눈으로 스바루를 응시하고 있는 베아트리스. 백지의 페이지를 차례차례로 넘기며, 베아트리스는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공백의 시간』을 더듬듯이,

「로즈월의 저택에서, 어머님에게서 맡겨진 금서고를 계속 지키며, 쭉 계속 혼자만의 시간을 거듭해 오던…… 그 시간의 어디에, 베티의 시간이 있었다고 하는 것이야?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는 공백의 시간을 살아온 베티의, 무엇이 이 세계의 어디에 남아 있다고 하는 것이야? 베아트리스라니, 도대체, 무엇을 한, 누구라는 것이야?」

「베아, 트리스……」

「베티의 생은, 베티의 4백 년은, 이 복음서같이 새하얀 것이야. 공백이었던 것이야. 무엇하나 스스로 선택한 것도, 무엇하나 스스로 얻은 것도, 무엇하나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존재, 하지 않아」

 복음서를 소리를 내며 닫아, 베아트리스는 그것을 자신의 무릎 위에 살그머니 둔다. 그 무명의 표지를 어루만지면서, 소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백지의 책, 그것과 똑같아. 여기서 베티가 없어진다고 해서, 아무것도 쓰여져 있지 않은 백지의 책이 1권 없어질 뿐인 것이야. 누구에게 있어서도, 그 무엇일리도 없는, 그저 책장에 꽂혀있었을 뿐인 책――없어지는 편이, 후련한 것이야」

「그, 백지의 책이 없어지면 곤란한 인간은 어떻게 하냐고」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4백년과 미래를 시원스럽게 단념해 버릴 것 같은 베아트리스. 그 그녀의 마음을 묶어두려고, 스바루는 어떻게든 말을 던진다.
 아직, 스바루 안에서, 그 때의 베아트리스가 울부짖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나와 있지 않다.

 다만 그런데도, 여기서 말을 계속하지 않으면, 그녀는 자신을 단념해 버린다.

「아무것도 없는 공백이라고 너는 말했지. 하지만, 그 책은 확실히 책장에 꽂혀있던 거다. 그 책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녀석은 있어. 언젠가 손에 들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마음대로 처분해도 되는 거냐」

「제목도 없고, 작자명도 없는 책인 것이야. 만일 그렇게 기특한 누군가가 있다고 해도, 책을 열고 내용을 봐, 실망 할 뿐인 것이야. 그 백지의 책도, 손에 든 누군가의 얼굴이 기대에 못미치게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따윈, 사양일 것이야」

「그렇다면! 그렇다면 왜, 그 책은 그런 곳에 꽂혀있었던 거야?」

「――――」

 물고 늘어지는 스바루를, 베아트리스는 감정이 없는 눈동자로 응시하고 있다.
 이 문답에서 의미를 찾아낼 수 없다고, 말이 들이밀어지는 것 같은 감각. 그런데도 스바루는 얼굴을 들어, 먼 베아트리스의 마음에 계속 손을 뻗는다.

「누가 손에 들어도, 내용을 봐도 실망 할 뿐이라면…… 그 책은 뭘 위해서 거기에 있었어? 의미가 있으니까, 책이 만들어진 게 아닌 거야?」

「……책을 만든 작자는, 그 책을 누군가를 위해서 만든거야. 누구의 눈에도 백지로 보이는 책이지만, 그 『누군가』만큼은 다른 것으로 보이는 구조인 것이야. 그러니까 의미가 있다고 하면, 『누군가』에게 건너는 그 때가 책이 태어난 의미가 되는 것이야」

「그렇다면」

「그 『누군가』의 손에 넘어갈 때까지, 처분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일까」

 숨을 삼켰다.
 스바루는 자신이, 얼마나 잔혹한 희망을 말하려고 했는지 직전에 깨달았다. 베아트리스는 스바루의 표정을 보고, 몹시 딱한 미소를 띄웠다.

「그렇네. 베티가 정말로, 그저 한 권의 책이었더라면…… 그 날을 계속 기다리는 것도 좋았던 것이야」

 언젠가 올 『누군가』의 손에서, 페이지를 넘겨지는 날이 오는 것을 계속 기다릴 수도 있었다.
 만일 베아트리스가 한 권의 책이었더라면.

 ――하지만, 베아트리스는 책이 아니다. 긴 공백의 시간, 고독하게 떨어온 여자아이다.

「마음도 없는, 자신도 없는, 그저 한 권의 책이었더라면…… 어머님의 명령을, 망설일 것도 없이 쭉 믿을 수 있었어. 쭉, 어머님의 사랑스러운 베아트리스로 있을 수 있었을 것이야」

 인형처럼, 장식될 뿐인 마음 없는 존재로 있었다면 망설이지 않았다.
 한 권의 책처럼, 계속 흐르는 시간의 경과에 요동하지 않는 존재였다면 한탄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베아트리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지만, 베티는 마음이 있는 것이야. 믿고 싶은 것을 믿을 수 없게 될 정도로,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일을 생각해 버리는 것이야. 고민해 버리는 것이야. 어머님의 얼굴을, 미소를, 생각해 낼 수 없게 되어, 기억을 끌어모으며 쫓는 밤도 몇번이나 있었어!」

「――――」

「혼자서 있는 걸 계속 참을 수 없어서,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도 있었어! 그렇지만, 어차피 모두 베티를 두고 가버려! 자기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위해서라고, 그런 도무지 알 수 없는 걸 말하며, 이유를 붙여, 베티를 두고 가 버린다! 어머님도! 로즈월도! 류즈도!!」

 얼굴을 뭉글뭉글 해, 울 것 같은 얼굴로 베아트리스는 외친다.
 그녀의 입으로부터 토해내진 류즈의 이름에, 스바루는 『성역』에서 들은 베아트리스의 과거를 생각해 낸다. 지금 있는 류즈들의 원본이 된 류즈 메이엘.
 『성역』을 지키기 위해 희생된 소녀와, 베아트리스가 엮인 잠시의, 그러나 확실한 인연이 있던 이야기를. 베아트리스의 마음에, 지금까지 남은 흉터를.

「――그러니까, 이젠, 된 것이야」

 갑자기, 베아트리스는 지금까지의 기세를 잃어, 목소리의 어조를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격정에 끌려 비뚤어진 표정을 평상시의 무감동인 것으로 되돌려, 무릎 위의 책을 껴안았다.

「베티의 복음서는, 베티의 미래를 새기지 않아. …… 벌써 알고 있던 것이야. 베티의 운명은, 벌써의 벌써 어머님에게도 버림받고 있었어」

 미래가 기록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복음서의 소유자의 미래가 막다른 골목에 빠졌다고 하는 것.
 페텔기우스의 복음서를 가지고 있는 스바루에 대해서, 기술이 멈춘 책을 베아트리스는 그런 식으로 평가했다. 그것과 같은 것이, 자신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로즈월의 복음서에, 베티의 운명이 새겨졌다는 것이라면…… 짓궂은 것이야. 그렇지만, 안심도 하고 있는 것이야. 로즈월이라면, 절대로 적당한 조치를 취하거나 하지 않을 것이야」

「그런 구면의 관계에, 살해당할지도 모르는데…… 왜, 안심하는 거야」

「정해져 있는 것이야」

 스바루의 쥐어짜는 것 같은 목소리에, 베아트리스는 한 번 끄덕였다.
 그리고, 그 입가에 멍하니, 그렇지만 어딘가 사랑스러운 듯한 미소를 띄워,

「로즈월의 것이라도, 복음서에 베티의 일이 기록되고 있다면…… 어머님은 베티를 잊고 있던 것이,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야」

 ――망가져 있다.

 미소짓는 베아트리스의 모습에, 스바루는 자신이 감정의 분류에 삼켜질 것 같게 되는 것을 깨달았다.
 망가져 있다. 베아트리스의, 마치 어머니의 사랑을 느낀 것을 기뻐하는 것 같은 지금의 모습은, 너무나 망가져 있어 참을 수 없다. 이런 것이, 이런 일이, 어머니의 애정이라니 참을까 보냐.

「……무엇을, 할 생각인 것이야」

 입술을 깨물어, 울컥거려 오는 것을 견디면서 스바루는 앞으로 내디디고 있었다.
 평소와 다른 기색을 발하는 스바루에게, 베아트리스의 표정이 경계를 띤다.

「――――」

「베티는 물어본 것이야. 무엇을 할 생각인 것인지. 말하지만, 뭔가 할 생각이라면 용서하지 않는 것이야. 베티는 이제, 운명을 받아들인 것이야」

「뭐가 운명을 받아들였다, 냐. 너도, 로즈월과 아무것도 다를 게 없잖아. 아니, 자각이 있는 그놈보다 훨씬 심해. 어쩔 수 없다며, 받아들이고 자빠졌다」

 분노가 솟구쳐 온다.
 계속, 『성역』에 관련되는 사건의 갖가지와 접촉하면서, 스바루는 몇번이나 몇번이나 이 감정과 싸워 왔다.

 『시련』에 임하는 자신에게 분노하고, 자신을 희롱하는 마녀들에게 분노하며, 아이의 고집으로 자신을 업신여기는 가필에게 분노해, 기술을 준수하는 것으로 생각의 무름을 긍정하려고 하는 로즈월에게 분노했고, 자기 자신과 스바루의 연정을 믿지 못하는 에밀리아에게 분노한 다음――,

 ――지금, 베아트리스와, 그녀를 이런 식으로 몰아넣은 세계에 또다시 분노하고 있다.

「너는 바보야. 운명이 어떻다든지, 어머님의 명령이라든지, 옆에서 보고 있자니 딱해서 어쩔 수가 없어. 마음이 있어? 한 권의 책으로서는 있을 수 없어? 당연하잖아, 바보자식. 이런 곰팡이 냄새나는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그런 것도 모르게 돼버리는거냐!」

「바……!」

 스바루의 노성에 눈을 크게 열어, 베아트리스는 놀란 얼굴을 한 다음에 격앙한다.
 소녀는 접사다리 위에 일어서, 스커트의 옷자락을 흔들며 스바루를 가리켰다.

「너! 누구한테 무슨 말을 하고 자빠진 것이야! 바보, 바보? 잘도 말하는 것이야…… 네가! 네가 베티의, 무엇을 알고 있다고 하는 것이야!?」

「바보란 자각이 없는 너보다, 네가 바보라는 걸 알고 있는 만큼, 내 쪽이 너를 더 잘 알고 있는 걸로 정해져 있잖아! 바보가! 바보! 바보! 바보!!」

「너, 너, 너어……!!」

 중지를 세워 욕소리를 부딪치는 스바루에게, 베아트리스는 얼굴을 새빨갛게 하며 말이 막힌다. 너무 격노해서, 순간 토해낼 말을 잃은 것이다.
 그렇게 틈새를 열어 버리면, 거기에 흙발로 발을 디디는 것은 스바루의 십팔번이다.

「4백 년의 공백? 잘난 듯이 말하지 마! 4백 년간, 훌쩍훌쩍 무릎 움켜쥐고 있던거 뿐이잖냐! 그만큼 생각할 시간이 있었는데, 어째서 하나의 대답에 쭉 집착하고 있는 거냐고! 책에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하고 있었습니다』라고라도 말하는 거야? 바보냐!」

「새, 생각하지 않았을 리가 없는 것이야! 당연한 것이야! 베티가 몇번을, 얼마나, 복음서의 기술이 변함없는지 시험했을까……! 그렇지만, 무엇을 해도, 얼마나 기다려도 변함없었어! 그러니까!」

「그게 바보라고 말하고 있는 거다! 책에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아서, 책에 문장이 떠오르도록 노력했습니다 라니, 연하장 내용 고민이냐! 요즘 아무도 안 해! 그만큼 해서 안된다면, 좀 더 다른 가능성을 의심해라!」

「다, 다른 가능성……」

「즉. 너네 엄마가 건네준 책이 틀렸을 가능성이라던지다」

 스바루의 말에, 베아트리스가 경악한다.
 하지만 곧바로, 베아트리스는 그것이 너무나 바보같은 대답이란 걸 알아채고,

「적당히 하는 것이야! 어머님이, 그렇게 바보같은 짓을 할 리가 없는 것이야! 네가…… 네가, 어머님의 심원한 생각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야!」

「아아, 모른다고, 바보야. 너네 엄마 생각 따위 알까보냐. 지금,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너의 이야기다. 지금, 말했지. 그렇게 바보같은 짓을 할 리가 없다고, 그렇게 말했지. 정말로 그러냐? 단언할 수 있어? 너는 어머니를 의심했던 적이, 한번도 없는 거냐?」

「무, 무슨……」

「4백 년간! 문자가 떠올라야할 책은 백지인 채! 기다리라고 말한 사람도 언제까지 지나도 나타나지 않고! 쭉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생각할 시간이 썩을만큼 있었는데,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어? 이상하지 않은지, 생각한 적 없었던 거냐!?」

 4백 년간, 누군가를 한결같이 계속 믿는다.
 그것은 몹시 아름다운 마음의 본연의 자세라고 일견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실제론 망가져 있다. 그 사람 뿐만, 그 사람의 말만 계속 생각하고 있던 것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이제 소원은 실현되지 않는 것이라고, 단념한 베아트리스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어, 어머님이 잘못된 일 따위를 하실 리가 없는 것이야! 다, 당연한 것이야. 어머님인 것이야! 너는 자신의 모친이 말하는 것을, 의심할 수가 있다고 하는 것이야!?」

「할 수 있는 게 당연하잖아! 우리 엄마의 발언의 신빙성이 얼마나 얇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위성이 『대기권(타이키켄)』에 떨어졌다를 『아이치현(아이치켄)』에 떨어졌다고 잘못 들었을 때부터, 나는 엄마의 입에서 뛰쳐나오는 빅 뉴스를 확인하지도 않고 믿는 것은 그만두고 있다고! 초3 때다!!」

 진실로 받아들여 말을 퍼뜨려, 학교에서 웃음거리가 된 날의 일은 잊지 않는다.
 그 날 이래 스바루는, 머리로 부모님의 발언을 믿는 것은 그만두고 있다. 부친의 발언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좀 더 일찍부터 잃고 있었다.

「4백 년간, 한번도 의심했던 적이 없었던 거냐!? 나는 20년도 살지 않았는데, 아버지와 난투하게 된 회수는 양손의 손가락이 왕복해도 부족해. 20년에 이거야. 20배 있던 너의 안에, 그런 마음은 한번도 없던 거냐고」

「너는…… 너는 베티에게, 무슨 말을 하게 하고 싶은 것일까!? 전혀 모르는 것이야! 너의 목적을, 너의 발언의 의미를, 베티는 아무것도 몰라! 모르겠다고!」

「그러면 확실히 말해! 바보같은 너와, 바보같은 모친에게 들리도록!」

 머리를 움켜쥐려고 하는 베아트리스에게 다가가, 스바루는 그녀의 양손을 잡았다.
 얼굴을 드는 베아트리스와 숨결이 닿는 거리까지 얼굴을 가까이 해, 눈물고인 눈의 소녀에게 스바루는 단언한다.

「백지의 책과 4백 년전의 언약에 언제까지나 좌지우지되고 있지 마.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네가 선택해, 베아트리스」

「――――」

「4백 년이다. 반항기가 한 번 정도 찾아오기엔, 너무 충분한 시간이잖아」

 부모의 명령을, 기특하게 계속 지키려고 하는 베아트리스.
 그 완고하게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태도가, 소녀의 고독과 공허한 시간을 낳아 왔다.

 그녀의 모친인 에키드나에게 있어서는, 그런 번민의 시간조차 감미로운 것 같지만, 스바루로부터 보면 터무니 없는 악덕이다.
 울고 싶은 기분도 우는 방법도 잊고, 뭐가 마음의 본연의 자세냐. 구역질이 나온다.

 양팔을 잡힌 채로, 베아트리스는 접사다리 위에서 스바루에게서 얼굴을 돌린다.
 최상단에 앉은 소녀와, 스바루의 시선의 높이는 거의 같다. 얼굴을 딴 데로 돌린 베아트리스는 이윽고 아래를 향해, 그리고 입술을 떨었다.

「그러, 니까…… 너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일 것이야. 베티에게, 어머님의 명령을 찢어 버리라고」

「…………」

「4백 년간, 계속 쭉 믿어 온 것을 내던져, 자유롭게 되라고…… 간단하게, 너는 베티에게, 말해 버리는 것이야」

 떨리는 목소리가, 서서히 침착성을 되찾는다.
 그리고 동요는 아닌 것을 품기 시작한 목소리에, 스바루는 털이 거꾸로 서는 것을 느꼈다. 이세계에 온 이래, 이 감각만은 의심할 필요도 없게 닦아지고 있다.
 즉, 위기를 가져오는 존재에 대한 감각은.

「――이 베아트리스에게! 계약을 깨라고! 다 아는 듯한 소리를 지껄일 생각인 것일까!」

「――즈억!?」

 정면에서 폭풍을 받은 것처럼, 스바루의 몸이 후방으로 날아간다.
 서고의 바닥에 등부터 누워, 바람으로 감겨진 채로 벽으로 내던져져 숨이 막힌다. 전신의 뼈가 삐걱거려, 시야가 명멸[明滅]하는 것을 맛보면서 스바루는 얼굴을 들었다.

 변함없이 접사다리 위에서, 그러나 분노의 형상으로 베아트리스는 스바루를 내려다 보고 있다.

「계약은 절대! 절대인 것이야! 하물며 그것은 마녀와 정령과의 사이에 나누어진 약속. 이것을 일방적으로, 그것도 정령으로부터 찢어버리라고? 너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야! 그런 건 용서되지 않아! 누구도! 어떤 존재도! 베티 자신도 절대, 용서하지 않는 것이야!」

「――그 계약의 샛길을 찾다가, 깰 수 없다면 살해당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녀석이 잘도 말하는구나」

「――――읏!」

 아픔을 밖으로 밀어 내듯이 숨을 내쉬고, 스바루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베아트리스는 스바루의 말에 더욱더 분노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 귀여운 표정을 힘껏 흉악함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 얼굴을 올려보며, 스바루도 악랄하게 웃는다.

「네가 말하는 건 엉망이야, 베아트리스. 스스로 자신의 지리멸렬함을 깨닫지 못한 거냐? 깨닫지 못했을 리가 없잖아? 너, 머리 좋으니까」

「입 다무는 것이야」

「아니, 다물지 않아. 계약을 찢어? 훌륭해. 문자 그대로, 약속을 계속 지키는게 죽을 만큼 싫으면 그만둬 버려. 아무도 너를 탓하지 않아」

「베티가 꾸짖어! 그것을 어째서 너는 모르는 것이야!? 계약은 절대, 그것을 지키는 것이……」

「너야말로 왜 모르는 거냐고. 계약을 지켜서 네가 죽는다면, 계약을 찢어서 네가 살아 남는 편이 좋아. 내가 그 선택을 하는게, 그렇게 이상해?」

 계약에 계속 구애받는 베아트리스는, 시원스럽게 그것을 찢어버리려고 하는 스바루의 태도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녀에게는 지금, 스바루가 이해불능의 괴물로도 보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생각되는 것이, 스바루에게는 상당히 이상하다.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약속 파기를 에밀리아에 몇번이나 검문당해, 그 일로 아픈 경험도 몇번이나 했다. 그러니까 스바루도, 약속을 지키는 것의 중요함은 제대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스바루는 여기서 베아트리스가 약속을 깨게 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지금, 베아트리스에게 말한 대로다.

 약속을 지키고 베아트리스에게 죽으라고 누군가가 말한다면, 그 녀석에게 중지를 세우고 말한다.
 약속을 깨게 해서, 베아트리스는 살아남게 한다. 그런거, 고민할 문제조차 아냐.

「무, 무책임하고, 답이 없는 행동인 것이야……」

「무책임한 건 알고 있고, 반성도 하고 있어. 그렇지만, 중요한 거니까 양보하지 않아」

 스바루의 태도는 최초부터 정해져 있다. 처음부터, 뒤는 베아트리스의 마음 나름이다.
 계약을 업신여기는 스바루의 태도에, 베아트리스는 혼란과 곤혹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이 세계, 정령이라고 하는 존재에게 있어, 계약은 그만큼 무겁다.
 지금까지의 시간, 정령과 정령사의 관계를 봐 오며, 그것이 단단하고 무거우며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으로 있는 것은 알고 있다.

 알고서도 더더욱, 스바루는 말한다.
 그런 것보다, 네 쪽이 중요하다고.

「네, 네가……『그 사람』이라면……」

 스바루의, 계약에 대한 너무나도 무책임한 자세.
 그것을 듣는 베아트리스의 표정이, 희미하게 약함을 띠며 무너져 간다.
 그녀의 입으로부터 흘러넘치는 것은, 여태까지의 4백 년간, 어머니의 전언을 믿고 계속 쭉 기다려 온 형태가 없는 누군가.

 에키드나가 야박하게도, 『그 아이가 누구를 선택하는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 내린, 가공의 존재.

 베아트리스는 구원받고 싶어하고 있다.
 스바루의 말에 마음을 흔들린 채, 눈동자를 물기를 띠게 하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의 증거다.

「네가……」

 베아트리스가 물기를 띠는 눈동자가, 우두커니 일어서는 스바루에게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소녀는 입술을 떨며, 마치 달라붙듯이,

「베티의, 『그 사람』이, 되어 줄래?」

 그것은, 지금까지의 4백 년에 종지부를 찍을지도 모르는 질문이었다.
 혹은 에키드나의 명령대로, 그것이야말로 마녀가 바란 말이었을 것이다.

 『그 사람』이라고 하는 형태가 없는 존재를, 베아트리스가 찾아낼 수 있을지 어떨지.
 마녀는 그런 자신의 호기심의 충족을 딸에게 빙자해, 4백 년의 시간을 고독하게 보내게 했다.

 그 나날의 결실이, 지금의 질문에 있다.
 숨을 삼키는 베아트리스를 정면으로부터 응시하며, 스바루는 분명히 말했다.

「바보냐, 너. ――내가 너의 『그 사람』같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녀석일 리가 없잖아」


※※ ※ ※ ※ ※ ※ ※ ※ ※ ※ ※ ※


 굉장한 충격파가 불어 거칠어진 후의 금서고에서, 베아트리스는 바람에 휘감겨 내던져진 책을 책장의 원래의 위치로 되돌리고 있었다.

 다행히, 바닥에 쏟아지긴 했지만, 책장에 빠진 책 따위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지키라고 말한 금서고 안에서 힘을 휘두른 것을 반성하면서, 베아트리스는 피해가 극히 경미하게 끝났다는 것에 마음이 놓인다.

 4백 년간, 베아트리스의 고독의 시간을 함께 계속 보낸 전우들이다.
 한 권의 책일 수 있다면, 이라고 하는 베아트리스의 한탄은 전혀 거짓말이 아니다. 이 책들과 같이, 긴 시간을 기다리는 것에 전혀 마음을 움직여지지 않는 존재로 있었다면 하고 몽상했던 적은 몇번이나 있었다.
 바보같은 생각이자 희망이라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다.

「웃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닌 이야기인 것이야」

 그 정도로, 보기 흉하게 내몰리고 있었다고 하는 일이다.
 그것을 자조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작은 가슴안에는 분노가 있었다.

「저녀석…… 저녀석은…… 정말로, 무엇인 것이야……!」

 생각하는 것만으로 초조한 남자를 생각해 내어, 베아트리스는 발을 동동 구를 것 같게 된다.
 엉클어지는 감정을 어딘가에 부딪쳐 버리고 싶지만, 금서고안은 여기도 저기도 베아트리스가 모친에게서 지키라고 말하여진 중요한 장소다.
 발작을 부딪칠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고, 부풀어오르는 그것이 시드는 것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마지막 책을 책장에 되돌려, 베아트리스는 한숨을 흘리고 몸가짐을 정돈한다. 그리고 자리인 접사다리에 앉아, 검은 장정의 책을 안으려고 하다가――멈추었다.

 공백의 책. 버려버리라고, 몇번이나 간단하게 말해준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장면에서, 베아트리스가 버리게 될 수 있는 선택지를 선택하려고 하니 그것을 거절하는 것이 아닌가. 완전히, 정말로, 의미를 너무 알 수 없어서 화가 난다.

「이제, 지친 것이야……」

 하지만, 그 격정도 지속은 하지 않는다.
 베아트리스는 뺨을 부풀리는 것을 그만두어, 안는 것을 주저한 책을 품에 넣는다.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것에 계속 의지하는 것 외엔 마음을 지킬 수 없다.

 로즈월의 복음서에 기록된 대로, 베아트리스에게도 끝이 온다.
 그것을, 어떤 기분으로 기다리면 될까.

 겨우 끝난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인데, 막상 그것이 가까워져 오니 당황해 버리는 자신.

 ――너는 바보라고, 그렇게 말해졌던 것이, 왠지 응어리가 되어 가슴에 남아있었다.


※※ ※ ※ ※ ※ ※ ※ ※ ※ ※ ※ ※


 충격파에 날려가 복도를 굴러, 벽에 등부터 내던져진 스바루는 기절한다. 정확히 기둥 부분이 옆구리를 직격해, 스바루는 괴로운 울음을 올리고 몸부림치며 뒹굴었다.

「그억! 우극…… 마, 말도 안 돼……! 이야기 도중에, 그 바보……!」

 눈앞에서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고, 스바루는 원망스러운 얼굴로 문에 손을 뻗는다. 물론, 틈새정도만 열린 저편의 광경은 금서고로부터 양상이 변한――단순한 객실이다.
 『징검문』이 발동해, 스바루는 금서고로부터 내쫓아졌다.

「설마, 내쫓을 정도까지 화내는 거냐…… 젠장, 말 선택을 잘못했어……!」

 말하고 싶은 것은 잘못되어 있지 않지만, 전하는 방법과 전해지는 방법에 어긋남이 있었다.
 결과, 스바루는 금서고로부터 끌려나와 달성 조건이 멀어진다.

「어쨌든, 이렇게 있을 수는 없어. 또 다른 문으로 베아코가 있는 곳에……!」

「나, 나츠키씨……?」

 다른 문에 닥치는 대로 어택을, 하고 되돌아본 스바루에게 걸려 오는 목소리. 귀에 익은 목소리와 부르는 이름에 고꾸라져, 스바루는 몹시 놀란다.
 시선의 앞, 근처의 방에서 살짝 얼굴이 보이는 것은 헤어졌음이 분명한 오토다. 한층 더 오토 아래에는, 같은 자세로 이쪽을 보는 페트라의 얼굴이 있어서,

「너, 너희들……? 왜 아직 저택에 있어? 한 동으로 좋으니까, 문 여는 게 끝나면 도망치라고 말했었잖아?」

「그것이 유감스럽게도, 밖의 상황이 크게 바뀌어서……」

 다가서는 스바루에게, 파란 얼굴을 한 오토가 고개를 흔든다.
 이 상황에 농담을 말하고 있을 리도 없다. 오토가 도망치는 것을 단념했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어? 간략하게 부탁해」

「마수입니다. 저택의 밖을, 마수가 왠지 우글우글 둘러싸고 있어서, 움직임을 취할 수가 없습니다」

「마수!?」

 예상외의 말에 스바루는 눈을 크게 뜨고, 확인하듯이 페트라를 본다. 그러자 소녀는 스바루의 시선에 몇번이나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고,

「그, 마견과는 다른 마수가 잔뜩 있어서…… 쌍두뱀이라든지, 대서라든지, 잔뜩」

「그건, 주위의 숲에 생식하고 있는 녀석들인 건가?」

「그렇, 지만…… 그래도, 결계에서 이 쪽으로는 올 수 없을 거야」

「또 결계인가……」

 이전의 마수 소동때, 아람 마을과 저택 주위의 숲의 결계의 수선은 확인되었다. 그 후의 결계의 해이해짐에의 주의도 최우선 사항으로, 이 단기간에 실수했을 리도 없다.
 무엇보다, 결계를 넘은 마수가 어째서 저택을 둘러싸는 것인가.

「그 강아지 때와 같이, 뭔가 묘한 의사가 작용하고 있다……? 아람 마을의 무리는? 괜찮은 거야?」

「피난 유도한 시점에서는 마수는 확인할 수 없었고, 공작님에게서 맡고 있던 용차를 총동원해 도망치게 했으니 무사할 겁니다. 파트라슈짱이 유도하고 있고」

「그런가. 그러면 안심이지」

 서투른 누군가가 안내로 붙는 것보다, 그 영리한 지룡에게 맡기는 편이 신뢰도가 높다.
 파트라슈가 잘 해 주기를 빌면서, 스바루는 자신이 아는 흐름과는 또다시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에 이를 갈았다.

 여태까지 없었던 마수의 내습.
 당연히, 엘자의 습격과 타이밍적으로 무관계할 리가 없다.

「프레데리카와 렘은?」

「프레데리카 누님이나 렘씨와는 만나지 못했지만…… 그, 그 사이를 가로질러 도망치는 건 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렇게 되면, 두 명도 아직 저택 안인가. 마수가 아직 안에 들어오지 않은 것만이 다행이라고 하고, 가필이 어디까지 해 줄까」

 페트라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극한 상태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은 마음의 강함을 칭찬한다. 같은 연대의 무렵의 스바루라면, 소변을 흘리며 울고 아우성치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 있는 것을 상황이 허락하지 않는 것도 사실.

「여기는 지금, 어디야? 저택 어느 쪽의 동이야?」

「동동입니다. 가필은 서동에서 부딪치고 있을 테니, 일단 피해를 받지 않도록 그쪽은 피한 것입니다만……」

「그렇게 되면, 도망갈 길로서 사용할 수 있는 건……」

 베아트리스의 회수는 물론이지만, 오토들을 도망치게 하는 것도 필수 조건이다.
 스바루는 골똘히 생각해, 도주로로서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머릿속으로 끌어낸 도면으로부터 찾아내려고 한다. 그러나, 그런 스바루의 사고를 목소리가 어질렀다.

「――어머나? 이런 곳에 모여서, 일부러 기다리고 있어준 거야?」

 섬칫, 목덜미를 칼날로 어루만져지는 것 같은 감각에 전원의 몸이 경직되었다.
 순간에 팔을 당겨 페트라를 껴안아, 스바루는 흠칫흠칫 되돌아 본다.

 복도의 안쪽, 빛이 비스듬하게 찔러들어오는 통로를, 구두소리를 세우며 누군가가 가까워져 온다.
 이윽고, 그 모습은 빛에 단락지어지는 범위에 비집고 들어가,

「가필 녀석, 뭐 하고 있는 거야!?」

「세 명 한꺼번에, 예쁜 내장을 보여줘――」

 절규하는 스바루의 눈앞에서 지면을 차며,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듯이 창자 사냥꾼이 뛰어들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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