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1일 화요일

리제로 4장 126B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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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126B 『다음엔 꼭 다과회를』

 ――미래를 보았다.


『――이 없으면, 검도 휘두를 수 없는가. 이 도둑이!!』

『자, 보거라. 이번에도, 소녀의 승리니라』

『스바루와 에밀리아 언니도, 지쳤지? 그런데 나까지, 무거운 짐이 되어서. 미안해. 계속, 계속, 더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어......』


 ――여러 가지 색의 빛은, 접할 때마다 에밀리아에게 다른 미래를 계속 보여준다.


『이 정도로 죽이고 싶다고 생각했던 상대가 상냥한 사람이었다니, 터무니없는 악몽이에요』

『말로 해서는 안 되는, 마음도 있어. 그것을 밝힌 결과가, 이것이라면 만족하는가?』

『이걸로, 약속을 완수하셨다는 생각이십니까? 그러시다면…… 그렇다면, 전 그 때, 그 동굴에서 죽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이런…… 이런 새벽을 맞이할 거였다면, 그 때 끝났어야 했어! 제길, 제길!』

『미안해. 내가 약한 바람에, 미안해. 죽여줄 수 없어, 미안. 이걸로 이제 쭉, ――는 영원히 혼자야. 내가, 약해서, 미안……』


 ――통곡이, 절망이, 임종이, 재생이, 이별이, 만남이, 여러가지 형태로 제시된다.


『음, 음…… 나의, 자랑스런 손자는…… 착한 아이로, 자랐구나……』

『단정하지 마, 저주같은 영문 모를 걸로 죽지 말라고!』

『그저, 깨달은 것 뿐이야. …… 여태까지의 나날 속에서, 혼자서 걸어왔던 게 아아―니었다는 것을』

『어째서…… 영혼이 머물지 않는거야아!?』


 ――미래에는, 절망밖에 없는 것일까. 슬픔과, 괴로움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것일까.


『약속대로, 죽여 주겠다고! 아앙!? 나츠키 스바루――!!』

『그키 내가 욕심장이인기가? 사치스러운 말을 하고 있나? 아무도 죽지 마라, 아무도 울지 마라…… 무엇이, 그렇게 어렵나?』

『결국, 우리는 피 한 방울까지, 속죄를 위해서 흘리지 않으면 안 되는 거겠죠』

『선악도 호불호도 좋고 나쁨도 다 시시해. 넌 거기서 제자리 걸음이나 하고 있어라. 나는…… 우리들은, 마녀든 용이든, 길을 막는다면 박살내 주겠어』


 ――그렇다면, 이 길은 잘못되어 있는 것일까? 바라는 것은, 잘못된 것일까.


『――부탁하기 위해서 기도하는 건 오만하다고 생각해요. 기도하는 건, 용서를 구할 때에만』


 ――마지막 빛의 세계에서, 눈을 뜨고 말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파란 머리의 소녀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녀와는 제대로, 말을 주고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든 부정을 거절하는데에는, 그 기분만으로 충분했다.


※※ ※ ※ ※ ※ ※ ※ ※ ※ ※ ※ ※


 시야가 열렸을 때, 에밀리아는 자신이 바람이 살랑거리는 초원에 있는 것을 깨달았다.

 작은 언덕에 흰 테이블. 자신의 몸도 역시 흰 의자 위에 있어, 깜박이기 직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생각해 낼 수 없다. 다만, 아직 자신이 꿈의 세계에 있는 것은 알았다.

「에키드나?」

 이렇게 『시련』 마지막에 자신을 마중한다고 하면, 그것은 감독자인 에키드나 이외에 있을 수 없다. 그녀의 모습을 찾아, 에밀리아는 주위로 시선을 보낸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계속되는 초원은 지평선까지 보이고 있는데, 사람의 기색같은 것이나 구조물은 어디까지도 눈에 띄지 않는다. 만일 이 장소를 떠나 걷기 시작해 버리면, 두 번 다시 이 흰 테이블을 찾아낼 수가 없게 되어 버릴 것 같을 정도.

「…………」

 자신의 몸이 확실히 여기에 있는데, 지평선 저편으로 떨어져 버릴 것 같은 이상한 감각. 에밀리아는 침착하기 위해서 심호흡하고, 아무도 없다면 움직이려고 판단한다.
 혹시, 어디엔가 출구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찾아내, 여기를 나가자. 여기서 무위하게 시간을 보내도, 아무것도 얻는 것은 없다.
 그러자,

「옛날부터였지만, 하아. 어째서 이런 경우엔, 후우. 바통이 나한테 돌아오는 걸까, 하아. 그런 점, 어떻게 생각하려나, 후우」

「……아」

 테이블 맞은 편에 갑자기 나타난 털뭉치를 보고, 에밀리아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일어서 있던 자세인 채, 아연실색하게 눈앞의 존재를 응시한다.

 무심코, 숨을 삼켰다.

「응…… 알기 쉬운 반응이네, 하아. 그게 올바른 반응이라는 녀석일 거야, 후우. 그 꼬마가, 조금 둔했던 것 뿐이지, 하아」

「――――」

 말을 만들 때 마다 울적한 한숨을 흘리는 인물.
 붉은 보라빛의 머리카락을 방대하게 늘려, 단벌의 검은 로브를 걸쳐입은 나른한 여성이다. 비꼬는 정도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연체의 모습.

 ――그런데도, 에밀리아는 숨통을 잡히고 있는 것 같은 압박감을 맛보고 있었다.

 뭔가 하나라도, 상대가 변덕을 일으키면 즉석에서 목부터 위가 사라져 없어진다.
 자신의 과거를 되찾아, 한사람의 육체에는 다 들어가지 않는 막대한 마나를 조종할 수 있게 된 에밀리아. 단독 전력으로서 이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 비약적으로 능력을 올린 에밀리아의 눈으로 봐도, 눈앞의 인물과 자신은 이야기도 안 된다.
 날파리를 쳐내는 수준으로 간단히, 에밀리아는 살해당한다――그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 경계할 필요는 없어, 후우. 나는 위해를 줄 생각도, 가할 생각도 없다고, 하아. 그런 건, 귀찮으니까, 후우. 라는데 에키드나 녀석이, 아무래도 얼굴을 맞대고 싶지 않다고 억지부리기로, 하아. 온 거야, 후우」

「그, 그렇구나……」

 흠칫흠칫, 여성의 말에 에밀리아는 고개를 숙인다.
 지금도, 여성을 둘러싸는 압도적인 기색은 없어지지 않았다. 간단히 자신을 쳐 없앨 수 있는 존재인 것은 변함없다. 하지만, 그럴 기분이 들면 살해당한다는 점이 변하지 않았다면, 두려워하고 있지 않아도 똑같은 것이다.
 심호흡, 숨을 멈추고, 뱉는다. 그리고, 에밀리아는 자신을 억지로 침착하게 했다.

「그래서, 에키드나의 대신이란 건…… 당신도, 마녀야?」

「――. 과연, 하아. 생각했던 것보다는 간이 듬직하다는 거구나, 후우. 필요한 상황에서 겁내지 않는 점은, 하아. 모친을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네, 후우」

「나의 어머님을, 알고 있는 거야?」

「말할 수는 없지만, 알고 있지, 하아」

 생각지도 못한 연결에 에밀리아는 숨을 삼키지만, 여성은 단호히 그렇게 말하고 녹초가 된 얼굴이다. 추궁해도, 아마도 꺼낼 수 없을 것이다.
 어차피, 라고 하는 기분도 있어, 에밀리아는 일단 모친의 문제를 보류한다. 과거를 보고, 있을 수 없는 지금을 보아, 포르트나와 쥬스의 광채가 지금, 가슴에 있다.
 지금은, 우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에키드나 대신에 당신은, 뭐라고 부르면 돼?」

「응석부리지 않는 아이는 좋아해, 후우. 티폰에게도 본받게 하고싶을 정도야, 하아. 내 이름은 세크메트, 후우. 짐작대로, 나태의 마녀라는 녀석이지, 하아」

 테이블에 몸을 맡겨, 얼굴만 세운 세크메트는 얇게 미소짓는다.
 눈 아래의 기미나, 건강하지 못할 것 같은 안색 따위가 신경쓰이지만, 갖추어진 얼굴 생김새의 예쁜 여성이다. 그런데도, 『마녀』라고 하는 단어와 발해지는 무서운 분위기로부터 평범치 않은 인물인 것은 상상이 붙는다.

「지금의 세상에서, 후우. 우리들 마녀의 이름이 어떤 식으로 전해지고 있을지 따윈, 하아. 흥미가 없으니까 아무래도 좋아, 후우. 나는 그저, 부탁받은 일을 냉큼 정리하고 또 방종한 잠에, 하아. 빠져들고 싶은 것 뿐이야, 후우」

「저, 그렇게 귀찮으면…… 다른 사람은 안됐던거야? 에키드나가 싫다면, 에키드나가 아니어도 괜찮은데…… 다른, 마녀도 있는 게?」

「다른 녀석들이라면, 하아. 회화가 되지 않는 거야, 후우. 이런 때, 온전히 회화가 성립할 것 같은 미네르바는, 하아. 너와 마주할 얼굴이 없다고 말하길래, 후우」

「미네르바……」

 회화의 사이사이로 한숨이 들어오기 때문에, 템포가 나쁜 세크메트의 말. 다만, 그런 그녀라도 다른 마녀보다 회화가 된다고 하는 이야기인 것이니까, 다른 마녀의 성격을 상상하면 무섭다.
 그런 감상도, 들은 미네르바라고 하는 단어로의 감개로 덮어씌울 수 있다.

「미네르바……」

 한 번 더, 입 속에서만 에밀리아는 중얼거려, 그 울림에 고개를 갸웃했다.
 어째서인가, 그것이 몹시 그리운 기억을 자극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추억 속에도, 소생한 기억 속에도 그것을 들은 기억이 없다.
 그렇지만 몹시, 친하게 지내고 있던 누군가를 생각해내게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이름이었다.

「뭐, 여기에 없는 인간의 이야기를 해도 어쩔 수 없어, 하아. 여하튼, 나는 에키드나로부터의 전갈을 건네줄 뿐, 후우. 그것을 듣고, 『시련』를 끝낼지 어떨지의 결론은 그쪽에 맡기는 것, 하아. 부려먹히는 것도 편하진 않구만, 후우」

「엣또, 수고하셨습니다……?」

「걱정만 받아 두기로 할게, 하아. 그러면, 명심하고 들어, 후우」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에밀리아를 귀환시키듯, 세크메트는 테이블 위에서 머리를 반대로 되돌린다. 그리고 눈으로 에밀리아를 응시하며, 한숨을 쉬고 오른손을 테이블에 실었다.

「세번째의 『시련』에서, 하아. 너는 미래를 보았겠지, 후우. 그 미래는, 네가 이 묘소를 넘는 것으로, 하아. 그렇게 결정된 미래에서,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의 미래, 후우」

「가능성의, 미래」

「전부 볼 가능성도 있어, 하아. 반대로 하나도 보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 후우. 다만, 본 미래가 좋지 않는 미래였다는 건, 하아. 에키드나의 성격을 보면 틀림없을 거라는 건 나도 알 수 있어, 후우」

 에키드나가 다른 마녀에게 어떻게 생각되고 있을까, 적어도 세크메트는 에키드나가 심술궂은 성격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에밀리아로서는, 그다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실제로는 세크메트는 에밀리아의 상상보다, 좀 더 악한 모습으로 에키드나를 평가하고 있지만, 에키드나를 『심술궂은 마녀』라고 판단하고 있는 에밀리아에게, 그 이상 나쁜 평가를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이야기였다.

「미래는 무한하게 분기하고, 가능성은 파생하는 것, 하아. 그렇지만ㅁ, 지금 본 미래는 실현될 가능성이 짙은 비극의 씨앗이라는 거야, 후우. 그것이 싹을 틔워, 꽃봉오리를 맺고, 어떤 운명의 꽃을 피울까…… 하아. 모두를 불행하게 할지도 모르는 독꽃을 피게 하는 길을, 일부러 바라며 걸을 각오는, 있을까…… 후우」

「――――」

 침묵을 지키며, 에밀리아는 진지한 눈으로 세크메트를 보고 있다.
 세크메트는 긴 대사를 말했던 것에 피로를 느끼는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에밀리아의 시선을 알아차리고 눈썹을 찌푸렸다.

「……나는 이미,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하아」

「에, 어라? 지금 그게 질문이야? 거기에 대답하면, 『시련』은 끝?」

「그런 거야, 후우. …… 확실히, 너의 목적을 생각하면, 여기까지 올 수 있던 시점에서 『시련』자체는 끝나 있었다고 봐도 되겠네, 하아」

 자기 차례는 끝났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세크메트에게, 에밀리아는 쓴웃음 짓는다.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너무 어이없는 출제였기에 놀란 것 뿐이다. 왜냐하면 그 질문에, 에밀리아가 어떻게 대답할지는 정해져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비극으로 끝나는 세계. 그런 걸 볼 각오라니, 없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은, 마음을 쥐어뜯기는 것 같은, 그런 기억이 생각난다.
 어둠의 세계에서, 여러 가지 색의 빛 속에서, 감정의 통곡을 에밀리아는 몇번이나 들었다.

「모두가, 슬픈 결말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미래. 이 한 순간 전의 깜깜한 세계에서, 나도 그걸 많이 보았어. 모두 울고 있었고, 괴로워하고 있었고, 화나 있었어. 무엇이 일어났는지, 세세한 것은 모르지만, 저런 미래는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이대로의 길을 선택한다면, 후우.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확실한 보증을 받을 수 있는데, 하아. 싫다면, 도망칠 건가? 후우」

「달라. 싫으니까, 맞설 거야」

 고개를 흔들어, 에밀리아는 웃음을 띄우는 세크메트에게 가슴을 폈다.
 압도적인 무서운 분위기에 삼켜질 것 같으면서도, 에밀리아의 기세가 꺾이는 일은 없다.
 뒤로 쓰러질 것 같게 되면, 어머니와 아버지의 추억이 지지해 준다. 그리고 포기하고 아래를 향할 것 같게 되면,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말을 걸어 주는 사람이 있다.

「슬픈 미래가 있다면, 달려나가서 피해. 그런데도 안 되었다면, 기세를 붙여서 뛰어넘을 거야. 낙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힘을 북돋아 줘. 그걸 반복해 가면, 조금 전의 눈물도 전부 반드시 닦아 줄 수 있어」

「꽤나, 자신있는 듯이 공포탄을 날리는구나, 하아. 말로만의 이상, 듣기 좋은 말을 하다가 실패가 있자마자 꺾인다, 후우.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나, 하아」

「혼자 뿐이라면, 그렇게 되었을지도 몰라」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세크메트의 말에, 에밀리아는 두려워하지 않고 응한다.
 어떤 의미론, 타인을 의지하려고 하는 타력본원의 자세. 하지만 그것은, 에밀리아에 있어 무엇보다도 어렵고, 지금까지 한번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있던 선택지다.

「――――」

 그것을 듣고, 세크메트는 한 번, 멍한 얼굴을 한다.
 그리고 곧바로 얼굴을 숙이고, 테이블과 머리카락으로 표정을 숨기면서,

「풉, 크흐…… 하, 하하하하! 아아, 그래! 그렇지! 그렇겠지, 그렇겠지, 지금의 너라면 그렇게 대답하겠지! 아아, 웃겨!」

「그렇게 재미있는 대답이었나?」

「나에게 있어서는 통쾌했다고, 하아. 알겠어? 후우. 에키드나 녀석은 말이지, 하아. 이 『시련』이라는 것에 도전해, 도전한 녀석이 혼자서 과거나 현재나 미래를 고민하고 괴로워하고서, 후우. 어떤 대답을 내는지에 대해 즐거움을 찾아내는, 하아. 죽고 나서도 구제할 길 없는 변태였던 거야, 후우. 그 계획이 무너지는 날이, 이런 형태로…… 하아. 통쾌하잖아, 후우」

 세크메트는 큰 목소리를 높여 웃으며, 괴로운 듯이 숨을 쉬면서 매우 기분좋게 말한다. 얼굴을 들어 몸을 일으켜, 의자에 몸을 맡긴 채 정면에서 에밀리아를 보았다.
 그 눈동자에 그리운 듯한 빛을 품어, 세크메트는 미소지은 채,

「혼자서 받는 것이 전제인 『시련』에, 하아. 혼자서 도전하지 않는다는 것이 너의 대답이라는 거지, 후우. 에키드나 녀석이 들으면, 진지한 얼굴로 불만을 말하겠지만 말이야, 하아」

「그래. 그런 대답을 돌려줄 수 있었던 거야. …… 응, 그 얼굴은 나도, 엄ー청 보고 싶다고 생각해」

「걘 지면 혼자 끙끙대는 여자니까, 그 얼굴은 너에게는 보여주지 못할거야, 후우. 거기에 관해서는 우리들 꿈의 거주자만의 특권이란 걸로, 하아」

「치사해」

 에밀리아가 입술을 뾰족하게 하자, 세크메트는 더욱 더 즐거운 듯한 얼굴을 했다.
 그것은 마치, 10년간의 오랜 교제가 있어온 친구끼리 말을 주고 받고 있는 것 같은, 그런 부드러운 기쁨으로 가득 찬 모습으로, 곁눈질로부터는 보였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 대신이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나의 재량으로 『시련』의 결과를 내려주지, 하아. 물론, 불평은 커녕 꽃다발 안겨서 합격이라는 녀석이지만 말야, 후우」

「그렇게 간단하게, 괜찮은거야?」

「당황하는 대답이라던지, 호들갑스러운 연출을 원했던 건가, 하아. 그렇다면, 유감이지만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잘못되어 있다는 거야, 후우. 어쨌든, 지금의 감독자는 나야, 나의 대답이 대답, 하아. ……『시련』은, 무사하게 끝이야, 후우」

 긴 한숨을 돌리면서, 세크메트가 가볍게 손가락을 울린다. 한 번으로는 깔끔하게 울리지 않고, 두 번, 세 번 반복해 간신히 그럴 듯한 소리가 울리고, 에밀리아의 등 뒤에서 바람이 불었다.
 은발을 휘날리는 에밀리아가 되돌아 보자, 언덕을 내려간 곳에 문이 하나 나타나고 있다. 어디에 연결되고 있는지도 보이지 않는 그 문이, 꿈의 세계의 밖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에밀리아에게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문 밖으로 나가면, 『시련』은 끝……이라는 거야?」

「그래, 하아. 축하해, 후우. 4백 년간, 하아. 묘소가 만들어지고, 에키드나의 『시련』이 기능하게 된 이래, 아무도 답파 할 수 없었던 『시련』이라고, 후우. 뭐, 원래 도전자 자체가 거의 없었던 거지만 말야, 하아」

「…… 그렇지. 『성역』에 들어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성역』에 들어가 갇히는 사람의 조건은, 의외로 어려운걸」

「그것도 있지만…… 아아, 뭐 좋아, 후우. 어느 쪽이든, 끝이니까, 하아」

 미묘하게 말끝을 흐린 세크메트가 마음에 걸렸지만, 에밀리아는 그것을 추궁하지 않는다. 그것보다, 『시련』이 끝이라고 들은 것의 고양감이 위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달성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실감이 솟아오르지 않는 것이다. 첫 번째 과거의 『시련』에서 그 정도로 휘청거려, 한때는 무리라고 자포자기까지 하기 시작한 『시련』.

 지지 않는다, 라고 강한 각오를 굳혀 왔다는 생각이었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 얼굴, 하고 있네, 후우」

「엣또, 엄―청 조금. 신경이 쓰일까 하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에키드나도 풀 수 없는 문제는 내지 않아, 하아. 그것 뿐이라고 말하기엔 다른 이야기지만, 그저 그뿐인 이야기 같은 거야, 후우」

 마녀가, 같은 마녀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러한 것일 것이다.
 에밀리아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는 납득의 자세. 세크메트 슬쩍 그런 에밀리아를 엿본 다음, 테이블 위에 뻗은 오른손을 작게 털었다.

「뒤의 문을 통해, 하아. 밖으로 나가면, 꿈의 성으로부터는 안녕이야, 후우. 그것은 즉 『시련』의 끝을 의미해, 하아. 묘소에서 지금, 『시련』를 받은 방의 안쪽의, 후우. 문 안으로 들어갈 자격을 얻는다는 것도 있고 말이야, 하아」

「작은 방 안의, 문. 응, 있었지. 그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뭐가 있는 거야?」

「묘소의 기능을 유지하는 기구가 있는 거야, 후우. 그것을 멈추고 처음으로, 하아. 『성역』은 그 역할을 끝내는 일이 된다, 후우. 멈추는 방법은, 들어가면 알 거야, 하아」

「묘소의 기능을 멈추어, 『성역』의 역할을 끝낸다. 결계가, 사라지는 거구나」

 그 결계가 소멸하면, 에밀리아는 물론, 『성역』에 사는 거주자들도 숲의 밖으로 나올 수가 있게 된다.
 결계가 열렸을 때, 얼마나의 사람들이 밖의 세계에 나올 수 있을지는 모른다. 밖에서 사는 것이, 진정한 의미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지 어떨지도.

 그렇지만, 이제 틀어박혀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스바루가 가필을 설득한 것처럼, 에밀리아도 또 그들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이 멈춘 장소에, 계속 숨어있을 수 있는 시간은 끝이다.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 속에서, 어떻게 자신이 살 장소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할 수 있다면, 에밀리아도 내지 못한 그 대답을, 함께 찾아 주길 바란다.
 손을 잡아당기는 것도, 등을 떠미는 것도 어려워도, 곁에서 걸을 수 있다.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근거 없는, 막 시작한 왕도의 이정표이지만.

「그걸로 된 거야」

 세크메트가, 에밀리아의 그런 내심을 간파한 것처럼 말했다.
 그 한마디에는, 그녀 특유가 지친 한숨이 섞이지 않았다. 곧바로 자신을 응시하며 말해 준 세크메트를 보고, 에밀리아는 작게 숨을 삼켰다.
 그리고, 미소짓는다.

「응, 고마워. 나도, 그렇게 해 나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대답하고, 에밀리아는 세크메트의 앞에서 일어선다.
 은발을 누르고, 배웅하는 자세의 세크메트에게 고개를 숙였다.

 어째서 그렇게 했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왠지 이별의 말을 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감사의 기분이 있었던 것은 어째서인가. 세크메트는 반드시, 말해 주지 않을 것이다.

 당긴 의자를 테이블로 되돌려, 에밀리아는 언덕을 내려가 문으로 향한다.
 초원에 우두커니 서 있는 문은 어딘가 쓸쓸해서, 에밀리아는 이 꿈의 성을 떠나는 것에 약간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흰 테이블에, 시원한 바람. 화창한 햇볕에, 절호의 날씨.
 그 테이블을 둘러싸고, 다과회 같은 걸 하면 분명 즐거울 텐데.

「세크메트씨. 에키드나에게 전해줄 수 있어?」

「…… 말해 봐, 하아」

「만약 또 얼굴을 맞댈 기회가 있으면, 꼭 다과회를 하자. 나, 꿈 속에서 갑자기 나와도, 꼭 환영해줄 테니까」

「――아아, 그건 좋구나. 그래, 전해주도록 할게」

 문손잡이에 손을 대어, 목만 되돌아 보는 에밀리아의 말에 세크메트가 웃는다.
 에밀리아도 또 웃어 돌려주어, 문을 열었다.

 어둠이 퍼지고 있는, 문의 저 편.
 그렇지만 왠지, 거기에 내디디는 것에 미혹도 주저함도 없다. 그것이 어디에 연결되고 있는지, 에밀리아는 이제 제대로 알고 있다.

 그것은 『과거』를 넘어, 『지금』를 선택해,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문이다.


※※ ※ ※ ※ ※ ※ ※ ※ ※ ※ ※ ※


 ――가슴이 답답함을 느끼면서, 에밀리아는 단단한 바닥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시련』의 의식 상실로부터의 부활은, 잠에서의 각성과는 다르다.
 몸이 잠들어 있었다고 하는 것보다는, 몸에서부터 의식만이 다른 장소에 붙잡혀 있었다고 하는 것 같은 형태에 가깝다. 육체와 영혼이 다른 장소에 있는 것이니까, 영혼이 자고 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잠과 다른 형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이것이 잠과 변함없는 각성이 되는 경우, 아침이 약한 에밀리아는 부활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게 되는 일이 된다. 이전에는 팩이 일으켜 주고 있었지만, 거기에 의지할 수 없는 지금은 매우 매우 시간을 쓰게 되겠지.
 향후는 그러한 상황에도, 혼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 안돼지」

 멍하니, 그 시점에서 잠에 취한 것 같은 감상이 나오고 있던 에밀리아.
 머리를 흔들어, 벽을 짚으면서 일어선다. 컨디션에 딱히 문제는 없다. 『시련』을 넘었다는 실감이 옅은 것도 같다.
 다만, 꿈의 성에서 세크메트가 말해 준 내용이 사실이라면――,

「방 안쪽의, 그 문이 열릴 거야」

 시선을 안쪽에 향하자, 작은 방의 맞은편에 있는 석비가 눈에 들어왔다.
 이전에는 눌러도 당겨도 꿈쩍도 하지 않았던 문이지만, 에밀리아의 눈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묘소의 벽처럼, 어렴풋이 빛을 휘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개정[開錠], 같은 이유인 것일까.
 에밀리아는 구두소리를 세우면서 문으로 향해, 그 정면에 서서 작게 숨을 죽인다.

 이 저편에, 『성역』을 해방하기 위한 뭔가가 있다.
 세크메트는 보면 어떻게 하면 될지 알 것이라고 했지만, 모를 경우가 솔직히 약간 불안하다. 에밀리아는 그다지, 자신의 머리에 자신이 없다.
 누군가를 데리고 와서도 안 되는 것일까.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 적은 데다가, 애초에 자신 이외의 사람이 있으면 문도 열리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딱딱 박자에 맞게 진행된 탓인지, 눈앞의 문제에 대해서 의심암귀가 사라지지 않는 에밀리아.
 속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의심하는 만큼, 이전보다 주의깊다고 해야겠지만, 이것도 에키드나 한정의 주의 깊음이다. 장치한 상대의 성격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말로의, 에밀리아의 경계라고 할 수 있었다.

「어쨌든, 방안에 들어가 보지 않으면 몰라. 좋아, 갑니다」

 작게 주먹을 굳혀 기합을 넣으면서, 문에 손을 대려고 한다. 밀어야 하는 것인가 당겨야 하는 것인가, 그런 일을 생각하면서 문에 손가락 끝이 닿으려고 한 순간,

 ――소리를 내며, 돌문이 옆으로 슬라이드되어 에밀리아에게 길을 만들었다.

「…… 아, 뭔가 에키드나가 심술궂은 얼굴로 웃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하려는 찰나를 꺾인 모양새가 된 에밀리아가, 불만에 입술을 뾰족하게 하며 흘린다.
 왠지 모르게, 이 문의 특수 효과가 에키드나의 자그마한 심술이라는 생각이 들어, 에밀리아는 약간 긴장감이 희미해졌다.
 한숨을 흘리고, 재차 기분을 일신해 방에 발을 디딘다.

 문의 안쪽에 있던 방은, 『시련』의 방보다 한층 더 작은 방이었다.
 작은 방보다 한층 더 작은 방은, 로즈월 저택의 큰 침대가 2개 놓이면 그것만으로 완전히 발 디딜 곳이 없어져 버린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비좁은 방의 등장에 몹시 놀라, 한층 더 방의 안쪽에 있는 것을 보고 에밀리아는 놀라 입에 손을 대었다.

 ――방의 안쪽에 투명의 관 같은 것이 있어, 그 안에 한 명의 여성이 가로놓여 있다.

 자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그 여성은 아름다운 그대로 시간이 동결되어 있었다.
 관은 마광석을 가공해 만들어진 것 같고, 순도는 손가락을 댄 에밀리아가 놀랄 정도로 높아, 이 정도로 고밀도의 결정은 팩의 거처가 되어있던 것조차 능가하고 있다.

 팩 정도의 대정령을 봉하는 것 이상의 일이 가능한 마광석에, 봉쇄되어 있는 한 명의 여성. ――당연히, 호흡은 없다. 생명력은 느껴지지 않고, 이것은 벌써 생명이 빈 껍질이다.

 길고 윤기있는, 눈같이 흰 머리카락. 뺨이나 목덜미, 보이는 곳의 피부는 처녀설을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움으로, 무심코 숨이 떨릴 것 같아지는 미모.
 그 아름다운 몸을 감싸는 것은, 불필요한 채색이 일절 되어있지 않은 칠흑의 옷으로, 드레스같은 그것은 그녀를 위해서 맞춰진 기적적인 조화가 유지되고 있다.

 백과 흑, 그저 두 색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한, 아름다운 여성.
 진정한 미 라는 것은, 불필요한 장식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을, 그 백과 흑만의 미모를 앞에 두면, 공포와 같은 감각과 함께 실감할 수가 있을 것이다.

「예쁜 사람……」

 무심코, 에밀리아의 입술로부터도 감탄의 숨이 새었다.
 거울을 보면, 자신도 또 절세의 미모를 가지는 한 명이었지만, 에밀리아의 감동에는 그것들의 감개는 한 조각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그저, 눈앞에 있는 아름다움에 취해 심취한, 하나의 감성의 순전한 감동이다.

 백과 흑의, 아름다운 여성.
 그것은 꿈의 성에서 만나, 말을 몇번이나 주고 받은 『탐욕의 마녀』.
 묘소의 최심부, 『탐욕의 마녀』의 시련을 넘은 뒤에 기다리고 있던 것은,

「에키드나를 닮았지만…… 누굴까?」

 지식욕의 권화[權化]를 생각하게 하는 복장이면서도, 에밀리아에겐 낯선 여성이었다.

댓글 8개:

  1. 오늘도 아리가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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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쉬면서해요....기계에 불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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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에밀리아가 미네르바를 알고있다... 의미심장 하네요 미네르바는 400년전에 죽었을터 그렇다면 사테라=에밀리아가 성립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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