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16일 일요일

리제로 4장 1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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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129 『――나를 선택해』


 ――지금도, 그 순간의 일을 생각해 내고, 후회에 습격당할 때가 있다.

 뻗은 손가락이 떨쳐내어져, 사랑스럽다는 듯이 이름을 불렸다.
 이별의 말에는 자애가, 미소짓는 눈동자에는 눈물과 결의가, 이쪽의 목소리를 막기엔 지나칠 정도의 것이 담겨져 있어서,

「――――」

 무슨 말을 해야했던 것일까, 지금도 알 수 없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지금은 기억해 낼 수 없다.
 무엇을 해야 했던가, 지금도 그 대답은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지금도, 베아트리스는 홀로, 금서고로부터 움직이지 못하고 웅크려 앉은 채로 있다.

「……류즈」

 입술로부터 흘러나온 것은, 목소리로 내는 것도 그립다고 생각될 만큼 낡은 기억의 한 조각이다.
 감정이 폭발해, 그 이름을 말했을 때, 베아트리스 안에서 정체하고 있던 시간이, 공허한 4백 년이라고 하는 시간이 단번에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베아트리스가 금서고에 틀어박혀, 언젠가 방문할 『그 사람』이라고 하는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 것은, 류즈 메이엘이라고 하는 소녀가 사라져, 그녀의 존재와 맞바꾸어 『성역』이라고 하는 장소가 확립되고, 마인 헥토르를 격퇴한 후의 일이었다.

 유일하게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고, 그렇게 말해도 될 정도로 친한 존재의 상실.
 눈앞에서, 자신의 역부족으로 그것을 잃은 베아트리스의 초췌는 누구의 눈에도 분명해서, 그 상처입은 마음을 달래는 것은 시간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라도 알고 있었다.
 까닭에, 어머니의 결론은 단순 명쾌한 것이었다.

「머지않아, 그 마인은 다시 이 몸을 망치러 재래할 거야. 그때까지 대항할 수단은 마련해 둘 생각이지만…… 그것도 만전이라고는 할 수 없어」

「네, 어머님」

「또 한 번, 만나는 일이 있으면 그 때야말로 사력을 다한 결전이 된다. 적의 강대함을 생각하면,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 가능성은 반반……약간 불리한 정도일까? 유감스럽게도, 게이트를 잃은 로즈월로는 싸움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눈을 숙이는 에키드나에게, 베아트리스는 어디까지나 담담한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
 견디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은 그 날을 경계로 거의 표출하지 않게 되어 있었다. 너무나도 큰 상실감이, 감정의 격변을 받았을 때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혹은 그것을 마음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의, 감정의 동결이었는가도 모른다.

 표정 하나 바꾸지 않는 베아트리스를 보고, 에키드나는 자신의 흰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뻗어,

「원래, 나는 마녀중에서도 전투에는 적합하지 않은 편이다. 마도의 귀재인 로즈월의 힘조차 빌릴 수 없다고 하면, 계책을 다해야 간신히 승리의 수가 보여 오지」

「……베티는, 어떻게 하면 되는 것이야」

 『성역』의 기능을 성립시키는 싸움으로, 로즈월이 반생 반사에 몰린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게이트를 완전히 괴멸당해 마법사로서의 길은 끊진 것과 동연.
 침대에 가로놓여, 생사지경을 지금도 헤매고 있는 동년배의 모습을 떠올려, 베아트리스는 어딘가 자조적인 것 같은 목소리로 에키드나에게 물음을 던졌다.

「로즈월처럼, 어머님의 술식이 성립될 때까지 시간 벌기를? 그렇지 않으면, 강력한 오드 덩어리인 이 몸을 바쳐 술식의 핵이 되면 되는 것이야? 어머님을 위해서라면, 아낄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야. …… 아무쪼록, 원하는 대로 사용해 주세요인 것이야」

 스커트의 구석을 잡고서 정중히 허리를 숙여, 베아트리스는 모친에게 최대의 신뢰를 나타낸다.
 실제론, 그것은 『신뢰』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무르고 덧없는 감정의 대용품이었다. 다만, 베아트리스에게는 자신의 지금의 정신상태가 파악되어 있지 않았고, 만일 자신의 일을 이해하고 있었다고 해도, 내는 대답은 변함없었던 것일 것이다.

 무책임한 복수심, 무력함에 대한 분개――그것을, 자각하고 있는가 아닌가만의 차이밖에 거기에는 없었던 것이니까.

「――그런가. 그렇게 말해 주면, 나로서도 가책 없이 부탁할 일이 생긴다고 하는 거지. 역시, 너는 착한 아이다. 베아트리스」

「…… 네. 베티는 어머님의 딸인 것이야」

 평상시라면, 모친에게 그렇게 평가되는 것에는 비길 데 없을 기쁨이 있었을 것이다.
 에키드나도 그것을 알고 있어서인지, 일부러 말로 베아트리스를 칭찬하는 일은 적었다. 그 마법의 말이, 지금은 몹시 허무한 소리를 내며 텅 빈 가슴에 떨어진다.
 무슨 말을 들어도, 이 마음에는 두 번 다시 열이 켜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의 에키드나의 말에는 순간 반응을 할 수 없었다.

「베아트리스. 너에게 나의 지식의 서고의 관리를 맡긴다. 와야 할 때가 오는 그 때까지, 서고의 감시자로서 지식을 계속 지켜줘. ――누구에게도, 그것을 빼앗기지 않도록」

「……에」

「다행히, 너에게는 음마법의 비길 데 없는 적성이 있어. 『징검문』의 힘을 응용해, 격절된 공간을 연결한다. …… 그렇네, 『금서고』라고라도 부르기로 하자. 거기에 내가 가지는 지식의 한계를, 책으로서 집계한 것을 보관하며 지켜 주길 바란다」

 동요에 눈을 크게 여는 베아트리스를 방치한 채, 에키드나 발랄하게 무언가를 말한다.
 틀림없이, 에키드나가 도전하는 싸움에, 생명을 건 수반을 명해진다고 생각하고 있던 베아트리스는, 상상도 하고 있지 않았던 역할을 받는 것에 몹시 놀랄 수 밖에 없다.
 그 딸의 동요를 보면서도, 에키드나는 막힘없이 말을 늘어놓으며,

「금서고는, 로즈월의 저택에 연결하는 것이 제일이겠지. 나의 연구 시설은 죄다 처분해, 마지막 싸움에 대비하는 것으로 한다. 미안하지만, 책을 운반하는 데에는 인원을 할애할 수 없어. 책장의 준비나 인력에 관해서는 로즈월을 의지하면 좋겠다」

「기, 기다려줘……」

「기한은 언제까지, 라고는 정하지 않는다. 나나 너도, 벌써 수명의 경목으로부터는 해방된 몸이다. 계절의 순회의 장단은 그다지 의미를 만들어내지 않아. 라고는 해도, 내가 없어질 가능성도 생각하면, 무기한이라고 하는 것도 무책임한 이야기다. 그렇다면……」

「기다려, 주길 바라는 것이야!」

 숨을 들이마시고, 목소리를 높여 외친다.
 눈앞에서, 모친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베아트리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에키드나의 생각은 심연으로, 보통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을 항상 가볍게 웃돈다. 까닭에 그녀의 발언은 절대적인 최적해이며, 여태까지 그 말을 차단하는 것 따위 생각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다른 것이다.
 지금 여기서, 에키드나에게 모든 말을 말하게 해 버리면 반드시 후회한다.
 그녀의 의견이 모두 다 말해져 버리면, 그것은 반론의 여지도 없는 최적해다. 세계는 그 의견을 긍정하는 흐름을 타, 베아트리스는 거기에 거역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단언되기 전에 말을 차단하는 것 외에 없다.

「어머님…… 무엇을, 말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야. 그, 금서고가 어떻다던지, 전혀 의미를 모르겠는 것이야. 베티는! 어머님과 함께!」

「네가 있다고 해도, 유감스럽지만 마인과의 상대에 그다지의 영향은 없어. 물론, 없는 것 보다 있어 주는 편이 승산은 높아질 것이지만…… 미미하겠지. 오차의 범위, 라고 해도 괜찮다」

「그, 그런데도 없는 것 보다 낫다면, 베티는 어머님을 돕는 것이야! 그 쪽이」

「그것은 안 된다. 있는 듯 없는 듯한 자그마한 승산의 증가에 비해서, 나와 네가 같이 멸해지는 리스크가 크다. 싸움의 뒤, 내가 살아 남을 수 있을 가능성이 절반보다 낮은 이상은, 나는 나의 지식을 후세에 남기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 후세에 남기기 위한 행동이라고 하는 것이, 베아트리스에 맡기려는 금서고의 관리.
 베아트리스는 자신이 가진 『징검문』의 힘과 고유공간 창조의 힘을 이 때 저주했다. 이런 힘이 없었다면, 어머니에게 이런 역할을 요구받는 일도――.

「설, 마……베티의, 힘은 이 때를, 위해서?」

「――――」

「어머님은,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고, 그렇게 알고…… 그렇다면, 금서고같은 장소뿐만이 아니라, 서, 『성역』의 일도……」

「간파하는 방법을 가지는 것과, 그것을 행사하는 것은 얘기가 다르다. 확실히 나에게는 이렇게 되는 이치를 볼 수단도, 그것을 마주하지 않고 끝마치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의 삶의 방법에 결코, 그 힘을 이용하고 있지 않아. 그것만은, 믿어주길 원해」

 경련이 일어난 베아트리스의 질문을, 에키드나는 고개를 흔들어 부정한다.
 그리고 입술을 깨무는 베아트리스에 다가가면서, 에키드나는 한 권의 책을 책장에서 뽑아내, 딸에게 살그머니 건넸다.

「이것, 은……?」

「내가 가진 『예지의 책』의, 불완전하긴 하지만 복제야. 예지의 책의 술식은 고도인데다가 복잡해, 모든 걸 해명하지는 못했지만…… 소유자의 미래의, 간단한 이정표 정도의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거야」

 내며진 책을 받아, 베아트리스는 떨리는 손으로 표지를 쓰다듬는다.
 얼굴을 들어 에키드나를 보자, 어머니는 평상시와 변함없이 먼 곳을 보는 것 같은 시선인 채로 베아트리스를 응시하고 있었다.

「책은 두 권. 한 권을 너에게, 나머지 한 권을 로즈월에게 주었다. 이후의 일은 로즈월이 책을 읽으면 처리해줄 거야. 제멋대로인 소원이라 미안하지만, 받아줬으면 좋겠다」

「――――」

 떨리는 눈동자로 책을 내려다보며, 베아트리스는 자신이 너무 늦었다는 것을 이제 와서 깨달았다.
 말하게 두지 않으면, 말로 만들지 않으면, 그런 생각으로는 부족했다.

 에키드나는, 어머니는 벌써 모든 대답을 매듭지어버리고 있다.
 이제 와서, 베아트리스가 울고 매달리며 간원한다 해도, 대답을 바꿀 리가 없다.
  『탐욕의 마녀』에키드나는 그러한 사람이며, 그러한 마녀인 것이니까.

「기한의 이야기로 돌아오지. 내가 돌아오지 않아도, 머지않아 서고는 누군가에게 열리지 않으면 안 돼. 그렇게 되었을 때, 네가 그걸 알 수 있도록 한다. 나의 지식을, 잇기에 적당한 자가 너를 맞이하러 올 거야」

「베티를, 맞이하러……」

「일단 『그 사람』이라고 해 둘까. 기한은, 『그 사람』이 금서고의 문을 열어, 너에게 역할의 끝을 고했을 때까지로 하자. ――나로부터의 마지막 소원이다」

 마지막 소원.
 그 말에 베아트리스는 숨을 삼키며, 다시 자신을 보는 에키드나의 얼굴을 올려보았다.

 어머니의, 평상시와 변함없는 표정.
 그 표정에, 지금 이 순간만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베티. ――적어도, 건강하길」


※※ ※ ※ ※ ※ ※ ※ ※ ※ ※ ※ ※


 에키드나와 헤어져, 베아트리스는 모친의 말대로 로즈월의 저택에 머무르게 되어, 자신의 음마법의 극을 다해 『금서고』를 만들어 내어, 그곳에 어머니의 지식의 책을 담았다.
 에키드나가, 그 생애를 소비해 모아, 써내려온 지식의 바다. 책이라고 하는 형태로 그것을 담은 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어머니에게 안기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맛볼 수 있다.

 당시의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가는 별개로, 베아트리스는 에키드나의 명령을 지켰다.
 그 역할에 몰두하고 있지 않으면, 작은 가슴을 변함없이 책망하는 상실감에 계속 버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간을 잊으며 보내는 금서고 안에서도 끝없이 소녀를 계속 침식했다.

「영혼을, 복제해서…… 그릇에, 덧쓰면……」

 어느 정도의 시간을 공허하게 보내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
 다만, 제대로 회화했던 것이 얼마나 전의 일인 것인가 잊을 정도로 시간이 지났을 무렵, 성인이 된 로즈월이 금서고에 발을 디디게 되었다.

「오늘도, 사아―알짝 실례할게」

 야위어, 긴 머리를 기른 청년이 다리를 질질 끌면서 방에 들어온다.
 지팡이를 짚고, 귀찮은 것 같이 걷는 모습――마인과의 싸움으로 전신이 파괴되어 그 게이트의 기능의 대부분을 소모한 로즈월은, 일상생활을 보내는 것조차 곤란한 몸이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의 체력이 돌아오고 나서는, 그 불편한 육체를 혹사해, 생명을 깎는 것 같은 모습으로 책장을 마주하고 있다.

 살을 잃고, 뼈와 가죽만으로 된 얼굴과 몸. 미장부라고 알려진 갖추어진 용모는 벌써 빛을 잃어, 움푹 들어간 노란 두 눈동자만이 형형하게 광기에 젖어 빛나고 있었다.

「――마음대로, 하면 되는 것이야」

 본래라면, 이 금서고에는 누구도 발을 디디게 하고싶지는 않다.
 에키드나가 말한, 언젠가 올 『그 사람』이 올 때까지, 이 장소는 누구의 눈도 닿지 않는, 베아트리스의 『성역』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데도 로즈월만은 별도였다. 그만은, 베아트리스와 같이 에키드나의 소망에 협럭하며, 함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동년배다.

 그 로즈월의 소망에만은, 금서고를 여는 것도 마음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런 베아트리스의 그 자그마한 동료의식이, 로즈월 L 메이더스라고 하는 인물과 그 일족의 운명을 결정지었을지도 모른다.

「――――」

 금서고에 발길을 옮겨, 에키드나의 지식의 바다에 빠지면서, 로즈월은 그 생애를 걸고 뭔가를 찾아내려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 결과가 결실을 보았는가 어떤가, 그에 대해서는 베아트리스가 아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베아트리스와 함께 에키드나 아래에서 배운 로즈월 L 메이더스라고 하는 인물은, 에키드나와 베아트리스가 헤어진지 십 수년――30대에 도달했는지 어떤지 하는 나이에 목숨을 잃어, 차대가 저택의 관리를 계승하게 되었다.

「이건 이거어―언, 처음 뵙겠습니다, 베아트리스님. 선대에게서, 이야기만은 듣고 있었습니다」

「…… 로즈월 녀석은, 죽은 것일까」

「선대 로즈월은, 돌아가셨습니다. 그렇지만, 안심해 주세요. 당대의 로즈월 L 메이더스인 내가, 당신의 역할과 모군에게로의 은의는 계승해 갑니다」

 그렇게 말하며, 베아트리스에게 미소지었던 2대째의 로즈월.

 ――미소짓는 그의 눈동자는, 노랑과 파랑의 오드아이였다.


※※ ※ ※ ※ ※ ※ ※ ※ ※ ※ ※ ※


 그 후의 일로, 기재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차대로 인계되면서도, 로즈월을 계속 자칭하는 일족.
 메이더스의 그 본연의 자세가, 죽은 모친인 에키드나에게의 경의를 잊지 않기 위한 것이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베아트리스는 차대 이후의 로즈월을 금서고에 무제한으로 들어가게 하지는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베아트리스에게 있어, 특별취급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초대의 로즈월 한 명 뿐. 같은 추억을 공유하는 로즈월 이외는, 로즈월을 자칭하는 유사품이다.
 금서고라고 하는 장소를 유지하기 위한, 로즈월 저택이라고 하는 장소를 제공받고 있는 만큼, 다소의 편의를 봐 준다 해도 그 이상의 일은 없다.

 베아트리스가 향후, 금서고를 적극적으로 연다고 하면, 그것은 『그 사람』그저 한 명.
 기다리는 사람은, 어머니에게 건네진 이정표는, 긴 긴 시간, 소녀에게 고독을 강요했다.

「당신의 힘은 훌륭해. 꼭, 그 정령으로서의 힘을 나에게」

 ――시끄러워. 어딘가로 가 버려.

「길고, 고독한 시간을 이런 장소에서. 너무나 가혹한 운명이다. 누구에게 명해진 것이라고 해도, 그런 일이 용서되어서는 안 돼」

 ――네가 무엇을 알 수 있다는 거야. 어머님이, 원해 준 중요한 역할을.

「지식은 열려야 하는 것이 아닌 것인가? 여기에 있는 지식이 퍼지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구해진다고 생각해? 그것을, 너 자신도 이해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이든, 관계없어. 베티가 구하고 싶은 것은, 다만 한 줌. 베티를 구할 수가 있는 것도, 이제 단 한 사람 뿐.


 4백 년의 시간이다.
 원하지 않았는데, 용서하지도 않았는데, 금서고에 도달하는 무리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그녀들은, 금서고의 감시자인 베아트리스에 대해서, 각각의 말을 던지면서, 마지막에는 결국 이 서고를 열도록 요구해 왔다.

 그 의사표현이, 제안이, 명령이, 올바르기에 마음이 흔들렸던 적은 있다.
 문이 열릴 때, 찔러들어오는 밖의 햇볕을 알아차렸을 때, 이번이야말로 『그 사람』이 나타난 것은 아닌 것일까 하고 생각했던 적은 몇번이나 있었다.

 하지만, 베아트리스의 기대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은 누구 하나 『그 사람』의 역할을 알지 못하고, 손 안의 책도 그들을 『그 사람』이라고 가리키는 일은 없었다.
 그러니까 베아트리스는, 말을, 손을, 뻗어와 준 모두를 뿌리쳐, 거절하고, 어머니의 말만을 기대며 오늘까지를 보내 왔다.

 그러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에,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체념과 실망에 지배되어 간다.

 초대 로즈월과 좀 더 말을 주고 받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유일하게, 에키드나와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그의 존재가 없어졌을 때부터, 베아트리스는 그저 혼자서, 방대한 시간이라고 하는 개념에 계속 저항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의지할 사람 없는 베아트리스는 마음을 완고하게 다듬어, 어떤 바람에도 지지 않는, 고독의 방벽에 틀어박히는 것 외의 방법을 가지지 않았다.

 그 결과, 4백 년이라고 하는 긴 시간을 들여, 소녀의 감옥이 형성된다.
 그것이 밖에서 잠근 것인가, 안에서 잠근 것인가.
 ――이제, 베아트리스 본인도 모르게 되어가고 있었다.


「야아, 베티. 정말로 오래간만이야. 나야, 팩이다」

 그렇게 말하며, 있을 수 없는 재회가 완수해졌을 때가, 베아트리스의 얼어붙고 있던 마음을 조금 녹인 유일한 사건이었을 지도 모른다.

「빠, 빠냐? 어째서, 여기에……」

「내 사랑스런 딸이, 여기 저택의 로즈월에 꼬득여져서. 그래서 함께 신세를 지게 된 거야. 설마, 베티가 있다니 생각지도 못했어. 만날 수 있어서 기뻐」

 작은 손으로 얼굴을 닦으며, 부끄러워하는 작은 고양이 정령의 이름은 팩.
 베아트리스와 같이, 에키드나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공 정령이자, 베아트리스에게 있어서는 태생과 처지를 같이 하는 단 하나의 동족이라고 해도 될 존재였다.

 4백 년 전, 베아트리스가 팩과 보낸 시간은 긴 것 같으면서도 짧다.
 베아트리스보다 먼저 만들어졌던 팩은, 마인과의 싸움이 시작되기 이전에 베아트리스들의 앞을 떠나, 그 목적에 따라 세계를 방랑하고 있었을 것이다.
 심지어는 재회는 실현되지 않을 거라고, 반쯤 베아트리스에게 있어서는 죽은 것괴 동연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존재이며, 그 팩과의 재회에 몇 십년만에 마음이 들떠오르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그런 기쁨도 일순간――,

「나도, 베티와 헤어지고 나서 3백 년 정도 세계를 헤매다, 간신히 리아를 찾아낸 거야. 베티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소원은 실현될 거야」

「그래, 그런 것이야. 그렇지만, 빠냐가 부러운 것이야. 베티는, 어머님으로부터의 역할을……」

「어머님? 그게 누구였더라?」

「――――」

 농담도 아무것도 아니고,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는 팩의 모습에 베아트리스는 기억해 낸다.
 에키드나의 곁을 떠날 때에, 팩과 에키드나의 사이에 나누어졌던 몇 가지의 계약. 조문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모르지만, 그 팩의 에키드나를 망각한 모습에야말로, 그 일단이 또렷이 숨겨져 있다.

「……우응, 아무것도 아닌 것이야. 또 빠냐를 만날 수 있어서, 기쁜 것이야」

「응, 다행이야, 베티」

 목적을 완수해, 태어난 의미를 완수하는 팩의 모습이 베아트리스에게는 눈부셨다. 그리고 자신이 말하고 싶어하는 말이, 그 코스의 방해밖에 되지 않는 것도 알고 있었다.
 까닭에 소녀는 입을 다물어, 오빠와 그리워하는 존재의 전도를 슬픈 미소로 축하한다.

 생각치 못한 동족과의 재회는, 베아트리스에 자그마한 기쁨과 그 이상의 고뇌를 가져와, 4백 년이라고 하는 나날의 임종으로 소녀의 마음을 밀어 냈다.

 역할을 완수한 팩과 자신을 비교하며, 그 낙차에 베아트리스는 아연실색한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 버렸다.

「……분명 이제, 베티는 빠냐처럼 웃는 건 할 수 없어」

 팩이 애정을 쏟는 하프 엘프인 딸에게, 베아트리스는 극력 관련되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베아트리스는 언젠가 마음의 응어리를 소녀에게 부딪쳐 버린다. 아무 잘못도 없는, 경애하는 오빠가 세계 제일로 소중히 하고 있는 딸에 대해서, 분명 만회할 수 없는 잘못을 부딪쳐 버린다.

 마음에 자제를 불러, 감정을 죽이는 것은 자신있었다.
 4백 년간, 세계가 아침 해를 맞이해, 석양을 배웅하고, 달빛에 가라앉는 것을 끝없이 반복해 온 것이다.
 숙달된 일. 익숙해진 행동. 다 아는 체관[諦觀]. 그런 것이었다.
 그런 나날에――이물[異物]은 당돌하게 끼어들어 왔다.


「아, 아프게는 하지 말아줘」

「농담도 이 정도까지 철저히 하고 있으면 감탄하는 것이야」

 허가도 얻지 않고, 금서고에 비집고 들어온 인간은 정말로 오래간만이었다.
 몸으로부터 마나를 강제적으로 징수한 것으로 졸도하는 소년을 내려다 보며, 베아트리스는 한숨을 흘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매만진다.

 방을 나온 소년을, 공간끼리 연결하는 힘으로 미궁에 던져 넣은 것은 단순한 울분이었다.
 전날에, 다쳐 쓰러진 소년의 치료를 돕게 된 울분. 소년에게 구해졌다고 하는 하프 엘프의 아가씨의 소원을, 팩을 경유로 실현하게 되어진 울분이다.
 불평도 말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심술을, 소년을 곤란하게 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푸려는 의도였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징검문』의 효력을 일발로 간파되었다.
 내심, 베아트리스가 얼마나 동요하고 있었는지, 소년은 눈치도 채지 못했을 것이아.

「이제, 얽히고 싶지 않은 녀석인 것이야」

 소년을 금서고로부터 내쫓아, 베아트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가 한 번에 금서고에 도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베아트리스에도 판연하게 알 수 없다. 어쩌면 그의 마력 적성이 음속성에 특화되어 있었고, 우연히 그 날의 베아트리스와 파장이 맞았던 것이 요인은 아닐까 생각된다.
 다만, 소년에게는 음속성의 적성은 있어도, 애초에 마법사로서의 적성이 없다.

 저택에 체재하는 것도 그저 며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 가슴의 안쪽에 싹튼 넌더리를 베아트리스도 무시할 수 있었다.

「베티. 그 아이에게 나쁜 짓 했다며? 안된다구―, 정말. 그 아이는 리아의 은인이기도 하니까,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말이지」

 이튿날 아침, 금서고에 얼굴을 내민 팩에게 전날의 행동을 꾸중들어, 베아트리스는 얽히지 않으리라고 결정했음이 분명한 소년과 벌써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만나자 마자, 무슨 말을 해 주는거냐 이 로리」

「무엇인 것일까 그 단어. 들은 적은 없는데, 불쾌한 감각만은 드는 것이야」

「공략 대상외로 어리다는 의미다. 나, 연하 속성 그다지 없고 말이지」

「……베티에게 여기까지 무례한 입을 나불거릴 수 있는 것도, 오히려 불쌍한 것이야」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원래 사과할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었던 것이, 이 회화를 이유로 완전하게 소실된다.

 아침 식사의 장소를 무언으로 넘기고, 팩의 어쩔 수 없다는 듯한 얼굴을 봐, 어떻게든 용서되었다고 생각해 한숨 돌린 베아트리스.
 단지 그 대신에, 이번엔 소년의 저택에의 장기 체재가 정해지려고 하고 있었다.

 드디어 본격적으로 상황을 저주하고 싶어지는 베아트리스는, 아침 식사의 자리를 물러나 금서고에 틀어박히려고 판단한다. 어차피, 이 저택은 사정이 많이 얽혀 있고, 게다가 지금은 비상사태다.
 근성 없어 보이는 소년 따위, 곧바로 죽는 소리를 하며 사라진다.
 그 때까지의 시간, 참고 지내면 된다.

「여어, 베아트리스. 일 끝나서 한가해진 김에 놀러 왔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쪽의 기분도 알지 못하고, 겁쟁이같은 얼굴의 소년은 당연한 듯이 금서고에 침입해,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베아트리스에게 참견을 걸어, 게다가 그것을 빈 시간이 날 때마다 반복해 간 것이었다.

 이 뻔뻔스러움에는, 과연 베아트리스도 경악할 수밖에 없다.
 여태까지에도 금서고에, 베아트리스의 허가를 얻지 않고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의 소유자는 여러명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느 쪽도 금서고 안의 지식을 목적으로, 혹은 강대한 힘을 가지는 정령인 베아트리스의 존재를 목적으로 오는 것 뿐.
 입을 열면, 지식의 해방을 요구한다. 혹은 베아트리스와의 계약을 요구한다. 그런 무리 뿐이었다.

「베아트리스. ――그 드릴 머리, 당겨서 뿅뿅 해도 돼?」

「죽고 싶은 것일까, 너」

 진지한 얼굴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생각하면, 소년은 만사가 만사 그 상태다.
 눈을 떠, 저택에서 일하게 되어, 최초의 하루 이틀은 어딘가 위축되어 있던 모습이었지만, 그 이후부터의 허물없음은 심상치 않다.

 그런가 하고 생각하면, 그는 갑자기 말하기 시작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진퇴양난이야. 까놓고 말해서, 너의 손을 빌리고 싶어」

 ――저택의 주위를 둘러싼 숲의, 마수 소동의 발단을 소년을 잡은 것이다.

 마수의 『저주』를 그 몸에 받아 베아트리스에게 해주[解呪]와 원인 구명을 상담하는 그의 모습에, 베아트리스는 여태까지의 소년과는 어딘가 다른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닫는다.

 소년의 몸으로부터 느껴지는 음속성의 힘의, 어딘가 삐뚤어진 성장에.

 마수 소동 자체는 베아트리스가 관지[關知]하는 곳 없이 끝나고, 소년은 소동 중에서 급사인 자매와의 도랑을 메운 것 같아, 저택의 확실한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진 것 같았다.
 그 후, 회복한 소년의 호들갑과, 당초 이상으로 허물없이 참견을 걸어 오는 자세, 그가 만든 수수께끼의 조미료 마요네즈에 입맛을 다시는 한 장면 따위를 바라보면서, 베아트리스는 「혹시」하고 있을 수 없는 몽상을 그린다.

 ――지식에도, 베아트리스의 힘에도, 대단한 흥미를 나타내지 않는 소년.

 혹시 그가, 베아트리스가 계속 기다려온 존재인 것은 아닌 것일까.
 아무 근거도 없이, 계속 그저 의심하는 나날에 녹초가 된 베아트리스는 그렇게 결론지으려 하는 자신을, 그럼에도 아무것도 적히지 않는 예언서를 여는 것으로 억눌렀다.

 예언서에 아무것도 적혀지지 않는 이상, 그 소년이 베아트리스가 기다리는 『그 사람』일 리가 없다.

 애초에, 소년에게는 베아트리스가 기다리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요소의 대부분이 결핍되어 있다.
 우선, 눈초리가 나쁘다. 태도도 나쁘다. 교양도 없고, 다리도 짧다. 베아트리스보다 소중히 여기는 무언가가 있고, 베아트리스에게 상냥하지 않다.
 오히려 좋은 곳이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하프 엘프의 아가씨나, 푸른 머리카락의 메이드 자매의 여동생은, 저것의 무엇이 좋은 것인지 진심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좋은 곳은 아무것도 없으니까, 누구에게도 호감 사지 않고 혼자서 있으면 될 텐데.
 그렇게 되면, 금서고에 얼굴을 내밀 때, 조금 더 대응을 바꾸어 주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베아트리스. 『성역』에, 에밀리아님이나 스바루군을 초대하려고 생각해」

 왕도로부터 돌아온 로즈월이, 베아트리스에게 고한 것은 그런 말이었다.

 눈을 크게 여는 베아트리스의 심중을, 여러가지 형태로 의문이 돌아다닌다. 하지만, 로즈월은 그 베아트리스의 의문의 갖가지를, 그저 하나의 행동으로 입다물게 했다.
 즉, 그는 손에 든 자신의 예언서의 표지를 어루만져 보인 것이다.

「……알겠지? 베아트리스」

「알겠다는, 것이야. …… 좋을 대로, 하면 되는, 것이야」

 그렇게 대답하는 것 외에, 베아트리스에게는 할 말이 없었다.
 베아트리스에 등을 돌리고, 로즈월이 한발 앞서 『성역』으로 떠난 것을 듣고, 베아트리스는 누구와도 얼굴을 맞대지 않고 금서고에 틀어박힐 것을 결정했다.

 『성역』에 관한 결과를 불러들이는, 로즈월의 예언서의 기술.
 그것을 듣고, 혹시 자신의 예언서에도 하고 기대를 안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베아트리스의 예언서에는 변함없는 백지의 페이지만이 계속되어, 소녀의 마음은 황야에 남겨졌다.

 『성역』이 류즈 메이엘의 희생의 결과,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고 있다.
 그 장소가 해방되지 않은 채, 4백 년의 시간이 지난 것도 알고 있다. 그 안쪽에 아인족[亞人族]에서 빗나간 것들을 품고, 해방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하프 엘프의 아가씨가 왕위를 목표로 하는데 있어서, 넘지 않으면 안 되는 벽이라는 것도.

 ――하지만, 그 장소가 해방된다면, 류즈 메이엘의 희생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 때, 류즈 메이엘을 구할 수 없었던 베아트리스의 무력감은.
 에키드나에기 이별을 전해듣는 계기가 된, 그 견디지 못할 상실감은.

 행선지를 잃은 감정은, 얼어붙고 있었음이 분명한 그것이 다시 맥동하는 것을 느껴, 베아트리스는 이번에야말로 자신의 운명의 종점을 깨달았다.


 저택의 밖에서, 무엇이 일어났는지 자세한 것은 베아트리스는 모른다.
 왕도로부터 돌아온 소년은, 기억에 남아있는 그리운 누군가의 유품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또한번 세계에 방치된 실감을 얻으면서, 베아트리스는 소년들을 『성역』으로 배웅했다.
 그들이 『성역』로부터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분명, 반드시 자신의 대답일 것이라고 단념하고서.


※※ ※ ※ ※ ※ ※ ※ ※ ※ ※ ※ ※


「그러니까, 베티는 결정한 것이야……!」

 대답을 가지고 돌아와지기 전에, 저택 안을 『죽음』이 따르는 폭력이 불어 거칠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달았을 때, 이번에야말로 베아트리스는 자신이 운명에 버림받은 것을 이해한 것이다.

「어머님과의, 약속은 깨지 않아. …… 그렇지만, 더 이상, 텅 빈 시간을 보내는 것 따위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야!」

 『그 사람』은 절대로 찾아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기다리는 것은 그만둘 수 없다.
 그렇다면, 베아트리스가 『기다린다』라고 하는 선택지를,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수밖에 없다.

 그를 위해서라면 생명을 빼앗으러 오는 누군가에게 그것을 내미는 것도 싫지 않다.
 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아주 조금만이라도 맡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누군가라면, 마지막의 마지막에 자그마한 소원은 실현되었다고 믿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소년이――나츠키 스바루가 이 밤, 금서고의 문을 열어젖혔을 때, 베아트리스의 마음에는 말로 하기 어려운 감동이 불어닥치고 있었다.

 무엇 하나,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구하려고 해 오지 않았던 운명이라는 것이, 베아트리스에게 처음으로 뭔가를 보답해 준 순간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손으로, 생명을 빼앗겨 약속을 찢기게 된다면, 그것도――.

「너를 데리고 나간다, 베아트리스. ――이번에야말로, 널 내 손으로 태양 아래에 끌고 나가서, 그 드레스가 진흙투성이로 시커멓게 될 때까지 놀 거다」

 ――그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하기 시작했던 것인가.

「불필요한 주선인 것이야. 아무도 그런 걸 너에게 부탁한 적 없는 것이야」

 의미를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왜냐하면 소년은 여태까지 한 번도, 『그 사람』다운 행동은 해 오지 않았다. 베아트리스의 예언서를 빼앗아, 「기다리게 했구나」는 말을 걸어 준 일은 없었다.

「백지의 책과 4백 년전의 언약에 언제까지나 좌지우지되고 있는 것이 아냐. ――네가 하고 싶은 것은, 너가 선택해, 베아트리스」

「――――」

 ――그런데 어째서 이제 와서, 소년은 각오를 결정한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휘젓는 것인가.

 끝을 맞이하는 것이라고, 그것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돌아온 소년을 보고, 그의 손에 끝나는 것이라고 그런 기대를 안고 있었다.

 그런데도 소년은, 베아트리스가 안은 희망과는 다른 형태의 미래를 보이려고 한다.
 그런 것은, 바라지 않았다.
 그런 것을 바라는 마음은, 4백 년이라고 하는 시간 속에서 벌써 다 닳아 없어져 버렸다.

「네, 네가……『그 사람』이라면……」

 그랬을 터인데, 분개를 숨기지 않는 소년의 목소리를 듣는 동안에, 베아트리스의 마음 속에 변화가 생겨 버렸다.
 눈이 풀리는 계절에 꽃들이 싹트듯이, 자고 있던 감정이 떨리면서 얼굴을 내민다.

 그것을 말해 버리면, 되돌릴 수 없게 된다.
 4백 년간, 베아트리스를 계속 묶어 온 모친의 말에의 집착을 없애, 이번엔 완전히 별개의 새로운 것에 달라붙어 버린다.
 그리 알고 있으면서, 베아트리스는, 결정적인 말을――,

「베티의, 『그 사람』이, 되어 줄래?」

「바보냐, 너. ――내가 너의 『그 사람』같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녀석일 리가 없잖아」

 말한 순간, 바보취급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한 소년에게 싹튼 기대가 배신당했다.

 그 뒤는, 분노에 맡겨 소년을 방으로부터 내쫓아 버려,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을 말해, 돌이킬 수 없게 되기 전에 진화된 것만은 자각이 있었다.

「――――」

 그렇게 되었다면, 자신은 뭐라고 하는 광대인 것인가.
 그렇게 되었다면, 계속 그저 지켜온 어머니의 명령을 배반한 것 뿐이다. 배반은 게다가 결실을 보지 않고 거절되어, 베아트리스의 맹세는 몹시 싸구려 같은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제, 지친 것이야」

 그렇다면 이제, 이후의 일은 결정하고 있던 대로 되면 된다.
 그 소년의 손에 끝을 맞이하자고 생각했던 것이 애초의 실수다. 저것은 누군가를 위해서 손을 더럽힐 수 있는 것 같은, 그렇게 맑은 마음의 소유자가 아니다.
 베아트리스처럼, 머뭇머뭇 시시한 것에 고민하며, 우유부단하게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고, 끝없이 변명을 겹쳐 나가는 약한 마음의 소유자다.

 그러니까, 베아트리스를 끝내는 『죽음』은, 좀 더 다른 형태로――.

「겨우 돌아왔다! 어이, 바보. 이야기 도중에 내쫓는게 아니야. 됐으니까 제대로 끝까지……!」

「――――읏!」

「푸르억!?」

 생각에 끼어들듯이, 소년이 다시 난폭하게 금서고에 뛰어들어왔다.
 무엇인가 말하려고 하는 소년을 본 순간, 감정을 비등시켜 베아트리스는 마력파를 발해 소년을 날려버린다.
 버티지 못하고 금서고의 밖으로 날아가,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는 것을 지켜본다.

 완전하게 대화는 결렬, 그것도 저 편의 치명적인 한마디로 끝났다고 하는데, 뭐라고 하는 뻔뻔스러운 정신성인 것인가.
 저런 발언을 하고, 태연히 얼굴을 내밀 수 있는 근성이 베아트리스에게는 이해할 수 없다.
 초조를 견디듯이 작은 가슴에 손을 대어, 베아트리스는 한숨을 흘리고――,

「적당히 해라! 꼬마의 발작이냐! 바로 폭력에 호소하고 있으면 이야기가 나아가질……」

「네가 적당히 하는 것이야!」

「두왓!」

 봐주지 않고 머리를 관통해, 그대로 허리에 쳐박는 마력파의 2발째.
 비명을 올리며 굴러, 문 밖의 벽에 머리를 부딪쳐 소년이 기절 하는 것을 확인한 뒤, 다시 금서고와 통로는 격절된다.

 믿을 수 없는 끈질김이었다.
 단념하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그게 아니면 자신의 무신경한 말이 얼마나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후벼팠는지 자각이 없는 것인지, 어쨌든 소년은 『징검문』의 이별을 계속 거절한다.

「…… 농담이, 아닌 것이야」

 분한 듯 중얼거리며, 베아트리스는 방 안쪽에서부터 접사다리를 질질 끌어와, 문의 정면에 여느 때처럼 진을 쳐, 예언서를 안고서 문을 노려본다.

 ――그 소년은 또, 그 문을 열어올 것이다.

 제멋대로인 도리와, 이쪽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감정의 강매로, 반드시 나타난다.
 몇 번이라도, 몇 번이라도, 거절을 거듭해 쫓아버리자.

 너는, 『그 사람』이 아닌 것이니까.
 베아트리스를 데리고 나갈 권리를, 그는 스스로 방폐한 것이니까.

 그러니까 베아트리스는 결코, 데리고 나가지지 따위는 않는 것이다.

 자신은 여기서, 이루어지지 않을 약속과 함께 끝나면 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의 베아트리스에게 있어 유일한 구제이기 때문에.


※※ ※ ※ ※ ※ ※ ※ ※ ※ ※ ※ ※


 휙 날려져 방으로부터 내쫓아져, 벽에 격돌해 숨이 막힌다.

 베아트리스의 설득이 실패하고 난 후, 금서고에 어택을 걸어 거절된 것은 총합 6번째. 단기간에 계속 타격을 받은 덕분에, 보이지 않는 공격을 받아넘기는 요령이 능숙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대신에 베아트리스의 쪽의 마력파의 일격도, 스바루가 큰일에 이르지 않는 한계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런, 바보같은 기술을 닦을 때가 아니야, 젠장! 이야기가 안 통해……」

 소매로 땀을 닦으며, 스바루는 무릎을 질타해 일어선다.
 전날부터 달리고 있을 뿐의 위, 피를 흘리거나 접힌 뼈를 잇거나 하며 체력도 낭비되고 있다. 기진맥진해 눈이 희미하게 보여, 기력만을 버팀목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는 실정이다.

「슬슬, 본격적으로 불이 도는게 위험해……」

 자세를 낮게 해, 목을 돌리는 스바루는 시야가 나쁜 이유가 피로뿐만이 아닌 것에 혀를 찬다.
 거대한 마수를 처리할 때의 출화가 원인으로, 저택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지고 있었다.
 벌써 본동의 아래층은 대부분이 불길에 덮여 있어 서동과 동동에서부터도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연소하는 불길 덕분에 저택 안에 있던 마수의 대부분이 도망친 것 같고, 이리저리 다니는 스바루의 길을 방해하는 괴물의 존재는 없다. 다만, 건물안의 온도는 가열이 시작된 불가마와 같은 상태로, 흘러나오는 땀이 흐르자마자 증발해, 쬐어지는 피부가 당장이라도 탈 것 같은 상태였다.
 머지않아 건물의 붕괴가 시작되어, 스바루의 운명도 불길 속에서 끝난다.

 그렇게 되기 전에, 목적을 다해 베아트리스와 여기에서 도망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도, 중요한 베아트리스의 마음은 완고하게 닫힌 채다.

「저택이 불타고 있는 덕분에, 문의 후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대화재의 영향으로 플러스라고 생각되는 것은, 겨우 그 정도인가.
 금서고와 연결되는 『징검문』의 효과는, 저택 안의 기능하는 문에게만 발휘된다. 결론적으로, 열린 문이나 불타서 내려앉은 문은 『징검문』의 대상외.
 저택의 소실이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금서고로 통하는 문의 후보는 적어진다는 변통이다.

「그렇게는 말해도, 문이 줄어들기 전에 내가 찜구이가 되는 편이 빠르겠지」

 게다가, 저택의 문이 모두 불타 내려앉아 버렸을 경우의 일도 생각하고 싶지 않다.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있는지는 파악하고 있지 않다. 최악의 경우, 저택의 소실이, 베아트리스의 금서고를 영원히 아공간에 떼어내는 것으로 이어지는지도 몰랐다.
 유일하게, 저택 이외에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로 짐작이 있는 것은, 『성역』에 있던 류즈 메이엘이 잠든 크리스탈이 있는 연구소이지만――,

「지금의 정신상태로, 저녀석이 저기와 저택을 연결하는 일이, 가능한 건가……?」

 이전,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으로 스바루가 『성역』에 날아갔던 적이 있었다.
 이레귤러의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스바루 안에는 하나의 추론이 있다.

 그 때, 베아트리스는 감정을 폭발시켜, 스바루를 금서고로부터 억지로 내쫓았다.
 의사를 달리해, 강렬하게 『이별』을 의식한 베아트리스의 『징검문』――그 결과, 스바루가 그 장소에 보내진 것이라고 하면, 어떻겠는가.
 그 장소는, 베아트리스에 있어서는 괴롭고 슬픈 이별의 상징과도 같은 장소다. 그런 까닭에 스바루는 그 때, 『성역』으로 보내진 것은 아닐까.

 그러면 이번엔,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이 그 장소로 통할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베아트리스는 이별을 의식하기보다, 지금은 끝을 의식하고 있다.
 저택이라고 하는 세계와의 연결을 잃으면, 베아트리스는 이번에야말로 끝에 도달한다.

 지금의 스바루에기는, 그녀의 결단이 그렇게 될 거라 생각되어 견딜 수 없었다.

「그런 식으로, 절대로 너를 끝내거나 하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마셔, 스바루는 지면을 기는 것 같은 낮은 자세로 달리기 시작한다.
 당긴 문은 연 채로, 다음 문을 찾아, 검은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저택의 안쪽에.

 건재가 타, 불타 번창하는 불길 속에서 뭔가가 튀는 소리가 고막을 계속 두드린다.
 피부가 그을리고, 고온의 대기가 눈을 태우려고 하는 것을 얼굴을 찡그려 참는다.

 코로부터 잠입하는 연기에 기침할 것 같게 되면서, 아직 열리지 않은 문을 찾아내 달려들듯이 문손잡이를 잡았다.
 열을 받은 문손잡이는 고온을 발해, 잡은 스바루의 손바닥을 가차 없이 태운다. 벌써 손바닥의 가죽은 몇번이고의 화상으로 엉망이다. 고통에 어금니를 악무는 것도 익숙해진 일.
 아픔에 관자놀이를 날카롭게 관철되는 감각을 맛보면서, 차 부수듯이 문을 열었다.

「――――」

 뛰어들어, 낡은 책의 냄새에 휩싸여진 방으로 굴러 들어간다.
 크게 입을 열고 숨을 들이마셔, 위를 향한 상태로 어둠의 천정을 노려봤다.

 익숙해진 대기와 피부를 찌르는 분노의 기색――다른 어디도 아닌, 금서고다.

「또 너는, 반성도 없이……!」

「하앗! 당연, 하잖아! 몇 번이라도, 나는 너를 납치하러 올 거다. 그게 싫으면 이번에야말로 따라 나와! 그러면, 이 대화도 이걸로 마지막이야!」

「억지는 이제 질린 것이야! 저택이 불타고 있는 것은 알고있는 것이야! 바로 밖으로 도망치지 않으면, 너도 불에 휩싸여 타 죽을 뿐인 것이야!」

 뛰어오르듯이 몸을 일으켜, 난폭한 한숨을 돌리면서 베아트리스를 노려본다.
 소녀는 접사다리에 앉은 채로, 둥근 눈동자를 힘껏 들어올려 스바루에의 격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일순간, 그 눈동자의 구석에 자그마한 감정이 달려, 베아트리스는 입술을 진동시킨다.

「그게 아니면…… 너는 저택이나 베티와 함께, 불타 죽는 것을 선택한다고 하는 것이야?」

「바보냐! 이만큼 말해도 아직 모르는 거냐고! 나는 너와 함께 죽어 줄 생각 따윈 조각도 없어! 나는, 너를 죽게 두지 않고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 거라고!」

「――읏! 어디까지나, 정말로 제멋대로인 녀석인 것이야! 냉큼, 나가버려!」

 일어서, 스바루는 책장에 달려들어 마력파의 최초의 일발을 지나친다.
 전신에 폭풍을 내던져지는 감각과 생기를 몽땅 빼앗기는 것 같은 제2파. 보면 베아트리스는 왼손을 천정에 향해, 괴로운 듯이 얼굴을 비뚤어지게 해 억지로 미소를 만들고 있었다.

「강제적으로 마나를 빼앗아준 것이야. 이 감각, 너도 오랜만이 아닌 것일까」

「너, 너어……」

「선반을 잡는 손가락이 느슨해지면, 그걸로 끝인 것이야. 이제, 베티에게 상관하는 것이 아닌 것이야!」

 무릎이 떨어지는 순간, 마력파의 제3파가 스바루의 몸을 정면에서 후려갈겼다.
 보이지 않는 공기의 벽에 격돌된 것 같은 충격을 받아, 몸을 지지하지 못하고 스바루는 다시 문으로 밀린다. 그대로 굴러, 방 밖으로 날려가는 것을,

「누, 그읏!」

 구르는 몸을 최대한 뻗어, 날아가려는 몸이 문에 걸린다.
 격돌한 손발에 격통이 달려, 특히 팔은 부러졌거나 금이 간 감각이 있었다는 것을 경험으로부터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을, 이를 악물어 억지로 무시.

「뭣――」

「이만큼 반복당하면, 나라도 쬐끔은 버티는 방법을 배운다는 거다. 나의 노력에 감동해서, 슬슬 이야기를 들을 마음이 생겼으려나?」

「너와 베티가 이야기할 기회는 끝난 것이야. 네가 스스로, 네 쪽에서 짓밟은 것이야…… 그것을, 어째서 모르는 것이야!」

「모른다고. 실제론, 그렇게 유도하고 있는 건 네 쪽이기도 한 거 아니야?」

 문에 손을 대고 일어서며, 베여진 입술로부터 방울져 떨어지는 피를 닦고서 스바루는 말해버린다.
 그 말에 베아트리스가 몰이해를 나타내듯이 눈썹을 찌푸리는 것을 보자, 쓴웃음이 나왔다.

「무엇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것이야」

「나의 연속 어택도, 아무래도 쓸데없지 않은거 같다는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진심으로 나를 거절한다면, 귀찮게 할 필요 없이 나를 날려버리라고. 그럴 힘이 너에게는 있을 거잖아. 그 쪽이 훨씬, 빠를거라고」

「……베티가, 너를 죽일 수 없다니」

「안되지. 지금 건 내가 나빴다. 미안. 하지만, 네가 정말로 나를 거절한다고 한다면, 좀 더 간단한 방법이 너에게는 있을 거야」

 이전에도, 베아트리스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스바루를 죽이는 것을 거부했다.
 그녀의 그 때의 심정이나 이유까지,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와 알고 지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추측할 뿐이다.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스바루가 아는 그녀의 과거의 단편과 맞추어.
 그런데도 지금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니, 정말로 자신의 나쁜 근성에는 기가 막힐 뿐이다.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베아트리스는 깨달아주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과, 스바루가 여기에 있는 것의 모순을.

「진심으로 나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면, 금서고에 틀어박혀, 베아트리스」

「뭘…… 너는……. 실제로, 베티는 이렇게 금서고에서부터 한 걸음도 나와 있지 않은 것이야. 그런데도, 네가 마음대로 침입해 오니까……!」

「아니, 다르지. 네가 진심으로 여기에 혼자서 틀어박힐 생각이었다면, 내가 단기간에 이렇게 몇번이나 여기에 도달할 수 있겠냐고. 너의 거절은, 겉모습 뿐이야」

「그건! 네가…… 그래, 네가 『징검문』의 파훼법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야. 거기에 저택이 불타고 있어서, 문의 수도 줄어들고 있으니……」

 우물거리며, 베아트리스의 거부의 말이 서서히 힘을 잃어간다.
 스바루의 말을 들으며, 그녀도 자신의 마음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베아트리스는, 4백 년의 시간을 참아내 온 지주를 잃어, 요동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스바루의 말이 올바른 것인지, 자신의 감정이 올바른 것인지 모르게 되고 있다.

「――――」

 스바루도, 실제로 어떤 지는 모른다.
 자신이 이렇게, 베아트리스의 금서고에 주저 없이 단기간에 도달할 수 있는 이유 따위.

 저택의 문이 소실되어,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혹은 스바루에게 숨겨져 있던 음속성의 힘이 화재현장의 바보력을 발휘해,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을 죄다 간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로 스바루가 말하는 대로, 베아트리스가 본심으로는 스바루를 완전히 거절할 수 없어서, 『징검문』의 출입문이 스바루에게 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이면 좋겠다고, 스바루는 바라고 있다.
 하지만, 사실이 어떻든 관계없다. 지금 여기에, 베아트리스를 데리고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나츠키 스바루가 도달해 있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너는…… 너는! 베티의 『그 사람』이 아냐!」

 참기 힘든 것처럼, 베아트리스는 스커트의 옷자락을 잡고 소리를 질렀다.
 머릿속을 뛰어 돌아다니는 사고를 방폐하고, 베아트리스는 울듯이 스바루에게 호소한다.

「네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한 것이야! 네가…… 네가 아니라고, 그렇게 말했을 것이야. 네가 『그 사람』이었다면…… 거짓말로라도 그렇다고 말해 주었으면, 분명 베티는 그것을 믿을 수 있었어. 거짓말이라고 알고 있어도, 믿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야」

「베아트리스……」

「그렇지만, 너는 아니라고 했던 것이야. 아니라고, 바보취급하듯이 그렇게 말한 것이야. 에에, 그래. 그 말대로 것이야. 베티는 바보여서, 왕바보여서, 4백 년이나 전에 주고 받은 언약이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어서…… 그러니까! 무슨 말을 해도 이제 끝인 것이야!」

 거절을 선택해, 외치는 베아트리스의 주위를 보이지 않는 바람이 둘러싸고 있다.
 마력의 분류가 소녀의 드레스를, 긴 머리카락을 바람에 실어, 불온한 공기가 금서고에 흐른다. 지금까지 중, 최대의 바람이 내뿜어지는 징조를 스바루는 느껴, 봐주지 않을 일격을 받는 것에 대한 공포가 전신을 진동시켰다.

 뒤로 물러나, 문의 저편으로 도망쳐버리고 싶어지는 두려움.
 그것을 어떻게든 비틀어 엎어 눌러, 베여진 입술을 한층 더 씹으며 스바루는 앞을 향한다.

 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전하기 위해서.

「나는……」

「――――」

「나는, 너의 『그 사람』따위가 아니야. 몇번이라도 말할 거야. 네가 기다리고 있었던 백마의 왕자님은 오지 않아. 마지막 순간까지 여기에 있어도, 절대로!」

「――읏! 그렇다면! 베티는 여기서, 썩을 뿐인 것이야!」

「그건 안돼. 그 선택은 하게 두지 않아. 네가 변심할 때까지, 내가 몇 번이라도 말하러 와 줄거다. 『그 사람』은 오지 않아. 약속은, 지킬 수 없어. ――그래도, 너는 죽게 두지 않아」

「너 같은 건…… 정말 싫은 것이야!!」

 단언한 직후, 베아트리스의 감정이 폭발한다.

 그 순간, 가다듬어지고 있던 마력의 분류가 하나의 목적에 따라 모습을 바꾸어, 흰 빛이 스바루의 눈에 비치는 세계를 물들였다.
 바람을 받았다고, 그렇게 느낄 틈조차 없다.

 관통하는 충격파가 스바루의 몸의 정면에서 등까지를 고정시켜, 장기라고 하는 장기는 전부 휘저어진다. 전신의 혈액이 역류해, 모공으로부터 이것도 저것도 전부 짜내어지는 듯한 고통.
 눈이 핑핑 돌고, 평형감각이 없어져, 압도적인 부유감을 맛보며, 소리도 냄새도 빛도 느껴지지 않게 된다. 혹시 이것을 사람은 임사의 감각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츠키 스바루는 알고 있다.

「――뭐야」

 내장이 입에서부터 넘칠 것 같은 구토감을 견디며, 무기력을 눈치채이지 않게 목소리를 낸다.
 발밑에 세계가 있다, 그것을 의식한 바로 그때 몸의 감각이 서서히 돌아왔다. 손발이 있다, 머리가 있다, 내장은 입으로부터 흘러넘치지 않았고, 영혼은 그릇을 빠져나가지 않았다.
 결국은 뭔가. 평소처럼, 죽을 뻔한 것 뿐이다.

 이것이 『죽음』이 아니라는 것 정도, 나츠키 스바루는 잘 알고 있었다.

「거짓말, 인 것이야……」

 희미해지고, 고정되지 않아 흔들리며 움직이는 시야.
 어떻게든 서고안이라면 파악할 수 있는 정도로 초점이 맞고 있는 세계에서, 정면에 있는 소녀가 자신의 양손을 믿을 수 없는 것이라도 보는 것처럼 응시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스다.
 그녀에게도, 스바루가 죽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것도 신기할 것은 없다. 스바루는,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베아트리스가, 스바루를 죽일 수 있을 리가 없다.

「베아트리스……」

「――――」

 몽롱해지고 있는 의식. 어떻게든, 중단될 듯한 정신을 근성으로 묶어둔다.
 눈앞에서 소녀가 흔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거절할 수 없었던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얼굴로, 너덜너덜한 스바루를 보며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면 목소리가 닿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있을까 말까한 의식을 긁어 모아, 말한다.

「나, 는…… 너의……『그 사람』이, 아냐……」

「…………」

「그렇지만」

 몇번이나 거듭한 부정의 말에, 베아트리스가 울 것 같은 얼굴을 한다.
 그대로, 이야기가 끝나 여태까지의 반복이다. 그렇게 되기 전에 스바루는, 베아트리스가 감정을 부풀리기 전에, 말하기 시작한다.

「나는…… 너와 함께 있어 주고 싶어, 베아트리스」

「――――!」

「상냥한 네가, 슬퍼하지 않도록, 옆에 있어 주고 싶어」

「아…… 우, 긋……」

 베아트리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것은 분노를 견디고 있는 것 같기도, 눈물을 흘리는 것을 견디고 있는 것 같기도, 뭔가 비유할 길 없는 감정을 겉으로 내지 않게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저, 베아트리스는 말을 삼키고, 난폭한 숨을 내쉬며, 접사다리에 두고 있던 책을 든다. 페이지를 넘기며, 난폭하게 넘기며, 손가락끝이 종이를 꾸깃꾸깃하게 만들어, 작게 신음소리를 낸다.
 그리고,

「――뭐, 야?」

 베아트리스가 뭔가의 행동을 일으키기 전에, 돌연 스바루의 시야가 일그러졌다.
 그것은 몽롱해지는 의식과도, 피가 부족한 것과도 관계없는, 현실적인 문제다.

 사실로서, 스바루의 앞에서 금서고라고 하는 세계가 일그러지기 시작하고 있던 것이다.
 발밑이 휘어져, 책장이 균형을 잃고 차례차례로 쓰러진다. 늘어놓여져 있던 책이 난잡하게 바닥에 떨어져, 눈 깜짝할 순간에 지면이 책의 바다에 가려졌다.

 그런데도 더더욱, 세계의 일그러짐은 멈추지 않는다.
 이윽고 스바루의 발밑조차도, 뱀처럼 크게 비틀려 밸런스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제길…… 이건……!?」

「――――」

 필사적으로 문에 매달려, 스바루는 베아트리스 쪽을 본다.
 보자, 계속 비틀리는 방 안, 베아트리스의 주위만이 형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그녀가 계속 앉아있는 접사다리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어, 베아트리스는 의지하듯이 체중을 거기에 맡긴 채 스바루를 보았다.

「――――아」

 무슨 일인가, 말하기 전에 스바루의 발밑이 크게 기울었다.
 마치 종이를 찢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스바루가 서 있던 바닥에 균열이 생긴다. 바닥 아래에는 검은 공간이 퍼져 있어 『징검문』과는 또 다른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은 틀림없다.
 여차하면, 아공간같은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 갇힐지도 모른다.

「――젠」

 그 구멍을 의식하고, 다리를 한 걸음 당긴 순간이었다.
 말 그대로 세계가 비스듬하게 기울어, 스바루는 중력의 법칙에 패배해 뒤로 넘어진다. 입을 여는 문은 스바루를 삼켜, 그 몸을 『징검문』을 경유해 다시 불길의 저택안으로.

「앗뜨!」

 내던져진 직후, 스바루는 부딪친 벽의 열에 비명을 올렸다.
 얼굴을 들어 보자, 스바루가 내던져진 곳은 이미 완전히 불길에 휩싸여진 저택의 통로였다. 간신히, 본동이라는 것 이외에는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불길에 전신을 그을리면서, 스바루는 지금 뛰쳐나온 문에 눈을 돌려, 그 문이 벌써 절반이 불길에 삼켜지고 있는 것에 깨달아 경악했다.
 이 상태로, 『징검문』이 성립했다는 것이 이미 기적이다. 다시 한 번 달려든다고 해서 , 이곳이 다시 금서고로 연결된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다.

「젠, 장…… 여기가, 본동이라고 한다면……」

 최상층이라면, 아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문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문의 수로부터 멍하니 여기가 최상층이 아니라는 것을 의식해, 스바루는 불길 속을 어떻게든 계단을 목표로 나아갈 것을 결정한다.

 연기가 눈에 스며들어, 눈물이 끝없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호흡할 때마다 폐가 불타 검은 연기에 의식이 빼앗기는 것을 웃옷을 입가에 대어 어떻게든 견딘다.
 몇 분도 버티지 못한다. 금서고에 도달할 수 있을까――아니, 무기력은 여기에서는 용서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베아트리스의 마지막 표정을 잊을 수 없다.

「그 바보, 또 그런 얼굴이나 하고 말이야……」

 베아트리스의 마력파를 받은 몸의, 손발의 저림이 어떻게든 풀린다.
 어떻게든 의사를 따르는 몸을 질질 끌어, 스바루는 통로의 구석을 목표로 영혼을 깎으며 달렸다.

 뇌리에 조금씩 스치는, 베아트리스의 표정.
 그것은 이전의 루프에서도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스바루가 베아트리스와 함께 엘자와 대립해, 그리고 쓰러트렸음이 분명한 엘자에게 베아트리스의 생명을 빼앗겼을 때의 얼굴.
 스바루를 감싸며, 냅다 밀쳐진 상태로 배를 찢긴 베아트리스.
 그녀는 무사한 스바루를 보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그 육체를 빛의 입자로 바꾸었다.

 하지만, 그 때의 마지막 얼굴을, 스바루는 잊지 않았다.
 그녀는 스바루를 감쌀 수 있었던 것에 안도하는 것도, 그렇게 원하던 『죽음』를 직접 목격하고 기뻐하는 것도 아니고, 다만 그저 얼굴을 비뚤어지게 했다.

 ――외로운 것은 싫다고, 누구라도 알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너를 혼자로, 만들 수 있을까보냐……!」

 말을 토하며, 불길에 뛰어들어 활로를 찾아낸다.
 뭔가 꿈틀거리는 나쁜 것을 체내에서 느끼면서, 그러나 그을리는 뜨거움과 피부가 타는 해이해지는 아픔이 그것을 의식시키지 않는다.

 이 때, 만약 스바루를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다면, 그 무서움에 무심코 몸을 움츠릴지도 모른다.
 불길 속, 소녀를 데리고 나가는 것을 맹세하고 달리는 스바루의 모습은, 엄청난 양의 검은 장독에 둘러싸여, 마치 그림자의 옷에 지켜지듯이 안겨 있던 것이니까.

 그런 것을 알지 못하고, 스바루는 한층 더 큰 불길의 벽을 찢으며, 계단에 도달했다.
 난폭한 숨을 내쉬며, 위층으로의 계단을 보고 여기가 2층인 것을 이해한다. 그대로 계단에 다리를 올려, 최상층까지 단번에 달려오르려고――그렇게 생각했을 때다.

「――――」

 뭔가, 젖은 것을 질질 끄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 것을 깨달아, 스바루는 아래를 보았다.
 소리의 발생원은 아래층이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이성은 고하고 있다.

 주위로부터 들리는 소리는, 건물이 불타는 소리와 불길이 일으키는 폭음 뿐.
 붕괴 직전의 저택에서, 그것도 본동의 1층은 이 화재의 발화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장소에서, 뭔가가 움직이고 있는 것 따위 있을 수 없다.

 저택안을 목숨 걸고 분주한 스바루는 마수조차 도망간 화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뭔가를 질질 끄는 소리는 환청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저건 뭐야?

「……설마」

 주르륵, 뭔가를 질질 끌면서 그림자가 불길 속에서 빠져나온다.
 위층을 목표로 해, 스바루처럼 계단에 다리를 올려, 그 그림자는 1층에서 2층 사이의 층계참에서 발을 멈추고, 바로 위에 있는 스바루의 기색을 알아차려 위를 보았다.

 그 그림자는, 검은 옷을 입고, 검은 칼날을 한 손에 내린, 검은 머리카락의 여자였다.

「엘자, 냐……?」

「――――」

 그림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모습은 스바루가 아는 검은 옷의 여자임에 틀림 없다.
 왜, 그녀가 여기에 있는 것인가. 설마, 가필이 졌다고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면, 스바루의 싸움은, 모두를 구하려는 스바루의 싸움은 완패로 끝나는 것이――.

「아니, 달라……」

 그렇게 마음먹을 것 같게 되어, 스바루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가필의 강함을, 스바루는 여기서 믿지 않으면 안 된다. 적이 강대했다고 해도, 그가 이기는 데에 스바루는 건 것이다.

 오토도, 프레데리카도, 페트라와 렘을 데리고 나가는데 진력해 주었다.
 가필도 또한, 최선을 다한다고 단언했다.

 동료를 믿지 않고서, 어떻게 나츠키 스바루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단 말인가.

「가필은, 지지 않을 거야. 그러면, 왜 너는 여기에……」

 가필의 분전을 믿고서, 스바루는 눈아래의 그림자를 향하여 말을 내던진다.
 있을 리가 없는 여자. 그녀의 행동의 뒤에, 무엇이 있는 것인가.

 그러나, 그것을 추궁하려고 하고서, 스바루는 깨달았다.
 아니, 깨닫게 되었다.

「――너, 이제 엘자가 아니구나?」

 스바루를 올려보는 검은 두 눈동자에는, 의사의 빛이 한 조각도 남지 않았다.
 안구가 들어가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공허한 어둠이 거기에 있다.

 뭔가를 질질 끄는 소리는, 그림자가 찌부러져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하반신을 질질 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살아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스바루에게는 너무나 무섭다.
 죽지 않는 생명력이 있는 여자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토록 파괴되어도 죽을 수 없는 것인가.

「하지만, 불쌍히 여겨 주고 있을 시간은 없어……!」

 저것이 죽을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스바루로부터 동정할 말은 없다.
 다 죽어가기 전에 엘자가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것조차 관대할 정도다. 그렇다고 해서 고의로, 걷는 시체를 아프게 하는 취미 따위 스바루에게는 없다.

 적어도 저택의 폭락에 말려 들어가, 그대로 화장 되어 버리면 좋을 거라고 결론짓는다.

「그대로, 불 속에 삼켜져라. 나는 베아트리스를……」

 고개를 흔들어, 눈아래의 그림자를 뿌리치고 위로 가려고 했을 때다.

「――아?」

 가벼운 소리를 내며, 눈아래에서 그림자가 뛰었다.
 그리고 입을 쩍 여는 스바루를 목표로, 흉악한 형태를 한 칼날이 휘둘러진다.

「――――」

 코끝을 빼앗는 칼날의 바람으로, 스바루는 호흡도 박동도 잊었다.
 그만큼, 마치 산책하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으로 그림자는 스바루의 생명을 빼앗으러 왔다.

 하지만, 참격은 아슬아슬하게 스바루에게 닿지 않고, 발끝의 바닥을 부수는 것에 머문다.
 그것은 상대의 손대중은 아니고, 도약하는 하반신이 죽어 있었기에 발생한 각력 부족. 그것이 없었다면 지금의 일격으로, 스바루는 틀림없이 죽어 있었다.

「농담이, 아니라고――!」

 앞으로 쓰러지는 몸을 순간 발로 차, 스바루는 계단에 다리를 걸쳤다.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채 단번에 뛰어 올라, 목만을 돌려 그림자를 바라본다. 차인 그림자는 목을 흔들며, 마치 꼭두각시같은 꼴사나운 움직임으로 사지를 바닥에 붙여, 스바루를 쫓아 계단을 거미의 움직임으로 뒤쫓아 온다.

「거짓말이지……!?」

 거미녀, 라고 야유했던 적이 있어도, 실제로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그림자의 사람을 버린 움직임에 경악하며, 스바루는 계단을 최상층까지 날듯이 달렸다. 그대로 그림자가 뒤쫓아 오는 것을 상상하며, 불길에 휩싸여 있는 3층 통로로 뛰어든다.
 통로의 한가운데, 거기에 위치한 방이 집무실이다. 저택 안에서 가장 튼튼한 그 방이라면, 적어도 문의 원형은 남아――.

「――오오오!!」

「읏다아!?」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스바루를 맞아 싸우듯이, 사자의 머리를 가진 마수가 포효한다.
 갈기를 잃어, 그 몸의 반이 불탄 그 모습은, 틀림없이 스바루들이 식당에서 구워 죽였음이 분명한 마수가 틀림없다.
 간신히 숨이 붙어있던 마수가, 주인의 명령을 준수하기 위해서 다시 이 문의 앞까지 되돌아왔다고라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하면, 스바루는 말 그대로 불로 달려드는 나방이라고 하는 상태다.
 불길 속에서의 해후 따위, 농담이 아니라 너무나도 상황이 잘 갖추어져 있다.

 반신을 화상 때문에 경련이 일으키고 있는 마수가, 그 굵은 손톱을 갖춘 팔을 휘두른다. 벽을 깎으며, 목 언저리에 다가오는 일격은 빈사 상태에서도 스바루의 생명 정도라면 잡초보다 쉽게 베어 낸다.

「이미 숙련도 100%라고, 너희들은―!」

 하지만, 그 일격에 대해서 스바루는 몸을 낮추어, 머리부터 뛰어드는 것으로 회피.
 마수들의 습성으로, 녀석들이 사냥감의 급소를 노려 오는 것은 학습이 끝난 상태다. 틀림없이 목부터 위를 노린다고 판단해, 스바루는 뛰어드는 앞구르기로 마수의 옆구리를 빠져 나갔다.

 감쪽같이 스바루에게 한 방 먹은 마수는, 분노로 목을 진동시키며 스바루에게 다시 향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다.

「――――」

「――아오오오!!」

 스바루를 쫓아, 기어 온 그림자가 반죽음의 마수에게 송곳니를 드러냈다.
 등을 돌리고 있던 마수는 반응이 늦어, 그림자가 치켜드는 검은 칼날의 일격을 온전히 받는다. 거체를 지지하고 있던 왼쪽의 뒷발이 뿌리부터 베어져, 삐뚤어진 상처를 보이는 선혈을 털어 놓으면서 절규가 통로에 울려퍼진다.

 뱀같은 꼬리가 휘둘러져, 지면을 기는 그림자에 격돌.
 그림자는 악몽과도 같은, 인체의 한계를 넘은 거동으로 그것을 피해, 검은 칼날로 꼬리를 가져가, 잘라 떨어뜨려진 짐승의 다리의 상처에 칼날의 끝을 찔러, 상처를 후벼판다.

 들어줄 수 없는 절규가 메아리치는 것을 들으면서, 스바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집무실의 문으로 향한다.
 도중, 자료실의 문을 쳐부수었지만, 금서고와는 통하지 않고, 단순한 시간 로스. 등 뒤에는 마수와 그림자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들리는 것은 마수의 비명 뿐으로 형세는 완전하게 기울어지고 있다.

「베아트리스……!」

 집무실에 겨우 도착해, 스바루는 비는 것 같은 기분으로 문을 열어젖힌다.
 그대로, 스바루의 눈앞에 금서고가 뻗어 있으면, 괴물 대결전과도 작별이다.
 그러나, 무상하게도 스바루의 눈앞에 있던 것은, 망쳐진 집무실의 모습만으로.

「젠장…… 여기는, 아닌가……!」

 베아트리스의 거절의 강함을 드러내듯이, 집무실은 스바루의 소원을 멀리했다.
 다른 문을 찾으려고 해도, 불에 삼켜져가고 있는 저택의 아래층에는 이제 돌아갈 수 없다. 어쨌든, 다른 문이 있을 가능성은――.

「은폐 통로는……」

 장치로 열리는 은폐 통로는, 문이라고 부르는 것은 개념적으로 어렵다.
 책장이 슬라이드해 열리는 타입의 통로가 입을 열고 있지만, 거기를 지나 금서고에 도달할 수 있을 가능성은 꽤 낮을 것이다.
 그 밖에, 문이 있다고 하면, 은폐 통로의 한층 더 안쪽.

「길의 도중에, 작은 방으로 통하는 문이 있었을 것이…… 지만」

 이전의 루프에서, 엘자의 기습을 받은 문이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가 베아트리스의 『징검문』의 범위 내에 포함되는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스바루에게는 이 문에서 문으로의 유도가, 은폐 통로를 통해 스바루를 저택 밖으로 쫓아 버리려고 하는 베아트리스의 의사라고 생각되어 견딜 수 없었다.

 혹시 그녀는 저택의 지금 상태를 알고 있어, 스바루를 살리기 위해서 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인지.
 그렇다고 한다면, 은폐 통로로 들어가도 금서고로는 통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대로 저택의 밖, 피난로의 끝에 있는 오두막까지 유도되어, 스바루는 베아트리스를 구해 낼 기회를 영원히 잃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을 시간도, 주지 않는 거냐!」

 사고하는 스바루의 등 뒤에서, 결정적인 일격을 받은 짐승의 단말마가 들렸다.
 의도치 않게 시간 벌기에 분투해 주고 있던 마수가, 엘자의 그림자에 의해 이번이야말로 생명을 빼앗겼을 것이다.

 머리를 흔들고, 스바루는 은폐 통로로 뛰어든다.
 저택의 지하까지 통할 만큼 긴 나선 계단이 스바루를 마중하지만, 저택의 화재의 손은 아무래도 여기에까지 도착해 있던 것 같고, 열기와 연기로 사람이 활동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가슴의 욱신거림을 견디듯이 손을 대어, 스바루는 각오를 결정하고 계단을 단번에 내려간다. 오른 직후에 다시 아래층으로. 가득찬 열에 부추겨지면서, 이미 스바루는 자신의 노출된 피부가 무슨 색이 되어 있는지를 상상하는 것도 무섭다.

 이윽고 아래층에 도달해, 스바루는 숨을 난폭하게 하면서 통로 안쪽의 어둠을 들여다 본다.
 연기는 아무래도 나선 계단의 중간, 벽의 틈새로부터 흘러들고 있던 것 같고, 열기가 남은 지하 통로에는 불길은 눈에 띄지 않는다.
 구워질 걱정이 없는 대신에, 광원도 잃은 어둠 안을 스바루는 나아간다.

 그리고, 그대로 수십 미터 정도 걸은 곳에서, 조금 넓이가 있는 공간에 겨우 도착해, 목표로 하고 있던 작은 방으로의 문을 찾아내어 다리가 멈추었다.

「여, 기가……」

 이 은폐 통로에 있어, 스바루는 이 문보다 뒤에 도달했던 적이 없다. 그런 만큼 문의 저편에, 다른 문이 존재할지 어떨지는 미지수다.
 즉 스바루에게, 베아트리스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문은 여기가 마지막 후보일 가능성이 있다. 만약, 여기가 올바르게 은폐 통로로서 기능한다면――.

「――――」

 무기력을 잊듯이 고개를 저어, 스바루는 문의 손잡이에 손을 뻗는다.
 베아트리스의 스바루를 살리려는 의사가, 스바루를 여기에 이끈 것이라고 하면 불리한 내기가 된다. 그것을 두려워하면서 손잡이를 만진 스바루는,

「뜨것! 또 이 문은……큭!」

 손바닥을 구워지는 감촉에 괴로운 울음을 올려, 스바루는 얼굴을 찡그리며 문을 노려봤다.
 마치 결과가 나오는 스바루의 마음을 반영한 것 같은 문의 대응에, 초조감같은 것이 단번에 울컥거리고――깨달았다.

「문 손잡이가, 뜨거워……?」

 열기가 가득차 있다고는 해도, 지하 통로에는 불길의 기색이 없다.
 연기도 열도, 아마도 계단을 형성하는 석재의 틈새로부터 흘러든 것이다. 그 스바루의 추측이 올바르다면, 방의 문이 이 정도로 열을 가지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

 이래서는 문이 실제로, 불길에 노출되어있는 듯한 뜨거움이기에.

「……베아트리스. 만약 들리고 있다면, 들어 줘」

 문에 손대지 않게 하면서, 스바루는 희미하게 목을 위로 향하여 중얼거린다.
 여기에는 없는 소녀에게, 목소리가 닿고 있다고 믿으면서.

「네가, 나를 여기까지 유도한 거야? 은폐 통로 이외에 밖으로 도망칠 길이 없다고 알고 있어 그렇게 한 거라면, 너의 책사 흉내에는 솔직히 찍소리도 못하겠다」

 여기까지 스바루를 유도한 계책은, 과연 굉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중의 엘자의 그림자나 마수는 역시 베아트리스와는 무관계하겠지만, 스바루는 조금씩 여기에 이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문을 열어 오두막에 도착하면, 베아트리스의 기대는 성취될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이야기가 잘 끝나진 않을 것 같다. ……이 문을 열어도, 나는 네 소망대로 도망쳐 줄 수 없어. 근성론이라든지의 문제로 도망치고 싶지 않다고 우기는 것과는 다르다고? 확실히 그 기분은 반 정도 있지만…… 좀 더 절실한 사정이야」

 듣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스바루는 중얼거리듯 말을 계속한다.
 정면을 차지하는 문을 가볍게 발끝으로 차대며, 스바루는 한숨을 흘렸다.

「이 문을 열면, 아마 나는 죽는다. 너나 다른 모두는 모를지도 모르지만, 이 문의 저편은 지금, 그런 상황이 되어 있어. 말로 설명하는 건 어렵지만…… 과학의 진수를 아는 나는 알아」

 식당에서의 불발의 건은 접어두고, 스바루안의 현대 지식이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지금, 스바루의 눈앞에 있는 문은, 화재 현장에서 다발하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문 상태다.
 농담이 아니고, 스바루의 생명은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나머지는, 이 목소리가 베아트리스에 도착해 있을지. 그리고 도착해 있었다고 해도, 베아트리스가 스바루의 말을 믿어 주는지 어떨지.

「베아트리스. 지금부터, 문을 연다. ――나의 말을 어떻게 판단할지는, 너에게 맡기기로 할게」

 눈앞에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 있다고 알고 있음에도, 스바루의 마음은 어딘가 온화했다.
 간이 듬직히 앉은 것과도, 각오가 정해진 것과도 다르다.
 다만 오로지, 온화하게 자신의 생명을 맡길 수가 있다.

 왜냐하면, 그렇잖아.

「――베아트리스. 너를, 믿어」

 말하면서, 스바루는 손바닥이 불타는 아픔을 느끼면서 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 ※ ※ ※ ※ ※ ※ ※ ※ ※ ※ ※


 나선 계단을 내려간다고 하기보다, 추락하는 것 같은 형태로 그림자는 지하에 도달했다.

「――――」

 흐르기 시작하는 피는 진흙처럼 탁해져, 무너진 다리를 질질 끄는 모습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마모. 오른팔에는 흉악한 검은 칼날을, 왼팔에는 죽인 마수의 심장을 잡고, 감촉을 확인하듯이 쥐면서 그림자는 통로 안쪽으로 나아간다.

 엎드려 기는 그림자는 사람의 형태를 하고 있었지만, 이미 거기에 사람의 의사가 있을지 어떨지는 그림자 자신도 모르고 있다.
 다만, 활동불능이 될 정도로 육체가 파괴되어, 소생 불가능하게 될만큼 생명이 계속 깎여, 그림자로서의 생명력은 벌써 바닥을 치고 있다.
 그런데도 계속 움직이는 것은 왜냐고 묻는다면, 그림자가 이렇게 그림자가 되기 전의 인격이, 그만큼 강렬한 집착심을 지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일까.

 이윽고 그림자는, 무언인 채로 통로의 최심부에 도달했다.
 의사도 없이, 움직이는 것을 추적해 생명을 빼앗는 것 이외의 목적을 가지지 않는 그림자. 추구하던 기색이 이 앞에 있는 것을 느껴, 그림자가 완만한 움직임으로 흉악한 칼날을 번쩍이게 했다.

「――――」

 둔한 소리를 내며, 그림자의 눈앞에서 문이 재단된다.
 차듯이 그 문의 잔해를 구석에 날리며, 그림자는 문 저편의 어둠을 들여다 보려고 움직이고서,

「――――」

 바람이 희미하게 불어, 그림자는 눈앞의 어둠에 빨려들어갈 것 같은 착각을 맛보았다.
 어둠 안쪽으로부터 흰 연기가 흘러넘쳐, 그림자의 앞이 살짝 흐려진다.

 그 직후――불완전 연소를 일으키고 있던 방안에 산소가 흘러들어, 불기운와 결합된 그것이 단번에 작열이 되어 분출한다.

 백 드래프트.
 그 폭발 현상을, 이성을 없앤 파괴 충동의 덩어리인 그림자가 짐작 할 수 있을 리도 없다.

「――――」

 분출하는 불길의 마수가 그림자를 삼켜, 그 육체를 지옥의 맹렬한 업화가 완전히 불태운다.
 소생력도 회복력도 잃어, 썩을 뿐이었던 육체는 모든 걸 재로 만드는 불길에 휩싸여, 단번에 타올라――사라진다.

 불길의 기세는 그림자를 삼킨 것만으로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하 통로를 달려나가, 나선 계단을 작열의 바다로 바꾸어, 집무실을 날려버리고 폭발한다.


 ――이번에야말로 로즈월 저택은 무너져, 임종의 때를 맞이하려고 하고 있었다.


※※ ※ ※ ※ ※ ※ ※ ※ ※ ※ ※ ※


 불러들여진 금서고의 변화를 보고서, 스바루는 무심코 숨을 삼켰다.

 입구 부근의 바닥에는 균열이 이어져, 아공간으로 통하고 있을 것 같은 구멍은 건재. 쓰러진 책장의 갖가지는 복구의 희망 따위는 보이지 않고, 그 뿐만 아니라 방의 일부로부터는 불길이 오르고 있었다.
 로즈월 저택의 마지막 상황이, 마침내 금서고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

 그러나, 방에 들어간 스바루를 응시하는 한 쌍의 시선을 알아차려, 그 경악을 눌러 참고 의식을 바꾼다.
 지금은 그저, 한 명의 소녀에게 집중하자.

 ーー분명 이것이, 마지막 기회일 테니까.

「너는, 바보인 것이야……」

「입을 열자마자 그거냐고」

「그야, 그런 것이야. 베티가 어떻게든 도망치게 해 주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썼는데, 그 기회를 전부 쓸데없게 만들고, 돌아와버리는 것이야. …… 이제, 저택의 어디에도 문은 남지 않은 것이야. 금서고에도, 불이 새어들기 시작하고 하고 있는 것이야」

 사실이었다.
 넘어진 책장의 일부에 불길이 옮겨 붙어, 소중히 하고 있던 책이 한개씩 재가 된다.

 이곳에는 불타기 쉬운 것 뿐이기에, 정말 시원스럽게 모두 불탈 것이다.

「그렇다면 이대로는, 나나 너도 끝인가」

「……그래. 끝인 것이야. 베티는, 이제 많게는 바라지 않아. 『그 사람』에게 건네주어야할 지식에 불이 옮겨붙어, 약속은 완전하게 달라져 버린 것이야」

「그러냐.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나의 이야기를 들어 줘」

「…………」

 베아트리스의 공허한 눈동자가 스바루를 바라본다.
 긍정도 부정의 말도 없었지만, 그 반응은 적어도 귀를 기울인다고 하는 의사 표시일 것이다. 베아트리스의 그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고, 스바루는 작게 숨을 들이마셨다.

 조금 전의 이별 때에, 다 전할 수 없었던 말을.
 그리고 지금,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하자.

「베아트리스. ーー나를, 도와줘」

「……하, 아?」

 가슴을 펴고, 단언했다.
 그을음 투성이의 얼굴로 단언하는 스바루를 보며, 베아트리스의 눈동자에 경악의 색이 달려 나간다.

 분명, 무슨 말을 들을지 상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피할 수 없는 끝을 맞이하게 되어, 분명 베아트리스는 스바루가 걸어올 말의 대부분을 시뮬레이션하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돕고 싶다. 혼자 있게 하지 않는다. 그런, 남자다운 말의 갖가지를, 『그 사람』에게 기대한 멋진 마중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거짓 없는 기분을 전하라고 하면, 그것은 스바루에겐 무리였다.

「너를 고독으로부터 데리고 나가 준다든가, 너를 구해 내 준다든가. 그러한 멋진 걸 말하려고 여러가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말야. ……모두, 분위기를 탄 임시방편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아서 말이지. 진심으로 생각했어. 나는 너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어떻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무엇을 전하고 싶은 건지」

 말도 나오지 않는 베아트리스에게, 스바루는 있는 그대로의 본심을 건넨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베아트리스에게 맡긴다고 하는 비겁한 자신을 제쳐놓고서.

「도와 주고 뭐고, 사실, 너에게는 나의 힘 같은거 필요없어. 너는 강하고, 똑똑하고, 귀엽고……하려고 생각하면 뭐든지 할 수 있었고, 되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될 수 있었을 거야」

「――――」

「혼자서 살아가는 데 충분한 힘이 너에게는 있었어. 당연하지. 그렇지 않으면 4백 년이나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걸. 그러니까 힘을 빌려준다든가 도와 준다든가, 그런 걸 말해도 너에게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던 거야」

「――――」

「그렇지만, 강하고 똑똑해서 여러가지 할 수 있는 너라도, 혼자서 사는 것은 무서웠어. 괴로웠어. 외로웠지. 그러니까, 『그 사람』이라는 존재에 집착하는 너를, 아무도 꾸짖을 수 없어」

「마음대로…… 베티의 기분을……거절한 네가, 베티의 무엇을……!」

 입술을 깨물어, 베아트리스가 증오를 닮은 감정을 품고 스바루를 노려본다.
 그러나, 떨리는 그것은 증오가 될 수 없다. 곧바로 무산해 버릴 것 같은 격정을 안고서, 필사적으로 그것을 유지하려고 하는 베아트리스에게 스바루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알고 있어. 네가 상냥하다는 것을. 악몽에 시달리고 있는 녀석이 있으면, 그 손을 잡아 안심시키려고 해 주는 것을. 어쩔 도리가 없는 곤란에 직면한 녀석이 있으면, 손을 뻗쳐 길을 열어 주는 것을. 싫어서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도, 친한 관계의 녀석이 없어지면 슬퍼해 주는 것을」

「다 아는 것처럼, 입을……」

「힘이 없는 나는, 너의 도움이 되어줄 수 없어. 그런데도 너를 혼자 두고 싶지 않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면, 이제 달라붙어 간절히 부탁하는 것밖에 없어」

 눈을 크게 여는 베아트리스의 앞에서, 스바루는 오른손을 앞으로 내몄다.
 화상으로 진물러, 보는 것도 끔찍한 오른손. 그런데도, 겹쳐진 데미지로 눈 뜨고 차마 볼 수 없는 왼손보다는 낫다.
 닦아, 정돈해, 소녀의 손을 잡는데 적당할 정도로는 깔끔하게 하고서,

「베아트리스. 나를 도와줘」

「――――」

「네가 없으면, 외롭워서 살아갈 수 없는 나를, 도와줘」

 옆에서 듣고 있었다고 하면, 그것은 얼마나 보기 흉하고 한심한 협박인 것일까.
 네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이 손을 잡아 달라고 위협하고 있다.
 자신이 상대를 위해서 무엇이 가능한지 모르기 때문에, 상대가 자신을 위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다고 가르쳐 주어, 그것을 이유로 살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것은 너무 제멋대로이고, 불합리하고, 어쩔 수 없는 협박이었다.

「치사, 해……치사한, 것이야」

「…………」

「그런, 말투…… 그렇게, 그런 식으로…… 이제 와서, 베티를……그야, 너는 『그 사람』이 아니라고…… 베티를 거절하고, 그런데도……읏」

 우물거리고, 헤매고, 주저하고, 기분이 얽혀, 베아트리스는 오뇌[懊悩]한다.
 내며진 손으로부터 한 눈을 팔지 못하는 채, 베아트리스는 팔 안의 책을 강하게 안았다.

 그 눈동자로부터 눈물이 흘러넘친다.

「4백 년, 쭉 혼자였어……! 고독의 시간을 보내고, 지금 여기서 너의 손을 잡는다고 해서…… 어차피, 너는 곧 죽어 버려! 인간의 수명 따위는, 베티에게 있어서는 깜박이는 것처럼 일순간이니까…… 이제 와서! 그런 것에……!」

「네가 보낸 4백 년은, 나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어. 다 아는 것처럼 입을 놀리지도 못해. 4백 년은 커녕, 나는 아직 그 20분의 1도 살지 않았으니까. 네가, 내가 죽은 후의 시간을 무서워하는 기분도, 분명 다는 알아 줄 수 없어」

「그렇다면! 그렇다면…… 너의 말은, 어떤 해결도……!」

「그렇지만, 나는 너와 내일, 손을 잡고있어줄 수 있어」

「――――」

「내일도, 모레도, 그 다음의 날도. 4백년 뒤는 무리여도, 그 날들을 나는 너와 함께 보내 줄 수 있어. 영원히 함께는 무리여도, 내일, 지금, 너를 소중히 여겨줄 수 있어」

「――――읏」

「그러니까, 베아트리스. ――나를, 선택해」

 스바루는, 벌써 선택하고 있다.
 그리고 선택지는 베아트리스에게 제시했다. 나머지는, 베아트리스가 결단하는 대로다.

 어머니의 말을 충실히 지켜, 여기서 불에 삼켜져 4백 년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어머니와 주고 받은 약속을 잊어, 『그 사람』과 만나는 것을 방폐[放棄]해, 나츠키 스바루의 손을 잡을 것인가.

「너, 는……『그 사람』이……」

「아냐. 나를 그런, 네가 마음에 그리고 있었던 다른 남자처럼 취급하지마. 나는 나야. 나츠키 스바루야. 4백 년의, 얼굴도 모르는 자식에게로의 짝사랑은 전부, 잊어 버려」

「――――」

「언제 올지 모르는 이별의 시간을 무서워하기보다, 반드시 올 내일이라는 나날을 나와 함께 살자. 나는 약해서, 그런데도 소망은 높아서…… 나와 함께 있으면, 남의 일을 신경쓰는 너는 분명 바빠져서, 지루하다거나 외롭다거나 생각하고 있을 시간 같은거 없어져 버려」

「……우, 읏쿠」

「나를 선택해, 베아트리스」

 몇 번이라도, 전해질 때까지 말을 거듭하자.
 흔들리고 있는 소녀의 기분을,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가 헤매는 것에 느끼는 죄악감을, 약속을 찢어버리는 것에 대한 참괴의 생각을, 나츠키 스바루라고 하는 인간의 제멋대로임이 날려버려줄 수 있도록.

 이 소녀가 혼자서 우는 것 같은 일이, 이제 두 번 다시 없도록.

「사라질, 거면서……」

「영원같은 건 없어. 너가 두려워하고 있는 미래는, 언젠가 반드시 올 거야. 영원을 사는 너를 방치하게 될 때가, 반드시 와 버릴 거야. 그렇지만, 이별의 공포만을 생각해서, 함께 있는 즐거움을 버리게 되는 것 같은 짓을 해버리기에는, 나나 너도 인생을 맛보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

「두고 갈, 거면서……」

「함께 있자. 함께 살아 보자. 함께 해 나가자. 이별의 두려움을 날려버릴 정도로, 즐거웠다고 가슴 펴고 웃게 될 정도로, 추억을 겹쳐 쌓아 가자. 네가 여기서 보낸, 외로운 4백 년을 되갚고, 거스름돈이 생길 정도로」

「그런 걸……해도……! 언젠가, 혼자로!」

 앞으로 나온다. 거리가 채워진다.
 떨리는 소녀의 눈동자에, 자신의 모습이 비쳐 있다.

 보기 흉하고, 초라해서, 4백 년을 기다리게 한 백마의 왕자와는 멀다.
 단순한, 평소의 나츠키 스바루가 거기에 있다.

「영원을 사는 너에게 있어서, 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 같은 건 찰나의 일순간일지도 몰라. 그러면, 너의 영혼에 새겨 주겠어. 나의 일순간을」

「――――」

「――나츠키 스바루는 남자가,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도 색이 바래지 않을 정도로, 선명하고 강렬한 남자였다라는 것을!」

 유리가 금이 가는 것 같은 소리를 내며, 금서고라고 하는 세계가 붕괴해 나간다.

 어느새인가, 스바루와 베아트리스의 주위는 공간의 균열과 불길에 휩싸여지고 있었다.
 하지만 열도, 공포도,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스바루 안에는 지금, 베아트리스밖에 없다.
 그리고, 베아트리스 안에도, 지금은 스바루의 존재밖에 없다.

 떨리는 베아트리스의 팔이, 어머니에게서 건네받은 책을 꽉 쥐고 있다.
 그 손가락을 푸는 것이, 4백 년의 고독을 달래는 것이라고 스바루는 믿고서, 손을 뻗는다.

 외쳤다.

「나를 선택해! 베아트리스!!」

「――아」

「누군가가 밖에 데리고 나가주기를 원하니까! 너는 언제나! 문앞에 앉아있던 거 아니냐고!!」

 결정적인 소리를 내며, 세계가 진정한 끝을 맞이한다.
 금서고라고 하는 소녀의 고독한 감옥이, 세계의 박리와 불길 속에 휩싸여 사라진다.
 그, 직전이었다.

 ――소리를 내며 한 권의 책이, 금서고의 바닥 위에 떨어진 것이다.


※※ ※ ※ ※ ※ ※ ※ ※ ※ ※ ※ ※


 은폐 통로를 빠져나와 오두막에 도착해, 작은 언덕 위에서 오토들은 불타 내려앉는 저택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

 오토와 페트라와 프레데리카. 그리고 프레데리카에 업힌 렘의 네 명은, 무사하게 은폐 통로에서 뒷산으로 피난을 완료하고 있었다.
 뒷산, 특히 오두막 부근은 꼼꼼하게 마수를 멀리하는 결계가 둘러쳐져 있는 듯 하고, 주위에는 야생의 마수도, 습격에 이용된 마수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생명을 구한 것을 기뻐하며, 말로 활기를 띠게 할 여유는 누구에게도 없었다.

 전원이 기도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저택을 바라보며, 거기에 눈에 보이는 변화가 생기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안에 남은 스바루와, 가필의 무사를 믿고서.

「――――」

 상처의 치료도 뒷전으로, 오토는 눈을 깜빡일 새조차 아끼며 저택을 보고 있다. 바로 곁에 있는 페트라가, 어린 모습에서부터는 상상할 수 없는 힘으로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것을 알았다.
 걱정되고 걱정되고, 걱정되어 견딜 수 없을 것이다. 어린 소녀가 스바루에 대해서, 강한 호의를 안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녀의 슬픔을 생각하면, 무사를 빌지 않고는 있을 수 없다.

「――――」

 페트라를 안심시키듯이, 그 갈색의 머리카락에 살그머니 손을 싣는다.
 놀란 것처럼 자신을 보는 소녀에게 미소짓고, 오토는 재차 저택에 시선을 향했다.

 그리고, 깨닫는다.

「…… 저것은」

 불타는 저택의, 본동의 한가운데일까.
 오토들이 빠져나온 은폐 통로가 있던 집무실의 근처로부터, 굉장한 기세로 불길이 분출했다.
 창이 폭발하고, 넘쳐 나오는 불길이 순식간에 주위로 전반[伝搬]해, 이윽고 저택의 형태가 마침내 원형을 잃고, 붕괴한다.

「아……」

 그것을 직접 목격한 페트라가, 절망적인 목소리를 흘리는 것이 들렸다.
 오토도 또한, 페트라가 깨달은 것과 같은 현실을 직시해, 거짓말이라고 외치고 싶은 기분을 열심히 견딘다. 여기서 자신이 흐트러져서는, 자기보다 울고 싶은 기분이 될 소녀의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된다.

 그러나, 그런 오토의 생각은 곧바로 부정되었다.

「오토씨 , 저거!」

「으다아!?」

 눈을 숙일 것 같게 되는 오토의 따귀를, 페트라의 작은 손바닥이 때렸다.
 눈앞에 불꽃이 떠오르는 충격에, 오토는 몹시 놀란다. 하지만, 곧바로 페트라가 환희의 표정으로 저택을 가리키는 것을 보고, 급히 그 쪽을 향해, 이해했다.

「하, 하하……」

 ーー붕괴하는 저택으로부터, 한 개의 흰 빛이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다.

 그 빛은 마치 무지개처럼, 하늘 높은 곳에서 각도를 바꾸어, 아득히 동쪽으로 빛의 자취를 뻗어 간다. 목적지가, 그 쪽에 있다고 하는 듯이.

 그 방향에 무엇이 있는지, 오토는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페트라가 「지금! 지금 건!」라고 기뻐하는 모습에 뺨을 느슨하게 하면서,

「뒤는 맡길 테니까 말이죠. ――정말, 지쳤다구요」


※※ ※ ※ ※ ※ ※ ※ ※ ※ ※ ※ ※


 같은 시각, 오토가 안도한 것과 같은 빛을, 허리에 옷감을 휘감았을 뿐인 반나체의 가필도 올려보며,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핫! 해 준거 같잖냐, 대장! 그거야말로지! 『호신은 언약을 죽어도 지켰다』라고 말이지!」

 불타는 저택으로부터 탈출해, 숲으로 뛰어든 가필은 허리에 손을 대며 바보 같은 웃음.
 그 가필 옆에는, 옷감으로 손발이 구속된 소녀――메리가 의식을 잃은 채 굴려지고 있다.
 전리품, 이라고 시치미뗄 생각은 없지만, 이 습격에 종사한 산 증인으로서 다양하게 묻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많다.

 거기에 무엇보다, 소녀를 죽이는 것 따위 가필의 신념이 허락하지 않는다.

「라고는 말해도, 그 흑녀는 좋은 느낌으로 타 버렸겠지만」

 붕괴하는 저택을 바라보며, 가필은 한숨을 흘린다.
 마수를 내던져 짓누른다――손에 감촉이 남지 않는, 간접적인 행동이라고는 해도, 가필이 스스로 선택해, 인족[人族]과 비슷한 존재를 이겼던 것은 사실이다.

 희미하게 손가락이 떨려, 위가 좁혀지는 아픔이 있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가필은 그것을 목을 한번 휘두르는 것으로 억눌러, 잠자는 메리의 근처에 앉아 나무에 기대었다.

「승리의 여운도 살인의 감촉도, 지금은 전부 뒷전이다. 이제, 이몸의 손은 어떻게 노력해도 되돌릴 수 없어. …… 부탁한다고, 대장」

 주먹을 뻗으며, 가필은 뻗어나가는 흰 빛의 꼬리를 노려보면서, 말했다.

「전부 정리되면, 함께 얼굴 좀 날려버리지 않으면 안되는 자식이 있으니까 말이지!」


※※ ※ ※ ※ ※ ※ ※ ※ ※ ※ ※ ※


 ――잡아 버렸다.

 알고 있었는데도, 잡아 버렸다.

 이 손을 잡아 버리면, 그 온기를 따라가 버리면, 이제 혼자의 고독한 밤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것은,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언젠가 사라질 온기를 의지해서 사는 것은, 미칠 듯이 어리석은 일이라고 자신에게 경고하고 있었을 것이었는데.

 그 목소리로, 불러 주었으니까.
 그 눈으로, 바라봐 주었으니까.
 그 손에, 필요하다고 해 주었으니까.

 거절하는 것 따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었는데.


 ――스바루.

「아아, 그래」

 ――스바루, 스바루.

「그래. 내 이름이야」

 ――스바루, 스바루, 스바루.

 ――스바루!!

「겨우, 불러줬구나」


※※ ※ ※ ※ ※ ※ ※ ※ ※ ※ ※ ※


 ――눈보라가 불어 거칠어지고 있었다.

 시야를 막을 정도의 흰 막이 전개되어, 토해내는 숨은 바깥 공기에 접한 순간에 얼어버리는 극한의 세계.

 쏟아지는 바람은 차갑고, 내뿜어지는 눈의 조각은 몸을 자르는 것 같은 날카로움을 띤다.
 그만큼의 맹위에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은발을 휘날리는 소녀는 남보라빛 눈동자에 강한 의사의 힘을 품으며 앞을 보고 있었다.

「절대, 절대로…… 아무도, 잃게 놔두진 않을 거야!!」

 희미한 빛을 휘감은 양손을 펼쳐, 은발의 소녀는 방대한 양의 마법력을 해방한다.
 눈보라 속에서 증대되는 빙결의 마법이 빛을 띠어, 창백한 빛이 마치 빛의 검처럼 세계를 횡단해, 도상을 왕래하는 흰 마수를 차례차례로 찢었다.

 빽빽 하고, 짧은 송곳니를 서로 맞물리게 하는 불쾌한 소리가 연쇄하고 있다.
 식욕의 권화[權化]――사냥감을, 그저 먹는다고 하는 일에만 특화한 구제할 길 없고, 공존하는 것 따위 할 수 있을 리도 없는 고대로부터의 재앙.

 잇달아 수를 늘리는 식욕이라는 살의를 앞에 두고,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는 은발의 소녀.
 그러나, 소녀의 호흡은 거칠고, 아직도 완전히 취급하지 못하는 막대한 마나의 일부가 제어를 잃어, 소녀의 반신을 흰 결정이 가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머지않아, 스스로의 마력에 의해 소녀는 빙상으로 모습을 바꾼다.
 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어도, 소녀는 물러날 수가 없다.

「――――」

 슬쩍, 소녀는 등 뒤를 되돌아 본다.
 거기에는 흰 마수들의 맹위로부터 그녀가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모든 것이 있었다.

 무너질 듯한 유적과, 소녀의 작은 등에 염원을 담는 몇 개의 생명.
 그리고 그 유적안에 들어오지 않고, 망연한 모습으로 소녀의 싸움을 방관하고 있는 남자와, 그 남자의 팔 안에서 죽은 듯이 움직이지 않는 분홍색 머리카락의 소녀.

 얼어붙을 것 같은 반신. 그런데도, 소녀의 마음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켜졌다.

 저것을 보고 나약한 소리 따위를, 누가 여기서 토할 수 있을까 보냐.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누구에게 맡겨져, 이렇게 여기에 서 있는 것인가.

「누구도…… 누구의 끝도 결정하게 두지 않아! 모두가 저렇게, 손을 잡아주고 있어…… 나는, 그걸 지킬 거야! 어머님과, 약속했으니까――!」

 창백한 빛의 분류가, 정면에서 밀어닥치는 마수의 무리를 직면한다.
 단말마의 비명조차 올리지 않고, 흰 빛 속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마수. 동료의 불쌍한 죽은 모습을 직접 목격해, 마수는 곧바로 동족상잔의 자세에 들어가 얼음에 목을 내민다.

 보는 것도 눈을 돌리게 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희망에 달라붙는 사람의 모습도 저렇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다.

「어머님이나 쥬스, 모두의 일과…… 그 사람이 써 준 말을 잊지 않고 있을 수 있는 한, 나는 단념하거나 하지 않아」

 그러니까 비록, 이 몸이 얼음에 휩싸여진다고 해도, 후회만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눈보라를 밀어헤치며, 마수의 맹위는 서서히 서서히 범위를 좁혀, 소녀와 소녀를 의지하는 사람들을 몰아넣고 있다.
 만일의 경우에는, 이 생명을 내던지고서라도 라는 각오가 소녀에게는 있다.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소녀가 깊히 생각했을 때, 들리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에밀리아땅」

「――――」

 소리를 내며, 누군가가 높은 곳에서부터 자신의 근처에 착지한 것을 알았다.
 근처를 본다. 눈보라가 너무 강해, 흰 막이 방해되어 그 누군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지만, 소녀에게는 그것이 누구인 것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목소리도, 태도도,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있기를 원할 때에 와주지 않을 리가 없다.

「뒤는 맡기고, 물러나도 괜찮다고. ――첫 출진 보정이 있으니까 말이지」

「미안. 조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어」

 쓴웃음짓는 기색.
 걸어 나오는 그 인영[人影]은, 바로 옆에 또 하나, 작은 다른 그림자를 데리고 있었다.

 그리고, 들리는 목소리는 둘.
 그것은 계속, 이 때를 기다리고 바라왔던 것처럼 어딘가 들뜬 목소리로――.

「이제, 어떻게 되어도 모르는 것이야」

「아아, 어떻게든 해 주자구. ――나와, 너로!!」


 정령 베아트리스와 계약자 나츠키 스바루의, 지금부터 몇번이고 몇번이고 손을 맞잡고 싸워가게 되는 두 명의, 첫 출진의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댓글 13개:

  1. 이정도가 절반.. ㅎㄷㄷ 갼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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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편만 완성되면 4장도 이제 끝이네요 그동안 수고 하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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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잘봤어요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5장 번역계획은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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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조...ㅈㅗㄱ금 쉬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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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ㅋㅋㅋ 푹 쉬다 오세요 번역속도 엄청 나시던데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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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고생하십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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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스바루 멋있네, 베티가 구원받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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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 txt파일 받을 수 있을까요? ㅜㅜ 123뷔터 구히질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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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수고하셨습니다 찾아다녔는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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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능력자..뭘해도 잘되실거에요 그동안잘봤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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