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리제로 5장 5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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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58 『――믿고 있어』


「크큭」

 가슴에 손을 대어, 에밀리아가 단언한 직후다.
 울린 것은 견디지 못하는 웃음소리. 그것은 처음은 한숨을 뱉는 것 같은 희미한 것이었지만, 점차 참지 않고, 자꾸자꾸 커져, 이윽고 홍소[哄笑]로 바뀐다.

「하하하! 앗핫하! 크큭, 아하하하하하!」

 등을 돌려, 레굴루스는 통쾌한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폭소한다. 백발에 손을 뻗어 쥐어뜯어, 흉인은 누구에게도 공유할 수 없는 웃음의 충동에 몸부림쳤다.
 그 보란 듯한 태도에,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추측이 올바름을 깨달았다.

「너 이자식, 뭐가 그렇게 이상하냐!?」

「이상한 게 당연하잖아!? 너희들 쪽이야말로, 진정한 의미로 궁지인 상황에 단념하고 웃어도 괜찮을 정도 아니야? 저기 말이야, 알고 있어? 스스로 자신들의, 목숨이란 목을 매달고 있다는 걸 말이다!」

「긋……」

 목이 막혔다.
 레굴루스의 반론은 이 순간만은, 말대답하는 여지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정론이다.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되돌아보며, 그녀의 추측의 시비[是非]를 묻는다.
 그러나, 쫓아오는 스바루의 시선에 에밀리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틀림없어. 미정령들에게 확인시켰고, 나도 스스로 느껴져. 자신의 안에, 자신이 아닌 다른 불필요한 것이 있는 걸. 엄―청, 기분 나빠」

 에밀리아의 단언, 그리고 그것은 절망적인 사실의 제시이기도 하다.
 『사자의 심장』의 효과가 에밀리아에게 옮겨갔다. 그것은 즉, 효력을 끊기 위해서는 에밀리아의 심장의 고동을 멈추는 것 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 에밀리아의 심장을……『작은 왕』의 효과를, 내가 착각하고 있었다는 건가? 저녀석의 심장은, 누구라도 좋아하는 상대에게……」

 만약 그런 능력이라고 하면, 레굴루스의 권능에 빈틈 따위 없다. 레굴루스에게 있어 생판 남이라도 심장이 맡겨진다면, 인간이 살아 있는 한 레굴루스를 죽이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된다.
 아니, 혹시 심장을 가지는 생물이라면 모두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면――.

「철면피」

「패배자들이 짖는 게 기분이 좋구만. 하하하, 뭐라고 말해 보라고. 너희들이 그렇게 좋을 대로, 억지를 말하는 것은 패배자의 권리다. 그것을 우월감을 맛보면서 듣는 것은 승리자인 나의 권리…… 아아, 나쁘지 않아! 나쁘지 않구나!」

「나는 자신의 부인에 적당하지 않다고, 당신은 그렇게 말했을 텐데」

「시끄럽구만. 구질구질 잘난듯이 권리만 주장하고. 그것보다, 나의 아내들을 죽여준 책임은 어떻게 져줄 거야? 나의 이상의 신부들…… 그만큼 모으는데 몇년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어? 좋은 나이에 아내나 연인이 한 명도 없다니, 나를 바보같은 과부로 만들 생각이냐? 새로운 아내가 발견될 때까지, 연결고리가 될 의무가 너에게는 있어!」

 말하기 힘들 정도로 경멸하는 에밀리아에게, 어처구니없는 도리를 내세우는 레굴루스.
 흉인이 믿는 폭론의 도리는, 에밀리아의 심장에 눌러 앉는 자신을 긍정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에밀리아의 심장 이외에 옮겨갈 가능성은――.

「시험해볼까? 그 밖에 심장을 옮길 장소가 있을지 어떨지」

「――――」

「시험하는 방법은 간단해. 지금, 너의 눈앞에 있는 그 아이를 죽이면 된다. 그 아이의 숨통을 끊으면, 자연히 나의 권능이 막다른 곳인지 어떤지 알게 될거야. 굉장히 굉장히 간단하고 실로 합리적…… 아하하! 할 수 있을 리가 없겠지? 그런 짓을 하면, 애초에 이렇게 나에게 도전한 의미도 의의도 제멋대로인 자기 정당화의 도리도 없애버리는 거잖아!?」

 분하지만, 레굴루스의 발언은 올바르다.
 스바루에게 에밀리아를 희생할 용기는 없다. 자존심이라고 말해져도, 제멋대로라고 독선이라고 매도되어도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은 할 수 없다.

 레굴루스를 타도하기 위해서, 그의 신부들은 생명을 내던졌다.
 그 희생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결론짓기 위한 결의는 할 수 있어도, 에밀리아나 다른 동료들의 생명까지는 걸 수 없다.

 나츠키 스바루의 선택지는 언제든지, 싫어질 정도의 자기본위다.

「자, 보라구. 그 녀석으로선 도저히 할 수 없다는데. 그러면, 대신에 네가 스스로 해내면 어때? 간단해. 네가 다른 신부들에게 한 일과 완전히 같은 것을 하면 돼. 그렇지 않으면 뭐야? 할 수 없는거야? 사람의 생명은 제멋대로 빼앗을 수 있는 주제에, 자신의 생명은 사랑스러워서 희생할 수 없는거야? 굉장해, 구역질이 나오네요?」

「――스바루」

「기다려, 안돼. 정말로, 그것만은 안돼」

 레굴루스의 도발에, 에밀리아가 어딘가 결의한 목소리로 스바루를 부른다. 그 음성의 엄청난 비정함에, 무서워진 스바루는 에밀리아를 멈추었다.
 도발에 넘어간 것도, 자포자기가 된 것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에밀리아는 이길 수단이 없다면, 최악의 경우 그것을 선택할 각오가 있다.
 그리고 스바루에게는, 그것을 선택하게 하지 않을 의사밖에 없다. 그러면 진다.
 에밀리아의 이름을 불러, 손을 멈추게 해도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저기 말이야, 그러면 슬슬 끝내도 괜찮을까? 너같은 추잡한 여자를 데리고 돌아다니는 것은 취미가 아니지만, 일단 타협해 줄게. 다음 신부가 발견될 때까지의 임시라는 걸로 말야. 그쪽의 그는 죽이지겠만. 나의 권리를 이만큼 침해하고서…… 아아, 그래. 그렇게 말하면, 웃을 수 있겠네?」

 이를 가는 스바루의 앞에서, 레굴루스가 즐거운 듯이 입술을 비뚤어지게 했다.
 에밀리아의 주위에 마나가 소용돌이쳐, 그녀의 결단이 결행되려 한다. 그런 한중간, 레굴루스는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비웃었다.

「너, 그거지? 결혼식 전에 큰 소리로 도시 안에 여러가지 말하고 있었던 녀석이지? 대죄주교를 한 명 죽였다든가…… 웃기지 않아? 저런 안되먹은 놈을 죽인 정도로, 나에게 이길 수 있다든가 착각한 거라면 참 안되셨어. 그 녀석은 대죄주교가 되기 전에도, 되고 나서도, 무엇하나 만족스럽게 할 수 없는 굼벵이였으니까」

 바보 같은 웃음을 짓는 레굴루스. 그의 말이 가리키는 것은, 스바루에게 매우 꺼림칙한 광인[狂人]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가 틀림없다.
 페텔기우스는 항변의 여지가 없는 최악의 광신자다. 그 광인에 대해서 호감 따위 품을 리도 없고, 철천지원수, 죽어 마땅한 괴물이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가족임이 분명할 대죄주교에게 페텔기우스가 조소당하는 것은, 스바루의 마음에 몹시 원시적인 불쾌감을 가져온다.
 레굴루스 타도의 가능성, 거기에 에밀리아의 생사가 관련되는 극한 상태가 되면 더욱더 그러하다.
 애초에, 페텔기우스는――.

「――아」

 증오해야 할 광인, 그 피투성이의 광소가 뇌리에 떠올라, 울렸을 때, 스바루는 얼굴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듯이 잡아, 숨을 삼킨다.
 설마,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가.

「할 수 있는, 건가……?」

 모른다.
 엄밀히 말하면, 스바루의 뇌리를 지나친 가능성은 누구에게 보장된 것도 아닌, 탁상의 공론――아니, 스바루의 망상의 산물에 가깝다. 스바루만의 감개다.
 그러나, 그러니까. 그렇기에, 가능성을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스바루뿐.

 발상은 직전, 근거는 직감, 성공할지는 신조차도 알지 못한다――하지만,

「에밀리아」

「――――」

 극한까지 높아지는 마나의 영향을 피부에 느끼면서, 스바루는 그녀를 불렀다.
 에밀리아는 무언으로, 비장함조차 비쳐지는 결의를 품고 있다. 그러나, 그 눈동자의 안쪽에 감정이 지나갔다. 그것은, 자신을 보는 스바루에의 기대와 신뢰다.
 그 감정에 지지되듯이, 스바루는 묻는다.

「에밀리아」

「응」

「――나를 믿고, 전부 맡겨 줄래?」

「응」

 쥐어짜는 질문에, 대답은 간결하고 주저가 없다.
 에밀리아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어, 돌아오자마나 뺨을 움직여, 미소지었다.

「스바루라면 해 줄거라고, 나도 믿고 있어」

 아, 젠장, 정말 얼마나 비겁한 것인가.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이 정도로 전폭의 신뢰를 맡겨져, 실패 따위 할 수 있을까.
 매달리든 악물든, 성공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스바루는 깊숙히 숨을 들이마시고, 토했다.
 그리고, 입다물고 보고 있는 레굴루스를 곁눈질한다. 레굴루스는 스바루들의 대화를 방해하지도 않고, 팔짱을 끼고 유연히 기다리고 있었다.

「여유롭구나?」

「여유로운데?」

 질 요소 따위 조금도 없다.
 레굴루스는 능력의 모든 것을 밝히고, 완전하게 이쪽을 농락하고 있다. 실제로, 레굴루스의 『사자의 심장』의 권능은 완벽하다. 구조를 해명하고서도 이만큼 손이 미치지 않는 장소에 승리가 놓여질 거라고는 상정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에야말로, 스바루들이 무슨 발버둥질을 하는지 여유로운 태도로 볼 수 있다.
 무엇이 일어나는지도 알지 못하고. 그리고 그것은, 스바루도 같은 것이다.

「――――」

 베아트리스가 여기에 있으면, 혹시 좀 더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똑똑한 그 소녀가 옆에 있어 준다면, 좀 더 승산이 높은 헌책을 준비해 주었을 것인가.
 가슴의 안쪽에, 자신의 반신인 소녀와의 연결은 있다. 분명, 전부 정리된 후에 성대하게 꾸중들을 것이고, 꾸짖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까 지금은 혼자서, 혼자였던 때의 일을 생각해 내어, 이 가슴에 남아있는 기억――결코 기쁜 것은 아닌, 공포와 통고의 풍경을 상기시킨다.

「스바루」

「――――」

「해 버려」

 에밀리아가 불러, 거기에 결단의 지지를 받았다.
 스바루는 자신의 앞가슴을 난폭하게 잡아, 자신 안에 있는 자신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거무칙칙하게 소용돌이치는 힘에 의식을 집중해, 해방한다――.

 지금 이 순간, 부르는 법은 고쳐 두자.
 무엇이 일어나는지, 광인을 매도한 흉인에게도 알 수 있도록, 지금만은.
 이 힘은, 꺼림칙한 광인에게서 이은 것이다.

「와라……보이지 않는 손!!」


※※ ※ ※ ※ ※ ※ ※ ※ ※ ※ ※ ※


 ――인비지블 프로비덴스. 혹은 『보이지 않는 손』.

 자신의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이 힘을, 스바루는 마녀인자에 기인하는 마녀의 힘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꿈의 세계에서 에키드나에게 들은, 페텔기우스를 죽인 것으로 광인에게서 인계된 마녀인자――어떤 디메리트가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스바루에게 불가시의 마수[魔手]를 준 힘은 틀림없이 거기서부터 오고 있다.

 까닭에 스바루는 여태까지, 자신의 힘의 기원을 마녀인자 이외에 요구한 일은 없다.

 그 광인과 같은 성질의 능력이 되어 있는 것은, 계승한 『나태』의 마녀 인자가 그러한 형질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것이 당연하다.
 자신의 안에 페텔기우스가 헐떡이고 있을 가능성 따위, 고려조차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감각은 무엇인 것인가.

 소용돌이치고, 색칠하며, 스바루의 안쪽에서 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의 갈채가 오른다.
 불러일으켜진 것에의 갈채. 다시 힘을 얻은 것에의 갈채. 요구되어 완수할 수 있는 것에의 갈채. 그리고, 그것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불가해한 환희.

 힘이 해방되는 것에 따르는, 이 다행감과 감격, 그리고 감사의 생각.
 이 불가해한 감정의 거센 파도는, 결코 스바루만의 문제로는 정리되지 않는다――.


「하아!?」

 소리 높이 외친 스바루의 목소리에, 레굴루스가 경련이 일어난 목소리로 경악한다.

 보이고 있을 리가 없다. 이것은, 볼 수 없는 마수다.
 불가시하게 절살[絶殺]을 가능케 하는 독수[毒手]――레굴루스가 굼벵이라고 매도하고, 하찮다고 조롱한 안되먹은 것의, 한층 더 안되먹은 힘과 다름없다.

 수는 하나, 사정은 극단, 가능성은 미지수.
 이 상황을 타개하는 열쇠로서는, 인력 부족도 심하다.

「――――」

 제1단계인, 마수의 발동은 돌파했다. 이제부터 미지수인 제2단계와 최종 단계인 제3단계로 발을 디딘다.
 스바루는 자신의 의도에 따라 손끝을 움직이는, 그림자로 짠 것 같은 마수에 희망을 담는다.

「에밀리아!」

 한번 더, 그녀의 각오의 시비를 물었다. 자신에게로의 지지, 그것을 요구한다.
 그 목소리에 에밀리아는 눈시울을 닫고, 그리고 깨달은 것처럼 끄덕였다.

「뭐야. ――거기에 있던 거구나, 쥬스」

 납득과 친애, 에밀리아는 그것을 눈동자에 머금고 팔을 벌렸다.
 스바루의 의도를 이해하고,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간파한 것처럼, 자신의 심장에의 최단 거리를 개시한다. 스바루는 거기에 주저하지 않고, 마수를 꿰뚫었다.

「――――」

 보이지 않는 마수가 에밀리아의 가슴의 중앙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손끝이 흰 피부를 빠져나갔을 때, 에밀리아는 뭔가를 느낀 것처럼 희미하게 어깨를 튀게 했다.
 하지만, 손은 멈추지 않는다. 흉골을 빠져나가, 폐의 사이를 지나, 그리고 고동의 근원에 달한다.

 ――마수가, 에밀리아의 심장에 도달했다.

 제2단계는 성립했다.
 금기에 접했을 때, 마녀의 마수는 스바루의 몸을 빠져나가 심장을 쥐어짠다. 그 작용의 응용이다. 보이지 않는 손과 마녀의 마수가, 동질의 것인가는 도박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여기까지의 도박은 통했다. 문제는 최후, 아무 근거도 없는 힘.

 그저 에밀리아의 심장을 잡을 뿐이라면, 이 순간에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것에는 아무 의미도 없다. 그런 것을 위한 힘은 아니다.
 그럼, 무엇을 위한 힘인 것인가. ――지금, 이 순간, 구하기 위한 힘이다.

「――――」

 가능한 것인가, 콤마의 세계에서 스바루는 숨을 삼킨다.
 보이지 않는 손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가능한 손인 것인가.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라고 하는 광인 아래에서, 도대체 얼마나의 생명이 이 힘에 빼앗겨 왔는가.
 힘은 사용법 나름이라고 해도, 용도가 한정된 힘은 때때로 있다. 보이지 않는 손도 역시, 파괴를 위한 힘에 다름없는 것이 아닐까.

 이 힘이,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힘이라고는 도저히――.

「스바루」

 찰나의 주저와 망설임, 들릴 리가 없는 에밀리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나, 두 명을, 믿고 있으니까」

 누구와, 누구인 것일까.
 스바루와, 스바루가 모르는 또 한 명에게, 에밀리아의 신뢰가 향해진다.
 그렇지만 몹시 시원스럽게 믿을 수 있었다.

 ――이 손은 분명, 에밀리아를 상처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우오오! 움직여라, 나의 제 3의 손!!」

 자신의 안에 있는 힘에의, 믿지 못할 의념이 개인다.
 이 힘의 원점이 어디에 있는가는 이미 관계없다. 이 힘이 지금, 스바루의 수중에 있고, 스바루에 에밀리아를 손상시킬 의사가 없고, 그리고 혹시 힘 그 자체에도 뭔가가 있다면.

 에밀리아의 가슴 속에서, 그림자로 짜여진 마수가 손가락을 닫는다.
 고동을 새기는 에밀리아의 심장에 손끝이 걸려, 표면을 달콤하게 세게 긁히는 즛한 감각에 에밀리아가 작게 허덕였다. 고통보다, 간지러움이 앞서는 것 같은 접촉.
 뺨을 붉히는 에밀리아의 가슴 속에서, 손을 닫은 마수는 확실히 잡았다.

 에밀리아를 살리는 박동과는 다른, 너무나 『작은 사자의 심장』을――.

「잡았, 다――!」

 끌어내는, 그런 여유는 없다.
 에밀리아의 안쪽에서 뻔뻔스럽게도 맥동을 계속하는 심장을, 스바루의 마수는 쥔다.

 에밀리아의 심장에는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사랑을 구가하며 기생하고 있던 해악기관을.
 존재하지 않는 제 3의 손에, 스바루는 확실한 감촉을 얻는다. 그리고,

「브학!」

 이전에 없던 집중력과,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닌 힘을 사용한 패널티.
 내장이 뒤틀리는 것같은 아픔과 자신이 더럽혀져 가는 듯한 상실감이 달려나가, 스바루는 그 자리에 무릎을 붙였다. 성대하게 기침하자, 토혈이 있다.

「스바루!」

 물에 잠기는 지면에 무릎꿇어, 입 끝으로부터 피를 흘리는 스바루에게 에밀리아가 손을 뻗는다. 그 뻗어온 손을 잡아, 스바루는 자신의 뺨에 대었다.

「아……」

「살아 있는, 거지?」

「……응, 괜찮아. 제대로 내 심장, 내 안에서 움직이고 있어」

 피가 흐르는 손의 감촉을 확인하는 스바루에, 에밀리아도 빈 쪽의 손으로 자신의 박동을 확인한다. 그것은 확실히,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축복하는 고동을 새기고 있다.
 그리고 그런 두 명의 모습을, 레굴루스만이 이해를 넘은 얼굴로 보고 있었다.

「하? 뭐야, 뭐한 거야? 자기들만 서로 알아 버리고, 주위는 버려졌습니다만? 무슨 삼류 연극?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너희들은……」

「……너, 깨닫지 못한 거냐?」

「하아? 무슨 말을 하기 시작한 거야. 깨닫지 못했고 뭐고, 무엇 하나 바뀐 곳따위……」

「발 밑, 젖고 있다고」

「――?」

 발작에 몸을 바치려고 한 레굴루스에게, 스바루는 가리켜 가르쳐 준다. 의아스러운 듯이 자신의 발밑을 본 레굴루스는 잠깐 침묵하고, 눈을 크게 열었다.
 자신의 흰 턱시도――그 흰 구두와 옷자락이, 발을 담근 물에 흠뻑 젖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너희들――이냐앗!?」

 너무 늦은 변화를 알아차려, 레굴루스가 송곳니를 드러내며 팔을 치켜들었다. 하지만, 거기에 희고 긴 다리가 발돋움해, 그 뺨을 호쾌하게 차 날린다.
 레굴루스는 무방비하게 그 발차기에 직격되어, 괴로운 울음을 올리며 침수의 지면에 내던져졌다. 반신이 한층 더 물에 젖어, 발차기를 받은 얼굴에 자국이 남아있다.

「거, 부엑…… 이, 이런……윽」

 믿을 수 없다고라도 말하고 싶은 듯이, 레굴루스가 어안이 벙벙하게 얼굴을 든다. 그 레굴루스를 내려다 보며, 아름다울 정도의 발차기를 발한 에밀리아는 목을 기울였다.

「됐다. 겨우 맞는다」

「너, 너어――!」

 에밀리아의 짧은 달성감의 목소리에, 레굴루스는 얼굴을 붉게 하며 격앙했다. 일어설 기세로 물을 건져올려, 레굴루스의 손이 물의 산탄을 에밀리아에게 내던진다.
 하지만, 발차기를 먹은 아픔이 이겼는지 몸의 자세는 무너져, 물의 탄환은 예상이 어긋나게 날아, 오히려 텅 비어 있게 된 몸에,

「아이스 브랜드 아트!」

「쿨럭!」

 에밀리아의 손안에서 형성된 빙퇴가, 레굴루스의 한가운데를 구멍뚫었다.
 뼈까지 삐걱거릴 것 같은 풀 스윙을 받아, 흉인의 몸은 물속을 구른다. 기침하고, 물에 몇번이나 주먹을 지르며, 레굴루스는 충혈된 눈으로 스바루들을 노려본다.

「어째서!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 너희는, 너희 따위가, 어떻게 무엇을 어떻게 해서, 『탐욕』의 권능을! 나의 권리를!?」

「그렇게 보고 있었는데도 대답을 모른다면, 너에게 설명해도 전부 쓸데없어. 뭐, 그거야. 단순한 이야기」

 마구 아우성치는 레굴루스를 불쌍히 여기면서, 스바루는 내장의 절규를 견디며, 비웃는다.
 페텔기우스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흉악한 미소로.

「너, 이겼다고 트롤링하고 있는 동안 역습된 거야」

「――읏!」

 말의 의미는 몰라도, 조롱의 의사만은 분명히 전해졌다.
 레굴루스는 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로 절규하며, 에밀리아를 무시하고 스바루에게 공격을 내던지려고 휘두른다. 그러나, 거기에 에밀리아가 앞섰다.

「최초의, 신부씨들의 공격――불발이었던 것 같으니까, 제대로 맞아 줘」

「웃기지, 마라아――!」

 레굴루스의 머리 위에 만들어지는, 너무나도 방대한 수의 고드름.
 하나하나의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가 꽂히면 당연히 생명은 없다. 에밀리아의 레굴루스에의 혐오는 이미, 온화한 그녀에게도 용서하기 어려운 차원이다.

 뛰듯이 일어서, 레굴루스는 쏟아지는 고드름에 물보라를 내던진다. 부수어지는 고드름, 하지만 작고 세세해진 고드름도 역할을 끝낸 것은 아니다.
 차례차례로 폭풍우처럼 얼음의 탄환은 쏘아져, 레굴루스는 그것을 전신에 받으면서, 듣는 것을 견디지 못할 갖은 험담을 올리며 물속을 달린다.

 흰 얼음의 결정이 안개를 낳아, 침수된 거리의 풍경이 얼어붙는다. 스바루도 또한, 웅덩이에 무릎을 붙인 자신의 주위에 얼음의 막이 펼쳐져, 당황해 손을 웅덩이로부터 떼었을 정도다.
 스바루를 배려하고서도, 스바루의 주위에 이 피해. 당연히, 표적으로 여겨진 레굴루스의 피해는 이에 비할바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무사하다고?」

 얼음의 탄막이 그친 뒤의 얼어붙은 광경에, 레굴루스는 건재한 채 서 있다.
 무릎에 손을 붙이고 몹시 거친 숨을 내쉬며, 전신을 적시고 있으면서도, 꼬치가 되어 맞이해야할 임종만은 회피하고 있었다.

「커헉, 컥, 아, 하아……앗」

 숨도 끊어질 듯 말 듯한 모습으로, 가슴을 쥐어뜯는 레굴루스.
 그 모습을 보고, 스바루는 이해했다. 『사자의 심장』에 의한 무적화의 효과는, 심장이 자신의 안쪽에 있어도 여전히 사용 가능한 것이다. 다만,

「무적화를 위해서 자신의 시간을 멈추면, 자신의 안에 있는 심장도 멈추지 않으면 안 돼. ――완전히, 시간제한이 있는 무적화구나?」

「긋……!」

 적중을 찔렸는지, 레굴루스가 가슴의 고통을 견디면서 분노의 형상. 시간제한이 있다면, 에밀리아가 물량을 내던지면 언젠가 공격이 통한다.
 그렇게 되면 레굴루스 따위, 공격력에 대항하는 것만이 가능한 잡병이다.

「그, 그런데 말이야……!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려나아!?」

 피아의 전력비를 분석하는 스바루에게, 레굴루스는 손가락을 들이대었다. 한층 더 레굴루스는 손끝을 에밀리아에게도 보내, 두 명을 교대로 노려보면서,

「두 명이서 한 사람을, 괴롭히는 것 같은 짓을 하고 마음이 상하지 않는 거냐? 그건 사람으로서 중요한 부분이 어떻게 되 버린 게 아닌 거야? 그런 자신들에게 의문이라든지 없는 거려나아. 있는 것이 당연하겠지!?」

「……너, 정말로 굉장하구나」

 『사자의 심장』의 효과로 우위에 서 있을 때, 그토록 좋을 대로 말한 것과 같은 입으로, 그 효과가 없어지자 스스로의 불리를 이유로 상대의 정당성을 요구한다.
 스바루는 기가 막히는 것을 넘어, 차라리 존경하고 싶다. 여기까지 인간적 매력이 없는 존재는, 이후에도 이전에도 절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즉, 넌 그거냐? 2대 1 같은거 비겁하니까, 일대일로 정정당당히 싸우자. 그거야말로 싸움의 바람직한 형태라고, 그렇게 말하는 거냐?」

「그래! 당연한 일을 당연하게 할 뿐이잖아? 내가……나를, 누구라고 생각하고! 나는 마녀교 대죄주교, 『탐욕』담당의 레굴루스 코르니아스라고!? 이 세계에서 가장, 채워진, 흔들리지 않는 존재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면서, 레굴루스는 자신의 양손을 내려다 보고 있다.
 스바루는 이미 말도 없다. 그러니까 스바루를 대신해, 에밀리아가 말했다.

「말하는 것이 바로바로 바뀌고, 이야기하고 있는 내용은 텅텅. 나, 당신을, 세계제일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읏! 웃기지 마아! 이 나를……『탐욕』을, 바보취급한걸 후회시켜 줄 테니까!」

 경멸에의 분노조차 내용에 깊이가 없고, 레굴루스는 반복해 반복하여 욕소리를 토한다.
 그 어찌할 도리도 없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스바루는 안도하고 있었다. 레굴루스는 정말로, 최고로 우위인 상태로부터 이기는 방법 이외를 모르는 것이다.

 아직 단시간이라도 『사자의 심장』을 사용할 수 있다면, 승리의 가능성 정도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괴로운 국면을 맞은 것 뿐으로, 반면을 구석구석까지 볼 것도 없이 패배를 인정한다.

「인생을 치트키 써서 극복해 오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휘청거리는 법이지」

「하아……?」

「아무것도 아냐. 혼잣말. 그것보다, 일대일 대결 받아줘도 괜찮다고」

「――!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물론, 기사가 자신의 주인님을 앞에 서게 하는 일은 하지 않겠지?」

 형편 좋은 이야기에 달려들어, 레굴루스는 한층 더 우위인 조건을 꺼내려고 한다.
 스바루와 에밀리아, 전투력이 높은 것은 비교할 것도 없다. 스바루를 먼저 죽이고, 에밀리아의 동요를 꺼내면 승산은 보일지도 모른다. 없는 머리를 짜내어, 불필요했던 고식을 발휘한 결과적으로는 합리적이다.
 다만, 속 좁은 근성으로 스바루를 이기려고 한다면, 그야말로 만 년은 빠르다.

 막힌 반면에 이길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스바루가 싸우는 방법인 것이니까.
 승부를 마주보는 방법의 시점에서, 레굴루스와 스바루는 대국이다.

「그래. 기사가 싸우는 것이 도리지」

「그렇다면」

「그러니까――또다시가 되어 버리지만, 마지막은 맡긴다」

 웅덩이에 다리를 담근 채로, 스바루는 숨을 내쉬듯이 말했어.
 그 말에 레굴루스가 「하?」라고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나, 스바루의 말은 그에게 향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에게 향한 것이다.

「아아, 알겠어. ――도전받은 일대일 대결, 기사로서 받지」

 응한 것은 불길이다.
 침수의 가로를, 있는 그대로 물에 파문을 새기지 않고 청년은 걸어온다. 레굴루스의 유사품의 신비와는 다른, 하늘에 사랑받은 자만이 하사받을 수 있는 가호의 힘으로.

「루그니카 왕국 근위 기사단 소속, 『검성』의 가계――라인하르트 반 아스트레아」

 스바루와 에밀리아의 앞에 나와, 이름을 대는 기사는 레굴루스에게 칼집에 들어간 채의 검을 향한다. 서로 이름을 대어, 정정당당한 일대일 대결을 신청하는 자세.
 그 『창자 사냥꾼』의 엘자조차 응할 만큼, 주지된 결투의 정의.
 그에 대해, 레굴루스는 일어서, 양손을 앞으로 쑥 내밀어,

「기, 기다려! 이런, 이런 건, 이상하잖아!?」

 신성한 결투를 더럽혀, 전사를 부정한 자를 『검성』은 용서하지 않는다.

 베어올리는 참격이 레굴루스의 가랑이로부터 들어가, 그 몸을 세로로 일섬[一閃]――레굴루스는 비명도 올리지 못한 채, 아득한 상공으로 쳐올려졌다.

「――――읏!!」

 스스로가 파괴한 물의 수도――그 전경을 내려다 볼 정도의 고공에.
 비명이라고도 욕소리라고도 할 수 없는 목소리가, 메아리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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