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 26일 수요일

리제로 5장 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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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59 『레굴루스 코르니아스』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무슨 일이야, 의미를 모르겠다. 어째서 내가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대죄주교 『탐욕』레굴루스 코르니아스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완전한! 누구보다 개인으로서 확립된! 심신 모두 요동하는 요소가 없는 존재! 그럴 터인데,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웃기지 마라. 농담이 아니야. 이놈도 저놈도 어째서 이런 도무지 알 수 없는 부조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자빠진 거야 어떻게 된거 아니냐. 그 남자도 그 여자도 그 기사도 조금 내가 자비를 보여 준 정도로 기어오르고 자빠져가지곤, 내가 진심을 보였으면 최초부터 가루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 있었을 거라고 하는데 자신들의 힘이라고도 착각하고 있는 건가? 그런 내가 보면 우스운 착각을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할 수 있으니까 싫다는 거다 타인과 관련되는 건! 성가시고 짜증나고 화가 나고 분하고 밉살스러운 추잡한 야비한 굼뱅이놈들. 나는 쭉 쭉 여태까지 잘 해온 거다. 몇 년도 몇 십년도 백 수십년도 쭉 이렇게, 누구보다 충실히 대죄주교를 해왔다. 처음 마녀인자에 선택되어 이 권능을 손에 넣고, 돈벌이가 나쁜 주제에 장취인 부친과 궁시렁궁시렁 매일 매일 불평 불만을 늘어질 뿐인 모친과 내 몫까지 호시탐탐 눈을 번뜩거리고 있던 천한 형제들을 몰살하고, 나를 바보 취급하는 듯한 눈으로 보는 마을의 놈들도, 나를 저런 어쩔 수 없는 마을과 집에 밀어넣은 마을의 놈들도, 애초에 저런 마을이나 마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던 무능하게 운영되고 있었던 나라의 놈들도 전부 가루로 만들어서, 전부 없애고 간신히 나의 나다운 삶의 방법을 깨달을 수 있었던 거야! 아무것도 필요없어. 이것도 저것도 번거로운 것들 뿐이야. 채워져 있는 거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게 아니야. 필요없었던 거다. 강요하는 듯한 쓰레기 놈들,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었던 거라고. 그런데도 뭔가 주어져야 한다면, 그건 내가 딴 곳으로부터 봐서 너희로부터 봐서 빠져 있어서 부족한 불쌍한 불쌍히 여겨지는 존재라고도 속으로 말해지고 있다는 것이 되겠지만. 필요없었던 것을 꽉 눌러 오는 놈들을 근절하고, 채워진 나에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인간만이 이 세계에 들어가면 된다. 이놈도 저놈도 제멋대로인 말뿐만 하고 자빠지고 말이야, 개자식들. 누구에게도 나를 불쌍히 여길 권리같은 게 있을까 보냐. 누구에게도 나를 불쌍히 여겼다고 절망시킬 권리가 있을까 보냐. 누구에게도 그걸 시킨다니 참을까 보냐.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고 요구하지 않았다. 돈벌이가 나쁜 주제에 장취로 이따금 선물을 사 오는 부친 같은거 엿이나 먹고 죽어라. 매일 매일 불평 불만을 늘어질 뿐이면서 노고시켜서 미안해요라는 당연한 말을 반복하는 모친 같은거 엿이나 먹고 죽어라. 내 몫까지 호시탐탐 눈을 번뜩거리고 있지만 내가 접시를 뒤엎었을 때에 자신의 몫을 나누어 주는것 같은 천한 형제들은 엿이나 먹고 죽어라. 그만둬라 개자식들, 나에게 마음대로 상냥하게 굴고 자빠지고. 상냥하게 한다는 것은 나를 낮게 보고 있다는 거잖아 깔보고 있다는 거잖아. 타인을 업신여기는 녀석은 개자식이고, 타인은 커녕 가족을 업신여기는 것 같은 녀석들은 인간 이하라고 업신여겨지는 것이 당연하겠지. 죽는 것이 당연하다. 나는 나쁘지 않아. 아무것도 나쁘지 않아. 너희들이 나쁘다. 너희들이 너희들이 나를 나를 나를 불쌍히 여겨서 외톨이가 된 거다. 자신이 세계에서 제일 어쩔 바 없는 존재라고 생각되는 감각을 맛보면 돼. 나의 옆에는 나를 불쌍히 여기지 않는 것들만이 있으면 돼. 내가 불쌍히 여겨지는 이유는 이 세상에서 전부 사라져 버리면 돼.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나를 보고 웃었을 것이다. 내 뭐가 이상해. 내 뭘 보고 웃었냐. 이놈도 저놈도 실실 아무런 힘도 없는 주제에 입만 능숙한 쓰레기다. 그런 쓰레기들에게 어째서 내가 이렇게 신경쓰여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 내 앞에 선들 나의 방해를 한들 나를 불쌍히 여긴들 불쌍한 것은 내가 아닌 너희들이야 무력하고 무지하고 그런데도 『탐욕』스럽다! 빠진 자신을 채우기 위해서 평생 기어다니지 않으면 안 되는 너희들이 불쌍히 여겨져야 할 탐욕이다! 나는 다른 나는 그렇지 아닌 나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은 나는 빠져 있는 너희들보다 훌륭하다. 나를 불쌍히 여기지마. 사실은 내가 부러운 주제에 부러운 주제에 동경하고 있는 주제에, 닿지 않으니까 입으로는 지고 아끼고 있을 뿐이다. 그렇겠지 하겠지 하는게 당연하겠지.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요. 그만둬라. 나를 보지마 나의 이름을 부르지마 나의 일을 이야기하지마. 좋은 일로도 나쁜 일로도 그만둬라, 나를 주목하지마. 나를 그대로 둬줘. 개인으로 완결되어 있으면 마음은 밟히지 않고서 끝나는데 어째서 너희들은 접촉하려고 하는거야. 서로 알 수 없어. 너도 나도 다른 인간이야. 리스크를 지불한 리턴이 이득이 되다니 어떻게 생각해도 당치 않아 합리적이지 않아 잘못되어 있어. 머리가 이상해. 냉정하게 되어 보면 알겠지. 나 이외의 모든 인간이 열중하고 있을 뿐이다. 타인을 요구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익하고 무위하고 무의미한 일이라고 알 것 같은 것이겠지만. 너희들이 사랑이라든가 헌신이라든가 우정이라든가 신뢰라든가와 바보의 외고집 같이 반복하는 말같은거 전부 환상이야 생식 활동 같은거 최고로 기분나쁜 행위 그 자체다. 의미를 모르겠다. 뭘 위해서 하냐. 반려든지 아이든지 가족 같은거 말로 장식해도 자신과는 다른 존재잖아 그런 것이 살고 있든 죽어 있든지 나에게 무슨 영향이 있나. 그 녀석들이 살아 있는들 내가 죽으면 나는 끝이다. 그 녀석들이 죽어 있든지 내가 살아 있다면 나는 계속되어 갈 뿐이다. 사랑이나 신뢰로 사람은 하나가 될 수 없어. 사람은 원래 하나밖에 없다. 환상을 귀하게 여기는 인간을 배려해 반려를 모으고, 타인에게 업신여겨지는 것도 어처구니없기 때문에 용모가 갖추어진 여자를 모아, 선택한 상대에게 배신당하는 만큼 얼간이인 일도 아니기 때문에 처녀만 갖추어, 그 이상의 무엇을 나에게 요구한다고 하는거냐. 제멋대로인 일을 빠뜨리지마. 나를 이만큼 침해하고서, 나에게 아직 무엇을 요구하는 거냐. 이만큼 해놓고! 이만큼 생각을 굽히게 하면서! 아직 나에게 요구를 들이대는 거냐. 어디까지 하면 나는 불쌍히 여겨지지 않고서 끝나는 거야. 세계제일 불쌍하다니! 좋아하는 상대와 이어져서 나태하다니 비속한 『탐욕』에 지배된 창녀에게 말해질 도리는 없다!


※※ ※ ※ ※ ※ ※ ※ ※ ※ ※ ※ ※


「으라――아!!」

 올라간다, 올라간다, 호풍을 감으며, 레굴루스의 몸이 밤하늘에 쳐올라간다.
 가랑이로부터 충격이 들어온 순간, 레굴루스는 『사자의 심장』를 발동해, 스스로의 심장의 고동을 멈추어 무적 상태에 들어갔다. 결과, 참격의 데미지는 무력화 되었지만――.

「크, 크윽!」

 숨을 내쉬어, 격통에 조금씩 날리는 시야 속에서 레굴루스는 신음했다.
 레굴루스가 심장까지 포함한 시간을 제지당하는 것은, 길어도 5초가 한계다. 그 사이는 아무 문제도 없고, 『사자의 심장』을 신부에게 맡기고 있었을 때와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정지를 요구하면 레굴루스의 육체는 정지로부터 돌아올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사자의 심장』해제 후, 제지당하고 있던 심장이 단번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의 괴로움까지는 커버할 수 없다. 아픔이나 괴로움 따위, 백 수십년 만이다.

「웃기고, 있……큿」

 피를 토하는 것 같은 증오를 흘리면서, 상승하는 레굴루스는 온전히 입도 움직일 수 없다. 바람에 날아가는 육체는 자유롭게 되지 않아, 얼마나의 위력이 담겨져 있었는지 친 기세는 쇠약해지는 것을 모르는 채, 도시 프리스텔라를 일망할 수 있는 고도에까지 달했다.

 수문도시 프리스텔라――거기에서, 신부의 공석이 메워진다고 하는 『복음』의 기술을 보았을 때는, 단지 그저 행운에 감사했던 바로 직후였는데.

「이런…… 바보같은 전개가아아아!!」

 그토록 고생해 모은 신부는 모두 잃어, 『탐욕』의 지위까지 위협되고, 입만 능숙한 망할 녀석에게 매도되어, 첫눈에 반했음이 분명한 상스러운 여자에게 불쌍히 여겨졌다.
 이 정도의 굴욕은 없다. 이만큼의 치욕은 맛본 기억이 없다. 이런 성가신 감정을 맛보고 싶지 않았으니까, 대죄주교를 해 온 것이 아닌가. 그런데도 이런 꼴을 당해진다니, 얘기가 다르다.

「이제, 이제, 이제……엣!」

 손대중 따위 생각하지 않는다. 자비를 보여 주는 것도 여기까지다. 상대가 『사자의 심장』의 권능을 간파한 것이나, 그 인간 밖의 검성이 있는 것 따위 관계없다.
 심장정지의 5초가 있으면, 레굴루스에게는 얼마든지 녀석들을 죽일 길이 있다. 절망하는 얼굴도 볼 수 없고, 단말마의 소리도 들을 수 없기에, 그러니까 굳이 하려고는 하지 않았지만.

 『사자의 심장』의 효과로 무적 상태에 있을 때, 레굴루스는 그럴 기분이 들면 이 세상의 물리 법칙의 모두를 무시하고 행동할 수가 있다. 바람을 제칠 만큼 빠르게, 상식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차원으로 찰나에,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압도적인 힘으로, 녀석들을 없는 것으로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그야말로 『탐욕』의 권능으로 스스로 상공에 올라, 거기에서 온 마을에 닿도록 모래를 흩뿌리면 그것만으로 섬멸은 충분하다. 도시에는 다른 대죄 주교도 와 있지만, 저런 무리가 죽든지 살든지 알 바는 아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이 이 굴욕으로부터 빠져 나가는 것 이상의 중대사 따위 있을까보냐. 우쭐거린 바보들의 얼굴을 공포로 모두 칠해 주겠다.
 이 바보같은 상승의 기세가 멈추어, 지면에 떨어졌을 때가 녀석들의 최후다. 그때까지 열심히, 겉모습만의 승리에 열광하고 있으면――.

「――으걱!?」

 원망을 계속 주장하는 레굴루스가, 등에 충격을 받아 비명을 올렸다.
 보자 레굴루스의 상승의 기세는 갑자기 멈추어, 억지로 공중에 멈추어 제지당하고 있다. 마치 하늘 위에 있던 무언가에, 발길질당한 듯한 감각으로.

「본래의 결투라면, 싸울 의사를 잃은 시점에서 나도 검을 거둘 참이지만 말야」

 그 목소리는 공중에서 엎드린 레굴루스의 등에 다리를 실어, 그저 유연히 단언한다.
 자신의 등을 발길질하고 공중에 서는 존재, 그것이 누구인 것인지 일순간에 레굴루스는 이해했다. 이해함과 동시에 섬뜩해진다. 여기가 지금, 얼마나 높은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자신이 쳐올린 레굴루스보다 빨리, 어떻게 하면 이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

「자랑이 아니지만, 점프 힘에는 자신이 있어. 구름 위를 날고 있는 비룡의 등에, 지상에서 뛰어 올라탄 적도 있지」

「괴, 물놈……!」

「그렇네. 나는 괴물을 사냥하는 괴물. ――너도, 운명을 받아들일 때다」

 라인하르트의 다리가 등으로부터 멀어진다.
 발언의 직후, 레굴루스는 투기가 오는 것을 감지했다. 지금까지의 생애, 강자와의 싸움을 몇번이고 경과하면서, 무엇하나 배워오지 않았던 레굴루스.
 그런 그였지만, 하품 섞으며 창을 섞어 온 강자들의 공격의 기점, 자각적인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은 범위, 그 기억이 레굴루스를 반응시켰다.

 ――『사자의 심장』이 발동, 그것과 동시에 공격이 왔다.

「오, 아아아아아――앗!!」

 레굴루스의 등 한가운데에, 라인하르트의 찍어내리는 수도가 들어간다.
 가히 명검의 예리함조차 능가하는 참격을 받은 레굴루스는, 하지만 무적화의 효과를 질질 끈 채로 충격만을 받아, 그대로 단번에 아래로 떨어뜨려진다.

 부쩍부쩍 지면이 가까워져, 레굴루스는 안면부터 돌층계로 내던져진다. 하지만, 『사자의 심장』의 효과가 계속되어, 삼켜지듯이 몸이 지면을 후벼팠다.
 레굴루스의 몸은 일직선으로 돌층계를 관통해, 단단한 암반을 빠져 대지에 침입한다. 무저항으로 지면의 굴착 작업을 계속하면서, 갑작스레 레굴루스는 깨달았다.

 이대로 기세가 멈추지 않는 것이라면, 자신의 몸은 대지의 바닥까지 떨어져간다. 대지에 바닥이 있을지 어떨지 따위 생각한 적도 없다. 하지만, 이 세계의 대지에는 구석이 있다. 사방을 대폭포에 둘러싸인 이 세계는, 대폭포의 폭포가 떨어지는 끝이 있을 것이다.
 지금 상태로 낙하가 계속되면, 자신은 거기에 도달하는 것일까?

「그런게, 허용될리가…… 긋!?」

 문자 그대로, 바닥을 알 수 없는 공포에 레굴루스가 숨이 막혔을 때, 심장의 한계가 온다.
 5초가 경과했다. 위기 신호가 울려, 레굴루스는 자신의 판단에 헤맨다. 5초 이상, 심장을 자신의 체내에서 멈춘 일은 없다. 최대로 몇초, 10초는 무리일 것이다. 거기에 시간을 연장한다고 해도, 파며 진행되는 거리가 늘어날 뿐이다.
 그러나 지금, 이 지면에 잠입하는 상태로 능력이 해제되면 어떻게 되는가.

 ――고민할 시간은 없다. 심장을 너무 멈춰 죽는다니, 어처구니없는 것에도 정도가 있디.

「우, 우우우우, 우우우우우――!!」

 떨릴 것 같게 되는 어금니를 악물어, 레굴루스는 각오를 굳혔다.
 고동의 재개를 강하게 호소하는 심장의 소리를 들어주어, 레굴루스는 『사자의 심장』의 효력을 해제, 무적화가 풀려 육체의 강도와 물리 법칙은 원래대로 돌아와――,

「부오에――엑!?」

 전신의, 뼈가, 부서진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의 충격이 가차없이 레굴루스의 육체를 덮쳤다.
 당연하다. 자유낙하를 훨씬 웃도는 속도로 지면에 침입해, 그 기세가 조각도 죽지 않은 채 레굴루스의 몸은 흙 속을 계속 기어들고 있었다. 몸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끝난 것은, 확실히 파며 진행된 대지에 흩날릴 정도의 공간이 없었으니까와 다름없다.
 다만, 좌우에 퍼지지 않는 것뿐으로 상하는 별도이다.

「아, 아오……」

 속이 빈 듯한 목소리가 새어, 레굴루스는 완전하게 무너진 눈으로부터 피눈물을 흘린다. 충격은 레굴루스의 육체를 세로로 관통해, 그것 각각을 파괴했다.
 과장 없이 전신의 뼈에는 균열 이상의 데미지가 들어가, 배의 내용물도 꾸물꾸물하게 휘저어지고 있다. 누구에게도 더럽혀지지 않은 백발은 피와 진흙 투성이가 되어, 기능을 상실한 하복부로부터는 분뇨를 무의식중에 흘리고 있었다.

 이미 거기에 있는 것은, 사람으로서의 원형을 해친 고기의 덩어리다.
 그러나 놀랄 만한 일로, 고깃덩어리에는 아직 숨이 있었다.

「오, 아우……」

 무서울 만큼의 생에의 집착――아니, 이것은 집착은 아니고 원한이라고 불러야 한다.
 사는 것을 바란 집착은 아니다. 있는 것은 그저, 머리 위에 잔류하는 생존자에의 원망. 이렇게까지 되어서 더욱, 이것을 움직이는 것은 텅 빈 허영심.

 내가, 진심으로 하면, 너희들은――그것뿐이다.

「에오, 욱」

 하지만, 그 집념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생애를 불쌍히 여겨지지 않는 것에 모두 소비한 존재는, 백년 이상을 걸쳐 가다듬고 악화시킨 근성을 조각도 해치지 않고, 자신의 생존에 최적인 판단을 내렸다.

 극히, 단기간에서의 『사자의 심장』의 활동을 반복해, 레굴루스는 대지를 판다. 무적화 상태에 들어가면, 육체의 손상 따위 아무 관계도 없다. 아픔을 느끼지 않는 상태라면, 손상된 몸을 움직여도 데미지는 없는 것이다. 레굴루스는 맨손으로, 흙을 판다.

 머리가 아래가 되는 형태로 메워지고 있던 몸이, 둥글게 도려낸 흙 속에서 돈다. 머리를 위로 향하면, 나머지는 천천히 파 나아가 지상으로 오를 뿐이다. 지상에 오르면 착각한 채 뜻대로 되어 우쭐대는 구더기들이, 레굴루스를 쓰러트렸다고 들떠 까불며 떠들고 있을 것이다.

 용서할 수 없다. 용서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경시되는 것은, 업신여겨지는 것은, 불쌍히 여겨지는 것은 뭐라 참기 어려운 고통이다.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의 비방 중상은 물론, 사후의 그것도 용서할 수 있을까보냐. 아아, 그렇다. 재빠르게 해 버리면 좋았을 텐데. 눈에 띄는 자도 띄지 않는 자도, 몰살해 버리면 아무도 자신의 욕 따위 말할 수 없다. 최초부터 그렇게 해 버리면 좋았을 텐데. 이제 이번에는 잘못할 리 없다. 지상에 올라가, 그 세 명을 죽이면, 뒤는 전부다.

「――――」

 이미 목소리도 올리지 않고, 레굴루스는 원망의 말만을 힘으로 지면을 계속 판다.
 지상에 올라갔을 때, 진심이 된 자신에게 목숨구걸 하는 녀석들의 모습이 기다려진다. 특히 자신을 동정해 준, 그 여자만은 마음껏 능욕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79번째의 아내, 그 예정이었던 여자. 원래 공석의 그 장소에 있었음이 분명한 여자는, 원래는 쇠퇴해진 숲에 있던 엘프의 여자로, 거기에는 분한 페텔기우스도――.

 ――.
 ――――.
 ――――――.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생각났다. 지금, 생각났다.
 그 여자! 그 여자다. 아니, 그 때의 꼬마다!

 79번째를 맞이하러 갔을 때, 그 주위를 졸졸 울며 아우성치고 있던 그 꼬마다! 그 때의 꼬마가, 지금의 그 여자가 된 거다!
 한눈에, 그 공석을 그 여자에게 건네주려고 생각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단순한 이야기다. 모친의 대신이니까, 그 아가씨가 앉는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저것은 나를 바보로 만든 79번째와, 굼뱅이인 페텔기우스를 소중하게 여기고 있던 꼬마였던 것이다. 어째서 좀 더 빨리 깨닫지 않았나. 아니, 다행히도 지금 깨달았다.
 깨닫지 않은 채 죽여 버리면, 마음의 응어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분명히 녀석들의 허물을 자각한 지금에야말로, 죽일만한 가치가 있다. 이 굴욕에 보답할 만큼의 달성감이 있다. 오래간만에 자각한, 욕망을 채우는 의미가 있다.

 더럽혀 준다, 79번. 빼앗아 준다, 페텔기우스.
 너희가 소중히 하고 있던, 나를 불쌍하게 불쌍히 여긴, 그 여자를.

「아, 히힛」

 목의 안쪽에서 충동이 튀어, 레굴루스는 환희에 끓었다.
 이빨도 잃은, 갈기갈기의 입술로 웃는다. 사는 희망이 솟아 올랐다. 자신을 모욕한 녀석들이, 필사적으로 남긴 것을 가지고 노는 기쁨이 있다.

 기어오르고, 기어오르고, 기어오르고, 그리고――.

「――?」

 위를 향해 파 나아가던 레굴루스는, 돌연 손끝에 뭔가 닿은 것을 깨달았다. 손가락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된 팔을 내려, 피와 진흙의 덩어리가 된 그것을 보이지 않는 눈으로 본다. 표면이 희미하게, 피가 아닌 것으로 젖고 있었다.
 핥아본다. 씁쓸한 진흙의 맛이 났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물이었다.

 물. 물이다. 물이라고 이해한 순간, 레굴루스는 목의 갈증을 자각했다. 한 방울로는 부족하다. 목을 치유하고, 배를 채울 정도의 물을 원한다. 『사자의 심장』의 효과가 중단되어, 육체에 시간이 되돌아온 레굴루스는, 백년 가까운 공백을 거친 식사의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금은 물만이라도 좋다. 극상의 맛이 거기에 있다. 그렇게 생각한 직후, 레굴루스가 바란 대로 물이 졸졸 하고 머리 위에서부터 흘러 왔다.

 흙맛이 나는 그 물에 달라붙어서 놓지 않는다. 이빨은 없어져, 혀도 끊어져, 끝 없이 피가 흘러넘치는 입안에서도 물은 확실히 맛있었다. 채워졌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흘러드는 물의 양이 단번에 늘어나, 파 나아가던 레굴루스의 몸이 최하층까지 다시 떨어진 것은 그 직후의 일이다.

「아, 우, 오아?」

 흘러든다. 흘러들어 온다. 도망갈 장소가 없는 땅 속에, 물이 끝없이 흘러든다.
 불필요한 공간이 없는 지면 아래다. 눈 깜짝할 순간에, 레굴루스의 몸은 물속에 잠겨, 자유가 듣지 않게 된다.

 ――레굴루스는 지금,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의 머리 위, 도시 프리스텔라의 수로를 흐르고 있던 물이다.
 라인하르트의 일격에 의해, 가로를 관통해 지면에 침투된 레굴루스. 그 그의 몸이 만들어낸 땅 속으로의 길에, 그 자신이 파괴한, 침수된 수로의 물이 흘러들어온 것이다. 그것은 멈추는 일 없이 레굴루스를 덮쳐, 흉인을 수몰시킨다.
 마치 아름다운 거리의 풍경이 파괴된, 도시나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분노를 드러내듯이.

「고오, 보앗」

 물론, 지금 말 그대로 빠진 레굴루스가 그것을 깨닫는 일 따위 없다.
 땅 속에서 물고문되는 레굴루스는, 폐까지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는 물의 압력에 공포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러나, 땅 속에는 발버둥칠 정도의 공간 따위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진흙 속에서 웅크려, 『사자의 심장』에 틀어박히는 뿐이다.

 『사자의 심장』를 발동하고 있는 동안엔, 호흡의 괴로움을 맛보지 않아도 된다. 파괴된 육체의 고통도 또한 같다.
 하지만, 『사자의 심장』는 5초 이상은 계속되지 않는다. 심장의 한계를 느끼면, 죽음에의 공포가 레굴루스를 다시 물고문의 지옥으로 되돌린다.

 교대로 오는 죽음으로의 권유.
 어느쪽도 선택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어느쪽이나 뿌리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레굴루스에는 그리 할 방책이 없다. 있는 것은 이 부조리에의 원망의 말 뿐이다.

 제한 시간은 없어져 간다.
 『사자의 심장』는 몇 번이라도 반복할 수 있지만, 호흡은 그렇게는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자의 심장』를 다시 걸려면, 몇 초의 간격이 필요하다.

 심정지.
 익사.
 심정지.
 익사.
 심정지――.
 익사――.

 무한하게 계속될까하고 생각될 정도로, 끝없이 강요되는 아픔과 괴로움.
 레굴루스는 입을 열었다. 연 입에 물이, 진흙이, 흘러들어 온다. 거기에 폐나 내장을 범해지면서, 레굴루스는 외쳤다. 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로 계속 외쳤다.

 대답은 없다. 아무도, 그의 옆에는 없다.
 계속 그런데도 외쳤다. 이 절규로, 온 세상의 인간이 죽으면 좋겠다는 원한을 담아.

 자신이 죽은 후에, 조소당하는 것은 사양이다.
 그 여자에게, 모친이나 페텔기우스의 원수를 갚았다고 까불며 떠들어지는 것도 미안이다.
 그 여자가 레굴루스의 죽음을 기뻐하며, 날고 뛰며 감격한다고 생각한 것 뿐으로 구역질이 나온다.
 인생의 목표, 사는 양식, 그것을 달성했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이 당연하다.
 레굴루스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인생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빛나기 시작한다, 그런 횡설수설을 말할 것임에 틀림없다.
 착각, 어긋남, 매우 당치 않는 기쁨으로, 그 여자가 채워진다니 견딜 수 없다.
 자신의 죽음이, 그 아가씨의 마음에 크나큰 영향을――.


※※ ※ ※ ※ ※ ※ ※ ※ ※ ※ ※ ※


 돌층계를 부수어, 땅 속에 가라앉은 레굴루스 코르니아스.
 그 흉인이 스스로의 몸으로 만들어낸 무덤에, 수문도시의 물이 대량으로 흘러들어 간다. 그 흉인이 어디까지 가라앉았는가는 모른다. 하지만, 권능의 한계를 생각하면, 세계의 반대 측까지 관통했다――라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십중팔구, 땅 속의 어디선가 효과가 끊어져, 기세 그대로 무너진다. 만일 무너지지 않았다고 해도, 흘러드는 물은 결코 흉인을 놓칠 리 없다.
 강력한 권능에 빠진 흉인은, 자신이 파괴한 도시의 답례에 빠져 끝난다.

「……에밀리아땅, 개운하지 않은 얼굴 하고있네」

 가만히, 레굴루스가 가라앉은 구멍을 계속 응시하는 에밀리아. 그 옆 얼굴에 희미한 슬픔이 있는 것이 보여, 스바루는 그렇게 말을 걸었다.
 그 흉인에 대해서, 동정해야 할 점은 조각도 없다. 그 점은 에밀리아도 동감하고 있었을 것으로, 땅 속의 말로에 마음 아파하는 일 따위 없을 것이지만――.

「에밀리아땅이 상냥한 것은 좋은 점이지만, 이 녀석에게까지 그걸 나누는 건 잘못되어 있다고 생각해. 어쩔 수 없는 녀석이라는 것은, 역시 있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렇지만, 달라. 그게 아니라」

「응?」

 위로의 말을 건 스바루에, 에밀리아는 느슨느슨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잠깐 침묵하고, 긴 속눈썹에 가장자리를 장식된 눈을 기울이면서,

「레굴루스, 말인데…… 나, 처음 보았을 때부터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었던 듯한 느낌이 들어서」

「첫대면이 아니었다는 거야? 그렇다면, 언제」

「그게 말이지, 생각나지 않는거야」

 스바루의 질문에, 에밀리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것은 기이하게도, 땅 속에 가라앉는 레굴루스가 절규한 것과 같은 타이밍이었다.

 닿지 않는 절규로, 에밀리아에게 죽음을 환영받고 싶지 않다고 바란 흉인.
 모친의 죽음과 은인의 광기, 그 양쪽 모두에 관련된 자신의 존재. 소녀에게 있어 잊기 어려울 인생의 원수, 그런 자신의 죽음으로 채우고 싶지 않다.

 그런 흉인의, 지상까지 닿지 않는 최후의 소원은.


「――레굴루스는, 나와 어디서 만났었을까」


 레굴루스 코르니아스가, 에밀리아에게 남긴 영향 따위 아무것도 없다.
 그런 짓궂은 형태로, 제대로 실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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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하는 레굴루스

댓글 8개:

  1. 레굴 ㅎㄷㄷ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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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사합니다 덕분에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항상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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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감사합니다!
    사실 옆벽을 파고 위로 파면 살수는 있습니다
    단지 파묻힌깊이에 비해서 몸이 못버텨서
    죽을확률 90퍼 이상이지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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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레굴루스 말 너무많이 해서 역식자 님들 피토하면서 쓰셨겠네요; 어휴 고생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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