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일 수요일

리제로 5장 62화

전체 목록

제5장 62 『전사의 칭찬』


「――고저스 타이거?」

 그 목소리가 들린 순간, 가필의 의식은 크게 흔들렸다.
 기침하고, 대량으로 삼킨 물을 체내로부터 토해낸다. 전신을 흔들어 물을 털어내어, 가필은 산소 부족으로 멍해진 머리에 시각 정보를 주입했다.

 어슴푸레하고, 공기가 차가운 지하 공간이다.
 단단한 석조의 바닥을, 지금은 대량으로 흘러드는 물이 채우고 있다. 등 뒤의 벽의 구멍으로부터 탁류가 방에 쏟아져 맑은 공기에 반향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시선이 퍼부어지고 있다. 불안, 경계, 공포, 반골심, 뒤섞이는 여러가지 눈.
 그곳에 있던 사람들의 수와 시선의 색조로부터, 가필은 의식의 구석에서 여기가 도시 피난소의 하나라고 결론짓는다.
 전락한 수로는 이 피난소와 인접해 있어, 벽이 부수어진 것으로 이 장소와 통하고 있었다. 그 결과, 물과 함께 이 피난소에 흘러들어 온 것이다.

「――읏」

 거기까지 생각해, 가필은 몽롱해지고 있던 의식을 후려갈긴다.
 확 얼굴을 들어, 여기에 흘러든 경위에 전신의 털이 거꾸로 섰다. 몹시 당황하며 목을 돌려, 즉석에서 시야 안에 함께 수로에 떨어진 거구를 찾아――,

「……아」

 비취색 눈동자를 적신, 어린 금빛 머리카락의 소년과 시선이 교차했다.
 본 기억이 있는 얼굴. 가슴을 단단히 조여져 마음이 삐걱거리는 기억.

 일방적인 재회를 완수한, 가필의 어머니와 연결되는 소년.
 자신의 있어야 했던 장소에 들어가,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남동생――,

「――읏!?」

 두드려 일으켰음이 분명한 의식이, 또다시 불필요한 감상에 얽혔다.
 직후, 바로 옆에서 격렬한 물보라가 올라, 얕은 수면을 폭발시키며 이형의 거인이 일어선다. 거구는 치켜든 팔을, 우뚝선 자세의 가필에게 가차 없이 내질렀다.

 찍어내려지는 타격에, 가필은 콤마 늦게 반응한다.
 늦는다, 치명적이다.

 일순간의 방심은 한 합의 호기를 상대에게 양보한다.
 그리고 이번, 가필이 상대하는 투신의 한 합은 서투른 맹공이 아니다.

 총합, 8의 타격이 가필로 쏟아진다.
 1개, 2개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남은 6개의 타격은 가필을 직격한다.

 옆구리에 들어간 2발의 타격이 몸를 쳐올린다. 공중에 떠오르는 몸이 거듭한 권퇴에 떨어뜨려져 수면에 떨어진 머리 부분에 바로 위로부터 주먹이 내질러진다.
 수중에 잠긴 안면이 단단한 바닥에 끼워 넣어져, 코와 송곳니가 심대한 데미지를 받는다. 분출하는 피가 수면을 피로 물들여, 뛰어 일어난 순간에 코피와 토혈이 실을 당겼다.

「붓, 콜록…… 으라아아아아!!」

 빠진 이빨의 틈새로부터 포효를 올려, 머리 부분에의 타격으로 흔들리는 잔향을 쫓아버린다. 열백의 기합으로 지하 공간의 대기를 터뜨리고, 정면의 투신은 그것을 환영하듯이 발을 디뎠다.
 서로의 주먹이 교착한다. 목을 기울여, 안면의 바로 옆을 빠지는 주먹에 가필은 송곳니를 꽂아, 손목으로부터 팔꿈치까지를 단번에 찢었다. 동시에 뻗어오는 오른팔은 거구의 목 언저리에 걸려, 거기로부터 배 아래까지를 손톱이 후벼판다.

 예리한 단면으로부터 선혈이 흩날려, 투신의 육체에도 천대한 데미지가 들어간다.
 하지만, 투신의 공격은 여기로부터 7개 계속된다. 그 모두에 대해서, 가필은 전신을 구사해 회피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합의 충돌에서의, 하나에 대한 여덟개의 팔.
 압도적 불리, 압도적 물량차, 압도적인 전력차――그것이 불을 붙인다.

「오, 오오오오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다가온다――.
 받고, 처리하고, 피하고, 흘리고, 굽히고, 끌어서, 맞받아친다――!

 주먹과 주먹이 격돌해, 생기는 충격파가 양자의 털을 투기로 불태운다.
 호완과 강완의 정면충돌은, 고기와 고기의 충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굉음을 올려, 양자의 몸이 견디지 못하고 등 뒤로 날아갔다.

 물보라를 가라앉히면서, 맹호와 거구가 날듯이 구른다.
 크루간은 등 뒤의 벽에 격돌, 가필은 다시 수면과 대면이다. 즉석에서 얼굴을 세게 튀기자, 이쪽을 노려보는 크루간과 시선이 마주쳤다.

 말은 무언, 그러나 의사소통은 일순간이다.

 가필은 일어서, 발목까지 잠기는 물속에서 석조의 바닥을 짓밟았다.
 발바닥에 느끼는 『지령의 가호』의 힘이 발동해, 가필의 발 밑의 바닥이 네모낳게 잘라내져 떠오른다. 그 떠오르는 바닥을 차 치우자, 생긴 큰 결손에 지하를 채우려고 하던 물이 한꺼번에 흘러들었다. 수위가 부쩍부쩍 내려간다.

 그 가필의 배수 작업과 병행해, 크루간은 물이 흘러드는 구멍으로 향한다.
 두 명을 지하에 데려다 준 구멍은 크고, 이송되는 물의 양도 많다. 방치해 두면 몇분도 지나지 않아, 지하 공간은 완전하게 수몰될 것이다.
 그런 장소에서, 크루간은 귀포정 하나를 뽑았다. 가필에기 씹어 부수어진 것이 줄어들어, 남는 귀포정은 총합 3개. 그 중의 하나를 머리 위로 내걸어, 크루간의 목적은 벽의 구멍의 바로 위――천정에 투박한 철괴가 꽂혀, 부수어진다.
 군사의 분별력이 폭락의 정도를 지켜보며, 붕괴된 파편이 벽의 구멍을 난폭하게 막았다. 물론, 완전히 막진 못해 물의 침입은 있지만, 한꺼번에 지하를 채울 정도는 아니다.
(귀포정 : 네모난 식칼같은건데 우리말로 뭘까요...)

 구멍이 막히고, 배수가 완료되어, 발목까지 담그고 있던 수위가 없어진다.
 무언인 채 발판을 확보해, 두 명의 전사는 서로 최초에 선 위치에 돌아와, 다시 마주보았다. 방패를 지은 주먹과 뽑아내어지는 3개의 귀포정.

 영웅 『여덟팔』의 크루간과, 도전자 『황금의 범』가필.
 만전의 상태로 상대를 쓰러트린다. 그것은 이미, 군사끼리의 불문율이다.

「――――」

 이런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아니라는, 그 자각은 있다.
 가필에게 요구되고 있는 역할은, 강습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도시청사로 되돌아가, 비전투원인 사람들을 구조해 내는 것이다.
 하지만, 등을 향하고 향하지 않고 이전의 문제란, 이미 옛날에 마주보았다.

 ――가필은, 장소가 어긋난 감상이지만, 기뻤다.

 라인하르트에게 무참하게 패배해, 재회한 어머니에게로의 신뢰는 기억과 함께 봉쇄되어, 자신을 감싼 상냥한 소녀의 원수도 토벌하지 못하고, 적의 기대에 놀아나 아군을 위험하게 만들었다.
 무력감과 상실감이, 자신의 손바닥으로부터 많은 것을 빼앗아 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성역』를 나와, 세계를 알고, 가필은 자신의 약함을 알았다.
 『성역』에 있었을 때의 자신이, 분명 훨씬 강했다. 당연하다. 그 무렵의 자신은 비교할 대상을 가지지 않고, 닦은 무에 어떤 의문도 안지 않았었다.

 『성역』를 나와, 세계를 알고, 가필은 많은 강함을 알았다.
 『성역』에 있었을 때와 비교해, 자기 자신의 힘이 쇠약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교하는 대상이 거울의 자신이 아니게 된 것으로, 자신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그 의식의 변화, 그 결과를 역력하게 깨달은 이틀간이다.
 무력감과 상실감이 가필의 마음을 벗겨내어, 단순히 위세가 좋은 꼬마라는 것을 깨닫게 해 간다. 당황과 후회와 의문이 가슴을 다해 마음은 흔들리고 깎여 약해진다.

 ――그 마모되어 바싹 오그라드는 영혼에, 흥분을 주었던 것이 크루간이었다.

 영웅 『여덟팔』의 크루간. 볼라키아 제국의 영웅. 다완족 최강의 남자.
 그 남자가 귀포정을 쥐어, 가필을 한 사람의 전사로 인정하고 대립하였다. 그것이 자신의 가치를 잃고 있던 가필에게, 얼마나 컸던 것인가.

 뒤얽히듯이 수로에 떨어져, 익숙하지 않은 수중전에 가필의 의식은 몽롱해지고 있었다. 비술로 사후에서 돌아온 크루간에게 호흡의 필요는 없고, 결착만을 요구한다면 가필의 익사를 기다리는 것만으로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투신은 수로의 벽을 부수어, 피난소에 길을 연결해, 가필을 살렸다.
 무엇 때문인가.

「처음엔…… 또, 불쌍히 여겨진건가 하고 생각했다고」

「――――」

 각오가 정해지지 않는 가필을, 당초의 크루간은 전사로 인정하지 않았다.
 때리며 덤벼드는 아이를 뿌리쳐, 흐느껴 우는 모습을 발길질하는 것은 전사의 행동은 아니다. 까닭에 발작에 몸을 맡기는 가필을, 크루간은 다만 그저 멀리했다.

 그렇지만, 다르다면.
 일어서, 방패를 쥐어, 자신을 응시한 가필을 전사로 인정했기 때문에.
 전설에서 유명한 귀포정을 쥐고, 전사를 맞아 싸우는 투신을 직접 목격했다.

 그 모습을 본 후에, 가필에의 행동이 동정일 리가 없다.
 크루간은 요구하고 있다. 가필과의 싸움에, 상응하는 결착을.

 ――전사와 전사의 싸움은, 서로의 일격에 의해 정하는 것 외에 끝나는 방법은 없다.


「여어, 너희들…… 언제까지 여기서 가만히 있을 거냐?」

 양팔에 장착된 방패의 감촉을 확인하면서, 가필은 정면의 크루간은 아니고, 주위에 뿔뿔이 흩어지고 있는 시선의 소유자들에게 묻는다.
 탁류와 함께 두 명이 표류되고 나서, 그저 입다물고 이 전사끼리의 싸움을 멀리서 포위하고 있는 사람들――피난민들이다.

 풍채, 연령, 인종조차도 뿔뿔이 흩어진 오합지졸. 공통되고 있는 것은 싸우는 힘이 없는 것으로, 불면 날아갈 것 같은 힘약한 비전투원의 모임이다.
 만약 만일 가필이 쓰러져 버리면, 크루간에게 맞겨룸할 수 있는 인재 따위 있을 리가 없다. 크루간이 비전투원을 근절하는, 그런 폭거로 나온다고는 생각하기 어렵지만, 그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대립하고 있는 가필 뿐일 터.
 그러니까,

「보면 알 거 아냐. 그렇게 떨어져서 보고 있어도, 네놈들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이 틈에 냉큼 밖으로 피난해서……」

「――고저스 타이거!」

「아앙……?」

 이 장소로부터의 퇴거를 재촉하는 가필의 말을, 날카로운 목소리가 차단했다.
 의아스럽게 눈썹을 찌푸리는 가필에게 외친 것은, 가필을 그렇게 부르는 것은 이 장소에 있는 가운데 단 한사람.

 소년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얼굴을 붉게 하며, 꾹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의아스럽게 자신을 보는 가필을, 그 물기를 띤 눈동자로 홱 응시해 돌려준다. 가필이 무심코 숨을 삼킬 정도로, 강할 의사가 담겨진 눈으로.

「어이, 꼬마…… 너, 뭘……」

「고저스 타이거!」

「――――」

「고, 고저스 타이거!」

 침묵을 지키는 가필을, 소년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부른다.
 그 이외에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듯이, 그 이름을 외친다.

 황금의 범의 이름이다. 가필 틴젤이 동경하는, 최강의 범의 이름이다.
 왜 지금, 그 이름을 외치는 것인가. 자신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붉은 얼굴로, 소년의 뺨을 눈물이 탔다.
 외치는 소년의 목소리를, 지하에 있는 전원이 듣고 있다. 그러니까 그 소리에 담겨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격정을 전원이 공유하고 있었다.

「됐으니까, 도망치라고 하고 있잖아」

「고저스 타이거!」

 가필의 한숨이, 황금의 범을 부르는 목소리에 싹 지워졌다.
 외치는 소년을 등 뒤에서, 같은 금빛 머리카락의 소녀가 껴안는다. 소년의 누나다. 남동생을 지키듯이 껴안아, 떨리는 시선이 가필을 응시했다.
 입술이 떨린다. 소리가 되지 않는 목소리가, 황금의 범을 부르고 있었다.

「이겨 줘!」

 소년도, 소녀도, 물론 가필도 아니다.
 지하에 있던 한 명의 남자가, 주먹을 꽉 쥐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아니, 됐으니까 도망치라고……」

「싸워서, 이겨!」
「지지 마!」
「보, 보고 있는 것밖에 할 수…… 없지만!」

 아연해졌다.
 가필의 퇴거를 재촉하는 목소리는, 하나하나가 다른 목소리에 싹 지워진다.

 깨닫자, 소년의 목소리를 시작으로 한 열기는 지하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 전반되어, 가필과 크루간의 결투를 보는 사람들은 누구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상식으로 생각해서, 냉정하게 돌아와서, 이 장소에 남는 것이 정답이라니 누가 생각할까. 전원, 열중하고 있다. 아무 의미도 없는 고집이나 신념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수도 있는 결론에 몸을 바치고 있었다.

「――――」

 뭐야 그게, 라고 가필은 생각한다.
 이 장소에 남아서 무슨 의미가 있어. 목소리를 높여, 성원을 보내는 것으로 무엇을 바랄 수 있어.

 도망쳐 주는 편이 훨씬 좋다. 연루할 걱정이 없어지고, 자신이 쓰러진 뒤에 희생이 태어날 가능성이라도 줄어들 것이고, 훨씬 합리적이다.
 그런데 아무도 도망가지 않는 것은, 어째서일까.

「대장…… 역시, 연설이 너무 효과가 컸던 거야……」

 나츠키 스바루의 호소가, 도시 전역에 전한 말이 생각났다.
 도시 안의 사람들의 마음을 말려들게 해, 스바루의 약함이라고 하는 강함은 불안과 공포에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심하게 끌어올려, 마지막 희망에 허약한 불을 켰다.
 그 불씨는 마음 속에서 열이 되어 남아, 기회를 얻으면 타오른다.

 그들에게 있어서의 그 장소가, 지금 이 순간이었던 것처럼.
 가필에게 있어서의 그 순간이, 지금 이 때였던 것처럼.

「고저스 타이거!」

 성원이, 그치지 않는다.
 솔선해 황금의 범을 부르는 것은, 모르는 새 태어난 가필의 남동생이다. 그 막내 아우를 지키듯이 안는 것은, 역시 모르는 새 태어난 가필의 여동생이다.

 남동생과 여동생이, 가필을 보고 있다.
 기억을 잃은 어머니를 받아들여 준 도시, 그 거주자가 가필을 보고 있다.

「전사의 결투……로서는, 너무 소란스럽잖아」

「――――」

「정말로, 미안하다. 너에게는 폐를 끼쳐버렸어. 특히 제일 소란스러운 녀석, 저 녀석들 이몸의 남동생과 여동생이야. 나중에 분명하게, 타일러 둘 테니까」

「――――」

「그러니까」

 무언의 투신의 자세가 전의를 띤다.
 말은 없어도, 그 자세가 무엇보다도 웅변.

 굳힌 주먹을 맞부딪쳐, 장착한 방패를 부딪친다.
 강철이 서로 치는 소리가 불꽃을 낳아, 가필은 송곳니를 드러내어, 숨을 들이마셨다.

「『성역의 방패』…… 아니」

「――――」

「『고저스 타이거』, 가필 틴젤」

 전사끼리의 결투, 그 개막을 고하는 표명[表名].
 가필의 표명에 대해, 크루간의 목소리는 없다. 다만 무언으로 투신은 귀포정을 맞겨누어, 적대자에게로의 최대한의 전의를 표명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가, 아아아아아아!!」

 돌바닥이 발끝에서 터지고, 가필의 몸이 전방으로 돌진한다.
 똑같이 요격으로 발을 디디는 크루간과, 서로의 거리는 찰나에 소실되었다.

 타격에는 날카로운, 참격에는 둔한, 그 사이를 좁히는 박격이 내질러진다.
 귀포정이 가르는 공기가 짓눌리는 것도 베어지는 것도 아니게 살해당해, 다가오는 칼날에 치명의 감각을 전사의 후각이 알아챘다.

 한 합에 대한 여덟, 여덟에 대한 하나.
 가필과 크루간의 팔 수의 차이, 그것은 아득한 먼 정상을 목표로 하는 것과 동일하다.
 하지만, 손을 뻗지 않으면 닿지 않는다. 까닭에 도전한다, 전령을 걸고서.

「――――」

 몸을 목표로 발해진 박격, 직격을 받으면 예리함은 없어도 몸통이 끊어진다. 가필은 망설이지 않고 다리를 들어, 박격의 귀포정을 바로 위로부터 짓밟아 부쉈다.
 뒤꿈치가 귀포정의 배를 물어, 두꺼운 칼의 몸체가 돌바닥에 꽂히고, 삭암[削岩]하는 굉음에 도시가 흔들렸다고 생각할 정도의 착각이 달린다.

 우선 하나, 하지만 안도할 틈은 없다.

 짓밟아 부순 귀포정이 마루에 꽂힌 것과 동시에, 왼쪽의 어깻죽지로부터 호를 그리는 2개째가 강습한다. 오른쪽의 귀가 바람을 자르는 귀포정의 소리를 붙잡은 직후, 가필은 양팔의 방패로 머리 부분을 가드. 극소의 차이로, 팔을 내건 순간에 박격이 명중해, 의식이 하얘졌다.
 받은 충격에 오른팔이 팔꿈치부터 눌러꺾어, 팔뚝과 손목도 분쇄된다. 어금니를 씹어, 악문 이빨에 금을 그으면서 참는다. 이것으로 둘.

 세 번째과 네 번째는 맨손의 타격, 이것이 동시에 날아온다.

 거구의 크루간이 주먹을 굳히면, 그 주먹은 유아의 머리 크기정도까지도 된다. 포탄급의 위력이 말 그대로 포탄인 듯한 사이즈로 발해지면, 생겨나는 결과는 쇠뇌급의 한마디.
 석벽 혹은 철판조차도 관철할 듯한 주먹이, 머리에의 충격으로 사고가 희어진 가필을 덮친다. 노리는 건 동체와 머리 부분, 어느쪽이든 직격하면 날아가버리는 위력.

 동체에 꽂히는 주먹이, 가필의 복근의 표면을 태운다.
 불길에 닿았다고 뇌가 착각할 만큼, 주먹은 뜨겁고, 위력은 관통하고 있었다.

 그 주먹을 몸을 비틀어, 복근의 표면을 깎이는 것만으로 멈춘다. 셋.
 몸의 반이 가져가지는 감각에 신경을 태우면서, 네번째의 얼굴을 노리는 주먹에 대해서 오른팔을 맞춘다. 눌러꺾여, 분쇄된 오른팔이, 초급의 위력에 완전하게 무너진다.

 손가락 끝부터 손목, 팔꿈치까지가 짓눌려, 팔의 원형을 모르게 될 정도로 쳐부서진다. 손목에 고정되고 있던 방패가 날고, 하지만 위력이 죽은 주먹은 치명타와는 멀다. 등을 뒤로 젖혀 주먹에 이마를 맞춘다. 박치기가 크루간의 주먹을 두드려, 네 번째를 회피.

 나머지, 5, 6, 7, 8. 멀다. 너무 멀다. 미소가 나왔다. 송곳니가 떨렸다.

「――오, 오오오!!」

 다섯 번째, 여섯 번째도 역시 맨손. 귀포정은 나머지 한 개, 결정적 수단은 온존된다.
 왼쪽의 팔이 둘, 어깨 밑과 겨드랑이로부터 뻗어오는 두개가 동시에 덤벼들어왔다. 방어에 돌릴 수 있는 오른팔은 죽어 있다. 왼팔은 따라잡지 못한다. 망설임 없이, 오른쪽 다리로 발을 디뎠다.

 화리가 희미한 물보라를 세우고, 동시에 대지에 의사가 전해진다.
 때로는 힘을 퍼올려, 때로는 뜻대로 움직이고, 그리고 지금도 또한 힘을 빌린다――.

 발판이 뒤틀려, 크루간의 뒤꿈치가 떠올랐다.
 그러나, 투신은 그 일그러짐을 일순간의 정체도 없이 짓밟아 부순다. 그 움직임에 주저 없음. 미진의 요동도 없음. 하지만, 전신경의 집중은 벌어졌다.

 크루간의 신경이 발판에 할애된 찰나, 그 틈에 가필은 뛰어든다.
 다리를 들어, 몸을 비틀어, 옆에서 다가오는 타격과 타격의 얼마 안 되는 틈새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대로 폭풍의 틈을 찌르듯이, 동체와 등을 빼앗는 일격과 일격을 빠져나간다.

 다리를 닿은 순간, 가필은 자신의 판단에 전율했다.
 무엇을 보고 가능하다고 판단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사고와 결단의 틈이 존재하지 않는 소수점 이하 속에서의 판단. 뇌가 타오른다. 마음이 불탄다. 생명이 폭발하고 있었다.

 다섯 번째, 여섯 번째의 봉살. 그리고, 일곱 번째와 여덟 번째가――.

「――――」

 섬칫, 가필의 전신의 털이 거꾸로 섰다.
 여섯 번째까지를 회피된 크루간이, 남은 두 팔로 가필을 끝내기를 원한다. ――필살의 일격이 온다.

 ――일곱 번째, 날리고 마지막 여덟 번째가 온다.

 ――한 팔을 방폐하고, 귀포정이 메어졌다.
 오른팔이 귀포정의 자루를 잡고, 우측 어깨의 팔이 귀포정의 칼의 몸체를 잡는다. 지상에서 가필의 요격에 이용한, 초위력의 참격이 겨누어진다.

 전포위[全包囲], 어디에 있다고 해도 살해당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패기.
 여기까지 필사적으로 막은 여섯, 그 모두가 희미하게 보일 정도의 최종 국면.

 회피할 수 있는 비전이 떠오르지 않는다.
 뒤로 물러나도, 옆으로 날아도, 앞으로 발을 디뎌도, 박격된다.
 일격의 앞에서 고기토막이 되는 자신을, 무섭고 선명히 환시할 수가 있었다.

 회피는 불가능. 요격도 또한 무모. ――선택지는 하나, 받을 수밖에 없다.

 꺾이지 않은 왼팔을 머리 위로 내걸어, 가필은 허리를 떨어뜨렸다.
 이 순간의 세계에서, 지금도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남동생과 여동생과 여럿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판단은 일순, 행동은 찰나, 결과는 직후다.

「――――」

 귀포정이 발해진 순간, 가필은 세계로부터 완전하게 떼어내졌다.
 소리가 사라지고, 색이 없어지고, 불필요한 광경의 일절이 날아가 버린다. 극한의 집중 속에서 가필의 의식에 남은 것은, 크루간의 존재 뿐이다.

 이상하게 완만한 움직임으로, 귀포정의 칼끝이 가필에게 찍어내려진다.
 그것을 올려보며, 받으려고 자세를 잡는 자신의 동작도 완만하다. 안타까울 정도 정체된 세계 속, 가필이 할 수 있는 것은 어금니를 악무는 것뿐.
 아니, 추억에 잠길 시간은 있었다.

 스바루가 보였다. 람이 보였다. 미미가 보이고, 프레데리카가 보이고, 류즈가 떠오르고, 에밀리아가 있고, 오토가 나오고, 로즈월 자식이 떠오르고, 베아트리스나 페트라나 『성역』의 모두가, 그리고 어머니 리시아와 남동생과 여동생이 보였다.

 『성역』의 싸움에서, 가필은 자신의 약함을 자각했다.
 세계의 넓이를 알고, 라인하르트에게 패배했을 때, 가필은 자신이 『성역』을 나오기 전보다 약해진 것인가 하고 착각했다.

 ――그럴 리가 없다.

 껴안은 것의 수만큼 약해진다면, 무엇을 위해서 사는 것인가.
 껴안은 것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강하게 있으려고 생각하면 된다.

「아아――개운해졌어」

 스륵 하고, 고민거리가 가슴에서 떨어졌다.
 순간, 귀포정의 일격이 내건 왼팔의 방패를 직격해, 번개가 전신을 뚫었다.

「――으읏!!」

 왼팔의 방어는, 귀포정의 박격의 앞에서 일순간에 부서졌다.
 오른팔의 파괴와 같이, 손목, 팔꿈치, 팔뚝, 한층 더 어깨까지 단번에 뒤틀린다.
 익숙한 양팔이 악몽처럼 망가져, 격통이 시야를 새빨갛게, 사고를 새하얗게 구워간다. 입이 열리고, 절규가 올랐다.
 악물고 있던 턱이 열려, 지금까지의 부상의 모두가 절망의 대합창을 시작한다.

 귀포정의 기세는 멈추지 않는다.
 왼팔을 부수고, 나머지의 기세가 가필의 목에 다가온다. 그대로 가필의 왜구[矮躯]를 짓부숴, 전신을 남기지 않고 고기토막으로 바꾸는데 위력은 충분.
 단말마에 가까운 절규를 올리는 젊은 전사에, 투신은 어떻게 생각했을 것인가.

 자비를 품었을까, 동정을 느꼈을까――어느 쪽도 아닐 것이다.
 숨통을 끊는 그 순간까지, 전사가 전사를 불쌍히 여길 합당한 이유 따위 없다.

「――아아앗」

 격통의 절규, 가필의 머리가 수그러진다. 비통한 목소리가 꼬리를 잇고, 그리고.

「――아아, 각」

 큰 소리로 외치는 목소리가 중단되어, 턱이 닫혔다. 다시 악문 입, 거기에 은의 빛이 있다.
 파괴된 오른팔로부터 떨어진 은의 방패가, 가필의 입에 물려 있다.

「가, 아오오오――!」

 목을 세게 튀겨, 방패를 입에 문 안면이 귀포정의 도상에 끼어들었다.
 방패에 의한 방어의 2발째, 받은 순간에 방패로 안면이 짓눌려, 가필의 콧등에서 피가 튄다. 송곳니가 날아간다. 하지만, 무릎은 굽히지 않는다.

 강인한 목과 턱의 힘이, 귀포정의 일격을 막는다.
 강철과 강철의 충돌에 불꽃――불길이 분출되어, 가필의 의식은 저편으로 날아가 버렸다.

「――――」

 반백안을 벗기면서, 그런데도 목을 기울인 것은 무슨 의사였는가.
 전투 본능, 혹은 짐승의 투쟁심이나 생존 능력인가.

 돌연, 피가 분출했다. 대량의 선혈이 튀어, 지하에 새빨간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나오는곳은 크루간의 오른팔, 귀포정을 꽉 쥔 그 마지막 오른팔이다.
 거기에는 이전의 격돌로 가필이 준 상처가 있어, 손목부터 팔뚝까지 뼈가 보일 만큼 찢어져 있었다. 그 상처가 지금의 일격으로 완전하게 열렸다.

 크루간의 얼굴에 놀라움은 없다. 아픔에 신음하는 모습도 없다.
 당연하다. 그는 시체다. 통각은 생존자를 위해서 준비된, 생명의 등화를 확인하기 위한 생명선――사망자에게 그 기능은 필요없다.

 까닭에 크루간은, 불완전한 오른팔의 영향을 놓쳤다.
 실로 만전을 기한다면, 마지막 일격은 건재한 왼팔이 발해야 했다.
 그것이 승패를 갈랐다――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아」

 여덟 번째를 버티고, 가필은 피투성이의 안면으로 숨을 내쉬었다.
 입에 물고 있던 방패가 떨어진다. 정면에는 팔 전부를 뿌리쳐져, 몸을 드러낸 크루간. 가필의 오른팔과 왼팔은 완전하게 붕괴되어, 양 다리도 거듭된 충격에 버티지 못하고 여기저기의 근육이 단열되어 있다. 그런데도, 나머지 한 걸음 정도는 뛸 수 있다.

 뛰어서, 어떻게 하나. 팔은, 손톱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러면 남아 있는 것은――.

「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외치며, 크게 입을 열어, 크루간을 목표로 달려든다.
 우뚝 선 자세의 투신의 목의 밑을, 가필의 송곳니가 물어뜯었다. 단단하게 긴장된 피부를 송곳니가 거뜬히 관통해, 생명 유지에 필요한 중요 기관을 전부 씹어 찢는다.
 문 채로 몸을 비틀어, 송곳니가 근섬유를 걸어, 말려들게 해, 목의 반 정도가 후벼파여, 가필의 짐승의 턱에 찢겨나간다.

「가, 앗」

 무방비로 마루 위에 떨어져, 가필은 물어뜯은 고기를 토해냈다. 게우면서 뒤돌아, 그 목으로부터 대량의 피를 흘리는 크루간의 뒷모습을 본다.

 양팔이 부서져, 송곳니도 몇 개나 빠진 피투성이의 가필.
 그런 가필에게 치명상을 받으면서, 당당히 우두커니 서 있는 크루간의 모습의 용감함. 몸부림칠 정도로, 그것은 영웅 본연의 자세였다.

「――――」

 이윽고 천천히, 크루간이 가필을 되돌아 본다.
 바닥에 옆으로 쓰러져, 자신을 올려보는 전사에게 투신은 조용하게 팔짱을 꼈다.
 그리고,

「――훌륭하다」

 낮고, 중후한 목소리가 한마디만, 승자를 칭찬했다.

「아……」

 무엇인가, 응할 틈도 없다.
 눈을 크게 연 가필의 눈앞에서, 크루간의 모습은 일순간에 붕괴되었다.

 올려볼 정도의 거구는 모래처럼 붕괴해, 이형의 면모는 재의 덩어리로 바뀐다.
 너무나도 어이없는 임종, 사망자를 다시 사망자로 되돌린다――그 결과다.

「……도망이라니, 이야기가 안 된다고」

 사라져, 재가 된 투신의 떠나는 방법에 가필은 몹시 밉살스러운 듯이 말해버린다.
 보기 흉하게 생에 매달리기를 원한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명의 빼앗기, 끝나는 방법이 어이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가필의 소용없는 감상에 지나지 않는다.

「아, 젠장…… 위험해, 죽는다……」

 피를 너무 흘렸다.
 바닥에 누워, 전신으로 『지령의 가호』로부터 힘을 퍼올려, 모은 마나를 치유 마법에 실어 체내의 수복에 이용한다. 특히 양팔, 그것과 안면이 곤란하다.
 지상에서 받은 데미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채, 그토록의 공격을 계속 받은 것이다. 심대한 피해가 남아도 이상하지 않다.

「고저스 타이거!」

 치료에 전력을 다하는 가필을, 그 울음소리가 불렀다.
 웅덩이를 밟고 달려들어 오는 것은, 남동생과 여동생의 두 명이다. 다른 사람들도 달려들어 오고 있지만, 가필에게는 두 명만이 보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울 것 같은 얼굴――아니, 울고 있다.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아마추어의 눈으로 봐도, 지금의 가필의 상태는 보통이 아니다. 전문가의 눈으로 봐도 살아 있는 것이 이상하다, 라고 할 상태다. 치유술사라면 얼굴을 창백하게 해, 긴급 체제로 치료에 들어가야 한다고 진단을 내릴 것이다.

 생사지경, 그만큼 사선을 넘은 증거다.
 당연히, 그것을 자랑할 기분은 있지만――,

「살아 있지만 말이지…… 다리, 멈출 수는 없다고」

 『여덟팔』의 크루간을 타도해, 전과를 올려도 멈출 수 없다.
 이것은 가필의 싸움이지만, 가필만의 싸움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발이 묶이고 있는 동안에도, 궁지에 빠져 있는 동료가 있을지도 모른다.

 도시 청사에 돌아가야 한다고, 가필은 몸을 일으켰다.
 그 행동과 말을 우연히 들어, 달려들어 오고 있던 동생들이 안색을 바꾼다. 특히 여동생은 열화와 같이 화내는 얼굴로,

「바, 바보 아니야!? 됐으니까 자라구! 곧…… 그래, 곧바로 누군가, 의사를 불러 올 테니까……」

「의사가 필요한 녀석들은 분명 더 있어. 이몸, 아직 할 일이 있는 거라고, 꼬맹이」

 얼굴을 붉게 해, 물고 늘어지는 여동생에게 가필은 끄덕인다. 피투성이의 얼굴이라 상당히 인상이 나쁠 것이다. 여동생은 뚝뚝 분한 듯이 눈물을 흘렸다.
 그 사이에, 산산조각난 양팔의 뼈가 접목된다. 살은 완전히 수복되지 않았지만, 달리는 충격으로 의식이 날아갈 정도의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해, 일어섰다.

「기, 기다려…… 저, 정말로 가는 거야?」

「……방송, 들렸을 거잖아?」

「에…… 으, 응」

 손끝으로부터 피를 방울져 떨어지게 하면서, 중얼거린 가필에 수긍이 있다.
 그 목소리가 동생에게 용기를 주어, 여기서 마지막 한 걸음을 가필에게 주었다. 그러니까 가필은, 그 목소리에 응할 필요가 있다.
 괜찮다고, 스바루가 말한 것이니까, 괜찮게 하지 않으면.

「그러니까, 이몸은……」

「잠깐!」

 피가 부족한 몸이 휘청거려, 그 자리에 무릎이 떨어졌다. 넘어질 것 같게 되는 몸을 당황한 여동생에게 의지해, 가필은 혀를 찬다.
 그러자, 그 가필의 정면에 이번은 남동생이 섰다.

「고저스 타이거」

「……뭐야. 미안하지만, 너도 멈추려는 거라면 들어줄 수 없다고」

「으응, 아냐. 고저스 타이거, 옷이 빛나고 있어」

 남동생의 지적에, 가필은 시선을 떨어뜨려 깨달았다.
 너덜너덜해진 의복의 허리 근처에서, 희미하게 천을 비추는 빛이 있다.
 거기에 밀어넣고 있던 것은 대화경이다. 도시청사와 연락을 하지 못하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쑤셔넣고 있던 도구. 그것이 빛난다고 하는 것은,

「망가졌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내, 내가 꺼내 줄게」

 난폭한 숨을 내쉬는 가필. 그 품에 손을 쑤셔넣어, 멈출 틈도 없이 여동생이 그 대화경을 끌어냈다. 거울의 표면에서 빛이 흘러넘치고 있는 것은, 사용법을 들은 바로는 대응되는 대화경으로부터 호출이 있었을 경우일 것이다.
 즉, 도시청사나 혹은 또 하나의 조로부터 호출이 걸려오고 있다.

「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이쪽으로 대. ――누구야?」

 여동생이 주뼛주뼛, 밝게 빛나는 대화경을 가필에게 가까이 댄다. 그 경면을 들여다 보며, 가필은 불렀다.
 대화경은, 천천히 깜박이기 시작했다.


――――――――――――――――――――――――
아니, 됐으니까 도망치라고...

댓글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