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4일 금요일

리제로 5장 6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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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68 『이름을 먹는 미식가』


 ――수문도시 프리스텔라에서 시작된, 마녀교와의 총력전은 드디어 대단원에 도달하려고 하고 있었다.

 도시의 동쪽에서는 하나의 교회가 얼어붙어, 올려볼 정도의 고드름이 우뚝 솟았다.
 도시의 북쪽에서는 수로가 일제히 타올라, 최고조에 달하는 석탑이 굉음을 올리며 도괴.
 도시의 서쪽에서는 수로의 일부가 파괴되어 대량의 물이 지하로 흘러들어 범람이 일어난다.
 도시의 중앙에서는 도시 기능의 중추로 여겨진 청사가, 토대를 잃어 형태를 잃고 있었다.

 각지에서 열린 전투의 발단은 심대한 피해를 낳아, 마녀교라고 하는 존재의 위협을 도시에 새겨 간다. 하지만, 그 위에서 저항하는 사람들은 악의를 치워, 한정된 전력으로의 방위전, 그 목적을 완수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간신히 수문도시의 궁지를 넘으려는 한중간, 기색이 나쁜 전장이 있다고 하면 어딘가. 그것은, 아마 이 전장일 것이다.

 ――그렇다. 돌발적으로 발발한, 마녀교 대죄주교 『폭식』담당, 라이 바텐카이토스와의 조우전이다.


「핫하! 그러면,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아―안돼지! 뭐야, 무슨 일이야, 뭘 하고 싶은 거야,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되버린 거야!?」

 가늘고, 뒤얽힌 수로에 둘러싸인 통칭 『수로거리』.
 그 수로거리의 중앙에 있는 대광장에서, 홍소[哄笑]를 올리는 몸집이 작은 그림자가 준민하게 돌아다닌다.

 짧은 손발을 힘껏 사용해, 길고 난잡하게 늘린 짙은 갈색의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있는 것은 아직 나이 어린 소년이다. 좋을 때일 십대 중반의 소년은, 그 몸에 한 장의 넝마 조각을 걸쳐입었을 뿐으로, 부랑아라고 보고 오인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외관적 특징만이라면 몰라도, 실물을 직접 목격해, 그 인상을 계속 받는 것은 어렵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크게 웃는 그 소년의 존재는 이질적이며 삐뚤어져 꺼려야 할 것이었다.
 한눈에 아는, 그 전신으로부터 발해지는 상궤를 벗어난 압박감. 그것은 일상생활 속에서 인간이 없애 떨어뜨려 온, 본능의 부분에 호소하는 치명적인 광기다.

 누구든지, 그것만으로 그의 존재의 이상성을 알아차릴 수 있다.
 그것은 사람의 역을 밟고 넘어, 사람의 소원을 유린하고, 세상을 짓밟아 망치는 모독자.
 인심과 인륜을 발길질하며 비웃는 사악, 마녀교의 대죄주교인 것이라고.

「상대는 그저 한 명의 꼬마다! 둘러싸 놓치지 마! 잡아라!」

「그래그래, 그저 한 명의 꼬마야! 잡아서, 갈가리 찢어보라구!」

 대담한 목소리의 호령에, 깔깔 웃는 소년의 목소리가 겹친다.
 『폭식』의 라이 바텐카이토스는, 스스로에게 다가오는 남자들을 비예하면서, 물러서기는 커녕 오히려 가볍게 발을 디뎌 거리를 줄여 간다.

「――읏」

 이미 목소리도 올리지 않고, 소복의 남자들은 바텐카이토스에게 달려들었다.
 전원이 흰 옷을 입은 면면은, 키리타카가 남긴 용병 『백룡의 비늘』의 구성원이다. 그 손에 같은 소도[小刀]를 잡아, 사방에서 『폭식』에게 칼날을 내지른다.
 한 가닥도 흐트러지지 않는 연계, 그 동시 공격에 대해서 바텐카이토스는,

「흐트러짐이 있다구, 안되지」

 『한 가닥도 흐트러지지 않는』 틈으로 몸을 미끄러져 들어가게 해 네 개의 칼날을 최저한의 움직임으로 회피한다.
 몸을 날려 칼날을 피하고, 오른팔에 동여맨 단검으로 한 자루를 흘려, 한 명의 몸을 차 포위를 돌파한다. 그 정면을, 양팔을 교차하는 거구가 가로막았다.

「우, 오오오! 이렇게 되면 이판사판이다, 오라아!」

 펠트의 수행원인 가스톤이다. 그는 그 체격으로 바텐카이토스에게 돌진해, 대죄주교의 단검 하나를 빼앗은 비장의 기술 그대로 부딪치려고 한다.
 그 모습에 눈을 크게 뜬 바텐카이토스는, 직후에 생긋 미소지었다. 나이에 상응하는 미소이지만, 그 입에는 약간 너무 날카로운 송곳니가 들여다 보이고 있어 일말의 불안을 지나게 한다.

「건강하구나, 아저씨. 싫지 않아!」

「나는 아직 아저씨라고 불릴 나이가 아……부악!?」

 돌진하는 가스톤의 뺨에, 튀어오르는 바텐카이토스의 오른쪽 다리가 꽂힌다. 족도의 일격을 뺨에 받는 가스톤, 하지만 그는 기를 죽이지 않고 바텐카이토스를 내려다 보았다.
 단검의 일격과 같이, 가스톤에게 지금의 일격은 통하지 않았다. 원리는 불명이지만, 가스톤의 몸은 타격, 참격의 위력을 완전하게 죽이고 있었다.
 그대로, 가스톤의 팔이 뻗어 촐랑촐랑 움직이는 『폭식』을 잡아――,

「권왕[拳王]의 손바닥――」

 다리를 올린 채로, 바텐카이토스가 무엇인가 속삭였다. 그 손바닥이 가스톤의 몸에 접촉한다. 차는 것에 비하면 어떤 위력도 속도도 없는, 닿은 것 뿐의 한 동작.
 그러나, 가볍게 손바닥이 밀어넣어진 직후, 가스톤의 몸이 기역자로 접힌다.

「오, 구에!?」

 무릎을 떨어트리고, 가스톤이 넘쳐나는 위액을 흘리며 괴로운 울음을 올렸다. 앞으로 쓰러지는 몸의 옆을 빠져, 포위를 돌파한 바텐카이토스는 되돌아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이 정도인가? 라고도 말하고 싶은 듯한 그 행동에, 『백룡의 비늘』는 자존심을 상처입는 한편, 전율과 경탄을 숨기지 못한다.

「괴물 자식……!」

 누군가가 흘린 그 말이, 바텐카이토스의 능력의 단적인 증명이다.
 그 괴로운 듯한 목소리에, 희미하게 선망이 섞이고 있던 것은, 혹시 환청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예상 이상으로, 결정타가 부족하네요」

 대항, 이라고는 긍정적으로 봐도 말할 수 없는 전황을 바라보면서, 오토는 마른 입술을 적시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회전시키고 있었다.
 『폭식』과의 접근 조우전에 대해, 대립되는 이쪽의 전력은 어디까지나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물론, 전원이 열심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데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키리타카가 남긴 『백룡의 비늘』이 일곱 명, 펠트가 가스톤을 데리고 둘이서, 오토가 단독 전력, 이것으로 합계 열 명.
 여기에 우연의 우연으로, 다른 싸움을 조속히 정리한 누군가가 합류해 주어, 단번에 형세가 뒤집혀 대역전――이상이라고 하면 이상이지만,

「그런 행운이 찾아온다고 기대할 만큼, 저는 저의 운을 신용하지 않아서 말이죠」

 오토 스웬의 인생은, 참으로 불행과 불합리와의 동거다. 오토는 항상, 행운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결과는 자신의 노력과 준비와 행동으로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자신에게 있어 행운은, 귀찮은 가호를 가졌으면서도 이해해 주는 집에서 태어난 것과 대죄주교에게 살해당할 뻔 했던 생명을 스바루에게 구해진 것.
 그걸로 다 사용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불운을 비관할 것도 없다.

「오빠가 데려온, 그 수룡은 이제 못 써먹겠지?」

 골똘히 생각하는 오토의 옆에서, 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펠트가 불러 온다.
 그녀의 다홍색의 눈동자가 노려보는 것은, 검극을 서로 치는 『폭식』들의 저편――돌층계 위에 내던져져 빈사 상태로 긴 목을 경련시키는 수룡의 모습이다.
 오토가 꾸미고, 바텐카이토스에게 발로 차여 흩뜨려진 불쌍한 수룡들은, 유감스럽지만 전선 복귀는 바랄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공교롭게도, 더 이상의 무리는 시킬 수 없겠죠. 여기에 올 때까지 이야기할 수 있었던 수룡은 저것으로 전부…… 다른 수룡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같은 것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여기로부터 도망칠 수 있을까요?」

「농담으로도 힘들지. 그 가희성애자를 도망치게 한 것만으로도, 우리 비장의 카드를 한 장 써버린 거라고. 두 장째를 쓰려면, 그야말로 준비가 필요해」

 말하면서 펠트가 보는 것은, 그 작은 몸으로 껴안은 얇고 긴 꾸러미다.
 흰 옷감에 싸여 있는 그것은, 그녀가 수행원에게 갖게 하고 있었다고 하는 『비장의 카드』인 마법기인 것 같다. 라인하르트조차 회피할 수 없다는 보증이 있는 것 같지만, 사용에는 아주 조금 귀찮은 순서가 필요하고, 그것을 채울 때까지는 사용할 수 없다.

「거기에 가희성애자는 차치하고, 오빠나 나는 도망치려고 해도 하게 두지 않을 거라고. 저 자식의 표적에, 딱 들어가 버린 것 같으니까」

「솔직히, 그게 제일 사양하고 싶습니다만」

 코를 울리는 펠트의 말에, 오토는 무기력하게 등을 떨군다.
 다만, 그 말을 부정할 수가 없는 것은, 격렬한 싸움의 사이에도 이쪽으로 던져지는, 열을 띤 눈동자의 힘을 확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바텐카이토스는 뜨거운 한숨을 흘리며, 물기를 띤 눈동자와 홍조한 뺨으로, 빈번하게 오토들에게 시선을 향하여 오고 있다. 그 부분만 잘라내면 연모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흐뭇하게 볼 수도 있는 시선이지만, 그 진심엔 굶은 짐승의 식욕이 잠복하고 있을 뿐이다.
 맹수의 눈에, 피가 방울져 떨어지는 훌륭한 고기로서 들어맞은 것 뿐인 이야기. 전혀 영광은 아니지만, 바텐카이토스의 심미안에 들어맞은 것은 이 장소에서 세 명.

 오토와 펠트, 거기에 『백룡의 비늘』을 지휘하는 무정한 수염의 남자다. 그도 또한 부하에게 지시를 내리며, 바텐카이토스와 부딪치면서 이쪽으로 달려들어 온다.
 끄덕이면서 온 날쌔고 용맹스러운 얼굴의 남자는, 전황을 신경쓰면서 빠른 말로,

「다이나스다. 조금 전엔 우리 도련님을 도망치게 하는데 협력해줘서 고맙다」

「거기에 관해서는 펠트 님 쪽의 공적이에요. 거기에 키리타카씨를 도망치게 하는 것은, 저희들의 승리 가능성을 남기기 위해서도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으로……」

 이 장소를 이탈한 키리타카가, 오토의 지시대로 움직여 주고 있다면, 어쩌면 다른 가능성도 보여 온다. 공교롭게도, 확증이 없는 복권같은 것이지만, 어쨌든 나쁜 방향으로는 구르지 않을 것이다.
 이기기 위한, 득을 보기 위한 수단은 얼마든지 있어도 좋다. 최종적으로 그 어느쪽인가의 손에 실리면, 승리가 굴러 들어올 뿐인 이야기인 것이니까.

「――――」

 침묵을 지키며, 어지럽게 머리를 돌리는 오토를 보고, 남성 다이나스가 놀란 듯한 얼굴을 하고, 그리고 곧바로 끄덕인다. 거기에는 납득의 색이 있었다.

「과연, 들은 대로군. 역시나, 마녀교의 일인자인 에밀리아님의 필두 내정관님이다. 그 기세로 대죄주교의 요리법에 관해서도, 기대해도 괜찮을 것 같아」

「과대평가와 과대광고 감사합니다. 저기, 죄송합니다만, 그런데 여러분, 내정관이란 게 뭐하는 일인지 알고 계십니까? 뭔가, 제가 알고 있는 녀석과 조금 엇갈려 있는 기분이 듭니다만……?」

「쫄지도 겸손 떨지도 말라고. 거기에 우리 내정관도, 큰 덩치로 곤봉 휘두르거나 한다고. 내정관은 그런 일 아냐?」

 내정관이라고 하는 직위의 풍문 피해가 굉장하다.
 이 일년 동안, 내정관으로 불리는 것에의 체념은 벌써 하고 있다는 생각이지만, 그 의미가 변질되는 것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엇이 원인일까. 천재지변같은 상황에, 이렇게 몇번이나 조우하고 있는 것일까. 스바루가 나쁘다. 무사하게 돌아가면 반드시, 한 방 먹여주자. 그렇게 결정했다.

「그럼――」

 전후의 일에 할애하는 것은 뒷전으로 하고, 이 상황에 집중하기로 하자.

 오토의 시선의 앞, 바텐카이토스는 『백룡의 비늘』이나 가스톤과 몇번이고 교착해, 그 이상한 전투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쓰러트려간다.
 다만, 불가해한 것은 오른팔의 단검을 휘두르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다 된 어른이 여럿이 모여서 이런 꼬마 하나 못 잡는 거야!? 안돼, 안되지, 안된다구, 안되잖아, 안될 뿐이야!」

 송곳니를 드러내며, 바텐카이토스는 발놀림만으로 남자들을 피해간다. 완급 자재인 움직임과, 기발하게 흔들리는 상체에 희롱되어 소도는 모두 허공을 가를 뿐.
 하반신과 상반신이, 완전히 기술체계가 다른 움직임이다. 오토의 눈에도 기이하게 비치는 그것을 보며, 다이나스가 목의 안쪽에서 무심코 끙끙거린다.

「다이나스씨?」

「아아, 아니…… 미안. 녀석의 움직임이 아주 조금…… 우오!?」

「큰 덩치 하고 위축되지 말라고!」

 우물거리며, 자신의 머리에 떠오른 생각을 부정하려고 하는 다이나스. 그 엉덩이를, 뒤로 돈 펠트가 찼다.
 되돌아 보는 다이나스에게, 펠트는 탱탱 뺨을 붉게 한 채, 그 눈을 쏘아올리며 본다.

「상대의 품에 쑤셔들면, 나머지는 훔치든가 훔치지 않는 것밖에 없어. 어차피 뒤쫓길 거라면, 훔치기 위해서 쓸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쓰는 거야. 알잖아?」

「어째서 도둑의 시선입니까?」

 펠트의 조언에 오토가 고개를 갸웃하지만, 그 옆에서 다이나스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펠트를 응시해 돌려주면서, 「그래」라고 서론하며,

「이 아가씨가 말하는 대로야. 생각난 건 뭐든지 입에 내어, 타개책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돼. 일단, 내가 느낀 위화감이지만……」

 아가씨, 라고 펠트를 부르는 다이나스는, 아무래도 그녀의 태생이 왕선 후보자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 장소에서는 사소한 일이라고 판단해, 오토는 그것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런 다음, 다이나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저 대죄주교…… 겉모습은 꼬마이지만, 싸움법도 좋고 움직임도 좋아, 아무리 뭐라 해도 너무 능숙해. 신체 능력에 맡기는…… 것과도, 또 달라」

「――? 그럼, 선천적으로 싸움법이 이상하게 잘 되먹은 녀석인거 아냐? 라인하르트라든지도 그런 종류의 바보잖아?」

「비교 대상으로 라인하르트씨가 성립하는 시점에서, 백기 들고 싶습니다만」

 펠트의 기사이자, 왕국 최강의 검인 라인하르트.
 지금은 스바루와 동행해, 『탐욕』의 공략전에 도전하고 있을 그이지만, 그 강함은 호신술 정도밖에 배우지 않은 오토에게도, 피부로 느껴질 정도의 것이 있었다.
 옆에 있는 것만으로, 절대의 안심감과 동시에 공포의 생각이 들끓는다. 왕국 최강의 이름은 겉멋은 아니다. 혹은, 지상 최강이라 부르는 소리조차도 잘못되어 있지 않을 것이다.

 한편, 바텐카이토스에게도 접하는 것만으로 들끓는 혐오감이나 불쾌감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라인하르트에게 느끼는 그것과는 질이 다른 것이다.
 물론, 그 탁월한 전투 기법에 대해서는 부정의 여지는 없겠지만.

「그런 것과도 달라. 나도 살아 오며, 나름대로 아수라장을 빠져나왔지만…… 저 꼬마의 싸움법은, 재능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냐. 저건 몇 년이고 몇 년이고, 쌓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종류의 움직임이다」

 다이나스의 그 발언에, 오토와 펠트는 재차 바텐카이토스를 본다.
 마침, 바텐카이토스는 소도의 일격을 내건 팔로 받아 들인 참이다. 검격을 쳐박는 남자의 손목을 잡아, 바텐카이토스는 몸을 돌려 품에 뛰어들면서, 그대로 남자를 등에 매듯이 지면으로 내던진다.
 한층 더 추격해 오는 남자들에게, 『폭식』의 다리는 돌층계를 원을 그리듯이 미끄러져, 흔들 손발을 구사해, 밸런스를 무너뜨려 쓰러뜨린다.

 확실히 그 유려한 움직임에는, 바텐카이토스가 휘감는 폭력적인 분위기와 구별을 분명히 하는 청량한 힘이 있었다. 어떤 종류의 무술 체계에 준거한 기술, 그것을 닦고 있다.
 외견 14, 5세의 소년이, 몇 년이나 걸리는 기법을 완벽하게――?

「혹시, 무술의 천재같은 느낌으로 불리는 녀석이라면 그런 것도 할 수 있는지도 모르지만…… 저 꼬마에게 그런 재능이 휘둘러진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다이나스에 그렇게까지 말하게 하는, 그만큼의 것을 바텐카이토스는 닦고 있다. 동시에 오토는, 『폭식』과 싸우는 소복의 한 명이 흘린 군소리, 거기에 담겨져 있었던 선망의 의미를 간신히 깨달았다. 싸우는 그들은 오토들보다 빨리,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은――.

「단검의 취급, 맨손의 싸움법, 완벽한 무술 기법……?」

 거기까지 말하고, 오토는 자신의 추론에 의문을 떠올렸다. 떠오른 생각은 순수하게, 『거기까지의 일이 가능한 것인가?』의 한마디다.

「――――」

 남쪽의 볼라키아 제국 따위에서는, 어려서부터 콜로세움의 검노가 된 존재에게,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교육한다고 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바텐카이토스가 그러한 환경에 있던 것이라면, 어쩌면 지금의 연령으로 이 정도의 기량을 몸에 익히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말하는 실전적인 기술과도 다르다.
 그것을 닦는 방법은, 제대로된 스승 밑으로 들어가, 기법을 배워가는 것.
 혹은――,

「훔치는…… 아니, 먹어치우는 것?」

 『폭식』이 상대의 『이름』과 『기억』을 먹는 존재인 것은, 이미 오토는 스바루의 입으로부터 듣고 있다. 실제로, 그 양 쪽을 먹혀,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 상태가 된 소녀, 그 모습은 오토도 알고 있는 것이다.
 믿기 어렵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먹는 존재인 것은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먹은 것이 어떻게 될까까지는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만일, 『폭식』이 먹은 상대의 기억을 축적해, 다룰 수 있는 것이라면.
 10년 이상이나 수련을 쌓은 무도가의 기법, 혹은 전장을 떠돌아다닌 전사의 싸움법을, 그리고 스바루를 옆에서 지탱하고 있던 소녀의 공격을 흉내내는 것도――.

「마법이 옵니다!!」
「가스톤!」

「――엘 휴마」

 전격적으로 충격이 달려, 오토가 외친 것과 바텐카이토스의 영창은 동시다.
 대기가 소리를 내며 얼어붙어, 만들어지는 얼음의 덩어리가, 그 마법 공격을 예상하지 않았던 『백룡의 비늘』의 면면을 옆에서 친다.
 그러나, 그 얼음 덩어리의 비에 양손을 벌려 가스톤이 가로막았다. 큰 남자는 변함없는 방어력으로, 내던져지는 얼음의 덩어리를 전신으로 받는다. 그 등 뒤에 『백룡의 비늘』가 뛰어들어, 피해를 경감하는 형태다. 하지만, 그런데도 데미지는 막지 못한다.

「형의 판단이 좋았어. 생각했던 것보다, 기습이 되지 않았네」

 마법을 행사한 바텐카이토스가, 그 참상을 보면서 입끝을 매달아 올린다.
 벽 역할이 된 가스톤은 난폭한 한숨을 돌리고, 그 등 뒤에 숨은 『백룡의 비늘』의 여섯 명, 이쪽은 부상자가 나와 있다. 피를 흘리며, 웅크리고 앉은 한 명에, 다리를 당한 두 명. 남은 세 명도 결코, 상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전력은 반감되어, 게다가――,

「지금의 말이 나왔다는 건, 우리의 정체를 알아 버린 거려나아?」

「…… 글쎄, 어떨까요」

「형은, 속이는 데엔 맞지 않아. 아픈 꼴 보기 전에, 상인은 그만두는 게 좋지 않을까」

 난처해하는 오토에게 그렇게 응하고, 다음 순간에 바텐카이토스의 모습이 사라진다.
 아니, 사라졌다고 생각할 만큼, 재빠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발을 디딘 것이다. 그 작은 체구가 가스톤의 옆을 빠져나가, 움직일 수 없게 된 『백룡의 비늘』옆에.
 순간에, 움직일 수 있는 세 명은 거기로부터 날아 물러나지만, 부상한 세 명은 끌어들일 수 없어.

「아스타. 루크펠트. 힉스」

 속삭이듯이 흘리며, 바텐카이토스는 그 세 명의 어깨를 살그머니 어루만졌다.
 무슨 일인가, 하고 눈을 크게 뜨는 전원의 앞에서, 바텐카이토스에게 닿은 삼자의 몸이 튄다. 그리고 바텐카이토스는 되돌아 보더니, 그들에게 닿은 왼손을 내걸어,

「낼름」

 하고, 그 아무것도 없는 왼쪽의 손바닥을 핥았다. 바로 그때, 오토는 위화감에 삼켜진다.
 무엇이 일어난 것인가, 뭔가가 일어났던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알 수 없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그의 발 밑에 쓰러져 있는 것은…… 누구입니까?」

 오토가 가리키는 것은, 혀를 길게 늘려 보이는 바텐카이토스의 발 밑이다.
 그 소년의 형태를 한 악의의 발 밑에, 세 명의 흰 옷의 인물이 쓰러져 있다. 쓰러져 있지만, 그 태생을 알 수 없다. 아마, 등의 무늬로부터 『백룡의 비늘』의 구성원이라고 예상은 가지만, 그들은 언제 나타나, 언제 당해 버렸는가.

「슬퍼라, 슬프네, 슬프다구, 슬픈 거야, 슬프고말고, 슬프니까야말로. 우리는 일방적인 재회였다고 해도, 채워지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거야」

「다이나스씨! 저 세 명은!?」

「몰라! 본 적도 없는 얼굴이다! 하지만――!」

 같은 복장으로, 모르는 상대라고 말해져도 설득력은 없다. 없지만, 다이나스의 목소리에 얼버무리는 의도도 여유도 없다. 날듯이 달리기 시작해, 그는 두 개의 칼을 양손에 내세워 바텐카이토스를 베려 했다.

「그만두라구, 다이나스. 오랜 교제잖아. 고향의 정화도 앞으로 한 걸음이라는데, 이런 식으로 동료끼리 칼부림해니 어리석어」

「――!? 너, 어디서 그걸!」

 다이나스의 사정을 조심성 없이 짓밟아, 바텐카이토스는 오른쪽의 칼날을 치켜든다. 소도의 2격을 하나의 단검으로 경쾌하게 받아 넘겨, 『폭식』은 밀어올린 무릎으로 다이나스의 가슴을 쳐, 그대로의 기세로 단번에 후방으로 날아갔다.
 가슴을 누르는 다이나스는 기침하지만, 쓰러진 낯선 세 명은 확보한다. 그런 다이나스의 모습에, 바텐카이토스는 이것 보라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그릇을 고집하지 말라구. 중요한 건 마음과 내용물이잖아?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드는 건 외측이 아니야, 내용물이지. 우리는 너의 노력을 알고 있어, 다이나스. 밀리안도 메리도, 지킬 수 없었던 것은 너의 탓이 아냐. 운이 나빴던 거야」

「닥쳐닥쳐닥쳐닥쳐어! 네가 나의 무엇을! 무엇을 알고 있어! 제멋대로인 소리를 말하지 마! 이 썩은 외도가!」

 노성을 올려, 다이나스가 타격의 아픔도 잊고 다시 함성을 지른다. 두 개의 칼이 뒤집혀 바텐카이토스를 노리지만, 그것은 면식이 있던 일격을 휘둘러진 듯한 얼굴의 바텐카이토스에게 간단하게 피해졌다. 그대로, 다이나스의 등에 바텐카이코스의 손이 뻗는다.

「어이쿠?」

「언제까지나 사람을 무시하지」
「말라는 거다, 멍청아!」

 바텐카이토스의 가는 허리에, 바로 뒤로부터 가스톤이 달라 붙었다. 그 콧등에 바텐카이토스의 팔꿈치가 찍어내려지지만, 타격의 위력에 가스톤은 물러나지 않는다.
 한층 더 가스톤이 억누르는 바텐카이토스에게, 뛰어드는 펠트가 덤벼든다. 그녀는 양손에 움켜 쥐고 있던 얇고 긴 꾸러미를, 그 무방비한 후두부에 휘둘렀다.

「멍청이라니 상처받네. 아마 우리들, 너보다는 여러가지 알고 있을 거라구?」
「느걱!」

 하지만, 그 펠트의 일격을, 바텐카이토스는 앞으로 숙여, 추가로 내건 오른팔의 단검으로 받아 넘긴다. 기세를 탄 타격은 부딪치는 소리를 내면서, 그러나 목적을 크게 빗나가 오히려 펠트의 자세가 무방비하게 되었다.
 다이나스와 펠트가 나란히 틈을 보여, 가스톤에게도 손이 닿는 상황――바텐카이토스의 마의 손이, 그대로 세 명에게,

「하게 두지 않습니다만!」

 닿기 직전, 날아온 마석이 적열하면서 바텐카이토스의 발 밑에. 그것을 포착한 순간, 바텐카이토스의 움직임이 멈추어, 펠트와 다이나스가 긴급 이탈.

「떼어놓지 마, 가스톤!」
「기억해 두라고, 이 악마 아가씨……!」

 달라 붙은 채의 가스톤이, 마석의 효과 범위로부터 바텐카이토스를 놓치지 않는다. 적열하는 마석의 빛이 늘어나, 직후에 돌층계가 뜯겨질 정도의 위력으로 폭발이 올랐다.
 빨강과 흰색의 빛이 올라, 폭풍에 펠트가 이 쪽으로 굴러 온다. 그것을 오토는 어떻게든 받고, 폭발의 범위를 보았다.

 오토가 항상 가지고 다니고 있는, 『만일의 때』를 위한 마석이다. 『성역』에서의 가필과의 싸움 이후, 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상비는 빠뜨리지 않았다.
 지갑에는 아픈 수단이지만, 그래도 효과는 바보 취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행 분은 괜찮습니까!?」

「헷, 우리 큰 남자를 얕보지 말라고. 나의 갑옷 역할이야. 조금이나 약간의 공격으로는 꿰뚫을 수 없다고. 다만……」

 거기까지 말한 시점에서, 희미한 흙먼지를 찢고 거체가 튀어 나온다. 가스톤이다. 그는 몸을 그을음 투성이로 하면서, 필사적으로 얼굴을 때리며,

「구아아아! 뜨거웟! 뜨거워! 뜨거워뜨거워! 죽는다!」

「폭풍이라든지 맞는 것은 괜찮아도, 뜨겁다든가 춥다든가는 막을 수 없으니까」

 고열에 몸부림치는 수행원의 모습에, 펠트가 그렇게 탄식한다. 불의 마석의 위력을 가까이서 받은 것이지만, 일단 가스톤의 생명에 이상은 없는 것 같다.
 그만큼 확인하고, 오토는 연기 속에 눈을 집중시킨다. 솟아오르는 검은 연기는 상당한 규모로, 중심에 있던 바텐카이토스에게 막을 수단은 없을 것이다. 연기의 저편에는 다이나스의 모습도 있어, 한쪽 무릎을 붙인 그도 무사하긴 한 것 같다.
 그리고,

「베넷. 칼시푸스. 아우구스트」

「――!?」

 속삭이는 것 같은 목소리가 나고, 폭심지와는 멀어진 장소에 시선이 향했다.
 거기에는 쓰러진 소복 세 명과, 건재한 상태로 있는 바텐카이토스의 모습이. 소년은 왼손의 손바닥을, 또다시 「낼름」이라고 말하면서 핥았다.

 직후에 찾아오는 몰이해. 또다시 나타나는, 낯선 세 명의 소복.
 폭심지로부터 벗어난 방법도, 당돌한 세 명의 희생자도, 이것도 저것도 전부 이해의 바깥이다.

「젠장! 뭐야 저 녀석들! 어디에서…… 아니, 어느새……?」

 오토의 옆에서, 펠트가 난폭하게 아름다운 금발을 쥐어뜯는다. 그녀도 또한,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의 의미를 모르게 되어 있다.
 무엇에 대해 서둘러 고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지, 그것조차도 지금의 펠트에게는 알 수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오토는 이해했다. 이, 불가사의한 사태를.

「이것이, 『이름』을 먹는다는 것의 의미――!」

 누구의 기억으로부터도 모습이 사라져, 스바루 안에밖에 남지 않은 『렘』이라고 하는 소녀. 그것과 같은 현상이, 지금 확실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다.
 아마, 쓰러져 있는 『백룡의 비늘』이라고 생각되는 남자들은, 바텐카이토스에게 이름을 먹힌 것이다. 그 결과, 오토들의 머리로부터 『있었다』라고 하는 기억이 사라졌다.
 그러니까 돌연 나타난 것처럼 보이고, 누구인 것인지도 모른다.

「――――」

 공포가 떠올랐다. 재차, 눈앞에 있는 규격외의 괴물의 악랄함을 이해한다.
 『폭식』 라이 바텐카이토스의 손에 걸리면, 어쩌면 여기서 오토들이 전멸했다고 해도, 싸움의 형적은 커녕 존재조차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저항한 기억은 물론, 여기에 있었다고 하는 사실 그 자체도.

 자신이 사라져, 그것을 떠올리는 사람들조차도 사라질 가능성――그것은 어쩌면 이 세상의 모든 공포보다 무서운 공포는 아닐까.

 창백해지는 오토. 같은 결론에는 이르지 않았어도, 펠트나 다이나스의 안색도 상응하게 나쁘다. 상상 이상의 불리함에, 이제와서지만 무모를 깨달았다.
 정말로 선택해야 하는 것은, 체면 신겅쓰지 않는 도망이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할 정도로――.

「제길, 열받는 녀석이다. 다시 한 번, 같은 방식으로 가능할까……?」

「――――」

 무기력이 쑤셔들어오는 오토의 옆에서, 펠트가 꾸러미를 꽉 쥐고 그렇게 흘린다. 무심코 오토는, 그 옆 얼굴에 아연한 관심을 가져 버렸다.
 펠트의 안색은, 이상 사태를 앞에 두고 곤혹해하고 있다. 그러나, 갖추어진 옆 얼굴은 비탄하고 있지 않다. 꺾이지 않는다고, 그렇게 강하게 마음을 굳히고 있듯이.

 물을 퍼부어진 기분으로, 오토는 자신의 뺨을 두드렸다.
 도대체, 뭘 무기력하게 되어 있는 것인가. 파산해, 목을 묶을 때까지 패배라고는 할 수 없다. 지금은 아직, 목에 줄을 걸지 어떨지라고 하는 순간이다. 아직 방법은 있다.

 그 두 명의 모습에, 다이나스와 가스톤까지도 각오를 결정한 얼굴로 일어섰다. 그리고 네 명의 전의가 꺾이지 않는다고 보고, 바텐카이토스는 만족스럽게 끄덕이며,

「좋네, 좋아, 좋지, 좋고말고, 좋을지도, 좋은 거 아닐까, 좋잖아, 좋으니까야말로! 폭음! 폭식! 너희들은 식탁에 적당해! 전채 중에서도 훌륭한 부류에 격상시켜줄게, 가스톤. 거기에 펠트와 다이나스는, 제대로 맛봐줄테니 말이야」

 손뼉을 치면서, 바텐카이토스가 기쁘지 않은 평가를 세 명에게 내렸다. 그리고 『폭식』은 천천히, 그 눈으로 오토 쪽을 바라본다. 고개를 갸웃하는 모독자는, 그대로의 흐름으로 오토의 품평을 시작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불만인 얼굴이다.

「똑똑해보이고, 포기하지 않고, 향기로울 것 같은 형…… 인데 말이지」

「무엇을…… 아니」

 거기까지 말하고, 오토는 바텐카이토스의 불만의 이유를 눈치챘다.
 펠트들의 이름을, 찬미하듯이 상냥하게 부른 바텐카이토스. 그의 『이름』을 먹는다고 하는 특성과, 그 발언의 내용이 그것을 알린다.

 바텐카이토스는, 『이름』알 모르는 상대의 『이름』은 먹을 수 없는 것이다.
 까닭에 『폭식』은, 여태까지 한번도 이름을 불리지 않은 오토의 『이름』을 먹을 수가 없다. 그 때문의, 불만이다.

「세 분께 부탁입니다. 절대로 향후, 저의 이름을 부르지 말아주세요」

 이름이 불리지 않으면, 적어도 바텐카이토스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다.
 어쩌면 여기까지의 바텐카이토스의, 부실하다고도 생각되는 미지근한 공격의 갖가지조차, 실은 이쪽의 이름을 알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은 아닐까.
 오토들에게 회의하는 시간을 허락했던 것도, 서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기다려, 식사의 준비를 갖추기 위한――.

「미안해, 오빠」

 그 오토의 추론에서 뛰쳐나온 발언에, 펠트가 미안한 듯이 중얼거린다.
 그녀는 그 옆 얼굴에, 지금까지 없던 어색한 것 같은 색을 품고,

「나, 원래 오빠 이름이라든지 모르고……」

「미안해, 필두 내정관님. 나도 직위는 차치하고, 이름은 깜빡 잊어버려서……」

「네네 그렇겠죠! 별로 저, 그렇게 여러분과 친하지 않고, 중요 인물도 아니니까요! 해냈다, 제길」

 물론, 가스톤도 모른다는 얼굴로 어깨를 움츠리고 있다.
 기쁜 듯한 슬픈 듯한 복잡한 마음이지만, 적어도 이것으로 바텐카이토스에게 이름이 알려질 걱정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것은 틀림없다.

「다이나스는 차치하고, 그쪽의 두 명은 형을 감싸고 있는 거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뭐……끌어내는 게 성가시게 된단 말이지」

「오늘은 단념하고 물러난다, 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닙니까? 후일, 다른 날 다시…… 그렇네요. 라인하르트씨라도 동석하고 있을 때 와 주신다면 환대할 준비도」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돌아간다니, 그런 무리한 말 해주지 마. 아랫배가 채워진 정도로는, 우리는 우리는 돌아갈 수 없어. 루이에게 혼나 버리니까」

 당연히, 바텐카이토스의 설득도 무리. 그럼, 전투는 피할 수 없다.

「가스톤, 다음엔 절대로 떼어놓지 마」

「자기는 아프지 않다고, 제멋대로……」

「다음엔 제대로, 나도 어울려 줄게」

 명령에 불복을 말하려고 한 가스톤이, 그 펠트의 말에 몹시 놀란다. 그리고 가스톤은 난폭하게 웃으면서, 펠트의 머리를 난폭하게 어루만지며, 머리카락을 어지럽혔다.

「농담하지 말아달라고. 주인님께 당치 않은 짓을 시켰다는 게 알려지면, 그 영감에게 무슨 꼴을 당할 지 몰라」

「내 머리에 손대지 마. 그걸 해도 되는 건 롬 영감 뿐이다」

「그러니까 해 준 거라고」

 머리카락을 어지럽혀진 상태로, 코를 울린 펠트의 곁에 가스톤이 선다. 그 옆에서 다이나스가 두 칼을 쥐어, 오토도 소매 안에 남은 마석의 수를 세었다.
 왼쪽의 소매에 3개에, 오른쪽에 2개. 합계 5개, 소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왼손으로 손대어, 먹는 느낌입니다. 손대어지면 끝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그거, 들은 것만으로도 바보같은 난이도 아냐?」

「검으로 급소를 베어져도 일태도로 끝이다. 맞으면 패배인 것엔 큰 차이 없지」

「그렇게 말하면 그런가」

 펠트가 납득한 것처럼 중얼거리고, 그걸로 이쪽의 준비는 완료다.
 정중하게, 그 준비가 끝나는 것을 지켜보는 바텐카이토스. 그 예의 좋은 태도에 오토가 웃음을 띄우자, 그 뜻을 헤아린 모독자가 웃는다.

「상 차리는게 끝나는 걸 기다리는 건 예의잖아? 악식의 로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미식가니까. 식사에는 여러가지 고집이 있다고」

 그만큼 말하고, 바텐카이토스는 송구하다는 행동으로 일례[一礼]한다.

 뽐내는 것처럼도 보이는 그것은, 매우 익숙한 행동으로도 보였다.

「그러면, 재차. 마녀교 대죄주교, 『폭식』 담당의 라이 바텐카이토스」

「…………」

「이름을 대면 돌려주는 것은, 예의 아닐까?」

「여기까지의 회화로, 너에게 이름을 돌려줄 바보 따윈 없단 거라고」

 전사끼리의 관례에 따르면, 이름을 대면 돌려주는 것이 통례다.
 어쩌면 바텐카이토스는 그 방식을 이용해, 지금까지 많은 인간의 이름을 끌어내어, 접시에 늘어놓아 먹어치워 왔을지도 모른다.
 그 관례에 따를 이유는 이쪽에는 없다. 그렇게 퇴짜놓자, 『폭식』은 웃으며,

「그건 그렇지. ――그럼, 잘 먹겠습니다!」

 식사의 신호와 동시에, 작은 체구가 한 번의 도약으로 거리를 줄여 왔다. 그 움직임은 여태까지 보이고 있던 것과 달리, 부는 바람과도 같다.
 지금까지, 발놀림이나 몸동작만으로 공방을 넘고 있던 바텐카이토스가, 진심으로 상대를 사냥하기 위한 실력을 발휘한다.

 비전투원 오토에게는 그 움직임이 파악되지 않고, 순간에 반응할 수 없다.
 다만, 다른 세 명은 다르다.

「달리기로, 나한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바람처럼 달리는 바텐카이토스의 속도를, 펠트만은 손쉽게 따라잡는다. 경쾌하게 돌층계를 찬 직후, 그녀의 몸은 바람에 옮겨지듯이 단번에 이동했다.
 과연 그 움직임에는 놀란 것처럼, 바텐카이토스의 첫격이 허공에 휘둘러진다.

「――읏!」

 거기에, 가스톤과 다이나스가 동시에 공격을 걸었다.
 다이나스의 두 칼과, 가스톤의 손에도 주운 소도가 쥐어져 있다. 그 참격에 대해서, 무방비하게 드러난 바텐카이토스는 다리를 벌려 자세를 떨어뜨렸다.
 양손을 지면에 대어, 바텐카이토스의 몸이 발길을 뻗친 채로 돈다. 소용돌이같은 발차기가 두 명의 남자의 다리를 후려쳐, 다이나스들이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거기에―,

「우아아아――!」

「하아?」

 목소리를 높이면서, 4번수인 오토가 덤벼들었다.
 여기에 와서, 오토가 접근전을 꾸미는 것은 예상외였는지, 바텐카이토스는 어이를 상실한 목소리를 높여, 오토는 그 몸에 달라붙는 것에 성공한다.
 이대로 구속해서――라고 하는 사고의 직후, 밀어올리는 아픔이 오토의 배를 덮쳤다. 바텐카이토스의 왼쪽의 주먹이 꽂혀, 오토의 몸이 뒹굴뒹굴 구른다.

「구엣, 콜록!」

「적재적소, 진한 맛과 담백한 맛의 메뉴가 있는 것처럼, 나와야 할 장소는 분별하지 않으면 안 돼, 형. 제대로, 나중에 상대를……」

 말해버린 바텐카이토스의 앞에서, 몸의 자세를 무너뜨린 두 명이 움직인다.
 다이나스가 구르는 오토를 안아, 한층 더 두 명을 감싸는 위치에 가스톤이다. 그 대형에 바텐카이토스는 고개를 갸웃하고, 자신이 휘감는 넝마 조각을 내려다 보고 깨닫는다.

 ――오토가 달라 붙은 위치에, 빛나는 마석이 2개 매달려 있다.

「어이쿠야」

 떼어내려고 하는 움직임은 늦다.
 바텐카이토스가 마석을 알아차린 다음의 순간, 2개의 마석이 단번에 파열한다.

 불의 마광석과 물의 마광석의 공동 출연이다.
 붉고 노란 빛과 푸르고 흰 빛이 동시에 부풀어 올라, 바텐카이토스의 몸이 그 빛에 감싸여 충격이 관통한다.

「――읏!!」

 가까이서 빛의 직격을 받아, 오토들에게도 그 피해는 있었다.
 대부분은 벽을 맡은 가스톤이 받지만, 그런데도 충격과 열량은 오토에게 덤벼들어 온다. 피부가 그을려,혹은 냉기에 구워진다.
 그 충격의 물결이 흩어진 뒤, 보면 2번째의 폭심지는 심한 모습이다. 돌층계가 후벼파이고 흙이 노출되어, 탄 천조각과 파편들이 끊어져 떨어지고 있다.

「아아, 정말로 너무하네. 옷이 엉망이야」

 그리고, 폭심지로부터 멀어진 지점에, 또다시 바텐카이토스는 이동해 있다.
 하지만, 이번엔 과연 상처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소년은 긴 머리카락에 폭풍의 여파를 받으면서, 어딘가 기분이 안좋은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흘렸다.
 아무래도 폭심지에 떨어진 천조각들은, 소년이 휘감고 있던 그것이 틀림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전신을 싸고 있던 넝마를 잃어, 그 아래의 피부가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다.

「――으」

 바텐카이토스의 그 모습을 보고, 무심코 신음한 것은 오토다.
 가스톤이나 다이나스도 목소리를 잃고, 같은 것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노출된 소년의 피부, 그 보이는 범위의 전부에는 대량의 상처 자국이 있었다.

 채찍 자국이, 인두 자국이, 칼날로 새겨진 자국이, 난폭하게 깎인 자국이, 후벼파진 자국이, 짐승의 송곳니의 자국이, 검푸르러질 때까지 맞은 자국이, 무수한 상흔이 있었다.

 넝마 조각 아래, 속치마만을 감은 소년은 상처투성이의 몸으로 되돌아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오토들을 알아차리곤, 불만인 얼굴을 했다.

「억지로 아이의 옷을 떼어내서, 그리고 그 반응은 상처받네. 어른은 이런거 좋아하는 거 아냐?」

「……당신의 가까운 어른이 어떤지는 모릅니다만, 보통은 그걸 싫어한다구요」

「흐음. 그러면, 또 동정이라든지 해 버리는 거지. 대굴대굴 태도가 바뀌고, 그런 점이 너희는 신용할 수 없다고!」

 상처투성이의 몸을 과시하듯이 팔을 벌려, 바텐카이토스가 그렇게 고함친다.
 그 말에 오토는 얼굴을 찡그려, 다이나스도 기분나쁜 듯한 얼굴이다. 다만, 펠트와 가스톤 두 명의 표정은 요동하지 않는다.
 그녀들은 찌푸린 얼굴의 오토들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이봐이봐, 이상한 거 생각하지 말라고. 저런건 어디든지 있는 거야. 너도 나도 아니었던 것 뿐이고, 어디든지」

 꾸러미를 손 안에서 돌리면서, 펠트가 각박하게 그렇게 말해치운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동정 따위 한 조각도 없다. 물론, 오토도 연민 따위가 상응하지 않는 상대라고 알고는 있지만, 대죄주교도 선천적으로 미쳐있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바텐카이토스의 몸을 보면 그렇게 생각되어 버리는 것도――.

「――시시한 상상은 할수록 무의미한 것이야. 필요없는 후회가 격해질 뿐인 것일까」

「――――」

 돌연히, 대광장에 지금까지 없었음이 확실한 인물의 목소리가 울렸다.
 순간에 얼굴을 올린 것은, 바텐카이토스도 포함한 전원이다.
 다섯 명의 시선이 향한 것은, 대광장을 둘러싼 수로의 하나――거기에서부터 경쾌하게 공중을 날아, 한 사람의 소녀가 내려선다.

 살짝 퍼지는 프릴이 붙은 드레스에, 빙글 감겨진 크림색의 머리카락. 츤 하고 새침뗀 얼굴은 익숙한 것으로, 둥글고 큰 눈동자로 그녀는 상황을 바라본다.
 그리고 오토에게 눈을 두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탄식했다.

「근성과 마무리가 무른 것은 스바루만으로 충분한 것이야. 베티가 도와주는 것도 스바루 뿐…… 이번엔, 어디까지나 특별조치인 것일까」

「에에, 죄송해요, 수고를 걸치겠습니다. 그래도, 감사합니다」

 소녀의 엄격하게 들리는 발언에, 그러나 오토는 탈진해 주저앉고 싶을 정도의 안도감을 맛본다.
 그 소녀의 존재야말로, 오토가 꾸민 『승리 가능성』 중의 하나.

「그러면, 이런 소란 냉큼 정리하고, 스바루에게 안아달라고 하러 가는 것이야」

 나른한 얼굴로 말하면서, 들어올린 손을 흔들어 보이는 소녀.
 아니, 정령. 그것도, 정령 중의 대정령.

 나츠키 스바루의 계약 정령, 베아트리스――원군으로서 마침내 참전.

댓글 10개:

  1. 오늘도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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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분 번역속도의 상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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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69화 마지막 부분도 번역해 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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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베아트리스으으으으으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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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으아아아 베아코
    매번 감사하게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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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사랑스러운 베아코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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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스토리 잘짜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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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젠장 믿고있었다고 베아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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