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2일 수요일

리제로 5장 7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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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71 『검귀VS전검성』

 도시의 각지에서 전개되는 전투가, 서서히 종식되고 있었다.

 전역이 된 각처의 피해는 현저하고, 도시 기능에 심대한 영향을 가져올 것 같은 타격을 받은 지점도 결코 적지 않다.
 그 사실이, 이 도시 프리스텔라를 덮친 사태의 크기――도시에 악의를 가져온 마녀교의, 위협을 알리게 하는 결과가 되었다고 해도 괜찮다.

 그렇게 큰 피해가 계속 생겨난 상황에 있어, 모색이 다른 전장이 하나 있다.
 혹은 그것은 전장이라고 부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오로지 검극이 울리며, 흔들거리는 시퍼런 칼날이 노리는 것은 서로의 생명 뿐.
 불필요한 모든 것을 깎아 떨어뜨려, 최소한, 실로 바라는 곳에 칼끝을 서로 향하는 검사끼리의, 서투른 요구의 교차만이 그곳에 있었다.

「――――」

 번쩍이는 검섬은 더욱더 달빛을 반사해, 검사는 강철 너머로 사랑을 계속 주고받는다.
 날카로운 울림, 흩날리는 불꽃, 달 아래에서 춤추는 백발과 적발.
 모두 관중의 눈을 빼앗아, 혹은 마음을 사로잡아, 검신마저도 끙끙거리게 할만큼 아름답고 세련된 검무다.

 장검의, 물을 긁는 것 같은 유려한 움직임으로부터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열의 위력.
 되튕겨내고, 바람을 감는 쌍검의 연격도 번개가 관통하지만 우아.

「――――」

 서로 정해진 연무를 춤추듯이, 두 명의 칼날은 계속 서로 맞물린다.
 빌헬름은 눈앞의, 젊은 날의 아름다움 그대로인 테레시아의 검격을 정면에서 받고, 기세대로 검격을 퍼부어, 손바닥에 느끼는 반응에 한탄을 얻고 있었다.

 신체의 깊은 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것은, 나이를 거쳐도 미숙한 자신의 마음의 갈채였다.

 ――끓고 있다.
 ――기뻐하고 있다.
 ――들떠 있다.

 정직하게, 단언하자.
 검귀 빌헬름은 한 때의 나날을 다시 생각해, 젊은 날의 아내와 접전할 수 있는 지금에 애태우고 있었다. 그 마음을, 다 태워버릴 듯이.
 이대로 이 검극이, 둘이서 만날 기회가, 끝나지 않으면 좋겠다고, 모든 것을 내던져버릴 수도 있는 소망이 뇌리를 계속 차지할 정도로.

「하지만――」

 그러한 아욕, 품는 것조차 용서되지 않는 모독이다.

 검귀 빌헬름이, 검에 바친 끝없는 나날에의 모독이다.
 검성이었던 테레시아, 그녀를 무릎꿇게 하고, 빼앗은 맹세에의 모독이다.
 검사로서, 큰 은혜가 있는 주군에게로의 충성, 그 마음의 모독이다.

 빌헬름 반 아스트레아가 초조해하는 사랑은, 맹목적으로 그 사랑에 따라버리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세계 전부에의 모독이다.

 ――그러므로, 결착은 연장되어서는 안 된다.
 ――여하에 이 한때가, 검귀에게 있어 마음 편한 낙원이었다고 해도.

「――――」
「지, 아아아아!!」

 무음의 검섬이 폭풍우와 같이 밀어닥쳐, 무수한 검격으로 거기에 응전한다.

 다홍색의 장발을 자유롭게 흩날리면서, 흰 옷을 펄럭이는 테레시아의 움직임에는 막힘이 없다.
 수류를 탄 나뭇잎처럼, 어디까지나 자연체의 안쪽으로부터 치사의 검이 발해진다.

 상하좌우, 치명의 검격은 각도를 선택하지 않는다.
 다만, 참격을 거듭하면서, 빌헬름은 희미한 위화감을 얻고 있었다. 그리고 그 위화감에 대한 납득도 또, 검극 속에서 받고 있다.

 테레시아 반 아스트레아의, 검사로서의 기량은 탁월해 있다.
 그것은 당시, 육체의 전성기에 있던 빌헬름에게 있어서도, 순수한 검술의 분야를 겨루면 결코 이길 수 없는 영역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지금, 무언으로 대립되는 테레시아의 칼날에는, 한때의 그 기량이 확실히 머물고 있다.
 적대자를 가차없이 매장해, 비호자에게는 황홀을 수반하는 안도감조차 가져오는 검성의 업.

 ――그러나, 지금의 그녀와 당시의 그녀는,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다.

「――가볍다」

 쌍검과 장검이 정면으로부터 격돌해, 불꽃을 피우면서 검귀가 흘린다.
 격렬한 승부를 연기하면서, 도신의 저편으로 보이는 푸른 눈동자를 빌헬름은 노려보았다.

「비교할 필요도 없이, 가볍다고, 테레시아. ――무거운 짐을 내린 너의 검은, 이렇게나 가벼워지는 것인가」

「――――」

 어느 종류, 실망조차 섞은 그 말에, 그러나 미모는 눈썹 하나 움직이지 않는다.
 테레시아는 맑게 개인 푸른 눈동자에, 무감정을 키고 빌헬름을 응시하며 돌려주고 있다.
 반론도, 반감도, 적개심도 거기에는 없다.

 절 웃고, 잘 화내고, 잘 삐지는 여자였다.

 입다물고 있으면 칼날처럼 아름다운 여자이지만, 입다물고 있을 때 따위는 거의 없다.
 햇빛 아래에 피는, 오와의 꽃과 같은 여자였다.

 ――그것이 지금, 다만 그저 슬프다.

「――――」

 무언의 아내의 빈 껍질만이 거기에 있다.
 계속 사랑했던 모습과 검극을 주고받을 때마다, 빌헬름의 마음은 이것저것에 흐트러진다.

 한때의 나날로 되돌아온 것처럼 튀어, 한때의 나날에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이해해 변해, 한때의 나날을 다 버리지 못하고 포말의 꿈에 취한다.

 ――15년, 테레시아가 어떤 나날을 보냈는가.

 그녀를 잃고, 그 복수를 위해서 소비했을 시간을 생각하자, 빌헬름의 어깨의 치유되지 않는 상처가 자신을 주장했다.

 『사신의 가호』가 상처입힌 상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검성의 가호』와는 별개로, 테레시아가 검성으로부터 하사받은, 그 전란의 나날을 끝내기 위한 천혜라고조차 말할 수 있는 가호였다.

 베인 상처 하나로 피의 강을 낳아, 선명한 참격이 시체의 산을 쌓아 올린다.
 까닭에 명맥을 끊는 것에, 잔재주의 일절이 불필요하다.

 테레시아에게 이기려면, 그녀를 넘는 검력을 얻는 것 외에 없다.
 한 때의 빌헬름은 극한까지 자신을 깎아 떨어뜨려, 스스로가 검이 될 정도의 고행의 끝에 그것을 달해, 완수했다.

 『검성의 가호』의 아래, 자신의 한계까지 검재를 끌어내고 있던 테레시아를 이기려면, 그 이외에 방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젊은 날의 그녀와 검을 겨루며, 빌헬름은 이해하고 있었다.

 ――검의 기량은 탁월해, 숙련의 경지에 있다. 하지만, 그 검력에 심대한 흐림이 있다.

「검을 잡기 전에 고민해도, 검을 잡고 나서는 고민하지 않아. 너는 참으로, 나보다 잘 알고 있는 여자였다」

「――――」

「이별했을 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대정벌의 때, 너는 말리는 나를 떨쳐내고, 이 어깨에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새겼다. ――그 때의 말을, 나는 일언일구 잊지 않았어」

 대답은 없다. 요구하지 않았다.
 이것은 그저, 그 날을 되돌아 보는 빌헬름만의 의식이다.

 이 어깨의 아픔과 함께, 새겨진 기억이 소생된다.
 대정벌에, 돌아올 수 없을 가능성이 있는 여로로 나아갈 때, 테레시아는 빌헬름을 문자 그대로 잘라 버리고, 말한 것이다.

 ――돌아오면, 그 날, 들을 수 없었던 말을 들려주세요.

「그 날의 약속을, 완수하러 왔다――!」

 쌍검이 신음소리를 올리고, 테레시아의 장검이 휘둘러진다.
 전검성은 그 반동조차 이용해 칼날을 휘두르지만, 빌헬름은 그 반격을 보는 일도 하지 않고, 궤도를 끝까지 읽어 회피했다.

 아는 것이다.
 어디로 칼날이 오는지, 사랑스러울만큼.

「루, 오오오오!」

 버릇이 같다. 기술이 같다.
 일찍이 영혼을 깎는 고행 속, 뇌리에 그려, 계속 쫓은 검성의 검술.
 깨부숴, 빼앗는다고 맹세해, 그 경지에 닿으려 애태워, 애태워, 영혼을 태워.

 이 가슴을 뜨겁게 한 그녀의 모습과, 같은 것이다.

「――――」

 빌헬름의 호소에도, 다홍색의 미모는 조금도 요동하지 않는다.
 무음과 무언과 무감정의 검섬이 달려, 빌헬름은 그것 하나하나를 격추한다.

 눈을 감고 있어도 알 만큼 사랑했다.
 그렇기에, 눈을 감지 말고 바라보며 사랑하자.

「――읏」

 ――위, 반격, 찌르기, 베어 올리기, 내려찍기.

 떨어져내리는 칼날을 받고, 반격하는 참격을 흘리고, 발해지는 찌르기를 피하고, 튀는 칼끝에 몸을 돌리고, 다시 찍어내려지는 칼날을 내건 쌍검으로 막아, 반격으로 들아선다.

 유려한 방어를 수로 웃돌아, 테레시아의 검속에 무리가 생긴다.
 버티지 못하고 테레시아가 후퇴해, 그 틈에 빌헬름은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었다.

「――――」

 일순간, 검귀를 보는 테레시아의 눈동자에 감정이 지나쳤다.
 아니, 착각이다. 그것은 일찍이, 완전히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의 기억을, 나약한 이 마음이 끌어낸 것 뿐이다.

 ――많은 국민이 지켜보는 중, 빌헬름은 식전의 주역인 『검성』을 패배시켜, 테레시아라고 하는 소녀를 검신으로부터 빼앗았다.

 그 때와 완전히, 같은 상황의 재현.
 그렇다면 결말도, 또한.

「테레시아――앗!!」

 품에 뛰어드는 빌헬름을 장검이 맞아 싸운다.
 그것을 검귀는 쌍검으로 감아올려, 부하에 버티지 못한 칼의 몸체에 금이 들어갔다. 하지만, 동시에 장검이 바로 위로 튕겨져 테레시아의 반신이 크게 벌어졌다.

 크게 반원을 그려, 빌헬름의 쌍검이 되돌아온다.
 이 둘이서 만날 기회의 시작으로부터 지금에 도달할 때까지, 최대의 틈을 일으킨 테레시아가 눈앞에 있다. 팔의 근육이 부풀어 올라, 검의 자루가 삐걱거릴 만큼 악력이 가득찬다.
 그리고 혼신의 일격으로, 있을 수 없었던 재회를 끝내기 위해――.

 ――끝내기, 위해.

「――읏!」

 울컥거리는 격정이 목을 막아, 크게 연 눈동자에 떠오르는 몇 개의 표정.
 우는 얼굴, 화는 얼굴, 삐진 얼굴, 웃는 얼굴, 떠오르는 것은 모두 같은 여자의, 사랑스러운 얼굴.

 그 모두를 뿌리쳐, 빌헬름은 칼날을 떨어뜨린다.
 참격은 달려, 곧바로 여자의 목과 몸통을――,

「――――」

 칼날의 직격의 직전, 빌헬름의 눈의 구석에 인영이 비쳤다.

 극한의 집중력 속에서, 본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의식의 요동이다. 하지만, 결국은 그 뿐의 일. 아무런 영향 따위 없는, 무시해도 좋은 것뿐의 일에 지나지 않는다.
 검사로서 필사적으로 접전하는 생사지경에, 타인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 따위 어디에도 없다.
 눈앞의 존재에 모두를 쏟아부어, 검귀에 걸맞는 검격으로 목적을 달한다.
 그렇게 해야 했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었다.

 ――거기에 비친 사람의 그림자가, 생판 남이어 주었다면.

「――아버지?」

 거리가 있다.
 의문의 울림이 있는 속삭임이, 빌헬름에게 닿을만한 거리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목소리는, 마치 귓전으로 발해진 것처럼 잘 들렸다.

 이쪽을 응시하는, 푸른 눈동자를 한 적발의 남자.
 하인켈 아스트레아가, 이 싸움의 마지막 순간을 보고 있었다.

 자신의 부친인 빌헬름과, 모친인 테레시아와의 결사적의 검극을, 살인의 결말을, 그저 어안이 벙벙하게.

 ――순간, 검섬이 무디어졌다.

「――읏」

 결정적인 일태도가 발해졌을 것이었다.
 승부의 추세를 기울여, 긴 꿈의 시간을 끝내기에는 충분할 것이었을 검격――그 일섬이 무디어져, 반격의 여지가 생겨난다.

「――――」

 테레시아가 크게 몸을 뒤로 젖혀, 손목의 반환으로 돌아오는 장검이 쌍검을 되튕겨낸다.
 강철끼리의 알음이 울려, 치명상이 약속되고 있던 참격은 심지체가 흐트러진 잡격으로 완성되어 내려, 목적을 멀리하며 불꽃을 튀긴다.

「크……읏」

 ――어째서, 깨달았나.

 뒤집히는 참격을 받아들여, 그 무게를 전력으로 돌려보내면서, 빌헬름은 가슴 속에 떠오르는 의념과 정면에서 부딪친다.
 하인켈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않았다면, 혹은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있었다면, 테레시아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흉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생애를 걸어, 검신으로부터 테레시아를 빼앗는다고 결정했을 것이었다.
 그 대단한 결의의 결과가, 지금의 꼴이라고 하는 것인가.

 다시, 경쾌한 검극의 소리가 연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방금 전까지의 투명한 강철의 부딪침, 그 검무는 이미 사라졌다.
 불순물이 섞여 버렸다.

 있는 한계의 힘을 다해, 한 합마다 강철로서의 순도를 높여가, 다만 두 자루의 칼날이었음이 분명한 환상은 저편으로 사라져 있다.
 남겨진 것은 아들의 앞에서, 사랑한 아내와 서로 베는 늙은 검귀가 혼자.

 검이 되지 못하고, 검귀로조차 있지 못하고, 부친으로서도 남편으로서도, 검사로서도 남자로서도, 미숙, 부족에 그친다.
 결국 하나도 뿌리치지 못한 채, 스스로의 미숙을 자각해 버렸다.
 검 안에 쏟아야 할 자신의 검기에, 모래가 비집고 들어가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니, 이 결과는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읏!?」

 2개의 칼날을 떨어뜨려, 연격의 충격이 직검을 누른다.
 검격의 위력을 바보같이 정직하게 받아, 다리가 멈추는 테레시아와의 사이에 힘겨루기가 발생――받아낼 수 없다고 발을 디딘 순간, 눈앞에서 가는 몸이 돌아, 공백이 생겼다.
 앞으로 발이 나와, 반 보, 틈이 생겨난다.

「――――」

 직후, 등 뒤에서 죽음의 감각이 다가온다.
 일자로 휘둘러지는 초위력의 참격을, 지체없이 등 뒤로 돌린 검으로 받았다.
 뚫는 충격을 멈추지 못하고, 받은 검의 배가 자신의 어깨에 깊게 먹혀든다. 앞으로 기우는 몸이 피를 분출했다. 뼈가 삐걱거리고, 근육의 단열이 뇌에 번개를 부른다.

 오른쪽의 칼날로 받았다. 왼쪽의 칼날은 남아 있다.
 입 끝으로부터 피를 흘리며, 빌헬름은 오른쪽의 칼날로 메듯이, 테레시아의 장검을 다시 위로 세게 튀겼다.

 노린 대로, 테레시아의 장검이 미리 위로 오른다.
 동시, 빌헬름의 오른손으로부터도 검이 튕겨졌다. 상관없다. 오른손이 비었다면, 남은 왼쪽의 칼날에 전령을 담아 쳐박을 뿐.

 등 뒤의 테레시아에게, 왼쪽의 검격을 쳐박는다.
 우회전의 궤도를 그리며, 가열의 참격은 곧바로 테레시아에게 꽂혀――,

「――――」

 불꽃이 졌다.
 그리고 울려퍼지는, 날카로운 소리.

 손안에서 강철의 중량감이 반이 되어, 빌헬름은 스스로의 실책과, 이 싸움의 한중간에 몇번이나 자각했음이 분명한 자신의 약함과, 또다시 마주보게 되었다.

 테레시아에게 일격을 쳐박는 순간, 빌헬름은 무의식 중에 행동을 선택했다.
 왼손에 잡은 칼날을, 좌회전과 우회전의 어느 쪽으로부터 발할까.

 사소한, 그저 자그마한 차이다.
 하지만 동시에, 검사의 극한에 도달한 두 명에게 있어, 치명적인 차이이기도 하다.

 속도를 선택한 왼쪽, 혹은 위력을 선택한 오른쪽.
 그 선택에 망설인 결과, 행동을 잘못한 것이라면 아직 구제가 있었다.

 빌헬름은 테레시아를, 정면에서 볼지 어떨지를 찰나의 일순간에 망설인 것이다.

「――――」

 검귀의 일격을 받은 것은, 빌헬름의 손을 떠났음이 분명한 직검이었다.
 공중에 있던 그것을 테레시아는 붙잡아, 일격의 궤도에 끼어들게 했다.
 검을 받아, 서로의 칼날이 서로 맞물려 정지한 순간, 장검이 힘차게 찍어내려진다. 그것은 빌헬름의 검의 배를 건너, 아무 저항도 없이 강철을 거절했다.

 장검의 일격이 검을 나누어, 빌헬름은 무기의 상실을 깨달았다. 순간에 부러진 검의 자루을 잡아, 다음 되는 일격에 대비한 것은 검사로서의 본능이기 때문에 다투는 업이다.

 다만 그 각오도, 검사로서의 순도에 격절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여무는 정도의 것.
 그리고 그러한 의미로, 눈앞의 그녀는 최악의 상대다.

 검을 잃은 검귀와, 검신에게 사랑받은 『검성』.
 그 차이는 분명해서, 말할 것도 없다.

 ――깜박임도 잊은 찰나에, 빌헬름은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장검이 관철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검이었다.

 칼날은 노검사의 오른쪽 다리의 밑을 관통해, 그 칼끝을 피로 최저한 밖에 더럽히지 않았다.
 불필요한 파괴를 하지 않고, 근섬유와 신경의 틈새를 통해, 그저 다리의 기능만을 강탈하는 탁월한 검술의 묘[妙].

 물에 칼날을 세우는 것 같은 무저항감.
 그것이 자신의 오른쪽 다리에 실연되어, 빌헬름의 등에 몸부림이 달렸다.

 그 감각이 동경과, 분함과, 사랑스러움 중, 무엇에 해당하는 것이었는가는 당사자도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들이대어진 패배라고 하는 현실 뿐이다.

「그, 으읏……」

 오른쪽 다리에 파묻힌 채의 칼날이 미끄러져, 무릎이 세로로 갈라진다.
 장검이 들어갔을 때와 같이, 소리도 없이 고기로부터 뽑히자, 빌헬름은 늦게 온 아픔에 신음하며 무너졌다.
 다리의 상처에서 피가 흘러넘치고, 하반신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된다.

 『사신의 가호』의 힘이 발동하면, 부상은 어떤 치유 마법을 사용해도 치유되지 않는다. 가호의 소유자와 거리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효과를 늘려, 그것은 사소한 상처여도 생명을 침식하는 저주가 되어, 끝없이 적에게 유혈을 강요하게 된다.

「――――」

 빌헬름의 오른쪽 다리의 상처는, 사소 따위라고 할 수 있는 얕은 상처는 아니다. 방치하면 생명에 관계되는 깊은 상처이며, 『사신의 가호』는 강제적으로 회복을 거절한다.
 생명의 기한은, 너무나 짧게 설정되었다고 봐야 했다.

「……무념」

 아픔에 뇌를 불태워지고 있으면서도, 괴로운 울음보다 먼저 탄식이 새었다.
 통각은 격렬한 자극에 절규하고 있지만, 빌헬름 자신은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로밖에 겉으로 그것을 내지 않았다.

 오기에서도,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육체에의 날카로운 자극은, 어떻게 해도 마음을 다 가리는 어둠을 웃돌 수 없다.

 실망과 낙담과, 자신에게로의 패기 없음이 영혼을 불태울 때, 육체적인 아픔이 얼마나 이 노검사에게 의미를 가질까.

「――――」

 손안의 검을 떨어뜨리고, 빌헬름은 상처에 손을 댄다.
 유혈은 생명의 유출이지만, 패배자가 그것을 보기 흉하게 멀리할 생각은 없다. 다만 예의로서 실혈사라고 하는 끝 따위만은 맞이해서는 안된다.

 검사로서 싸우고, 검사로서 저항하고, 검사로서 패배한다.
 그렇다면 그 패자의 생명은, 승자의 검에 의해 빼앗겨야 하는 것이다.

「테레시아, 나는……」

「――――」

 장검을 겨누는 다홍색의 여검사가, 빌헬름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 눈동자에는 역시, 아무 감개도 없다. 그녀는 끝까지 아무것도 기억해내지 않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채, 빌헬름의 생명을 베어내는 검의 사신이다.

 넋을 잃을 만큼, 아름다운 얼굴을 올려보았다.
 테레시아는 조용하게, 빌헬름의 앞에서 검을 휘두른다. 그 검이 떨어졌을 때, 빌헬름의 생명도 또 다한다.
 하지만――,

「혼자서는, 결코……!」

 장검이 떨어지는 순간, 빌헬름은 오른손을 폈다. 거기에, 쌍검의 한쪽――테레시아가 버린 검이 떨어지고 있다.
 빌헬름은 그것을 손끝으로 주워, 최후의 최후까지 발버둥친다.

 패배, 그것은 괜찮다. 그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여기에 테레시아를, 그녀를 남기고 혼자서는 갈 수 없다.

 억지로 검을 휘두르게 되는 아내를, 이 손으로 멈추지도 못하고, 큰 은혜가 있는 크루쉬나 스바루들에게, 나아가게 둘 수는 없다.
 이 생명을 다 태워 부족한 것이라면, 사후의 영혼이 멸해져도 상관없다.

 ――그러나, 그 각오의 일섬은.

「――――」

「테레시아……?」

 검을 지은 채로, 테레시아는 크게 뒤로 날고 있었다.
 오른손으로 잡은 칼날, 그 찌르기조차 닿지 않는 거리에. 다리를 부상한 빌헬름이 닿지 않는 위치에서, 테레시아는 희미하게 목을 기울인다.

 무감정의 눈동자, 거기에 몹시 공허한 색을 보고, 빌헬름은 처음으로 두려워했다.
 그 공포는 본능에, 빌헬름의 검사로서의 본능에 호소해 오는 공포다.

 치명상을 입은 사냥감에게, 무리하게 결정타를 찌를 필요는 없다고.
 검사로서의 긍지 따위 이미 없는, 냉철한 사신만이 내리는 판단이 거기에 있다.

「기다려…… 기다려, 테레시아!!」

 남겨지는 두려움에, 빌헬름은 절규했다.
 다리 따위 아프지 않다. 오른쪽 다리의 아픔을 잊고, 빌헬름은 멀어지는 테레시아를 바싹 뒤따르려고 한다. 하지만, 아픔은 없어도 상처는 현실이다. 힘이 들어가지 않고, 전도한다. 강하게 어깨를 치면서도, 노검사는 용서할 수 있을까보냐 하고 얼굴을 들었다.

 붉은 장발을 흔들며, 멀어져 가는 테레시아.
 그 그녀의 다리가 향하는 앞에, 우뚝 선 자세가 되어 있는 하인켈이 서 있다.

 여전히 전의가 약해지지 않는 장검은, 다음 되는 사냥감을 그로 정했다.
 남편이란 걸 알지 못하는 남자를 베어, 다음은 아들이란 걸 알지 못하는 남자를 벤다, 그걸 위해서――.

「그만둬, 테레시아! 그런 일이…… 그런 일이, 용서된다고 생각하는 거냐!? 나와 싸워라! 나[私]를…… 나[俺]를 봐라! 나를, 나를 봐라, 테레시아아아아!!」

 피를 토하는 것 같은 목소리를 높여, 빌헬름은 테레시아를 불렀다.
 몇 번이나, 몇 번이라도, 그녀를 앞에 두고 부르고 싶었던 이름을, 몇번이나 생각한 형태와 완전히 다른 형태로, 사랑스러움 대신에 분노를, 열정 대신에 광기를 담아.

 하지만, 여자는 되돌아보지 않는다.
 사신이 머무는 검을 쥐어, 여자는 흔들 하고 하인켈에게 향한다. 하인켈은 다가오는 그 모습에 숨을 삼켜, 스스로의 기사검을 떨리는 손으로 빼들었다.

「기, 기다려, 기다리라니까. 다, 당신…… 테레시아라니, 거짓말이지? 그럴 리가 없어…… 그런, 어머니일 리가……」

「――――」

「아니, 어머니가 아니라도…… 그게 아냐! 아, 아버지가 저렇게 되어 있고, 그리고…… 젠장! 뭐야! 뭐냐고, 뭐하고 있는 거야!」

 눈앞에 다가오는, 젊은 날의 테레시아.
 그 모습과, 하인켈 안에서 어머니의 모습이 겹치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마지못해 옆으로 흔들어, 필사적으로 눈앞의 광경을 부정하려고, 두서가 없는 말을 말하고 있다.

 무릎이 힘이 빠져, 시선은 붙지 않고, 검을 잡는 모습도 허약하다.
 한때의 『검성』과 마주보고, 저것으로는 한 합이라도 가질 리가 없다.

 이대로는 하인켈은, 틀림없이 테레시아에게 베여 살해당한다.
 그런 일만은, 있어서는 안 된다.

「테레시아! 여기다! 나는 아직 살아 있어! 죽인다면 나를 먼저 죽여라! 하인켈, 너에게는 무리다! 지금 당장, 도망쳐라!!」

 검을 버팀목으로, 빌헬름은 돌에 갉아 붙는 기분으로 일어섰다. 다리의 상처를 눌러둘 여지가 없고, 부하가 걸려 한층 더 피가 분출한다.
 돌층계는 벌써 넘쳐 나온 선혈로 새빨갛게 물들어, 그 피의 실을 당기면서 빌헬름은 테레시아의 등을 쫓았다.

 멀다. 너무 멀다.
 늦다. 너무 늦다.
 또다시, 빌헬름은 늦는다. 또다시, 빌헬름으로서는 닿지 않는다.

「힛……」

「――――」

 테레시아의 장검이 호를 그려, 어깨를 움츠린 하인켈의 기사검이 그것을 받는다.
 얼마 안 되는 정체도 없이, 어이없게 기사검은 하인켈의 손을 떠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돌층계 위를 뛰어갔다.

「그, 그만둬…… 그만둬줘, 어, 어머니……」

 맨손이 되어, 두려워하는 하인켈이 그 자리에 엉덩방아를 붙었다. 필사적으로 손발을 움직여, 엎드려 기듯이 해서 하인켈은 도망치려고 한다.
 하지만, 떨리는 손끝이, 두려워하는 마음이, 테레시아의 무감정의 눈동자가, 하인켈의 마음과 몸을 공포로 묶어 붙여, 그 자리로부터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목이 경련이 일어나, 대량의 식은땀을 흘리며, 하인켈은 얼굴을 창백하게 하고 있었다.
 혹시 실금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수치로 생각할 정도의 여유조차도 빼앗겨, 하인켈은 내걸리는 장검의 칼끝을 응시하고 있었다.

 ――달을 가르듯이, 직검이 곧바로 하늘로 뻗는다.

 생명의 갈림길에서, 빌헬름은 어찌할 방법도 없이, 아내에게 아들이 베어지는 순간을 보게 되려 하고 있었다.

 목소리를 높인다. 닿지 않는다.
 손을 뻗는다. 닿지 않는다.

「테레시아――!!」

 검에 모든 걸 담지 못했던 검귀의, 그저 외칠 뿐의 목소리에 힘은 없다.
 장검은 야박하게도, 하인켈의 생명을 끊기 위해서 찍어내려져――.


「――거기까지다」


 그 소리는 당돌하게, 그러나 명확하게, 그 화끈거리는 것 같은 긴박감을 찢었다.
 늠름한 음색에는 조각의 주저도 없고, 일절의 용서도 포함되지 않았다. 듣는 자에게 그저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던져, 그 의사를 전하는 천성의 대리인이다.

 빌헬름이, 하인켈이, 그리고 테레시아마저도 움직임을 멈추었다.
 삼자의 시선이 향하는 앞에, 한 명의 청년이 서 있다.

 타오르는 불길처럼 붉은 두발, 맑게 개여, 빛나는 창공을 가둔 푸른 눈동자.
 흰 치장을 피와 진흙에 더럽히면서도, 똑바로 서있는 모습은 용장 이외에 장식하는 말의 일절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청년은 천천히, 그 자리에 걸음을 진행시켜 온다.
 그 손에는 깊숙히 날카로운 상처가 새겨진 칼집과 그 칼집으로부터 빼들어진 기사검.

 이상할 정도까지 도신이 닦아진, 용검 레이드가 쥐여져 있었다.




 ――검신의 웃음소리가, 검귀의 귓전에서 시끄러울 정도로 들린 것 같았다.


――――――――――――――――――――――――
거기까지다.
칼을 거두고 전투씬을 끝내라. 힘들다.

댓글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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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뭐가어떻게된거지.. 테레시아가 왜나온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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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고인 능욕 능력....
    저거 쓰면 온세상이 개판이 되겠지
    으으으 빌영감을 행복하게 해줘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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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번 5장.
    짜식들 쓸데 없는 말이 너무 많은 것이야. 그냥 베어버리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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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무능한 하인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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