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9일 수요일

리제로 5장 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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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76 『프리스텔라 공방전 Result 3』


 『분노』의 대죄주교. 『나태』인 광인의 아내를 자칭하는, 붕대의 괴인.
 시리우스 로마네콩티는 스스로의 무기였던 쇠사슬에 전신을 속박되어, 동작을 할 수 없는 상태로 피난소의 일실에 붙잡혀 있었다.

「아무도 와 주지 않고, 다가와주지도 않아서 싫증나고 있던 거에요. 그렇지만, 당신을 부르러 가 줬던 거군요. 고마워요, 미안해요? 여러분들 덕분에 기쁜 재회를 할 수 있던 것 같습니다. …… 방해자도 있는 것 같지만」

 방에 발을 디딘 스바루를 보자, 시리우스가 목소리에 활기를 띤다. 다만, 말의 마지막 부분엔 에밀리아와 베아트리스에의 강렬한 노기를 품고 있었다.

「――――」

 변함없이, 시리우스는 스바루를 페텔기우스의 빙의체인가 뭔가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부정받고 싶은 인식임에 틀림없다.
 광기적으로 번득여, 분명하게 제정신을 벗어나 있는 괴인의 분별력에 압도되면서, 스바루는 그것을 속이듯이 어깨를 움츠려 보이며,

「붙잡혀 있는데 비해 비교적 대단히 여유가 있구나. 프리실라가 무슨 변덕으로 너를 붙잡으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사 해방 같은거 절대로 없다고」

「그렇다고 해서 안이하게 처리도 할 수 없는, 거지요? 고마워요. 당신이 제 몸을 염려해주고 있는 것은 알고 있어요. 그렇지만 미안해요? 모처럼의 당신의 걱정이지만, 저에게는 분명 무의미합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습니까」

 스바루의 위협을, 시리우스는 독자적인 사고로 적극적으로 해석. 괴인은 의자 위에서 조용하게 자세를 유지한 채로, 다만 금이 가는 듯한 긁히는 목소리를 진동시켜,

「누구든지 마음 속으로 다른 사람을 생각해, 다른 사람을 원하는 『사랑』이 있는 한, 누구도 저를 부정하는 것은 할 수 없다. 그것은 저, 오만한 아가씨도 같은 것입니다」

「……프리실라와 릴리아나 두 사람에게, 너의 권능은 통하지 않았을 거야. 너를 해칠 수 있는 존재가 없는 건 아냐」

「그렇지만 그건 당신이 아니죠. 당신 이외에게서 주어지는 물건이라니, 무엇이든간에 궁극적으로는 저에게 무의미한 것입니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읏」

 붕대의 입가를 느슨하게 해, 미소마저 띄우고 있는 기색의 시리우스에 이를 간다. 회화가 성립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용에서, 대등한 의사소통이 되고 있지 않다.
 시리우스 안에서 확고한 가치관이,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조각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강력하게 때리면 때릴수록, 때린 스바루가 손상될 뿐이다.

「스바루, 쓸데없는 것이야. 이런 놈들에게 반성이라든지 동조라든지, 그런 인간다운 감정을 추구하는 것은 무의미한 것일까. 이 녀석들은, 그러한 해의에 지나지 않는 것이야」

「……여자의 형태를 한 정령이, 나의 소중한 페텔기우스에게 접근하지마」

 이를 가는 스바루의 소매를 베아트리스가 당기자, 시리우스는 노골적으로 기분이 안좋은 태도를 취하기 시작한다. 그 괴인의 말에, 베아트리스는 작게 코를 울리더니, 한층 더 꾹 스바루의 팔을 자신에게 끌어들였다.

「공교롭게도인 것이야. 베티는 스바루의 것이고, 요구되어서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이야. 너의 편이야말로, 무서운 이름으로 스바루를 부르는 것이 아닌 것일까. 그 이름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도 모르는 주제에」

「건방지게 굴지 마,  암컷 꼬마자식이. 그 사람의 곁은, 육체든 마음이든 내가 다가붙는 장소야. 일방적인 착각의 편애를 그 사람에게 향하지 마. 엉덩이부터 불을 넣어서, 배의 내용물을 다 굽고, 오드 라그나의 양분으로 만들어 줄까」

「두 사람 모두, 마음대로 싸우지 마. 나도 화낼 거야」

 시리우스와 베아트리스에 험악한 분위기가 생기자, 거기에 비집고 들어가는 에밀리아의 시선이 험한 것이 된다. 세 명의 여성에게 둘러싸여 팔을 끌리는 상황이지만, 그것을 얼버무리고 있을 여유는 지금의 스바루에는 없었다.
 그만큼, 시리우스의 옆에 있는 것은 정신에 강한 압박감을 느낀다. 그것이 이 괴인이 가지는 권능에 유래한 것인지, 그것은 확실하지 않지만.

「에밀리아, 베아트리스, 물러나 줘. 아마, 이 녀석과의 회화는 나밖에 성립하지 않을 거야. 다른 누군가가 있으면……없어도, 성립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부탁해. ――느닷없이 생겨난, 마녀교와 이야기할 수 있는 찬스야」

 이러한 상황이라도 아니면, 마녀교와 회화할 기회 따위 얻을 수 없다.
 스바루의 탄원에 에밀리아는 한숨쉬고, 베아트리스와 얼굴을 마주 보고는, 시리우스와의 회화를 방해하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섰다.
 그렇게 상황을 맡겨져, 스바루는 묶인 괴인과 다시 마주한다.

「원하는 대로, 너와 이야기를 해 줄게. 그러니까 조금 전부터, 쇠사슬 삐걱삐걱 하고 있는 그 움직임을 그만둬. 구속을 풀면, 쓰러트릴 수 밖에 없어져」

「당신에게도 입장이 있는 걸요. 알고 있습니다. 괜찮아요. 이 쇠사슬, 그렇게 간단하게 망가지는 것도 풀리는 것도 아니니까. 고마워요」

 대화를 시도하는 스바루의 자세에, 붙잡힌 시리우스는 만열[滿悅]이다.
 에밀리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것은 아닐텐데, 완전하게 의식으로부터 두 사람을 내쫓기로 한 것 같다.

「그래서, 이야기는 뭘 하나요? 저와 당신의 관계니까, 서로 이야기하는 것은 거의 없는……『사랑』을 주고 받는 정도일까요. 정말, 미안해요?」

「목적…… 그래, 목적이다. 너희들 대죄주교가 일제히, 이 도시를 노린 목적. 책이라든가, 인공 정령인가 뭔가 때문이라고 얼버무릴 필요는 없어. 너희들에게 진지하게 그걸 빼앗으려는 목적이 없었던 것정도,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어」

「진지하게 할 생각이 없었다니, 오해입니다. 그렇지만, 확실히 저 자신이 바랐던 건 아닙니다. 다른 녀석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복음서의 기술에 따른 것 뿐」

「복음서…… 또 그건가. 페텔기우스 때도 같아. 너희들, 왜 저런 이상한 책에 따르지? 페텔기우스도 저걸 따르다가」

 결과적으로, 목숨을 잃었다.
 복음서의 기술이, 소유자가 더듬어야 할 미래의 이치를 나타낸다――그런 사정을 알고 있어도, 그것이 만능이 아닌 것은 그 광인의 최후를 생각하면 분명하다.
 미래의 이치가 보이고 있는 것, 그것이 전부가 아닌 것을 스바루는 알고 있다.
 그런데,

「너희들 마녀교는, 뭐든지 그런 책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지? 그 책이 『마녀』의…… 너희들의 정말 좋아하는, 『질투의 마녀』의 부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가?」

「――착각하지 말아 주세요, 당신」

「착각?」

 스바루가 짜기 시작하는 목소리에, 돌연 시리우스의 목소리로부터 희열의 감정이 사라졌다.
 괴인은 붕대에 휩싸인 얼굴 속, 그 번득이는 두 눈동자로 스바루를 직시하면서, 입술을 비뚤어지게 하며 황색이 산 이빨을 보인다.
 그리고, 말했다.

「제가 사랑하고 있는 것은, 당신 뿐. 당신 한 사람 뿐입니다. 『마녀』는, 저에게 있어서는 아무래도 좋아요. 전부, 당신에게 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일 뿐」

「――――」

「다른 대죄주교도, 같은 거예요. 누구나, 시시하고 하찮고 추악한 욕망을 품어, 자신의 권능에 달라붙고 있을 뿐. 『사랑』만이 이유인 저나, 본연의 자세가 사랑스러운 당신과는 달라. 미안해요? 이것도 저것도 틀린 겁니다」

 ――마녀교의 목적은, 『질투의 마녀』의 부활이다.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의 행동이나 발언, 그리고 지금까지 들어 온 마녀교의 교의나 만행으로부터, 스바루는 의심하지 않고 그렇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그 근본――마녀교라고 하는 집단의 존재 이유 그 자체가, 여기서 요동한다.

 물론, 스바루도 레굴루스 코르니아스와 조우해, 말을 주고 받은 몸이다.
 그 독선으로, 자신 이외의 모두를 업신여기고 있는 남자가, 단지 『마녀』에게만은 심취하고 있다는 등 생각하면, 바로 위화감이 강해진다.
 말해져 보면 당연히, 생각이 미칠 수 있는 사고의 귀결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면 마녀교란 무엇을 위해서 있다는 것인가.

「그러면, 너희들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마녀교 같은 걸……」

「당신이 있기 때문에」

「――――」

「저의 이유는 그것 뿐. 당신과 『사랑』을 주고 받기 위해,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녀석들의 일은 모릅니다. 하나가 되면, 알겠지만」

 하나가 되면, 이란 건 즉 권능의 힘으로 마음이 용해되면 이라고 하는 의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해는 아니고, 강제적인 동조다. 억지로 마음을 꽉 눌러, 같은 감각에 붙들어매는 방식을 서로 안다 따위라니 하물며 하나가 된다 따위라고는 부를 수 없다.

「다른 대죄주교의, 목적은? 마녀교는 최종적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거야」

「글쎄요, 어떨까요. 미안해요. 흥미가 없는 것은 유감스럽지만」

「마녀교는 평상시는 어디에 모여있는 거야. 누군가 지도자가 있다거나, 하지 않은 거냐」

「……아뇨. 딱히 그런 규칙은. 당신도 아시는 대로예요」

 붕대의 저편에서 광적인 미소를 띄운 채로, 시리우스는 스바루의 질문을 뺀들뺀들 주고받는다. 아니, 아마 주고받고 있을 생각 따위 없을 것이다.
 괴인은 괴인 나름대로 진지하게, 자신의 남편인 『페텔기우스』의 질문에 응하고 있을 생각이다. 지금까지의 행동으로부터, 시리우스가 페텔기우스에 대해서 상궤를 벗어난 편애를 안아, 그 위에 의존해 버리고 있는 것은 의심할 길이 없다.
 즉 괴인은 말 그대로,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역시, 그런 건가요」

「――?」

 골똘히 생각하는 스바루를, 바로 밑에서부터 들여다 보는 시리우스가 그렇게 흘린다.
 그 말의 서늘함에, 스바루는 조금 반응이 늦었다. 거기에 생긴 일순간의 틈새에 괴인은 들어온다.

 작게 의자가 기우는 소리가 나, 스바루의 콧등에 시리우스의 얼굴이 접근했다.
 무심코 숨을 삼키는 스바루를, 충혈된 두 눈동자가 지근으로 노려본다.

 시리우스는 의자를 기울여, 발목까지 구속된 상태면서, 간신히 자유롭게 되는 발가락 앞만으로 밸런스를 취해, 스바루에 기대는 듯한 기세로 몸을 앞에 두고 넘어뜨린 것이다.

「……오」

「제어탑에서 재회했을 때부터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확신했습니다. 당신의 눈동자 안에, 그 날의 격정이 눈에 띄지 않아. ――당신, 삼켜져 있네요?」

「――――」

「그릇의 육체에, 정신에 먹혀, 움직일 수 없게 되다니…… 당신은 정말로, 내가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니까」

 열정적인 한숨을 흘리면서, 시리우스의 긴 혀가 스바루의 뺨을 요염하게 핥았다. 껄끔거리는 혀끝의 감촉을 피부에 맛봐, 스바루의 전신의 털에 소름이 끼친다.
 울컥거리는 불쾌감이 마음 속에서 폭발해, 눈의 안쪽이 새빨갛게 물든다. 단순하게, 행위에 대한 공포만이 일으키는 현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생각되지 않지만, 그 이상을 고찰할 여유가 감정에 없다. 그대로――

「아이스 브랜드 아트!」

「카――훗」

 비스듬하게 내질러지는 빙퇴의 타격이, 스바루에게 들러붙는 시리우스의 몸에 내질러져 그대로 의자 째로 등 뒤의 벽으로 날아간다.
 충격음이 들리고, 무방비하게 빙격을 받은 시리우스가 전도, 좁은 방안에 먼지가 들떠, 후득후득 천정으로부터도 파편이 떨어져 내렸다.

「오, 오……?」

 순간에 무릎을 떨어뜨리는 스바루의 곁에, 생긴 빙퇴를 없애는 에밀리아가 있다. 지금의 문답무용의 일발이, 에밀리아가 행한 그것이라고 뒤늦게 깨달아, 스바루는 긴 숨을 내쉬었다.
 일순간의 사이에 무엇이 일어났는지, 그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스바루는 왕바보인 것이야」

「――읏. 베아코?」

 마른 소리와 충격에, 뺨을 맞았다고 깨닫는 스바루는 눈을 깜박인다. 뺨을 때린 것은 다가온 베아트리스다. 그녀는 에밀리아를 곁눈질하며,

「지금, 에밀리아가 비집고 들어가지 않았으면 베티도 같은 걸 하고 있었던 것이야. 저런 녀석을 상대로 너무 방심한 것일까. 최악의 경우, 목이 씹햐 잘게 썰어졌을 것이야」

「――――」

 베아트리스의 말에, 스바루는 자신의 섣부름을 자각한다. 호들갑, 따위라고 웃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실제로, 시리우스는 스바루의 뺨을 혀로 핥은 것이다.
 행위의 섬뜩함과는 별개로, 그 혀가 송곳니가 되고, 뺨이 아니고 목덜미였다고 해도 스바루는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이상한 짓은 하지 말아줘. 나, 덜렁이니까 잘 손대중할 수 없어. 다음에도 분명, 엄―청 아픈 한 방이 될 거야」

 쓰러진 시리우스를 경계하면서, 에밀리아는 봐주지 않는다는 선고를 한다.
 완전하게 구속되어, 동작을 봉쇄된 시리우스――그런 포로 상태의 상대에 대해서 과잉될 정도의 경계는, 그만큼 괴인이 흉악한 존재인 증거다.

 그 권능의 위협을 앞에 두고 잊어버릴 것 같게 되지만, 이 『분노』의 대죄주교는 개인의 전투력을 봐도 무리를 앞서 있다. 일견, 마녀교 최강은 『무적』의 레굴루스인 것처럼 생각되지만, 실태가 권능에 의존하는 『탐욕』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위협은 낮다.
 권능과 관계없는 강함과 권능의 위협――그러한 의미에서는, 다른 대죄주교가 훨씬 레굴루스보다 만만치 않다.

「스바루, 이제 알았을 것일까. 이 녀석과 이야기하고 있어도 결말이 나지 않는 것이야. 온전히 회화를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닌 것일까. 무엇을 알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를 듣기 시작하는 것만 해도 제정신의 대화로는 알 수 없을 것이야」

「대화로 무리라면……」

「몸에 묻든지, 고문이라는 것이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건 스바루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이야. 그것은 왕국이, 붙잡은 뒤에 마음대로 할 것이야」

 냉혹한 견해를 말하면서, 베아트리스가 스바루의 팔을 당겨 일어서게 한다.
 고문, 그 단어에 스바루는 말하기 힘든 불쾌감을 느꼈다. 죽음이나 폭력 이상으로, 일상생활 중에서 듣는 일도 말할 일도 없는 단어다.
 그 실태는 알지 못하더라도, 얼마나 처참한 일을 하는지는 상상이 닿는 범위에서라면 알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노출되는 인간의, 그 괴로움도.

「불쌍하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스바루도, 성선설을 믿을 만큼 경사스러운 정신은 하고 있지 않다.
 싸움에 있어서의 결착, 그 모두가 『죽음』이다 따위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극력, 죽이지 않고 끝난다면 그렇게 끝내고 싶은 생각은 스바루의 근저에는 항상 있다. 그것은 원래의 세계로부터 질질 끌어온 윤리관이며, 스바루가 떼어내지 못하고 있는 약함 그 자체이다.

 ――다만, 그런데도, 그 윤리를 디디고 넘은 결착은 반드시 있다.

 죽이지 않고 끝난다면, 죽이지 않고 끝마치고 싶다. 그 생각은 결국,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는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것이다.
 대죄주교는, 페텔기우스나 레굴루스는 모두 거기에 해당했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대죄주교도, 시리우스나 카펠라, 『폭식』의 알파르드도 변함없다.
 증오나 복수심은 있다. 그러나, 그것과는 또 다른 부분에서, 녀석들은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라고, 그리 단정하는 정신이 있었다.

「이제 너와 이야기하는 것은 사양이야. 거기에 여기서 헤어지면, 너와 이야기할 기회같은 거 두 번 다시 오지 않겠지. 동정도 없고, 불쌍하다고도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냉큼 이야기할 거 이야기하고 편해져 버려라. …… 그 쪽이 훨씬, 살아난다」

 정면에서, 누군가에게 『죽어라』라고 전하는 것은 가슴에 고통이 따른다.
 스바루는 그만큼 이야기하고, 이제 더 이상은 없다고 방을 나가려고 했다. 베아트리스가 말하는 대로, 마녀교의 상세를 시리우스로부터 듣기 시작하려고 하면, 지금 이상의 정보는 육체에 묻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그것은 스바루에게는 할 수 없는, 다른 일이다.

 스바루가 퇴실의 의사를 나타내자, 에밀리아와 베아트리스가 나란히 안도의 표정을 띄운다. 원래, 방에 들어가는데 반대하고 있던 두 명이다. 수확 없이 불쾌한 기분이 든 것 뿐이라고 하는 한심한 꼴이지만, 녀석들의 생각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긍정적으로 파악해, 여기는 만족해야 할 것이다.

「――――」

 가까워지면, 무엇을 당할 지 모른다.
 에밀리아의 타격으로 뒤집힌 채로의 시리우스를, 스바루들은 일으키지 않고 그대로 입구로 향한다. 결코 칭찬할 수 있는 태도는 아니지만, 이것으로――.

「――――」

「……기다려」

 입구에 다가간 순간에, 스바루는 두엽을 쥐어뜯는 위화감에 발을 멈추었다. 그대로 시선은 쓰러져 있는 시리우스에게. 불쾌감의 근본은 그 방향, 쓰러진 시리우스로부터다.
 괴인은 옆으로 쓰러져, 얼굴을 차가운 바닥에 꽉 누르면서 난폭하게 콧김을 붙이고 있다. 몹시 귀에 거슬리는, 의식에 걸리는 숨결.

 ――그것이, 콧노래라고 깨달은 것은 방을 나오기 직전이다.

「그 노래를 그만둬, 무슨 생각이냐」

「――――」

 정상에서 빗나간, 음정도 음역도 혼란에 흐트러진 불협화음은 멈추지 않는다. 그것이 스바루의 말에 대한, 시리우스의 의사 표시와 다름없다.
 즉 거부, 거절. 그리고,

「그만두라고 하고 있잖아! 그 노래, 쿵쿵 머리에 울린다고!」

「――. 미안해요? 아아, 그렇지만, 노래는 좋지요. 그렇게 배웠으니까, 노래는 훌륭하다고. 그러니까 무심코, 노래해 보고 싶어진 것입니다」

「릴리아나인가……!」

 프리실라나 릴리아나와 대립해, 노래를 들었음이 분명한 시리우스. 그 싸움에서, 노래가 어떻게 권능을 봉했는지는 모른다.
 괴인은 그 싸움 중에 노래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에서 뭔가를 배웠다. 하지만, 괴인의 노래에 대한 이해는, 릴리아나가 노래에 담는 생각과 결정적으로 어긋나 있다.
 삐뚤어지고, 훨씬 오싹한 무언가.

「너의 노래와 그 녀석의 노래를 똑같이 취급하지 마. 너의 것은 다른, 별개다」

「――그것은 당신에게도 말할 수 있는 것. 당신은, 달라요. 차이가 납니다. 제가 사랑하는 그 사람과는, 결정적으로 달라. 같은데, 달라」

「뭐?」

「페텔기우스는 당신의 안에 있어. 정신과 정신이 용해되어, 육체와 육체가 서로 섞여, 그렇게 사랑스러운 그 사람이 표출될 시간이 걸려.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것을 돕는 것. 그 사람의 각성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

 바닥에 쓰러진 채로, 목을 굽힌 시리우스가 스바루를 올려본다.
 광적인 눈에 떠오르는 것은, 계속 소용돌이치는 격정의 폭풍우다. 분노가, 기쁨이, 슬픔이, 그리고 숨길 길 없는 사모하는 마음이, 시리우스의 눈동자안에는 계속 소용돌이치고 있다.

「당신의 안에서부터, 그 사람을 끌어낸다. ――고마워요, 미안해요? 그 날까지 반드시, 몸과 마음을 소중히 하고 있어 주세요」

「――읏」

 ――스바루와 페텔기우스가 다른 자라고, 시리우스는 확실히 이해했다.
 이해했을 것인데, 거기에 덧쓰듯이 괴인은 적당한 망상을 씌운다. 스바루 안에 잠든 페텔기우스가, 언젠가 자신을 맞이하러 온다고.

 그런 것은 없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스바루 안에, 페텔기우스의 마녀인자가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아마 사실. 하지만 그것은 페텔기우스의 정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바루와 페텔기우스의 어디에서 공통성을 찾아내, 괴인은 그런 헛소리를 반복하는 것인가.

 ――혹시 그 광인과 스바루에게, 밖으로부터 봐서 같은 부분이 있다는 것인가.

「하나만, 시시한 것이 되지 않도록 충고합니다」

「……충고? 네가, 나에게?」

「에에, 제가, 사랑스러운 당신을 잃지 않기 위해서. ――『폭식』을 조심하세요. 『악식』도 『미식』도 『포식』도, 모두 당신을 빼앗으려고 하겠지요. 눈을 뜨기 전에 그렇게 되면, 아무도 당신을 기억하고 있을 수 없게 돼」

「――――」

 생각하지 않는 곳으로부터, 『분노』가 『폭식』의 이름을 꺼내 정보를 말했다. 애초에, 그 내용 자체는 진기한 것은 아니고, 기존의 정보에 지나지 않았지만――아니.

「기다려. 『미식』과, 뭐라고?」

「『미식』과 『악식』과 『포식』. 먹히고 삼켜져, 잃어버린 것조차 깨달을 수 없다니, 용해되어 서로 섞여 하나가 되어야 할 『사랑』에의 만행. 기회가 있으면 꼭, 『폭식』은 죽여 두세요. 방해니까」

 같은 입장의 대죄주교를 흘려, 게다가 어이없이 그 죽음을 바란다. 마녀교에 있어서의 대간부끼리의 교제에, 치명적인 관계성의 어긋남이 있는 것은 지금은 좋다.
 문제는, 시리우스가 말한 『폭식』――아니, 『폭식』들의 이야기다.

「오토가 『폭식』과 우연히 만났다는 건, 틀림없이, 제어탑에 있던 『폭식』이 『색욕』처럼 배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고, 그 밖에 두 사람 있는 『폭식』중의 다른 한쪽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삼자 있는 『폭식』의 전원이 도시에 잠복하고 있어, 그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폭식』의 제어탑을, 담당하는 『폭식』이 계속 지키고 있었던 것이라면.

「――읏. 젠장, 확인하지 않으면……!」

 자신의 바보같음에 머리를 쥐어뜯어, 스바루는 바닥을 차대며 입구로 향한다. 시리우스와의 대화 따위 계속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도시 방위전에 임한 전원, 그 안부를 스바루 자신의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폭식』에 이름을 먹혀, 사라진 누군가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에밀리아! 베아트리스! 바로 조금 전의 피난소로 돌아가자. 확인하지 않으면 안돼」

「스바루? 뭘 불어넣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진정하고……」

「이게 끝나면! 얼마든지 진정할게. 진정할 테니까, 나에게 그걸 위해서 필요한 일을 하게 해 줘. 중요한 일이야」

 어깨가 스치는 에밀리아에게, 스바루는 빠른 말로 응한다. 스바루의 그 태도에 에밀리아는 숨을 삼키고, 그리고 「알았어」라고 끄덕였다.
 베아트리스는 최초부터, 기가 막힌 것 같은 얼굴로 스바루의 행동에 말참견하는 기색은 없다. 스바루는 이미 시리우스 따위 방치하고, 냉큼 방을 뛰쳐나간다.

「기다려, 스바루. 나도 갈 테니까」

 거기에 에밀리아가 당황해 따라가, 빠른 걸음으로 두 명의 발소리가 멀어져 간다.
 그것을 들으면서, 베아트리스는 문에서 뒤돌아 보고, 아직껏 지면과 뺨을 비비는 채로의 시리우스를 바라보며, 손바닥을 괴인에게 향했다.

「본심을 말하면, 너를 여기서 산산조각으로 해 두는 편이 올바른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닌 것이야」

「――그럼, 그렇게 하면 어떻습니까? 매춘 정령. 저는 그 사람의 각성이 앞당겨진다면, 대환영이지만」

「――――」

 도발적인 시리우스의 말투에, 베아트리스는 한숨을 짓고, 손바닥을 내렸다. 그대로 내린 손으로 드레스의 옷자락을 잡아, 소녀는 둥근 눈동자에 강한 감정을 담아,

「스바루를 슬프게 한다면, 베티가 반드시 죽여주는 것이야」

「물론입니다. 저의 사랑스러운 페텔기우스의 부활은, 오로지 기쁨의 감정 속에서 맞이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성립하고 있는지 아닌 것인지, 그것마저도 불안한 회화가 끝나, 베아트리스는 방을 나오고, 문을 닫았다.
 닫기 직전, 베아트리스의 고막에 미끄러져 들어가는, 시리우스의 삐뚤어진 콧노래.

 음률의 광기, 음악이라고 하는 개념을 유린하며 노는 것 같은, 청각을 쥐어뜯는 소리의 폭력과 짖궂음. 다른 사람에게 혐오감을 심는, 완전히 새로운 음악- 『원락[怨樂]』이다.

 문이 닫혀, 그 원락이 중단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 미친 음률은 귀에 계속 남는다. 그렇게 싫은 감각을 맛보면서, 베아트리스는 조용한 발걸음으로 스바루와 에밀리아 두 사람을 뒤쫓았다.


※※ ※ ※ ※ ※ ※ ※ ※ ※ ※ ※ ※


 시리우스의 감금실을 뛰쳐나와, 스바루는 복도에서 자세를 잡고 있던 알에게 달려든다. 청룡도를 한 손에 들고 대기하는 알은, 사납게 다가오는 스바루의 험악한 얼굴에 놀라면서,

「여어, 형제. 굉장히 화려한 소리가 들렸는데, 설마 죽이진 않았지? 때리고 차는 것도 포로 학대니까, 그다지 칭찬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죽이거나 하지 않았고, 포로 학대에 관해서는 나중에 빈틈없이 변명한다고 할게, 그런 것보다, 확인이야. 알, 네가 있었던 곳은 아무도 죽지 않았지?」

「――? 그야, 도시 전체로 본 이야기라면 몰라. 하지만, 적어도 나나 고양이귀 낭자애나, 카라라기 사쿠리의 아가씨는 무사해. 알고 있잖아?」

「알고 있지만…… 아아, 젠장. 이 질문으로는 답이 안 나오나!」

 요령부득인 대답이 되는 것도 당연하다.
 스바루의 염려대로, 『폭식』의 피해에 누군가가 당했다고 하면, 그 인물은 렘처럼 누구의 기억으로부터도 사라지지 않았으면 안 된다. 그 경우, 『누군가 기억나지 않는 인간은 없는가』는 질문은 성립하지 않게 된다.
 단순한 방법은, 알이나 에밀리아에게 한 사람씩, 전원의 이름을 들어 가는 것이지만.

「――읏」

 그것은 무섭다, 그것은 두렵다.
 무서워하고 있을 때는 아닌데, 누군가의 입으로 그것을 전해지는 것은 두렵다. 피난소에 달려 돌아가, 전원의 무사를 이 눈으로 확인하는 편이, 훨씬 편하다.

「피난소로 돌아갈게. 라인하르트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한 눈을 팔지 말아줘」

「그거야 괜찮지만…… 뭐, 됐어. 안에서의 이야기는 묻지 않을게. 무서우니까 말이지」

 손을 팔랑팔랑 털어, 알은 스바루의 태도의 진심을 추궁하지 않는다. 배려, 라고 하는 것보다는 귀찮은 일을 피하는 생각에 구해지면서, 스바루는 통로를 돌아가, 피난소의 밖으로.
 변함없이, 지루하다는 듯이 있는 프리실라를 곁눈질하며, 「두 명째」라고 센다.

「핫. 범속은 그릇이 작은 까닭에, 사소한 사물에 마음을 어질러져 큰일이지. 적어도 우왕좌왕 한다면, 열심히 구경거리가 되도록 주력 하는 것이야」

「네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에 마음이 놓인다니 섬칫하네. 나중에 보자」

 발을 멈추고 있을 틈이 없이, 스바루는 빠른 걸음으로 프리실라의 앞을 통과한다. 어쩌면 불경하다고 프리실라의 기분을 해칠 수도 있는 태도였지만, 그 일에 프리실라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다만 부채로 자신의 피부를 부치면서, 「시시하군」이라고 중얼거린 것 뿐이었다.

「그래서 스바루, 물 하고 싶은거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뭐야?」

 부상자로 뒤끓는 피난소로 돌아와, 주위를 바쁘게 바라보는 스바루에게 에밀리아가 말을 걸어 온다. 그녀의 호소에, 스바루는 일순간, 협력의 요구를 주저했다.
 렘의 예를 생각하면, 『폭식』의 식사에 대한 저항력은 에밀리아에게는 없다. 그녀의 입으로부터, 렘의 이름의 상실을 알려졌을 때의 충격, 그것을 스바루는 잊지 않았다.

 그 상처를 다시 후벼팔 가능성을 각오해, 에밀리아에게 사정을 설명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이것은 그야, 에밀리아에게는 배려할 길이 없는, 무의식의 칼날인 것이니까.

「――――」

 스바루가 지금까지, 방위전을 위해서 싸운 동료로 확인한 것은 수 명.
 베아트리스와 아나스타시아가 최초. 거기에 가필과 미미가 더해져, 빌헬름과 오토, 릴리아나나 키리타카도 거기에 이어진다.
 오토의 말로부터, 펠트의 존재도 확인. 그녀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라인하르트와 페리스의 두 명도 괜찮을 것이다. 그리고, 조금 전까지 함께였던 프리실라와 알.
 즉, 아직 안부의 확인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은――,

「――스바루, 무사하게 합류한 것 같네」

「라인하르트, 인가?」

 사고를 가속시키는 스바루에게, 측면에서 시원한 말이 걸어져 왔다. 뒤돌아보면, 이쪽에 손을 들고 있는 것은 붉은 머리의 청년, 라인하르트다.
 레굴루스의 공략 후, 다른 진영의 원군으로 돌고 있었음이 분명한 그와 이렇게 무사하게 얼굴을 맞댄 것은 단 수 시간만이다. 라고는 해도, 아는 사람의 모습을 찾아 돌고 있던 지금,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던 것엔 솔직하게 안도가 있다.

「에밀리아님과 베아트리스님도 무사하게 합류하셔서, 최상입니다」

「고마워, 라인하르트. 당신이야말로, 도시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겠지. 무사해서 잘됐어. 응, 정말로」

「아뇨, 그다지 대단한 일은. 거기에 제가 없었더라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계셨습니다. 저의 미력이 도움이 된 것은, 아주 조금입니다」

 에밀리아에게 정중하게 응하고, 라인하르트는 그 뒤 스바루를 보았다. 창공을 비추는 눈동자를 가늘게 하며, 라인하르트는 스바루의 마음 속을 간파하듯이,

「그래서 스바루, 무슨 일 있었어? 지금, 초조해하고 있던 것처럼 보였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지, 그걸 지금 확인하고 싶었던 참이야. ――라인하르트, 너, 펠트랑은 만났어? 펠트랑 다른…… 그, 라틴스들과」

 띵똥땡 세 명도, 일이 여기에 와서는 관계자――동료의 범위에 넣어야 한다. 펠트의 무사는 오토로부터의 구전으로, 수행원의 무사도 같이 들었지만, 수행원 세 명의 이름까지 확인했던 것은 아니다. 안심은 할 수 없었다.
 그런 스바루의 질문의 필사적임에, 라인하르트는 턱에 살그머니 손을 대더니,

「아아, 괜찮았어. 펠트님도, 라틴스나 가스톤, 캔배리 세 사람도 각각 무사해. 라틴스와 가스톤은 상처도 있지만, 큰 걱정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야. 마음대로 행동했던 것에 대해, 펠트님에게는 나중에 반성해 주시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말야」

「그 펠트 덕분에, 우리 내정관이 살아났을 가능성도 많이 있을테니까, 거기에 관계해서는 관대한 처벌을 부탁해. …… 그 밖에, 뭔가 없었어?」

「뭔가, 라고 하면?」

「뭔가라는 건…… 아니, 미안. 이래서야 전혀, 구체적인 질문이 되지 않네. 으음, 우리와 헤어진 후에, 뭔가 없었는지. 문제라든지, 신경이 쓰이는 것 등등」

 다시 생각해도, 역시 구체적인 질문이 되지 않아서 스바루는 한심하게 된다. 하지만, 라인하르트는 그것에 웃지 않고, 조용하게 골똘히 생각해,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미안하지만, 짐작이 되는 일은 아무것도. 너나 에밀리아님과 헤어진 뒤, 특히 문제가 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그런, 가. 미안해. 그게 아냐. 으음…… 그래, 조금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가능하다면 펠트도 모아 줬으면 좋겠어. 관계자와 이번 일이나 사후의 상담도 하고 싶어. 맡아 줄래?」

「――. 좋아, 너의 부탁이니까. 지금, 펠트님에게는 이번에야말로 대기소에서 얌전하게 있어 주시도록 부탁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싫은 소리를 들어버릴 것 같지만」

「……그건 미안해. 나중에 내 쪽에서도 사과할 테니까, 지금은 부탁해」

 스바루의 말에 쓴웃음 짓고, 라인하르트는 가볍게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휙 빠른 걸음으로 그 자리로부터 멀어진다. 피난소의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한 번의 도약으로 건물을 뛰어넘어가는 그림자가 희미하게 보여, 펠트와의 합류도 곧 실현될 것이다.
 문제는,

「스바루, 저기에 페리스가 있어. 이야기를 듣고 싶은 거지?」

「응, 아아. 그래, 페리스에게도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

 에밀리아에게 불려,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본다. 그러자, 피난소의 구석에서 두리번두리번 시선을 헤매이는, 페리스의 모습을 찾아낼 수가 있었다.
 고양이귀의 치유술사는 휘청거리고, 안색이 몹시 나쁘다. 아마, 라인하르트에게 이끌린 치유 행각의 결과다. 치유 마법을 구사해, 상당한 부담을 감쌌을 것이다. 그런데도 쉬지 않고, 다음 환자를 찾으며 걸어 다니고 있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

 주위를 보고 있던 페리스가, 스바루들을 알아차려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불안한 급한 걸음으로 이쪽으로 오더니, 쓰러지듯이 스바루의 가슴팍을 잡았다.
 그 가벼운 몸을 지지해, 스바루는 「어이?」라고 말을 건다. 그러자,

「가르쳐 줘……」

「에?」

「대죄주교! 붙잡은 거지? 알고 있는 걸 전부 털어 놓게 해서, 크루쉬님의 치료법을 말하게 해! 그러니까 그 녀석이 있는 장소, 가르쳐 줘……!」

 눈을 벗겨, 지근거리로부터 노려보는 페리스의 시선에 스바루는 경직된다.
 열화와도 같은 페리스의 격정은, 단지 그저 자신의 경애하는 주인의 몸을 염려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그 가능성을 아는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도.

「후, 페리스, 진정하라고. 너의 기분은 알지만, 그렇게 서둘러도 결과는 따라오지 않아. 지금은 우선, 대화를……」

「제멋대로인 일 말하지 마! 기분을 알 수 있어? 알 리가 없잖아!? 느긋한 말을 하고, 이렇게 하고 있는 동안 크루쉬님이 얼마나 괴로워하고 있을까…… 그걸 알고 있으면 태연하게 있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적당히 말하지 마!」

「――――」

 가슴을 찔려 날아가, 손가락을 내밀어진 스바루는 입을 다물었다.
 경솔한 발언에 격앙되어, 스바루는 말대답하는 일도 할 수 없다. 크루쉬의 용태는 변함없이, 『색욕』의 카펠라의 피에 침범된 채다. 무엇보다 스바루는 지금의 페리스의 발언에, 그녀가 크루쉬를 잊지 않은 것을 깨달아, 안도해 버렸다.

 스바루의 오른쪽 다리와, 크루쉬에게 접한 손바닥에도 그 검은 침식은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 일이 페리스의 마음에 가져오는 안도 따위, 있을 리도 없다.

「나는, 크루쉬님을 돕지 않으면 안 되는거야. 그 때문에 필요한 것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고, 할 거야. 대죄주교를 고문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 그것도 할 거야. 사람을 치료하는 방법은 알고 있어. 그러니까, 부숴도 고칠 수 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페리스. ――이제, 그만두거라」

 초조감에 불타는 페리스에게, 스바루는 말을 걸 수 없다. 그러자 그런 그를 등 뒤에서 불러세운 것은, 그 상황을 보고 있을 수 없었던 노검사다.
 빌헬름은 같은 주군을 시중드는 기사를, 감정을 죽인 목소리로 부른다.

「너의 기분은 아플 정도로 안다. 하지만, 그 행동은 누구보다 크루쉬님을 깍아 내리는 것에 다름이 아냐. 우선 진정해. 진정하고, 일을 해라」

「기분을 알 수 있다니 그런 적당한……!」

「――안다」

 덤벼들려고 하는 페리스에게, 빌헬름은 낮은 목소리로 강하게 그것을 밀어 낸다. 그렇게 하고 나서 빌헬름이 보는 것은, 품에 안긴 유회를 싼 상의다.
 거기에 잠든 것이 누구인 것인가, 페리스도 곧바로 헤아린 얼굴로 입술을 깨문다.

「그런 거…… 치사해. 치사해, 치사해치사해치사해, 빌 영감……!」

「알고 있다. 너의 너그로움과 상냥함을 이용하는 내가 나쁜 것이다. 타인의 아픔을 누구보다 거절하는 너에게 그것을 강요한다. 이 노목을 원망하도록 해라」

「우, 우우우우……」

 눈물을 견디며 숙이는 페리스. 그 머리를 안아, 빌헬름은 스바루에게 끄덕였다.
 여기는 맡기라는, 그러한 의미일 것이다. 진정하면, 페리스도 또 크루쉬를 대신해, 이후 서로 향후에 대한 이야기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리우스의 취급에 대해서는, 그 때에 서로 이야기할 필요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일단은, 서로의 사정을 아는 같은 동지끼리, 말을 주고 받아 두어야 한다.

 빌헬름의 태평인 눈동자가, 스바루에게 그렇게 전해 준다.
 거기에 응석부리는 한심함이 있어, 스바루는 고개를 숙이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빌헬름 씨도, 울고 싶을 텐데 말이지……」

 어째서 전부, 잘 되지 않을까.
 전부 이것도 저것도, 아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행복하게 정리되는 방법은 없을까. 스바루가 얼마나 발버둥치고, 노력하고, 어떻게든 하려고 최선의 수를 선택하면, 그 결말에 도달할 수 있을까――그것은, 알 수 없는 것일까.

 새롭게 라인하르트와 펠트, 거기에 페리스와 크루쉬의 무사도 확인했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폭식』의 제어탑 공략에 향한 율리우스와 리카드. 거기에 프리실라의 시종인 슐트에,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이지만 하인켈인가.
 그러고 보니, 율리우스의 남동생인 요슈아도, 이 소동이 일어나고 나서 쭉――.

「――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정면, 밖에서 피난소를 들여다 보는 사람의 그림자를 스바루는 보았다.
 완성이 좋은 흰색의 양상에, 허리에 갖춘 호리호리한 몸매의 기사검. 장신에 갖추어진 옆 얼굴과 불쾌한 정도로 요염한 보라색의 머리카락――보고 착각할 리도 없다.

 율리우스다. 지금 확실히, 그 안부를 확인하고 싶었던 상대가 거기에 있었다.

「어이, 율리――」

「――――」

 순간에 손을 들어, 반신을 들여다 보인 율리우스를 부르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율리우스는 자신을 보는 스바루의 시선을 알아차리자, 휙 몸을 돌려 밖에 나가더니, 그대로 빠른 걸음으로 피난소를 떠나려고 한다.

「하?」

 생각하지 않은 율리우스의 태도에, 스바루는 어안이 벙벙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 반응은 완전하게 예상외다. 율리우스가 솔직하게 스바루의 소리에 응할지, 이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 치더라도 이 반응은 상상하고 있지 않았다.
 솔직한 응답이나 불쾌함이 아니고, 설마 무시된다고는.

「저 자식, 장난치는거냐」

 부글부글, 여태까지의 초조함이 단번에 분출해 스바루는 그를 뒤쫓는다.
 걱정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걱정하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무사한지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고 찾고 있던 이쪽에, 그 태도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무슨 생각인지, 붙잡아 추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장난치고 있을 때는 아니라고, 불평해줄 필요가 있다.

「잠깐, 스바루? 무슨 일이야?」

「지금, 저기에 아니꼬운 율리우스 자식이 있었는데 무시하고 자빠졌어. 잡아 올게!」

「에에?」

 놀라는 에밀리아의 목소리를 방치한 채, 스바루는 달리기 시작해 율리우스를 뒤쫓는다. 피난소의 입구를 뛰쳐나오자, 대로의 저편으로 사라지려고 하는 등이 보였다. 분명하게 남의 눈을 피하는 움직임. 하지만, 달리지 않는다면 따라잡는 것은 간단하다.

「무사하면 무사하다고, 한마디 냉큼 말하면 되잖아……」

 욕을 다하면서, 스바루는 그대로 구보로 대로의 모퉁이로 향한다. 빠른 걸음과 구보로는 필연적으로 거리가 줄어든다. 꺾자 마자, 그 등이 보여, 스바루는 목소리를 높였다.

「어이, 이 자식! 너, 뭐라 해도 모두가 바쁘게 하고 있을 때 어슬렁어슬렁 하기나 하고 말이야. 얼굴이 안보이면 걱정하는게 당연하잖아. 아니, 일반적인 의견으로」

「――――」

 난폭한 스바루의 목소리를 들어, 율리우스의 다리가 멈추었다. 목만으로 되돌아 보는 율리우스는, 그 노란 눈동자로 살그머니 스바루를 흘려 본다.
 무언의 시선에 스바루는 눈썹을 찌푸리지만, 율리우스는 그 자세인 채,

「――미안하다. 사람을 찾고 있던 것이지만, 안에는 없었던 것 같았기에. 다시 또다른 피난소를 찾아 돌고 싶어. 실례하지」

「기다려기다려기다려기다려, 무슨 말을 하고 자빠졌냐. 네가 찾고 있는 건, 어차피 아나스타시아씨라든지일 거잖아? 그렇다면 그 피난소에 분명하게 있었어. 네가 성급해서 간과한 것 뿐이야. 답지 않다고」

「――읏」

 빈말적인 말만 남겨, 떠나려고 하는 등을 불러 세운다. 그러자, 그 스바루가 던진 목소리에, 율리우스는 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깨를 뛰게 하더니, 놀란 것 같은 얼굴로 이쪽을 뒤돌아 본 것이다.

「오, 오오? 무슨 일이야?」

 무심코, 스바루 쪽의 목소리도 들뜬 것 같은 반응이었다. 그것도 당연할 것이다.
 이쪽을 보는 율리우스의 표정은, 본 적도 없는 경악에 물들여지고 있던 것이다. 아니, 그 표정에 떠오르는 것은 경악만이 아니다. 거기에 있는 것은, 매달리는 듯한 빛이다.

 너무나 율리우스에게 어울리지 않는 그 감정에, 스바루는 순간 말을 이을 수 없다. 그런 스바루에게 율리우스는 숨을 삼켜, 뺨을 굳어지게 하면서,

「……스바루. 너는, 내가?」

「무슨 질문이야. 단 몇 시간정도로 잊을 수 있을 만큼 얇은 캐릭터가 아니라고. 『가장 우수한 기사』인 율리우스 유클리우스씨가 무슨 바보같은……」

 어깨를 움츠려, 스바루는 율리우스를 바보 취급하는 듯한 대답을 한다. 그리고 그 대화의 한중간에, 자신의 바보같음을 알아차려 말이 멈추었다.
 지금의 율리우스의 질문은, 분명하게 뭔가가 이상하다. 그리고 그 이상함은, 스바루가 상정하는 최악의 상황, 그 일보 직전에 상상력이 미치면 깨달을 수 있는 것으로.

「스바루! 마음대로 달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 것이야!」

 목이 얼어붙은 스바루와, 마주 보는 율리우스.
 대로에서 대면하는 두 명의 장면에, 뒤쫓아온 에밀리아와 베아트리스가 합류한다. 그녀들은 무언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 명을 보더니, 그 큰 눈동자를 깜박이게 하며,

「에엣또…… 바쁜 와중, 인 거지?」

 이상한 분위기와 긴박감을 알아차려, 에밀리아가 불안하게 고개를 갸웃한다.
 그 그녀의 반응, 특히 율리우스를 보는 시선에, 스바루는 싫은 예감을 느꼈다.
 그리고, 스바루는 율리우스를 가리키며,

「……아아, 그렇지만, 그렇지는 않아. 에밀리아땅. 베아코도, 그」

「――?」

 에밀리아와 베아트리스가, 더듬거리는 스바루의 말에 물음표를 띄운다.
 뭔가, 아마 결정적인 질문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일에 침을 삼키고, 스바루는 곁눈질로 슬쩍 율리우스를 보았다.
 그 스바루의 시선에, 율리우스는 몹시 공허한 각오를 결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

「율리우스를 찾았어. 그러니까, 대화에 데려가도 되지?」

「――율리우스」

 질문에, 베아트리스가 율리우스를 바라본다.
 그리고, 에밀리아가 흠칫흠칫 입술을 움츠리며,


「율리우스 씨는, 스바루가 아는 사람?」

 이라고, 한때의 악몽을 재현하는 것처럼,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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