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14일 월요일

리제로 5장 81화

전체 목록

제5장 81 『탐욕의 그릇을 채우는 자』


 ――수문 도시 프리스텔라를 발단으로 한, 일련의 『마녀교 소동』.

 주민을 덮친 비극이나, 도시의 여기저기에 남은 싸움의 손톱 자국. 잃은 인원의 보충에, 아직껏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도시 기능의 갖가지.
 문제점은 아직도 남아 있지만, 그런데도 사태는 수습을 향해, 다음 되는 이야기로 진행되기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나츠키 스바루에게 있어서도, 도시의 많은 문제는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도 이렇게, 마녀교를 격퇴한 후의 거리 풍경을 보고 있으면, 조금은 그 결과에 공헌할 수 있던 것은 아닐까, 그렇게 자만해 버릴 것 같게 된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아직 잔뜩 남아 있는데」

 대죄주교가 남긴 손톱 자국, 그 중에서도 특히 『색욕』과 『폭식』이 남긴 그것은 심대하다.
 『색욕』의 권능에 의해, 육체를 변이당한 주민들. 그 육체는 에밀리아의 손에 의해 『가사상태』가 되어, 도시 깊은 피난소에서 눈을 뜰 때를 기다린다.
 그리고 『폭식』의 식욕에 습격당한 사람들은, 그 대부분이 지금도 끝이 없는 잠의 휴식에 들어, 그 각성을 진심으로 기다리고 바라는 마음마저 속박되고 빼앗긴 채다.

 변이 주민의 문제 해결, 그 연장을 제안한 에밀리아의 표정은 안타깝다.
 스스로의 있을 곳을 잃어, 본연의 자세에 고민하는 율리우스의 상심도 상상을 초월한다.
 여러 문제의 당사자가 된 도시의 사람들의 마음, 그 상처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전원, 상처를 입어 버렸다.
 그 상처를 달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스바루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아직,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남아 있으니까 말이지」

 마지막, 표면화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스바루는 끄덕였다.
 이것만은, 스바루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 ※ ※ ※ ※ ※ ※ ※ ※ ※ ※ ※


「율리우스는 우리와 함께 가기로 했어」

「그런가 그런가. 그렇다면, 내도 대안심이라는 거래이」

 여러가지 대화를 끝내 회의장으로 돌아가자, 아나스타시아가 스바루를 마중했다.

 원탁이 놓여진 회의장에, 사람의 그림자는 아나스타시아 밖에 남아있지 않다. 여기서 중심이 된 면면의 대화가 있었던 것은, 이제 벌써 수 시간 전의 일이다.
 일부는 벌써 숙소로 돌아가 있고, 다른 일부는 프리스텔라로부터 이동하기 위한 준비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피로가 쌓인 하루다. 일부러 단단한 원탁에 몸을 맡겨, 아무도 없는 피난소의 어둠으로 시간을 보낼 필요 따위 없다.

「――뭐대이?」

 그런데도 그녀는 여기에 남아, 누군가가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확신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스바루도 그녀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멍하니 짓는 자신이 있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뭐라 해도, 지금의 그녀에게는 여기도 저기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니까.

「이걸로, 프레아데스 감시탑을 목표로 하는 건 에밀리아와 나와 베아코. 거기에 율리우스와 너를 가세해, 전부 다섯 명이라는 거야」

「적당한 인원수고, 딱 좋지 않나? 그리고, 다섯 명이 아니라, 여섯 명이래이. 우리 귀여운 에키드나를, 잊어버리믄 곤란하대이」

 목에 감고 있던 목도리를 풀어, 원탁 위에 펴 춤추게 한다. 흰 여우의 목도리는 주인의 무리한 놀림에, 마치 인형처럼 온순하다.
 마치, 도 아닌가.

「잊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다섯 명이잖아」

「――――」

 회의장의 문에 등을 맡겨, 스바루는 목도리를 내미는 아나스타시아에게 말했다.
 그 말에, 아나스타시아의 웃는 얼굴이 얼어붙는다. 화사한 미소가 녹듯이 사라져,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갸웃했다.
 목도리를 입가에 끌어들여, 신기하다는 듯한 얼굴로,

「이런, 신기하네. 어떻게 아나가 아니란 걸 안 걸까?」

 확실히 그것이라고 알 만큼, 아나스타시아의 어조가 그 정도로 일변한다.
 몹시 친한 듯하고 허물없는 그것은, 하지만 중요한 부분이 어디까지나 공동[空洞]이다. 음성은 그녀와 같아도, 역시 분명하게 차이가 난다.

「숨길 마음이 있다면 조금 더 잘 연기하라고. 확실히 아나스타시아는 내가 아는 한, 후보자 중에선 리얼리스트에 합리주의지만…… 너만큼 인간미가 부족한 태도도 말투도 하고 있지 않았어」

「나 나름대로 아나를 계속 관찰해, 그 흉내는 잘 해냈다는 생각이었던 것이지만, 생각한 만큼 잘 되지 않는구나. 간파된 건 너로 두 명째야」

「두 명째?」

「알군에게도 간파되었어. 그는 나를 『마녀』라고 부르면서, 심한 말을 해 준 것이지만」

「그건……」

 훌륭하다, 라고 스바루는 알에게 감탄한다.
 아나스타시아의 에키드나와, 『마녀』에키드나는 본질적으로는 다르지만, 무관계한 것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니까 잘못되지는 않았다.

 알의 통찰력이 있다고 해야할 것인가, 혹은 그에게만 깨달을 수 있는 뭔가가 있는 것인가.
 그도 또한, 스바루와 같은 이세계에의 소환자다. 이세계 소환에 『질투의 마녀』의 힘이 관계 있다면, 알도 마녀와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
 본래, 좀 더 그와는 그 일로 서로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어쨌든, 그런 일은 지금은 좋아. 그것보다 문제는, 아나스타시아의 몸을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하려고 하고 있는 네 쪽이야」

「빼앗고 있다, 라는 말투는 온화하지 않네. 일견, 그것이 사실과 같이 보이는 것이 현상[現状]의 성질이 나쁜 부분이지만, 그런 식으로 오해받는 건 매우 유감이라고 밖에 말할 길이 없어. 정말로, 마음이 괴로워」

「그 분부라면, 마치 사실이 아닌 것처럼 들리는데」

「실제,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아도 사실은 아니니까. 나는 어쩔 수 없이, 아나의 몸을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도 그녀도 생명이 없었다, 라고 하는 것이 나의 말이야. 그 뒤도 이렇게 해서 아나의 그릇에 계속 눌러 앉고 있는 것은, 본의는 아닌 것이고」

「길어. 즉?」

「몸을 빌린 건 좋지만, 나올 수 없게 된 거야」

 과연, 이 목도리 에키드나――이 경우, 도리드나로 해 두지만, 도리드나를 에키드나와 무관계하다고 생각했던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런데도 지금의 대화만큼, 분명히 도리드나에게서 에키드나의 그림자를 느낀 적은 없다.
 만사에 대해서, 우원[迂遠]하게 말을 다하는 부분이 오리지날과 꼭 닮았다.

「우선, 이야기를 듣기로 할까」

 문에서부터 등을 떼어, 스바루는 도리드나와 이야기를 하는 자세를 만든다.
 정체가 발각된 이상에는 살려둘 수 없다, 라고 저 편이 공격해 올 위험은 일단 없어졌다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스바루는 원탁의 대면, 도리드나의 반대측의 자리에 앉아,

「애초에, 몸을 빌린다는건 어떤 상태야?」

「단적인 이야기로, 아나의 오드에 나의 존재를 덧써 자유를 빌리고 있는 상태야. 이 상태라면 아나의 몸의 자유는 나의 뜻인 채이고, 본래 결함이 있는 아나의 게이트를 행사해 마법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

「본래 결함이 있다는 건?」

「꼬치꼬치구나. 알고 싶은 욕구의 기분은 알기 때문에 꾸짖거나 하지는 않지만, 다른 여자아이의 일을 알고 싶어하면 너의 에밀리아님이, 다른 정령의 일을 알고 싶어하면 너의 베아트리스가, 각각 질투를 태우는 것이 아닌가?」

「불필요한 주선이고, 질투 태워 준다면 그건 그거대로 두 사람 모두 귀여우니까 괜찮아. 거드름 피우지 말고 가르쳐줘」

 원탁을 손가락으로 언짢게 두드려 보이자, 도리드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그리고 그녀는 벗은 목도리를 정중하게 정리하고, 「아나는 말야……」라고 서론하고서,

「선천적으로, 게이트에 결함이 있는 아이야. 게이트가 대기 중의 마나를 거두어들여, 체내의 마나를 배출하는 기관인 것은 너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나스타시아는 그 거두어들이는 편의 기능이 잘 기능하지 않아. 만성적인 마나 부족이라고 하는 녀석이지. 이것을 체외로 배출할 수 없는 결함이 있는 인간은, 너도 짐작이 있을 것이지만」

「그게 안된다니 어떻게 안된다는 건지 잘 모르고, 그 너의 짐작이라는 녀석도 누구의 일인지 모른다고」

「그런가? 그건 의외다. 덧붙여서, 배출할 수 없는 결함이 있는 건 『검성』의 후예야. 무엇보다, 저것의 경우는 수중에 넣는 양이 심상치 않은 것과, 수중에 넣은 만큼은 신체 능력 쪽에 돌고 있는 것 같으니까 실제 손해는 없는 것 같지만」

「라인하르트가?」

 도리드나의 말투에, 스바루는 뜻밖의 것을 느껴 눈썹을 올린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러고 보니 어디선가, 라인하르트가 말했던 적이 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라인하르트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다, 그 점만은 열등생인 것이라고.
 다만 그 대신에, 게이트의 수중에 넣는 편의 힘은 강하다――과연, 베아트리스도 그렇지만, 정령이 옆에 접근하면 큰일이 되는 것이다.

「뭐, 마법이 없어도 원거리 공격 수단이 전무라는 것도 아니고, 원래 그 녀석의 경우, 검압 날려서 벤다든가 해도 별로 놀라지 않으니까 그 정도의 일은 핸디캡도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그래서, 아나스타시아의 이야기야」

「속일 의도는 없지만, 알고 있는 것은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것이 나의 버릇이라서 말야. 그래서 그 이야기지만…… 그래그래, 아나의 체질의 일이었지. 아나의 게이트는 거두어들이는 기능이 미숙해서 말야, 잘 기능하고 있지 않아. 그러면, 마법은 체내에 원래부터 존재하는 마나를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것이 다하면, 생명의 근원인 오드다. 그런 당치 않은 짓은 시킬 수 없겠지? 그러니까, 아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그렇지만, 네가 빌리면 사용할 수 있다는 건 이치가 통하지 않잖아. 워내부터 존재하는 양이 적다는 부분은 변함없어. 그렇지 않으면, 있을까 말까한 마나를 사용한다는 건가?」

「――――」

「입다물지 마, 대답해」

「그렇게 생명을 깎지 않으면, 애초에 생명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어. 라고는 해도, 이 점에 관해서는 나와 아나의 편에서 대화는 끝나 있다. 외부인의 너에게 말참견될 이유는 없어. 너도, 베아트리스와의 계약의 일로 나에게 말참견되고 싶지는 않을 거야」

 적중이다.
 스바루와 베아트리스와의 관계, 그리고 계약은 스바루와 베아트리스만의 것이다.
 거기에 외야의 의사는 개재[介在]시키고 싶지 않고, 하려고 해도 거절할 것이다.

 같은 조건을 아나스타시아와 도리드나에게 주장되면, 스바루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된다.
 그것이 계약자와 정령, 그 밖에 침범되어서는 안 되는 절대의 연결이기 때문이다.

「이번, 아나의 몸을 빌린 것은 아나의 의사도 있고, 긴급사태였기 때문이다. 도시청사에 대죄주교가 온 이야기는 했지? 그 격퇴를 위해서, 나와 알군이 힘을 다할 필요가 있었다. 필요를 느낀 선택이야」

「돌아올 수 없다, 는 건 뭐야」

「그래, 거기가 이번 문제야」

 난처한 스바루의 말에, 도리드나가 손을 써 미소짓는다. 겉모습은 아나스타시아인데, 분명하게 내용이 다르다고 알 수 있는 미소다.
 신기한 일이다, 라고 스바루는 생각하지만, 곧바로 그 감상을 방치한다.
 겨우, 이번의 주제에 이야기가 들어가는 순간이다.
 도리드나는 스바루의 앞에서, 아나스타시아의 얇은 가슴에 손을 대며,

「이러한 형태로 아나의 몸을 빌리는 것은 처음이 아니야. 그렇지만, 그다지 회수가 많은 일도 아니지. 아나와 나는 정식적 계약관계가 아니라서 말야. 그럴 것도, 게이트의 문제로 아나에게 그다지 항상적으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나는 정령 중에서도 저연비인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어. 그저 있는 것만으로 괜찮다면, 계약자로부터의 마나의 공급을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야」

「과연. 내 베아코는 하루에 세 번은 손을 잡고 싶어하지만」

「그건 아마, 두 번은 그냥 손을 잡고 싶은 것 뿐이구나. 사이 화목해 보여서 다행이야. ――그래서 우리들의 이야기지만, 그렇게 말한 경위로 아나의 몸을 빌린 경험은 많지 않아. 겨우 해서, 이것으로 4, 5회째라고 하는 참이다. 그녀와의 교제는 슬슬 11년이 되니까, 놀라울 정도로 적지?」

「글쎄, 어떨까나. 2년에 한 번의 페이스라고 생각하면, 인플루엔자에 걸리는 비율 정도니까 낮다고 할 만큼은 아닌 거 아닌가?」

「그건 가차없네」

 쿡쿡, 도리드나는 스바루가 아는 마녀처럼 웃는다. 그러던 중 멍하니, 아나스타시아의 모습이 에키드나와 겹쳐 가는 것처럼조차 생각되어 무서워진다.
 에키드나의 존재는, 스바루의 안쪽에 사라지지 않고 응어리를 남기고 있다. 베아트리스와의 일도 있어, 가능하다면 두 번 다시 재회는 하고 싶지 않다.

 거기에 이대로, 진짜의 아나스타시아가 어떻게 되어버리는 일이 된다면, 율리우스에게 매우 큰 상처가 될 것이다. 그것도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인플루엔자 정도로 귀찮은 에키드나씨는 어떻게 되었다는 거지?」

「그 인플루엔자라는 것이 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경험치가 적다. 그러니까 나도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전례가 없어 모르지만…… 아나의 몸으로부터 나의 의식을 떼어낼 수 없게 되었다. 결과, 아나는 오드의 안쪽에서 자고 있어」

 도리드나는 접한 가슴의 안쪽, 거기에 오드가 있을 것 같은 기색으로 말하고, 그리고 원탁 위의 힘없는 목도리를 바라본다.
 도리드나의 의식이 아나스타시아 안에 있는 이상, 이 목도리는 정말로 단순한 여우의 빈껍질이 되어 있을 것이지만,

「회의장에서는 잘, 인형극의 요령으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겉모습의 임펙트에 속고 있었던 녀석이 다수겠지. 나 이외에도, 아마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녀석은 여러명 있었을 거야」

 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인공 정령을 아는, 스바루만이 얻은 위화감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장소에서 깨달을 수 없어도, 아나스타시아가 아니라는 건 관계가 깊은 녀석이라면 곧 깨달을거야」

「그에 비해선, 너나 알군과 같은 관계의 얕은 인간에게밖에 간파되지 않았어. 이것은 나의 아나 흉내가 잘되고 있기 때문인 건?」

「리카드도 새끼 고양이들도, 지금은 좀 자기 일로 벅차. 율리우스도, 그래」

「――――」

 그 말에, 도리드나가 웃음을 띄운다.
 그녀의 반응에 스바루는 의아스러운 얼굴을 하지만, 곧바로 도리드나는 한숨 쉬고,

「역시, 율리우스는 아나의 기사인가. 회의장에서의 회화가 흘러 나와 거의 틀림없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지만……『폭식』의 권능은 무서운 것이지. 상외의 존재일 터인, 나의 기억으로부터조차 빼앗아 갈 수 있으니까」

「너는…… 아나스타시아를 어떻게 하고 싶어?」

「――?」

「너에게, 아나스타시아의 몸을 빼앗을 마음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하는 점은, 솔직히 이야기해도 어쩔 수 없으니까 추궁 안 해. 분명히 말해, 네가 아니라고 해도 그걸 믿을 근거가 내 안에 없기 때문이야. 그렇지만」

 아나스타시아의 육체가 돌려주어지지 않은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 『가장 우수한 기사』에게 있어, 하나의 희망을 잃는 것 자체이기도 하다.
 후보자의 정신적인 죽음――왕선의 결착에 그런 특색이 붙는 것도 사양이다.

「그 사람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건 양보할 수 없어, 에키드나」

「안심하도록 해. 나도, 아나의 몸을 빼앗아, 그대로 그녀를 대신해 살자고 생각할 만큼 오만하지는 않아」

 격앙되는 것을 각오로 발을 디딘 스바루에게, 도리드나는 염세적인 태도로 말했다. 그녀는 슬픈 듯한 얼굴로, 아나스타시아의 가늘고 작은 몸을 안으면서,

「나는 말야, 아나를 좋아하는 거야. 그녀와 미계약이면서도, 10년 이상이나 함께 보낸 것은 단순한 관찰욕이라고 할 것이 아니야. 실감으로서 이것이 올바른가는 알 수 없지만, 보호자나 가족에 가까운 것을 느끼고 있는 자각도 있어. 그녀는 할 수 있다면 건강하게, 무엇보다 행복하게 되길 원해」

「――――」

 담담하게, 변함없이 흐르듯 말하는 도리드나이지만, 지금은 자신의 몸인 아나스타시아의 가녀린 육체에 닿아, 말하는 모습에는 확실히 애정이 있는 것처럼도 보였다.
 팩이 에밀리아에게, 베아트리스가 스바루에게, 친애의 정을 향하듯이, 도리드나도 또 아나스타시아에게, 같은 것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면,

「네가, 현자를 만나려는 진정한 이유는」

「명답이야. ――나는, 『폭식』에게 이름을 먹힌 인간의 일 따위, 본심의 부분에서는 뭐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어. 나는 그저, 아나에게 몸을 돌려줄 방법을 알고 싶은 것 뿐이다. 그러니까 그걸 위해서, 너희들을 이용한다」

「현자는 그 방법을 알고 있다는, 보증이 있는 거냐」

「보증은 없어.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전부 간파해, 모든 것을 안다고조차 말해지는 현자라면 가능성은 있어. 나는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가능성에 건다, 그것 뿐이야」

 도리드나의, 강한 의지를 가진 말에 스바루는 순간에 반론의 말이 나오지 않는다.
 몹시 자기본위에, 제멋대로인 결론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도리드나에게는 도리드나 나름의, 목적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행동할 의사가 있었다.
 그렇다면, 스바루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네가 현자의, 프레아데스 감시탑에 도달하는 수단을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인 거지?」

「물론이고말고」

「너는 과거의 기억이 없다는 캐릭터 설명이 있었을 거야. 그런 네가 어째서, 아무도 모르는 감시탑으로의 길을 알고 있어. 말이 안 되잖아」

「알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거기에 근거가 요구되어도 곤란하지만, 그렇네. 억지로 말을 장식한다면,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 숙명이니까, 일까」

「숙명이라니, 누가 결정한 숙명이야」

「조물주, 라고 하는 녀석일까」

 뽐낸 도리드나의 대답이지만, 그 대답은 스바루적으로는 최악의 대답이다.
 그녀가 말하는 조물주가 에키드나라면, 감시탑에의 행선지만을 인공정령의 기억에 새긴 하수인도 또한, 그 에키드나 이외에 있을 수 없다.
 즉 프레아데스 감시탑에는, 에키드나에게 연고의 뭔가가 존재한다.

 그것은 싫은 예감과, 현자의 지식에의 일정한 기대를 부추기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납득은, 해 주었을까?」

 침묵을 지키며, 하나의 결론을 얻은 스바루에게 도리드나가 물어 온다.
 스바루는 즉석에서 끄덕이는 것에 주저하면서, 깊숙히 길게 한숨을 쉬었다.

「납득 같은 훌륭한 건 아니지만, 일단은 이해했어. 너에게는 네가 해야 할 일과 목적이 있고, 그건 우리들의 목적을 방해하는 것이 아냐」

「그렇고말고. 서로, 현자에게 각각 묻고 싶은 것이 있어. 그러니까 현자에게 향하기 위해서 협력한다. 아무것도 이상한 일이 아냐」

「그만둬. 네가 그렇게 말하면, 바로 그 순간 어쩐지 수상해져」

「그건 심한데」

 이 이상, 아나스타시아의 형태를 한 도리드나와 이야기하고 있으면 이상해질 것 같다.
 어쨌든, 프레아데스 감시탑을 목표로 하는데 있어서는 긴 교제가 된다. 감시탑이 있는 아우그리아 사구는, 세계도의 동단――긴 여로다.

「서서히 적응할 테니까, 적당하게 시간은 두어 줘」

「그리 싫어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나. 정말, 이런 귀여운 여자 아이에 대해서 나츠키군도 참 매정하대이. 내, 상처입는대이. 정말 정말」

 목도리를 목에 다시 감아, 도리드나가 아나스타시아의 언동을 트레이스한다.
 과연, 잘 이루어진 연극이지만,

「내, 의 인터네이션이 달라. 그리고, 너의 칸사이 사투리는 너무 매끄러워. 내가 알고 있는 카라라기인과 비교해, 사이비 같음이 부족해」

「사이비 같음?」

 극히, 작은 범위에서의 차이다. 도리드나는 의리 있게, 스바루에게 말해진 것을 확인하듯이 목을 울려, 이윽고 단념한 것처럼 숨을 내쉰다.
 스바루로부터도, 도리드나에게 확인해야 하는 것은 없다. 아나스타시아의 육체 반환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프레아데스 감시탑의 현자의 태도 나름이다.
 다만,

「네가 아나스타시아의 몸을 빌리고 있는 것, 율리우스에게…… 모두에게 이야기하지 마」

「……그건 상관없지만, 나츠키군이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의외래이」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시기에, 불필요한 풍파를 세우고 싶지 않아. 거기에 실제의 발안자가 아나스타시아가 아니고 너라는 걸 알면, 바로 그 때 리카드라든지의 반발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감시탑에 갈 수 없게 되는 건, 나도 곤란해. 제멋대로지만」

 리카드나 미미들이, 아나스타시아의 몸을 염려해 말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결 수단으로서 우수해도 감시탑에의 여로는 단념하지 않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은 권능의 피해자를 구하고 싶은, 스바루들도 곤란하다.

「현자가 있는 곳에서, 『폭식』의 피해자도 『색욕』의 피해자도, 물론 너와 아나스타시아의 문제도, 전부 해결하는 편이 좋아. 이것도 저것도 잘된 후라면 리카드들에게도 불평은 말하게 하지 않아. 아니, 말해도 듣지 않아」

「호신 어록의, 『마지막에 장부의 결산결과가 맞으면』이구모」

「거기, 호신씨에게 동감」

 과연은 동향[同郷]의 의혹이 있는 호신, 좋은 말을 하고 있어.

「그러면」

 이 정도에서, 대화는 일단 끝이다.
 최악, 도리드나에게 아나스타시아의 육체를 악용할 생각이 있었을 경우, 여기서 프리스텔라 마지막 싸움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던 것인 만큼, 안도의 기분이 있다.

 그런 만큼, 그 질문은 스바루의 기분이 느슨해진 순간이었다.

「그런데, 나츠키군」

「응?」

 회의장의 밖으로 향하려고, 문에 손을 댄 순간에 스바루는 되돌아 본다.
 변함없이, 원탁의 의자에 체중을 맡긴 채로의 도리드나는, 되돌아 보는 스바루를 향해 귀엽게, 그야말로 아나스타시아처럼 고개를 갸웃하며,


「――현자에게 되돌리는 방법을 묻고 싶은 상대, 너에게는 그 밖에도 있지 않나?」


「――――」

「어느 쪽이든, 이 프리스텔라에도 같은 증상의 사람등이 나오고 있잖나? 그 되돌리는 방법을 묻기 위해서도, 한 사람 정도는 증례의 인간을 데려 가는 편이 알기 좋아」

 문손잡이에 손을 댄 채로, 스바루의 목이, 숨이, 얼어붙었다.
 표정을 굳어지게 해, 눈을 크게 여는 스바루에게, 도리드나는 담담하게 계속하며, 마지막으로,

「어찌할기고? 그건 전부, 나츠키군 나름이지믄서도」

「나, 는……」

「어느 쪽이든, 메이더스 변경백의 저택에는 들를 거제? 아우그리아 사구를 넘을 준비는 해야 하고, 감시탑으로 향하는 양해도 구해야 하니께. 그라모, 거기에 너의 잠자는 공주가 있을 끼다」

「――――」

「내는 그걸,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대이. 전원을 구하는, 그 중의 최초의 한 사람이 될 뿐의 이야기…… 그 정도의 사치, 나츠키군에게는 용서되어도 되잖나」

 도리드나의 담담한 음성이, 왜인지 몹시 악마적인 유혹처럼 스바루에게는 생각되었다.
 그녀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안다. 그리고, 거기에 따라버리고 싶은 자신이 있는 것도 틀림없는데, 스바루는 즉답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분명――,

「스바루!」

「――읏!」

 이름을 불려, 스바루는 놀라움에 얼굴을 들었다.
 숨이 막히는 스바루의 정면에서, 에밀리아와 베아트리스의 두 명이 서 있다. 두 명은 스바루의 반응에 몹시 놀라, 「무슨 일이야?」라고 고개를 갸웃했다.

「울리우스씨…… 율리우스가 있는 곳에 간다고 했었는데, 병실에 가니 없어ㅓ 걱정해 버렸잖아. 무슨 일이야?」

「아니, 아무것도…… 그 뭐냐, 오래 보고 있기에는 견딜 수 없는 기분나쁜 얼굴 하고 있잖아, 그 녀석. 그러니까 공기의 교체는 아니지만, 목력의 교체로」

「그래? 율리우스, 잘생긴 얼굴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에밀리아땅도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아, 그렇지만, 스바루의 얼굴도 괜찮아, 좋다고 생각해. 봐봐, 보면 볼수록 맛이 있다고 할까, 그런 거라고 생각해」

「보충이 불쾌해!」

 급히 에밀리아가 정정해 주지만, 그것도 말투의 문제다. 쓴웃음 짓는 스바루가 낙담하자, 이번엔 에밀리아의 옆에서 입다무는 베아트리스가 신경이 쓰인다.
 베아트리스는 줄곧 스바루의 등 뒤, 뒤로 하고 온 피난소의 편을 보고 있었다. 마치 거기서 주고 받은 회화에, 짐작이 있는 듯한 얼굴로.

「스바루, 뭔가 위험한 것을 한다면 베티를 부르는 것이야. 혼자 두면 위태로워서, 베티는 살아있는 기분이 들지 않는 것이야」

「그건 평소, 내가 너에게 느끼고 있는 느낌이기도 하다고. 네가 너무 귀여우니까, 나는 언제 네가 유괴범에게 눈깔사탕 목적으로 납치당할지 제정신이 아냐」

「베티는 그렇게 싸구려같은 정령이 아닌 것이야! 바보취급 하는 것이 아닌 것일까!」

 베아트리스가 분개해, 딱딱 때리러 오는 것을 들어올린다. 그대로 「후와―!」하고 놀라는 베아트리스를 안아 올린 채로, 스바루는 에밀리아와 함께 걷기 시작했다.

「놓, 놓아, 내리는 것일까! 아, 그렇지만, 떨어지지 않는 느낌으로 내리는 것이야」

「그건 어려우니까, 당분간 이대로」

 베아트리스의 몸은 가볍고, 그러나 묘하게 따뜻하다. 아이는 체온이 높다고 하는 것이 통설이지만, 역시 유녀인 베아트리스도 그런 것인가. 정령인데.
 라고, 그런 식으로 쓴웃음 짓는 스바루의 옆 얼굴을, 곁의 에밀리아가 가만히 들여다 본다. 눈을 치켜 뜨고 보는 그녀에게 응시되어져, 스바루는 「왜?」라고 의문.

「나랑 베아코가 놀고 있는게 드물어?」

「으응. 이 일년에서, 전혀 그건 드물지 않지만…… 지금의 스바루는, 이 일년에 드물 정도로 망설이는 얼굴 하고있다고 생각해」

「――. 그래? 만사 OK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어도, 문제의 대부분이 해결돼서, 지금의 나는 상당히, 표정근육이 해이해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바루가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그걸 믿지만……」

 슥슥 뺨을 움직여 보이는 스바루에, 에밀리아는 속눈썹이 긴 눈을 숙인다. 그리고 천천히, 단락지은 말의 앞을 타이르듯이.

「무엇을 할지 결정하면, 절대로 가르쳐줘. 그래서, 아무리 해도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면, 제대로 상담해줘. 그것만, 약속해 주면 괜찮으니까」

「약속인가」

「그래, 스바루가 지키는 것이 서투른 약속. 하는 건 자신있겠죠?」

「우와, 에밀리아땅으로서는 드문 독이다」

 지금까지의 약속에 대한 실적으로부터, 에밀리아에게 괴로운 평가를 받아버린다.
 스바루는 얇게 미소짓는 에밀리아가 새끼 손가락을 내미는 것을 봐, 베아트리스를 단번에 어깨에 다시 메면서, 「뭐 하는 것이야!」라고 떠드는 유녀를 멘 채로, 그 새끼 손가락에 새끼 손가락을 걸었다.

「약속 새끼손가락 걸고, 거짓말하면 바늘 천개」
「손가락, 잘랐다」

 손가락이 떨어진다.
 에밀리아는 자른 손가락을 세운 채로, 스바루에게 미소지으며,

「스바루, 이걸로 통산 바늘 몇 개?」

「글쎄, 1만개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면, 정말 1만개까지 가지 않도록 해?」

 에밀리아의 비는 것 같은 말에, 스바루는 「아아」라고 적은 말로 응한다.
 그 대답에, 절대의 안심감을 안는다――는 것은 에밀리아에게는 무리일 것이다. 애초에, 그런 생각으로 약속시킨 것은 그녀도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약속은, 스바루에게 있어서의 훈계다.

『――그 정도의 사치, 나츠키군에게는 용서되어도 되잖나』

 마지막의, 도리드나의 유혹이 뇌리에 소생한다.
 그 정도의 사치, 스바루에는 용서된다, 용서되는 것일까.
 그 일에 응석부리는 스바루를, 누가 용서해주는 것일까.

「대답은, 낼 거야. ――저택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절대로」

 그렇다 치더라도, 과연은 그 『마녀』와 같은 이름을 가지는 계루[係累]라고 해야할 것인가.
 정말로,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을 타는 것이 특기인 녀석이다.

「정말로, 밉살스러워……」

「지금, 뭔가 말한 것이야?」

「아니, 이 메는 방법이라면, 베아코의 엉덩이를 마음껏 두드리고 만질 수 있구나 해서」

「끼냐―인 것이야! 여, 역시 놓는 것일까! 내리는 것이야! 천천히 상냥하게, 꽃을 찬미하는 것처럼인 것이야!」

「핫핫핫하」

「웃으면서 엉덩이를 두드리는 것 그만두는 것이야――!!」

 소란스러운 베아트리스를 어깨에 멘 채로, 스바루는 앞을 가는 등을 쫓는다. 힐끔힐끔 되돌아 보며, 섞이기를 원하는 것 같은 얼굴의 에밀리아.
 이만큼 풍족한데, 이만큼 구원받고 있는데.

 또 한 사람의 소녀가 여기에 있어 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자신의 『탐욕』에 기가 막히면서.
 나츠키 스바루의, 수문도시에서의 싸움은 막을 내려 간다.


 ――다음 되는, 모래의 탑에 도달하는 이야기를 향해, 지금은 조용하게.

댓글 13개:

  1. 사랑하고 있습니다

    답글삭제
  2. 번역해주신 것들 재밌게 잘봤습니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3. 손번역 해주신 덕분에 행복하게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답글삭제
  4. 스바루 쇼부치는거 진짜 소름돋는다...많이 컸구나

    답글삭제
  5. 양손의 꽃에 어깨위의 로리! 크으 스바루 성공한 인생......
    사망회귀하면서 고생하긴 했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이었구만!! 지구에서 스바루먼큼 고생한 사람도 없겠지만 스바루만큼 성공한 놈도 없을텐데

    답글삭제
  6. 감사히 잘 봤어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