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리제로 5장 막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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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막간 2 『미완성의 대기大器


 식사처에서 제공되는 메뉴는, 도시 전체가 부흥이나 복구에 기를 쓰고 있는 환경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충실한 것이었다.
 치료원에서의 식사도 그랬지만, 검소함과는 무연의 내용에 무심코 배가 운다. 식욕이 왕성한 시기의 가필에게는 기쁜 일이지만, 이런 사치가 용서되는 것일까.

「도시의 대부분의 기능이 마비되어 있다고는 해도, 인적 피해에 일부 시설의 붕괴 따위를 제외하면 피해의 범위는 좁습니다. 상황의 나쁨을 이유로 생활의 질을 떨어뜨리면, 부흥 전에 주민들의 마음이 진다……고 키리타카씨나 다른 분들은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나온 식사를 앞두고,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 가필에게 빌헬름이 말했다.
 식사처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되어, 대면에서 조용하게 점심식사를 취하고 있던 노인이다. 노검사의 대답에 가필은 몹시 놀라, 뇌리에 가는 청년의 모습을 떠올렸다.

 솔직히, 가필의 기억 속에서는 그다지 의지가 되는 곳을 보지 못한 인물이다. 하지만, 이야기에 의하면 그도 마녀교의 소동의 와중에 도시를 위해서 분주한 것 같다.
 보이진 않지만, 상응하는 기능을 한 인물인 것일 것이다.
 그야말로, 평상시의 모습과 유사시의 태도가 크게 다른 부분은, 키리타카도 스바루와 통하는 것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은, 응어리로 느껴졌다.

「응―! 마시써 마시써! 밥이 마싰는 건 행복한 거니까, 미미는 초―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짜 밥이 제일 마싰는 거라고 아가씨도 말했으니까―」

「하하, 건강한 것은 좋은 일이죠. 예절도…… 실례, 제대로 하고 계시군요. 가르쳐 주신 분이 좋았던 것이겠지요」

 가필의 곁에서, 식사에 착수하는 미미가 웃는 얼굴로 뭔가 말하고 있다. 그 손이지만, 이것이 의외로 미미는 빈틈없이 식사의 예절을 제대로 배운 것 같고, 나이프와 포크의 사용법이 제대로 되어 있다.
 가필은 알고 있었지만, 이것이 빌헬름에게는 의외로 느껴진 것 같아, 가볍게 놀라며 감탄하고 있었다.

「가필님은……」

「그닥 기대하진 말아달라고. 이 일 년 동안, 누님에게 들어서 조금조금 나아지고 있으니까」

「노력하는 자세는 올바른 일입니다. 결실을 볼 때까지 계속한다면, 입니다만」

 끄덕이면서, 후반의 말을 첨가한 것은 가필의 성과를 보았기 때문인가.
 자신의 손 안에서, 나이프와 포크는 그다지 능숙한 사용법이 되고 있지는 않다. 『성역』에 있었을 무렵엔 신경도 쓰지 않았던 것이지만, 로즈월 저택에서 살게 된 이 일년 동안, 가필도 생활의 이모저모에서 수치를 알았다.
 식사에 관해서 뿐만이 아니고, 다른 곳도 다양하게 교정 중이다. 그래도, 무엇도 성과가 오르고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아무리 그래도 꼬맹이보다 서투르다는 건 아프지만」

「미미가 어렸을 적부터 해 왔으니까―. 아가씨도 단장도, 밥 먹을 때는 시끄러워! 그치만, 덕분에 잘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녀석들도, 전원, 제대로 하고 있고 말이지. 원래, 제대로 된 예절을 공부하고 있던 녀석들은 차치하고, 대장이라든지 오토 형까지」

 원래의 로즈월 저택 관계자는, 로즈월을 포함해 전원이 능숙한 것은 납득이 간다.
 에밀리아나 베아트리스도, 출신은 차치하고, 요령은 그걸로 좋은 편이다. 연습하면 비교적 시원스럽게 습득도 할 것이다.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은, 스바루와 오토 두 사람이다. 오토는 실제로 적당히 착실한 상가의 출신인 것 같지만, 스바루는 완전하게 수수께끼다. 이상한 기능을 다수 습득하고 있는 스바루이므로, 그걸로 납득이라고 하면 납득인 것이지만.

「대장 자식, 그 뭔지 모를 막대기 두개로 밥이라든지 먹는단 말이지. 뭐랬더라…… 젓가락이라든가 하는」

「젓가락 말이지―, 그건 조금 어려워! 카라라기에 잔뜩 있었지만, 미미는 손가락이 꼬냐꼬냐하니까 못 쓸지도 몰라!」

「젓가락, 입니까. 그리운 울림이군요. 확실히 그건은 다루기가 어렵죠」

 빌헬름도 인정하는 난이도의 높이, 그것이 수수께끼의 도구 젓가락이다.
 가필로부터 보면 희한하다고밖에 말할 길이 없지만, 스바루는 그것을 자재로 움직여 식사를 입에 옮기는 것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리고, 람이라든지.
 뭐, 그녀의 경우는 원래, 보고 파악하는 요령이 이상할 정도로 좋기 때문이겠지만.

「빌헬름 할아범도, 젓가락은 힘든 건가」

「몇 번인가, 카라라기에 발길을 옮긴 적도 있기 때문에, 그럴 때에는 시험해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평상시에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는 도구라고 생각합니다만」

「카라라기에……」

「에에, 이전에 몇 번인가. ――백경을 쫓고 있었을 때라던지」

「――――」

 그리운 듯이 웃음을 띄우는 빌헬름에게, 가필 쪽이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된다.
 빌헬름과 3대 마수 『백경』의 인연에 대해서는, 가필도 자세한 것은 어찌됐든 개요로서 알고 있다. 선대 『검성』의 복수를 위해서, 이 노인이 각국을 분주하며 실마리를 추구한 것도, 겉핥기 뿐이지만.

 그만큼의 고난을 넘어, 빌헬름은 백경 토벌을 완수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복수를 완수했음이 분명한 노검사는, 이 도시에서 영혼을 구했을 것이었던 아내와 조우해, 그리고 검을 맞대어――.

「가필님이 저에게 묻고 싶은 것은, 설마 젓가락의 사용법은 아니겠죠?」

「아, 어……」

「물론, 말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만, 당신에게는 아내와의 상대를 양보받은 은의가 있습니다. 이 노골이 대답할 수 있는 것이라면, 대답하죠」

「――――」

 아내와의 상대, 라고 빌헬름은 단언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마녀교에 가담하고 있던 사망자 두 명은 역시 선대 『검성』과 『여덟팔』의 크루간이었던 것이다. 죽은 자를 죽은 자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악행에, 자칫하면 사라지지 않는 분노가 솟구치지만, 지금은 그 감정을 옆에 놓아둔다.
 묻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이몸이 싸운 건, 정말로 『여덟팔』의 크루간이었던 건가」

「……흠. 그렇게, 말하신다면?」

「아주 닮은, 비슷한 타인이라는 건 아닌 거야?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뭐라 해도」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 있다, 고. ――과연, 알았습니다」

 우물거리고, 요령 부득인 가필의 말투에, 빌헬름은 끄덕였다.
 식사하던 손을 멈춘 빌헬름은, 그 조용한 푸른 눈동자로 이쪽을 쏘아 맞히면서,

「어설피, 이길 수 있었던 것이 당신의 안에서 위화감이 되어 있는 것입니까」

「……이몸은, 최강이야. 최강이 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할 거야. 그렇게 하는 게 대장에게로의 의리이고, 이몸에게 필요한 일이야. 하지만, 이런 게 아냐. 이몸도 보고 있는 정상은, 이런 게 아냐」

 영웅, 투신, 『여덟팔』의 크루간.
 신성 볼라키아 제국에 구전되는, 최강 무비[無比]의 전설의 초인.

 싸움의 한중간에 무슨 무기력한 생각을 하고 매도되어질지도 모르지만, 가필은 몇 번이나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질 거라고, 죽음과 패배를 가까이 느꼈다.
 그러나, 그것 하나하나를 넘어, 벗어나, 가필은 살아남았다.
 결과, 마지막에는 크루간과 정면으로부터의 결전에 도전해, 그 목을 베어 냈다.

 그 일 자체는 자랑해야 할 전과라고, 가필도 그렇게 생각한다.
 주위의 가필에게로의 평가도, 대체로 그러한 호의적인 것이 많다. 대죄주교는 아니라고 해도, 무시할 수가 없는 과잉 전력.
 이것을 단독으로 격파했던 것은, 틀림없이 도시 방위에 공헌한 결과다.
 하지만, 사실과 가필 자신의 납득은 얘기가 다르다.

「빌헬름 할아범은, 『검귀』 빌헬름은 『여덟팔』을 직접 알고 있겠지. 그 할아범이 봤을 때, 어땠어? 그건, 진짜인가」

「――――」

 매달리는 것 같은 얼굴로, 가필은 빌헬름의 기억에 의지한다.
 가필 자신도, 빌헬름에게서 어떤 대답이 있으면 만족할지 대답이 나와 있지 않다. 아니라고, 그렇게 부정되면 만족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아니라고 부정된다고 해서, 그 부정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확실히, 30년 가까이 전의 일이 됩니다만, 저는 크루간과 안면이 있습니다. 전투가 된 것도, 네 번. 제가 녀석의 팔을 베어 떨어뜨려, 대신에 배를 꿰뚫린 적도 있으니…… 사투를 거듭한 관계, 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일찍이, 루그니카 왕국과 볼라키아 제국의 관계가 최근 수백 년 중 가장 악화되어, 국경 주변의 도시를 무대로 장렬한 격돌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신룡』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서, 제국측은 극히 소수의 군사로 도시를 침공――이에 대해서 충돌했던 것이, 당시의 근위 기사단 단장 빌헬름이다.

 마지막에는 정정당당한 결투가 되어, 호각의 싸움을 펼쳐 무승부.
 결착은 미루어져, 총합 4번의 결전의 끝에, 볼라키아 측이 물러나는 형태로, 이야기는 끝났다고 알려져 있다.

「좋은 실력자였습니다. 8개의 팔에 4개의 귀포정, 일격으로 여덟 개의 공방을 내질러오는 것을 처리하는 것으로 필사적이어서……」

「아아, 그건 그랬지. 실제로, 죽을 뻔 했다고」

「여덟에 대해서 이쪽은 하나. 까닭에 우선은 녀석의 팔 수를 줄이든가, 혹은 여덟 개를 빠져나간 이쪽의 하나로 치명상을 가하든가, 선택을 재촉당해서 말이죠」

「……저기 말야, 공략하기 위한 강좌가 듣고 싶다는건 아니라고」

 당시의 귀중한 증언인 만큼, 전술 토론이 되는 것이라면 흥미는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역시 지금은 흥미 관심보다, 자신의 의문에 대한 대답이 신경쓰였다.
 그 가필의 말에, 빌헬름은 「실례했습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며,

「나이를 먹으면 아무래도, 옛날 일을 떠올릴 기회가 늘어납니다. 특히 요즘 며칠은, 그런 일만 하고 있는 자신이 있어서 말이죠」

「고개를 돌리는건 좋아하지 않는데. 이몸도 남말은 못하겠지만」

「고개를 돌린다, 라고 하기보다는 발자국을 되돌아 본다고 할까요. 어쨌든, 나약하다는 것에서는 변함없을지도 모릅니다만. ――그것보다, 크루간의 이야기였죠」

 가필의 질문에, 응하는 빌헬름의 얼굴도 진지하다.
 노검사는 눈동자에 비치는, 아직 젊은 전사의 고민에 짐작이 가는 마디가 있다.
 당연하다. 그 고민, 미혹은 싸움에 몸을 두는 자라면, 누구라도 한 번은 부딪치게 되는 벽인 것이니까.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대답은――,

「――――」

「공교롭게도, 저는 요전날의 투쟁의 한중간, 크루간과 말을 주고받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그 녀석일지도 모른다고는 생각했습니다만, 생각을 향할 여유가 없었죠. 까닭에, 가필님이 상대한 다완족을, 『여덟팔』의 크루간이라고 단언할 근거는 없습니다」

「근거가, 없다……」

「대국한 가필님이 느낀 것이, 그대로 대답일 터겠죠. 다만, 당신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어디까지나 저라고 하는 개인의 견지에서 이야기한다면…… 저희가 상대한 아내나 크루간은, 그 둘이자 그 두 사람이 아닙니다」

 단언하는 빌헬름에 숨을 삼키며, 가필은 눈썹을 찌푸렸다.
 너무 관념적인 내용이어서, 아직 이해에 도달하지 않는다.
 곤혹해하는 가필을 알아차리고, 빌헬름은 「아시겠습니까?」 라고 말을 꺼내며,

「망해를 능욕당해, 두 사람이 마녀교의 괴뢰가 되어 있었던 것은 의심할 길이 없습니다. 최후의 순간에는 당신을 되찾아,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던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만」

「――――」

 최후의 순간, 그것은 즉 결착했을 때의 일이다.
 여덟 팔을 빠져나가, 가필의 송곳니가 치명상을 주고, 크루간은 끝났다. 그렇게 사라지는 순간, 크루간이 가필에게 향한 말은 지금도 귀에 남아 사라지지 않는다.

『――훌륭하다』

 라고, 그저 한 마디만을 남기고, 투신은 그 모습을 재로 바꾸어, 바람에 사라진 것이다.
 그 때, 그 승리의 순간만은, 전설에게 인정된 사실에 환희만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글부글 솟구치는 부의 상념이 있다.
 아직도 최강에는 닿지 않고, 자신의 안에 있는 범과도 마주볼 수 없는 자신이, 일찍이 전설로 불린 투신에게 이기는 것 따위,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일까 하고.

 극한 상태였으니까, 필사적이었으니까, 등 뒤에는 충분히 이야기하지 못한 동생이 있었으니까――.
 그런걸 이유로, 이길 수 있는 상대였는가.

「크루간은 과묵한 남자였습니다. 비록 최후의 순간에 입회했다고 해도, 결코 많이 말을 남기려고는 하지 않았겠지요」

「아아, 한마디 뿐이었어. 이몸에게, 딱 한마디……」

「그러면, 그 말은 묻지 않도록 하죠. ――그것은, 『여덟팔』의 크루간이 자신을 쓰러뜨린 전사에게 바친 칭찬. 외부인의 귀에 들어가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

 빌헬름에게 제지당해, 가필은 말을 다물었다.
 투신으로부터의, 전사에의 칭찬. 하지만, 그 가치는 과연.

「조금 전의, 말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흠」

「그건 그 둘이자, 그 두 사람이 아니다. 수수께끼 풀 기분이 아냐. 가르쳐 줘. 당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

 어조가 난폭해져, 태도의 나쁨을 자각하면서 가필은 물어본다.
 빌헬름의 눈동자의 안쪽, 거기에 생긴 얼마 되지 않는 감정의 꿈틀거림. 그 정체를 찾으려고 몸을 뻗어, 자신의 고민을 밝히기 위한 수단으로서 얻기 위해서.
 하지만,

「가피, 그건 안조은 일이라고 생각해」

「……아아?」

「할아버지, 지금, 조금 외로운 것처럼 보였지? 그러니까, 그걸 쭉쭉 밀고 가는 건 안조은 일이라고 미미는 생각한다거나? 그리고, 가피 눈초리 초ー나빠. 안조아!」

 근처에 앉은 미미가 그렇게 말해, 가필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푹푹 찌른다.
 그 손가락의 감촉에 밀리면서, 가필은 무슨 일일까 하고 눈썹을 찌푸리고, 곧 깨달았다.

「――――」

 빌헬름의, 미미를 보는 눈의 상냥함과 동일한 것이 방금전 자신에게도 향해지고 있던 사실과, 그리고 또 하나.
 자신이 무자각하게 버릇없이, 빌헬름의 상처를 후벼파고 있던 것을.

「……미안, 주위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사죄하며, 고개를 숙인다.
 잃었음이 분명한 아내와 뜻에 따르지 않는 재회를 이루어, 그것을 검으로 끝내, 이별의 말을 주고 받은 검귀――그 마음에 아무 배려도 없는, 제멋대로인 말의 폭력을 거듭했다.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가필에, 빌헬름은 고개를 흔든다.

「아뇨, 거드름을 피운 제 쪽이 나쁩니다. 당신의 연령이라면 대답에 날뛰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그랬을 것입니다만, 나이를 먹으면 그걸 잊게 되죠」

「……빌헬름 할아범이 그랬었다니, 믿어지질 않네」

「그렇지도 않습니다. 일에 따라서는 보통의 젊은이보다 훨씬, 생각이 짧고 어리석었습니다」

 침착한 언행의 노인, 그 위로에 가필은 부끄러움밖에 느끼지 않는다.
 검귀의 이명은 유명해도, 그 인품이 흉악했다는 이야기 따위 들리지 않는다. 연장자의 품의 넓이에 응석부리게 되는 것은, 가필의 자성이 많은 이유이기도 했다.
 여하튼,

「그 둘이자, 그 두 사람이 아니다. 우원한 말투를 했습니다만, 그다지 수수께끼를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은 그대로, 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말 그대로…… 받아 들여도, 모르겠는데」

「최후의 순간, 죽음의 후치로 떠났을 때에는 확실히 의사가 돌아왔다. 그렇지만, 그 이전엔 사악한 놈들의 괴뢰에 지나지 않고, 그 검력은 마음껏 휘둘러지지 않았다」

「――――」

「즉, 선대 『검성』도 『여덟팔』도, 본래의 실력은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하는 겁니다」

 말이 나오지 않는 가필에게, 빌헬름이 그렇게 고한다.
 그토록의 격투를 펼친 상대가,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지 않았다고 단언되니, 그렇게 깔끔하게 납득이 가는 것은 아니다.
 문자 그대로, 결사의 사투를 지은 것이다. 애초에, 지금의 의문은 필사적으로라면 이길 수 있는 상대였는가, 라고 하는 곳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에, 바란 대답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전성기의 아내가 상대였다고 하면, 그야말로 지금의 저로는 그저 수 합도 검을 부딪치면 눌려 집니다. 당시, 전성기에 있던 제가 모든 것을 벗어던져, 간신히 격파했던 것이 본래의 아내의 실력. ――그 정도라는 건 있을 수 없다」

「그 조건이, 같다는 거라면……」

「크루간도 또한, 껍데기만 남아 열화한 실력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말하기엔 뭐하지만…… 진짜의 『여덟팔』을 상대한 것이라면, 당신이 고기토막으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만큼의 대국이었습니다」

「이, 이몸도……」

「――교만하지 마, 애송이」

 직후, 꽂히는 검기에 가필은 소름이 끼쳐, 순간에 의자를 박차고 식사처의 입구에까지 몸이 날아간다.
 돌연의 일에 주위가 놀라는 와중, 난폭한 숨을 내쉬며 네 발을 붙이는 가필의 모습만이 이질적이다. 빌헬름은, 그리고 미미는 평벙하게 앉은 채이기 때문에.

「하, 하아……?」

「가필님도 대기[大器]를 느끼게 합니다만, 아직 그릇이 구워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고물의 영역에 들어가는 저입니다만…… 저는 진짜를 알고 있습니다. 그 일단이 지금 것으로 느껴졌다면, 냉수의 보람도 있던 것일까 하고」

 말해두고, 빌헬름이 입을 닦으면서 일어선다.
 식사를 끝낸 것이다. 그리고, 말해야 할 것은 말했다고 그 태도가 드러내고 있다.

 부족이 있다고 하면, 그것은 빌헬름의 말은 아니다.
 부족한 것은 분명, 가필의 마음의 편이다. 받는 측에 빠진 부분이 있기 때문에, 따라진 납득이 그릇으로부터 흘러 떨어져 간다.

「그 납득은, 당신이 강해지는데 필요한 것입니다. 부디, 잃어버리지 않기를」

「일단, 명심해두겠지만…… 사람이 나쁘다고」

「확실히 아군 진영, 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죠. 이 정도의 견제는 있어 마땅하겠지요. 무엇보다――」

 돌아갈 준비를 끝마친 빌헬름이, 말하는 도중에 미미를 본다. 콧노래를 섞으며 식사를 계속하는 미미는, 가필의 접시로부터 좋아하는 것을 횡령하고 있던 참이다.
 그 미미가, 빌헬름의 시선을 알아차려,

「응ー? 할아버지, 뭔가 용무?」

「검기의 적의의 유무, 그 일순간에 간파한 것은 훌륭합니다」

「할아버지가 미미들에게 나쁜 짓 할 이유 없고?」

「혜안입니다. ーー당신이 옆에 있으면, 길을 빗나갈 걱정은 없겠죠」

 가볍게 대답하는 미미에게 끄덕이고, 빌헬름은 가필에게 관심을 가진다. 그리고 손으로 미미를 가리키며, 노검사는 식사처의 출구로 향하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좋아. 저러한 이성은 반드시, 당신의 인생의 보물이 된다」

「――읏! 누가, 저 녀석하고! 이몸에겐, 따로 반한 여자가」

「어찌되건, 잃지 않도록 열심히. ――어딘가의, 썩은 귀신처럼 되지 않도록」

 그뿐인 말을 남기고, 빌헬름은 식사처를 걸어 나갔다.
 대답하지 못한 채 등을 보내며, 가필은 초조한 듯이 송곳니를 씹어 울린다. 그리고 난폭하게 자리로 돌아가, 남아 있던 식사를 단번에 긁어 삼켰다.

「아―, 가피, 예절 나빠!」

「다른 사람 접시에서 밥 횡령하고 있었던 녀석에게 듣고싶지 않아. 아, 젠장. 듣기 전보다 메슥메슥하잖아, 이거」

 미혹이 개이기는 커녕, 오히려 고민거리가 늘어난 기분이다.
 광명에 이르기 위한 이치는 준비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걸 위한 도가 너무 난해해 가필에게는 실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강함의 납득도, 여기서 해야 할 것도, 앞으로 한 걸음이 부족한 안타까움이다.

「제길, 어떻게 하라는 거나고」

「가피, 곤란해? 뭐가 곤란한 거야?」

 이마의 흰 상처 자국을 만지며 투덜대자, 똑같이 식사를 마친 미미가 물어 온다. 입의 주위를 더럽힌 소녀는, 소매로 얼굴을 닦으면서,

「곤란한 게 있으면 말해바―. 미미가 빠밤 하고 대답해드리죠―!」

「……이몸이 지금, 여기서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다 먹은 식기를 가져다준다! 이거!」

「그런, 정말로 눈앞의 이야기가 아냐」

 라고는 말하면서도, 다 먹은 식기를 주방에 옮겨, 두 명은 식사처를 나온다.
 배는 채웠다. 이대로, 오후도 도시의 부흥 작업에 종사해야 할 것일까. 그렇게 몸을 움직이고 있는 동안, 걱정을 하지 않고 끝난다면――,

「좋―아, 그럼, 가피 가자―!」

「건강하구만, 넌. 그래서, 어딜 간다고?」

「당연히―, 가피의 남동생과 여동생과 어머니가 있는 곳!」

「――――」

 마음 편하게 걷기 시작한 미미를 따라가려고 하다가, 그 말에 다리가 멈추었다.
 가필은 눈을 크게 열어, 송곳니를 딱딱 울리며, 고개를 기울인다. 가능한 한, 내심이 표정에 나오지 않게 고심하면서,

「뭐라고?」

「지금부터, 가피의 가족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그것이, 가피에게 지금, 필요한 일!」

 아무 근거도 없이, 미미는 얇은 가슴을 펴고, 꼬리를 핑 세웠다.
 그리고 경악하는 가필을 가리켜, 말했다.

「가족과는 제대로 이야기 해 두는 편이 좋다―! 이거, 로시의 가르침!」

댓글 11개:

  1. 오오오 올려주신 덕분에 행복하옵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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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재밌게봣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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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셧습니까 네로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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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덕분에 4장,5장 정말 잘봤습니다
    5장은 E.M.T가 거의 없다싶은게 정말 맘에 안들지만 어쨌든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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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5장 47화부터 57화까지 해주시면 안될까요?....
    괜찮다면 43,44,45,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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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젠장 어디 미미같은 여자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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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미미도 정말 손꼽는 히로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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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와.. 빌헬름상 교만하지마 애송이... 멋잇ㅇㅎ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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