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리제로 5장 막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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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막간 3 『따스함의 이름』


 이리저리 말해도, 결국은 자신의 근성은 교정되어 있지 않다.
 눈앞에 문제가 있다고 알고 있어도, 그것이 해결 수단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아픔을 수반한다고 알고 있으면 주저해 버린다.

 『성역』때도 그랬던 문제, 그것과 직면해 가필은 생각한다.
 결국, 자신은 좁은 장소에서 울부짖고 있었을 때와 아무것도 변함없는 것은 아닐까 하고.


「아! 고저스 타이거ー!」

「오우……랄까, 위험하다고!」

 자택을 방문한 가필을 보자, 소년이 팍 표정을 밝게 한다.
 작은 몸을 힘껏 던져 달려들어 오는 모습에, 가필은 위태로움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끼고, 그 몸을 받았다.

「부탁이니까 제대로 발 밑을 보고 달려달라고. 넘어져서 아픈 꼴 보면 바보 같잖냐」

「오ー, 구르면 아프니까 말이지? 미미도 어렸을 적에, 자주 넘어졌어! 그러면, 그럴 때마다 헤타로가 아픈 듯한 얼굴 했다―. 그렇지만, 미미는 멀쩡했어. 이상해!」

 라면서 미미는 순진하게 웃고 있지만, 그것은 이상한 일도 아무것도 아니고, 단지 그저 보고 있을 수 없던 남동생이 아픔과 상처를 맡고 있던 것 뿐일 것이다.
 너무 응석을 부리게 한 결과, 다 커도 넘어지는 부주의한 누나의 완성이다.
 아무튼――,

「그 후에, 집 쪽은 좀 진정됐어?」

「응, 괜찮아. 엄마랑 누나도, 진정했다구?」

「……그러냐」

 소년――추정, 남동생의 머리를 어루만져 주고, 가필은 큰 저택을 올려본다.
 가필에게 있어, 복잡한 심정을 가져오는 장소다.

 톰슨 저택에서는, 일가의 중심인 개렉 톰슨은 오랫동안 부재다.
 도시 청사에 근무하고 있어, 부흥의 업무 때문에 그다지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 라고 한다면 아직 구제할 여지는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다.

 개렉 톰슨은, 사람의 몸을 잃어, 지금은 그 모습이 흑룡으로 변하여져 있다.
 그 사실은 이미, 가필 스스로 확인이 끝난 상태다.

 흑룡으로 변한 게렉이지만, 발성 기관은 건재했기 때문에, 말을 주고 받는 것은 가능했다. 그 점에 관해서는, 청사에 있던 다른 직원보다 나은 편이었을 것이다.
 파리로 변한 사람들에 이르러서는, 말은 커녕 의사소통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다행이라고, 그리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만약 파리로 변한 사람들과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으면, 그 변모에 절망한 그들이 어떠한 소망을 말할지, 그것은 간단하게 상상이 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저기, 고저스 타이거. 아빠는, 언제 돌아오는 걸까……」

「――――」

「제대로, 돌아오겠지?」

 불안해하는 남동생의 머리를, 가필은 재차, 손바닥으로 난폭하게 어루만져 준다.
 여기서 근거도 없이, 그저 격려하기 위한 말을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그것을 한 시점에서, 가필의 말에는 열이 채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얄팍한 말이 소년에게 어떤 상처를 남길까하고 생각하면, 경망스러운 짓은 가필에게는 할 수 없었다.

 이 소년이, 인연도 연고도 얇은 상대였다면, 무책임하게 격려했었을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격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알지 못한다.

「프레드? 손님을 언제까지 밖에서…… 아」

「……여어」

 그렇게 소년과 이야기하고 있던 중, 집안에서부터 금발의 소녀가 얼굴을 보였다.
 소년의 누나이며, 이쪽도 가필의 추정, 여동생이다.

 소녀는 가필을 알아차리자, 한 번은 표정을 밝게 하더니, 곧바로 또 부끄러운 듯한 얼굴을 해 보인다. 데굴데굴 표정의 변화가 있는 점은, 평소라면 사랑스럽다고 평가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복잡한 내심이 엿보여 그저 딱하다.

「또, 또 일부러 집까지 온 거야? 고저스 타이거도, 꽤나 한가한 사람이네」

「아아, 살짝 지금 휴식 중이라는 거야. 너희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거든. 라도 해도, 환영하지 않는다면 바로 물러날…… 어이」

「가피, 제대로 상대 얼굴을 보고 말하는 거야!」

 무기력한 얼굴을 돌리는 여동생에, 가필도 또한 엉거주춤한 자세다. 하지만, 얼굴을 돌린 채 강요하지 않을 의사를 고하니, 이번은 등 뒤의 미미에게 허리를 꼬집힌다.
 그래서 소녀에게 다시 눈을 돌리자, 과연 여동생은 어딘가 울 것 같은 얼굴이다.
 적어도, 돌아가라고 내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느껴진다.

「엄마 도와주고, 남동생도 돌보고…… 누님이란 건 큰일이지」

「――! 그래, 그런 거야. 그러니까, 저기, 조금 정도는 내가 의논 상대가 되어 주어도 괜찮으니까. 이제 와서 한 명 정도 늘어도 변함없으니까」

「한 명이 아니고, 두 명 있다―!」

「이제 와서 두 명 정도 늘어도, 변함없으니까」

 얼굴을 새빨갛게 하며 고함치는 소녀에게, 소년과 미미가 기대의 얼굴로 가필을 본다. 어린 기대를 3개나 받으며, 그것을 하찮게 여길 만큼 가필은 가혹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의 심경이 본의가 아닐 뿐으로, 가필은 원래 이러한 시선에 응하는 것은 좋아한다. 그것이 자신의 동생이나 되면, 더욱 더.

「그러면, 조금 실례할게. 어머니께 폐가 된다면, 바로 나가도록 할테니까 말야」

「그런 일……」
「우리 엄마에 한해서는 있을 수 없네」

 얼굴을 마주 보는 남매가 그렇게 말하곤, 매우 자신만만하게 웃어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대로였다.


※※ ※ ※ ※ ※ ※ ※ ※ ※ ※ ※ ※


「미안해요. 모처럼 와 주셨는데, 대접할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좀 더, 요령이 좋았다면 다행이었을 텐데」

「상관없어. 애초에, 갑자기 얼굴 내민 건 이쪽이니까 말야」

「그렇게 불안한 듯한 얼굴 하지 않아도, 민폐라거나 하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렇게 시간 만들어 와 주시는 것, 정말로 마음의 버팀목이 되고 있으니까요」

「――읏」

 감춘 내심을 간단히 폭로해져, 가필의 목이 언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것을 한 리아라는 아무 악의도 없다. 당연하다. 리아라는――어머니는 자타 묻지 않고, 악의와는 정말로 무연의 사람이었던 것이니까.
 기억을 잃고 있어도, 그런 점은 변함없는 것이라고, 가필은 그녀와 접해 가는 동안에 느끼게 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집안이 묘하게 한산하네」

「응ー, 그렇게 말하니 그런 느낌―? 전에 왔을 때는 뭔가 여러가지 어질러져 있었는데, 깔끔하게 정리된 느낌?」

 따분하게 집안을 둘러보니, 소파 위에서 뛰는 미미가 동의한다.
 또다시 일가의 거실에 초대된 가필과 미미지만, 테이블에 찻상을 차리고 있는 리아라가, 두 명의 감상에 작게 웃었다.

「후후, 잘 눈치채셨네요. 저는 매일, 지내고 있는 집이니까일지도 모르지만, 그다지 위화감이 없어서……」

「그렇지 않아. 나는 굉장히 이상한 느낌이야. 엄마가 조금 너무 무신경한거라구」

「누나, 정말, 몇번이나 시끄러워」

「뭐라구!?」

 입술을 뾰족하게 한 남동생의 말에, 누나가 노발대발 하늘을 뚫을 기세로 화내며 뒤쫓는다.
 파닥파닥 집안을 소란스럽게 돌아다니는 남매를 시야의 구석에 넣으면서, 가필은 어떻게 된 일일까하고 지금의 회화의 진의를 눈으로 물었다.

「――?」

「아ー, 아니, 지금 그건 무슨 의미야? 역시, 뭔가 있었던 건가」

 눈으로 물어봐도 소용없었기 때문에, 재차 말로 분명하게 물어본다.
 그러자 그것을 받아, 리아라가 「아아」라고 손뼉을 치더니,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에요. 지금은 도시의 모두가, 힘을 합해 서로 지탱하지 않으면 안 될 때니까요. ……가재[家財]의 일부는 곤란해 하고 있는 사람에게 드리거나, 조금 저축을 방출하거나, 그 정도의 일이에요」

「……그래서, 여러가지 물건이 없어져 있는 건가」

「원래, 이 집에는 물건이 많았으니까요. 물건을 모으는게 좋다고 하기보다, 제가 여러가지 버리지 못하는 성격인게 나빴던 거지만요」

 나이 값도 못하게 혀를 내미는 리아라지만, 그렇게 간단한 이야기도 아닐 것이다.
 물론, 서로 돕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표면은 존재한다. 그러나, 톰슨 가는 또 조금 사정이 다르다. 뭐라 해도, 일가는 중심을――부친을 빠뜨리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는 오히려, 그녀들은 서로 돕는다고 해도 도움을 받는 측이어야 할텐데.

「남편은……게렉은, 금방 돌아올 거예요. 전 믿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신경써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읏! 그래도 말야」

「저,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어요. 불안해 하면 불안해 할수록, 행복이라는 건 손안에서부터 흘러 떨어져 간다고. 옛날이라고 해도, 10년 조금 더 된 이야기지만. 저, 그 무렵부터 기억이 없어서…… 아, 놀래켜 버렸나요?」

「……비장의 한 수였을일지도 모르지만, 미안하지만 먼저 남편에게 들었어」

「아, 그런가요. ……정말, 그 사람도 참」

 기억상실은 타인을 놀래키는 상투구였던 것 같고, 통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리아라가 약간 유감스러운 얼굴을 한다. 대단히 적극적인 기억상실의 사용법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실제로 모르는 타이밍에 말해졌다면, 가필적으로는 대참사였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은 온전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것도 생각하는 시간과 다양한 사람의 도움이 있던 결과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상실의 화제를 휘둘러진 것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억을 잃었음이 분명한 어머니의 생각, 그 근저의 부분에 변화가 없는 것이다.
 ――내일은 좋은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어머니의 행동의 원점이었으니까.

「아무것도 없었던 저에게, 이 10여년을 준 것은 게렉이에요. 텅 빈 저를 지금의 저로 만들어 주고, 귀여운 딸과 아들까지 얻을 기회를 받아서…… 그런데 제가, 게렉를 믿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요?」

「――――」

「그러니까, 필요 이상으로 신경써주시지 않아도 괜찮아요. 허풍도 아무것도 아니고, 저는 게렉를 믿고 있을테니까. ……별로 게렉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저는 그 모습인 채 돌아와줘도 괜찮았지만」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남편이 좋다고 말해도 다른 녀석들이 말릴 거야」

「그런가요? 그건 그거대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흑룡의 모습으로 변한 남편에 대해서, 리아라가 엉뚱한 방향으로 포장한다.
 라고는 해도, 모습이 변한 것 뿐으로, 게렉에게는 말을 주고 받는 지능도 남아 있었다. 그런데도 부부끼리 서로 이야기해, 냉동 수면을 결정한 것은 두 명의 의사다.
 귀를 곤두세우는 것 같은 무수도, 실제의 동결의 현장을 보러 가는 것 같은 일도, 가필은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리아라의 마음은 리아라가 스스로 굳힌 것이다.

「……당신, 강하구나」

「에에, 물론이죠. 저, 두 아이의 어머니니까」

 에헴, 하고 가슴을 펴 미소짓는 리아라. 실제로는 두 사람이 아니고, 네 사람의 모친인 것이지만, 과연 확실히 강하다, 너무 강하다.
 가필이 몰랐던, 난투와는 다른 차원의 강함이다. 스바루나 오토와 통하는 그것이, 기억을 잃은 어머니에게도 있다.
 분명, 가필이 단련할 수 없는 부분, 그 강함이 눈앞에 있다.

「그래그래, 실은 저로부터도 고저스 타이거씨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요」

 먼 시선을 띄우는 가필에게, 돌연 리아라가 말을 걸었다.
 그 너무나도 평소 그대로의 말투에, 가필은 아무렇지도 않게 「아아」라고 끄덕이며,

「뭐든지 말해봐. 라도 해도, 솔직히, 이몸은 그다지 대화의 중요한 부분과는 관련되지 않아서 말이야. 대단한 이야기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아뇨, 그런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런게 아니고, 고저스 타이거씨의 일이에요」

「이몸의?」

「네. ――고저스 타이거씨는 어째서, 이렇게나 저희 일을 걱정해 주는 건가요? 그것이 저, 신경이 쓰여 버려서」

 방심하고 있던 차에, 예상외의 일격이 던져 넣어져 버린다.
 가필의 송곳니가 문자 그대로 떨려, 하고 있었음이 분명한 각오에 금이 갔다.

「――――」

 눈앞에서는 리아라가, 옆에서는 미미가 무언으로 가필의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 두 명의 시선을 받으면서, 가필의 사고는 빙글빙글 돌았다.

 여기에 미미에게 데려와진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각오는 하고 있었을 것이었다.
 다만, 그 각오가 결국, 애매한 것이었다고 지금은 깨닫고 있다.

 리아라에게, 잃은 과거의 기억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적어도 두 사람의 동생에게, 자신이 형제인 것이라고 밝히고 싶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게렉의 일의 걱정만 전하고, 조속히 떠날 생각이었는가.

 이제 와서는 이미, 어땠던가 생각해 낼 수 없다.

「이, 이몸이 너희들한테 얼굴 내미는 건, 조금 인연이 있고, 그리고 눈을 떼어놓을 수 없게 불안해져서 말이지. 너희들은 이렇게 좀, 빠져있잖아?」

「어머, 너무해라. 그 말대로라서 아무것도 말할 수 없지만」

「오ー, 빠져 있는 거야? 뭐가 빠져 있는 거야? 아, 털? 저기 말이지―, 미미도 화나거나 하면 털이라던지 조ー금 빠져! 그렇지만 차가울 땐 복슬복슬해져! 토막지식!」

 더듬거리며 둘러대자, 리아라와 미미가 두 사람다운 반응을 보인다.
 그것을 간파하자, 노골적인 안도가 가필의 가슴 속을 지배했다. 두 명의 성격으로부터 생각해, 이것으로 불필요한 추궁은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가필은 지금의, 이 뭐라고도 말할 수 없는 감개를 겉에 드러내지 않은 채, 일단 이곳을 벗어날 수가 있다. 시간, 그런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일은 냉정하게, 시간을 두어 올바른 대답을 모색해야 한다. 그야말로 프레데리카에게, 누나에게 확인을 얻고, 그리고 그리고――.

「――아」

「괜찮으세요? 고저스 타이거 씨」

「어째서……」

「어째서일까, 당신이 불안한 듯한, 작은 아이로 보여 버려서」

 아연실색해지는 가필, 그 머리에 희고 가는 손가락이 닿고 있다.
 리아라가 몸을 뻗어, 가필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그 손을 포함한 부드러움은 몹시 상냥해서, 마치 사랑스러운 자기 아이에게 하는 것 같은 자애로 가득차 있다.

 기억하지 못할 터인 리아라의 기억과, 잊고 있던 가필의 기억이 겹쳐친다.
 언젠가 이렇게, 리아라――리시아 틴젤의 팔에 안긴 채로, 머리를 어루만져진 적이 있었을 것이다.
 그 때의 육체적인 기억이, 이 순간에 소생해, 가필의 마음을 붙들어맨다.
 그리고 견디려고, 그렇게 생각하는 찰나도 주어지지 않고, 감정은 결궤[決壞]했다.

「……어머니」

「――――」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루만지는 손끝이 닿은 채로, 가필은 눈앞의 리아라를 그렇게 불렀다.
 눈물고인 눈이 되어, 소리가 떨려, 작은 몸이 더욱 더 작게 보일 정도로, 가필의 모습은 가냘프고, 약한 것이었다.

 당연하다.
 아무리 강한 척 해도, 얼마나 발버둥쳐도, 어머니의 앞에서는 누구든지 아이인 것이다.
 모친의 앞에서 아무리 허세를 부려도, 아이의 억지에 지나지 않는다.

「이몸은…… 나는, 어머니한테……!」

 말하고 싶은 것이, 산더미만큼 있다. 말하고 싶은 것은, 별만큼 있다.
 전해지지 않는다고 그렇게 생각해 단념해 온 많은 생각이, 가필 안에서는 지금도 계속 찬연히 빛나, 얻을 수 있었던 기회에 환희하고 있다.
 어머니의 팔에 안겨, 용서되어, 안녕 속에서 주장되고 싶다고 바라고 있다.

「……가필, 이라구?」

「――――」

 눈물고인 눈이 되어, 눈을 숙여, 목소리를 죽이는 가필.
 그 곁에서 돌연, 미미가 가필의 이름을 말로 했다. 그것이 누구에게 향한 것인가, 가필은 모른다.
 다만 눈앞에서 숨을 삼키는 소리와, 그리고 머리에 닿고 있던 손끝이 떨어지는 감각.

「――아」

 손가락이 멀어져, 어머니의 따스함이 없어져, 가필의 목이 약하게 울린다.
 그러나, 그 감개는 곧바로, 다른 감개로 교체되었다.

「가필, 오렴」

 얼굴을 드는 가필의 앞에서, 리아라가 팔을 벌려, 미소짓고 있었다.
 그 행동과, 말에, 가필의 사고가 정지한다.

 하지만, 뇌가 정지해도, 몸이, 영혼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고 있었다.

「어, 어머니…… 엄마……!」

 아이처럼, 아이인 채 흐느껴 울며, 가필은 리아라에게――리시아에게 달려들어, 그 가슴에 머리를 묻어, 목소리를 쥐어짰다.

 상냥하고, 부드러운 손바닥이, 흐느껴 우는 가필의 머리를 어루만져주고 있다.

「옳지 옳지…… 가피, 착한 아이 착한 아이. 쭉, 노력하고 있었구나」

「――! 그래! 나, 쭉 분발해서, 노력해서! 하지만, 잔뜩 잘못해서, 그런데도…… 모두가……!」

 말이 되지 않고, 가필은 리시아의 팔 안에서 지리멸렬한 말을 계속한다.
 넘쳐 나오는 것은, 가필의 15년간이다.

 어머니를 잃고, 누나와 헤어져, 가족을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 버텨, 그 후의 10년의 세월을 스바루들에게 부수어졌다.
 그 시간 속에서, 몇 번이나, 짊어진 것에 짓눌릴 뻔했던 것일까. 몇 번이나, 한탄했던 것일까.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으려고, 손놓지 않으리라고 기를 쓰게 되어, 얼마나 많은 마음을 유린했던 것일까.

 본래라면, 좀 더 훨씬 어릴 적에,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응석부리고 매달리고, 넘어야 할 마음의 벽을 계속 그대로 두어 왔다.
 벽이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옆길로 빠져, 높은 벽을 무시하는 것에 익숙해져, 억지를 통해 왔다.

「……엄, 마」

「괜찮으니까, 가피. 엄마가, 옆에 있으니까」

 상냥한 말이 걸려와, 자애에 위로받아, 원하고 있었는데 주어지지 않았던, 어머니의 사랑에 마음을 맡긴다.

 가족에게, 사랑받고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누나에게도 할머니에게도, 자신이 사랑받고 있던 것을 가필은 알고 있다. 어머니가 사랑해 주고 있던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누나의 사랑을, 할머니의 사랑을 느끼고 있는 가필은, 지금 여기서 처음으로 어머니의 사랑을 이 몸으로 느꼈다.
 알고 있던 것을 얻어, 가필은 흐느껴 운다.

 가슴 속에 솟구치는, 감정의 대답은 모른다.
 그 이름을, 가필은 아직 모른다.

 다만, 느끼고 있는 그것이, 지금, 마음을 진동시켜 송곳니를 울려, 영혼을 흔드는 것이, 그대로 대답이다.
 분명 누구라도 알고 있던 대답을, 가필 겨우, 그 손끝에 걸친 것 뿐이지만.

 ――이 뜨거운 기분이 그대로, 대답이다.


※※ ※ ※ ※ ※ ※ ※ ※ ※ ※ ※ ※


「오―, 가피 울음 그쳤어? 충―분히 울었어? 정말, 가피는 울보씨구나―!」

 훌쩍훌쩍 하고, 흐느껴 울고 있던 격정이 진정되어, 가필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찡그리고 있자, 문을 열어 미미가 동생을 데리고 돌아온다.
 어느새 자리를 비우고 있었는지, 흐느껴 우는 가필과 리아라를 단 둘이 있도록 해 주고 있던 것 같고, 그 배려에 더욱 더 가필은 부끄러워진다.

「고저스 타이거, 괜찮아?」

「남자인 주제에, 남의 앞에서 왕왕 운다니 믿을 수 없네. 우리 프레드같잖아」

 직접은 직접 목격하고 있지 않아도, 집안에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울며 아우성친 것이다. 모처럼, 미미가 동생을 데리고 나가 주었는데, 그 배려도 의미없게 될 것 같다.

「……미안하다고」

「응ー, 뭐가? 그런 것보다, 미미는 가피는 만족했나 어떤지가 신경쓰인달까. 그리고, 간식은 달콤한 것이 나오는지 어떤지 신경쓰인달까―!」

「아아, 그러냐. 나참」

 깔깔 생각없는 듯한 얼굴로 웃어져, 도대체 어디까지 생각된 행동인 것인지 진심으로 알 수 없게 된다.
 정말로, 보는 그대로 본능으로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면 본능이라는 것도, 바보취급할 것은 아니다.

「응ー? 무슨 일이야? 반했어? 반했어?」

「안 반했어」

「그런가―」

 생각해 주고 있다, 라고 말해져도 믿을 수 없지만, 미미의 조처에 몇번이나 구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마음은 물론, 한 번은 생명도 구해진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미미는 목숨을 잃지 않고 끝났지만, 그것도 우연한 산물이다. 본래 가필이 되찾아야 했던 싸움은, 빌헬름에게 양보되어, 미미의 구제에 자신은 거의 무관계.

 빌린 것은 빌린 그대로, 아무것도 돌려줄 수 없었다.

「그래서, 가피 어땠어?」

「글쎄요, 본인에게 확인해 봐 주세요. 저는 분명 이제 괜찮지 않을까 하고…… 고저스 미미씨가 정말 좋아하는, 고저스 타이거씨라고 생각해요」

「뭐ー, 그럴지도ー. 가피, 할 땐 하니까 말이지―」

 부끄러운 회화로 의기투합되어, 가필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걱정스러운 관심을 가지는 남동생과, 힐끔힐끔 이쪽을 엿보는 여동생의 머리를 한꺼번에 어루만져, 기분을 감출 뿐이다.
 그렇게 동생에게 접해 보고, 방금 전까지 이상의 사랑스러움을 두 명에게 느낀다. 실감이 없었다, 감정으로서 납득이 되어 있지 않았다, 형제라고 하는 사실이 현실성을 띠었기 때문일까.

「――――」

 그것을 자각한 순간, 또 다른 불안이 싹터 온다.
 이번의 그것은 알기 쉬운, 실로 알기 쉬운 불안이다. 그것은 이 둘에게, 동생들에게, 자신이 형으로써 인정될 자질이 있는지, 자격이 있을지 어떨지, 였다.
(일본에선 형, 오빠를 똑같이 兄,あに로 씁니다.)

「고저스 타이거?」

「잠깐, 왜 굳어지고 있는거야. 이, 이상한 병이라던가 있는 건 아니겠지?」

 동생의 시선을 비교해 보고, 가필은 생각한다.
 아마, 미움받지는 않을 것이다. 남동생 쪽의 호의는 알기 쉽고, 여동생도 알기 어렵지만 악의는 아닐 터.
 거기에 거기에 일단, 자신은 고저스 타이거로서 두 명의 앞에서 강하게 싸웠다. ――솔직히, 꼴사나운 모습은 보였고, 응원의 힘이 없었다면 진 국면이기도 했던 감은 부정할 수 없지만, 거기는 일단 놓아두고.

「가피?」

「조, 조용히 해. 이 정도는, 혼자서 어떻게든」

 미미에게 구조가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가필은 송곳니를 씹어 울려 앞서 견제한다. 그 말에 미미가 「뭐야―」라고 등진 얼굴로 물러나자, 또다시 가필의 뇌가 고속으로 회전, 열을 불기 시작했다.

 자신있게 나서는, 그 자체는 지금 이 순간에 가능하다. 물론, 가능이라고 하는 것은 행동으로서 실현이 가능하다고 하는 의미로, 심정이라고 하는 조건이 얽히면 또 조금 이야기는 바뀐다.
 아니, 결코 겁에 질리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만사에는 준비가 필요하다. 강적에게 도전할 때, 승산이 없는데 도전했다고 해도 승리는 얻을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 난적을 우연히 만났다고 해도, 이길 수 있도록 나날 수련해, 몸을 단련해 둔다, 그것이야말로 이기기 위해서 필요한 노력이다.
 즉, 이 난관에 대해서도 당연히, 준비가 있다. 그 때문의 준비가 솔직히, 지금은 갖추어져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러면 여기는 일단 물러나, 아니아니 무슨 무기력한 짓을――.

「잠, 잠깐, 정말 괜찮아……? 뭔가 눈이 핑핑 돌아서, 얼굴이 새빨갛게 되어 있는데……?」

「고, 고저스 타이거?」

「괜찮은게, 당연하잖아. 어흥」

「가피가 어흥 이라든지 우는 거 처음 들었다아―!!」

 평상시엔 있을 수 없는 어미가 나와, 그것을 미미에 조롱당하지만 말대답할 기력도 없다.
 그렇게 동생에게 걱정된 채로, 가필이 혼미한 사고 속에서 빙글빙글 뇌가 익고――,

「정말, 안되지, 가필. 그렇게 잔뜩 껴안고, 그 결과가 지금이니까」

「아, 어머니……」

 몹시 놀라는 가필을 보고 꾸짖어, 리아라가 그런 식으로 타이른다. 그 말에 가필이 순간 그렇게 흘리자, 오싹한 얼굴을 하는 것은 동생이다.

「에, 왜 고저스 타이거가 어머니라고?」

「아, 안된다구! 나랑 프레드의 어머니고, 네 어머니가……」

「――괜찮으니까. 두 사람 모두, 알겠지?」

 놀라는 남동생과 물어뜯으려는 여동생에게, 리아라가 상냥하게 말을 건다. 어머니의 말에 약한 것인지, 남매는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아직 마음의 준비는 커녕, 마음의 준비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가필을 보고, 리아라가 말한다.
 그래, 말했다.

「가필은, 분명 어머니와 헤어진거야. 그래서, 내가 그 어머니를 닮아 있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그런 식으로 외로워져 버린 것 같아」

「――아?」

「헤―, 어머니와 어머니가 비슷한 거야?」

「뭐, 뭐야 그거…… 흥이다, 부끄러워」

 리아라의 설명에, 리아라의 아이 세 명이 각각 반응. 가필은 어이를 상실했지만, 자신만만한 리아라의 태도로부터는, 그것이 거짓말이나 남의 눈을 속이려는 기색은 볼 수 없어.
 즉――,

「가피, 말이 조―금 부족한 느낌?」

「――――」

 미미가 단적으로 정리한 대로, 일 것이다.

 그렇게 한심하고, 보기 흉하고, 감정의 한계를 부딪쳐 울며 아우성쳤음에도 불구하고, 리아라는 결국, 진상의 부분은 요만큼도 깨닫지 못했다.
 뭐랄까, 헛발질이 아닌가.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겠지」

 기억이 없다고 하는 것은, 짐작이 가는 마디도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상태로, 가필의 요령 부득인 말의 나열을 들어도, 진실을 깨달을 수 있을 리가 없다.
 바로 그때, 힘이 빠졌다. 송곳니로부터도, 몸으로부터도.

「뭐, 야…… 하아, 뭐냐고오」

 그런 식으로 흘러넘친 말이 안도인 것인가 낙담인 것인가.
 아마, 반반일 것이라고, 가필만이 스스로 깨닫고 있었다.


※※ ※ ※ ※ ※ ※ ※ ※ ※ ※ ※ ※


 다양하게 허탕을 맛본데다가, 수확은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빠질 때일 것이다.
 그렇게 판단해, 가필은 미미와 둘이서 톰슨 저택을 뒤로 한다.

「또 아무것도 대접할 수 없어서, 미안해요」

「괜찬아―! 이쪽이야말로, 가피가 시끄럽게 울어 미안해요 같은? 그런 느낌!」

「시끄러워, 기억나게 하지 말라고」

 배웅하는 리아라에 응하는 미미, 그 목덜미를 잡아 준다. 「냐―」라고 말하는 미미의 가벼운 몸을 들어 올려, 가필은 한숨을 쉬며 리아라와, 리아라에게 매달리는 남매를 바라본다.

「너희들도, 그런 걱정 안 해도 엄마 뺏어가거나 하지 않는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방심하면 안 돼, 프레드. 결국, 어머니를 목적으로 했던 걸거야. 아버지가 당분간 없다고 해서, 빈틈 투성이인 엄마는 건네주지 않을 거니까」

「빈틈 투성이인 건 아는 거냐」

 반대로, 경계심 MAX가 되어 버린 남매 때문에 머리를 움켜쥔다. 리아라의 묘한 설명의 결과, 남매는 가필이 어머니를 빼앗으러 왔다고 착각한 것 같다.
 그럴 생각은 없지만――없다고 해도, 실제로 어머니가 기억을 되찾아 있다면 조금은 돌아봐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면 꽤나, 맞대놓고 부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네네, 나쁜 놈은 빨리 해산하겠습니다」

「또 언제라도 와 주세요. 울고 싶을 때, 언제라도 품을 빌려 드릴테니까」

「그런 한심한 곳, 휙휙 보이지 않아」

「그러면, 어머니를 닮은 저만……인가요?」

「으, 긋……」

 말이 막혀, 가필은 도망치기로 한다.
 미미를 매단 채로, 가필은 세 명에게 등을 보냈다. 아직, 가족이라고 자칭할 수 없는 가족에게.
 그렇게 떠나려고 하는 가필을 보고, 리아라가 손뼉을 친다. 그리고 자신에게 매달리는, 아이들의 등을 떠밀어 앞에 세우면서,

「자, 두 사람 모두, 제대로 인사하세요」

「고저스 타이거, 다시 또 보자」

「――――」

 그 말에 남동생이 솔직하게 따르지만, 여동생은 침묵이다.
 어쩔 수 없다고,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리아라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손님의 배웅은 제대로, 잖니?」

「무―」

 의외로 완고한 리아라에게 말해져, 그런데도 여동생은 좀처럼 수긍하지 않는다. 그렇게 완고한 자세의 딸에게, 리아라는 약간 곤란한 얼굴을 한다.

「아니, 별로 그렇게 신경 쓸 필요 없다고」

「그럴 수는 없어요. 자, 누나. 정말, 라피! 라필!」

「――――」

 초조해진 얼굴로 리아라가, 마침내 여동생의 이름을 부른다.
 그 이름의, 소리의 울림을 들은 순간, 가필은 번개에 총격당한 것처럼 경련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라, 필?」

「그래요, 라필. 그러고보니, 한번도 소개하지 않았던가요? 이 아이의 이름이에요. 내 두 명의 아이, 라필 톰슨과 프레드 톰슨」

 라필과 프레드.
 남동생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그다지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은, 가필이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게 아니라면, 깨닫는 것을 자신이 무서워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일까.

 라필과 가필.
 프레드와 프레데리카.

 리아라의 두 명의 아이와, 리시아의 두 명의 아이.
 그 소리의 근사를, 이유로.

「여자 아이 같지 않아서, 이상한 이름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나도, 그 정도는 자각 있다구」

 입을 다문 이유를 오해해, 여동생――라필이 뾰롱통해진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것을 받아, 잠깐 타격을 받고 있던 가필은 「아니」라고 고개를 저으며,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런 식으로, 겉치레로 말해도……」

「――진심이야. 진심으로, 아아,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해」

「그렇죠!」

 본심으로부터의 말을 걸자, 라필이 약간 압도된다. 그리고 끼어들어 온 리아라가 기쁜듯이,

「둘의 이름은, 제가 붙인 거랍니다. 어째선지, 이 이름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두 사람 모두, 당신이?」

「네. 좋은 이름이죠? ――사랑하는 내 아이의 이름이라면, 이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거에요」

「――――」

 그것은, 더 이상 없을 정도의, 사랑의 증명이었다.

 기억을 잃어, 이전의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런데도 그 상냥함과 너그러움을 잃지 않았던 어머니는, 있었음이 분명한 자기 아이에게로의 사랑을, 태어난 아이들에게 하사했다.

「――――」

 가필은 이 일에, 화낼 수도 있었다.
 혐오하는 일도, 진심으로 고함치는 일도, 불합리하게 송곳니를 꽂는 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생각의 티끌도 나지 않았다.
 이 때, 가필은 타격을 받고 있었다.

 자신의 어머니의, 리시아 틴젤의 사랑에.
 여동생과 남동생의 어머니의, 리아라 톰슨의 사랑에.

 ――그러니까 이제, 충분했다.

「하, 하핫! 하핫하하!!」

 웃음이, 나왔다.
 바로 조금 전까지, 가슴 속에 남아 있던 탈진감이 사라진다.
 말해야 할 것을, 전해야 할 것을, 단언하지 못한 채 다 전달하지 못하고, 우수리에 끝낸 자신의 한심함이 사라졌다.

 지금은, 이것만으로 좋다.
 왜냐하면, 이어져 있었던 것은, 실감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러면, 라필, 프레드. 또 올게」

「――! 응, 고저스 타이거!」

「다, 다음에는 울지 않도록 해 달라구」

 동생의 머리를 난폭하게 어루만진다.
 이번 손바닥에는, 그때까지와 달리, 제대로 애정을 담겨져 있었을 것이다. 우수리로는, 되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필은 리아라에게, 어머니에게 손을 들었다.

「고마워, 어머니. 나중에 또, 실례할게」

 ――몇 번인가, 도시에 남는 동안은 얼굴을 내밀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끝나, 로즈월 저택에 돌아간 뒤에도 또 오자.

 그 때는 반드시, 누나와 할머니 두 사람도 데리고.
 그 때야말로, 이번엔 10년의 이야기를 하자.

 조금 전까지와는 다른, 이번엔 적극적인 기분으로, 지금은 그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가족의 이야기는 가족끼리,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때까지, 건강하라고!」

 가필은 손을 들어, 강하게 그렇게 단언할 수 있었다.


※※ ※ ※ ※ ※ ※ ※ ※ ※ ※ ※ ※


「엄마, 고저스 타이거, 건강하게 되어서 다행이네」

「응, 그렇네. 정말로…… 다행이야」


「……엄마, 왠지 외로운 것 같지 않아? 그렇게 그 사람과 떨어지고 싶지 않은거야?」

「어떨까. 떨어지고 싶지 않은게 아니야. 멀어져 가는 것은, 외롭지만 기쁜 일일지도 모르니까」


「아빠,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나」

「몰라. 그렇지만, 반드시 돌아와 줄거야」


「……엄마, 어째서 울고 있는 거야?」

「――잃어버린 걸, 찾았기 때문일지도」
(忘れ物, 분실물 이라는 뜻, 한자 그대로 직역하면 '잊어버린' 것이라고도 해석 가능)



「미안해, 그렇지만 고마워. ――사랑한단다, 가피」


※※ ※ ※ ※ ※ ※ ※ ※ ※ ※ ※ ※


 미미를 한 손에 잡은 채로, 치료원의 구석 방으로 들어간다.
 다수의 침대가 줄지어 있는 중, 가장 안쪽의 창가의 위치에, 오토가 자는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거기로 향하는 도중,

「우, 어이쿠」

「아! 미안해, 오빠! 기다려, 티나!」

「그런 말 해도 잡혀주지 않을거니까. 빨리 이리 와, 루스벨!」

 병실을 소란스럽게, 이리저리 다니는 소년과 소녀가 달려 나간다. 입원복의 소녀와, 문병하러 온 듯한 소년이다.
 소녀도 건강한 듯한 얼굴로, 그 상태라면 곧바로 퇴원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본래, 병실에서 떠들지 말라고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참이지만,

「아이가 까불며 떠드는 소리에 구원받는 일도 있죠. 그러니까, 저렇게 하고 있는 두 명을 아무도 주의할 수 없어요」

「그것도 뭐, 마음 편한 이야기라고, 오토 형」

 아이들을 보내고, 안쪽에 향하자 오토를 만날 수 있었다. 변함없이, 다리에 딱하게 붕대를 감은 오토는, 미미를 데리고 온 가필을 보더니, 「어라」하고 눈썹을 올렸다.

「뭔가, 약간 상쾌해진 얼굴을 하고 있네요. 뭔가 좋은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아아…… 좋은 일인지 어떤지, 어려운 일이지만 말야」

 오토의 질문에, 솔직하게 그렇다고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복잡하고, 까다롭고, 다그치는 것 같은 가치관에의 공격의 연속이었다. 그렇지만, 어느 말도 만남도, 마지막에는 분명 좋은 것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그렇지만, 기쁜 일이었잖아?」

「응……」

「가피, 좋은 얼굴이 됐다! 기쁜 일하고, 그런 느낌의 일, 있었던 증거! 그것으로 좋지 않을까 하고, 미미는 생각하거나 해 봤어! 했어!」

 매달린 채로, 태평한 얼굴로 미미가 바보 같은 웃음을 짓는다.
 그 목소리의 크기에, 병실안의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지만, 곧바로 시선은 떼어졌다.

 이유는 조금 전의, 소년과 소녀의 소란과 같다.
 본심으로부터, 즐거운 듯이 기쁜 듯이, 그렇게 웃는 사람의 감정을 차단하는 것 같은 짓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나참, 어쩔 수 없네」

「오ー, 가피도 웃었다―. 반했어? 반했어?」

「안 반했어」

「그런가―」

「안 반했어. ……그래도 말야」

 몇번인가 반복한 문답.
 그 마지막에, 가필이 한마디 덧붙인다.

 몹시 놀란 미미와, 대화를 지켜보는 오토.
 어머니에게, 여동생에게 남동생에게, 여기에 없는 스바루들에게.


「――고맙다」

 조금은, 앞으로 나아간 것 같았기 때문에.


 가필은 송곳니를 보이며, 그렇게 웃었다.



――――――――――――――――――――――――
요즘 바빠서 번역할 시간이 잘 안나네요.
다음 번역은 57화 or 47화입니당

댓글 23개:

  1. 6장은 23화까지 번역이 있으니 47화 기대 중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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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항상 좋은번역 감사드려요 ♥♥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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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해가 안되네요; 라이라의 마지막 말에서 기억을 되찾았다고 유추 할수있는데 왜 가필을 모른척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새로운 가정이 더 소중해서, 뭐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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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숨기고싶은게, 아닐까요... 멍청한 저는 이유따위 모르지만 뭐,사람마다 숨기고싶은건 있기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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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기억해냈다는걸 알리면 가필이 떠나기가 힘들아지기 때문일겁니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소중한 곳이 있을테니 가족이라는 테두리에 가두고 싶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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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너... 천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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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가필 겉보기보다 훨씬 여린.. 그 모습을 보여줄때마다 콧등이 짠하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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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반했어 반했어 ~?

    이거 귀여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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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는 그부분에서 꽃 좋아해?를 떠올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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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정말 감사합니다! 매번 볼때마다 전투에 소름 돋고 캐릭터들의 갈등 해소에 소름 돋고 정말 재밌게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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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기억을 되찾았다기보다는 10년간의 기억이 없는걸 알고 있고 그때의 아들일까 하고 추측한거 아닐까요? 그래서 잃어버린걸 찾은걸지도 라면서 추측성 발언을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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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져스 타이거라고 이름댔는데 마지막에 사랑한단다 「가피」라고 이름까지 알아낸거면 기억이 돌아온게 맞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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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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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미미가 가필이라고 이름알려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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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가필이라고 했는데 리아라는 가피 라고 애칭을 불럿잖아요, 어느정도는 돌아왔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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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애들이름보면 아마 애를 낳는 중에 기억이 낫
    떠올랐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이별 당시 가필은 꼬먕이 때고 미미는 교져스라고만 불러댔으니 가필이 본인임을 밝히면서 확신을 얻은 것 같습니다만..... 이해가 안가는 건 가필에게 어째서 사실대로 말을 안한 건지 모르겠네요. 가필도 마지막데 우연히 어머니의 기억은 돌아왔다는 걸 알은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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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어머니로써 태어난 자식한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채로 떠났으니 죄책감같은게 남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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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저기요 혹시 6장 36화 부터 번역해주실수 잇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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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진짜 가슴이 찢어진다 너무 애처롭고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아름답고 후 ㅜ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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