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8일 수요일

리제로 5장 5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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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56 『절연장에 싸인을』


 ――별의 이름으로부터 연상되는 『탐욕』의 권능, 『무적화』의 정체.

 스바루의 지식 속에 있는 별의 이름과, 대죄주교들의 이름의 관련성.
 베텔기우스의 어원이기도 한 『쟈우자의 손』은, 광인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의 『보이지 않는 손』과 부합하는 부분이 많다.

 까닭에 스바루는 별의 이명과, 대죄주교의 권능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탐욕』의 대죄주교 레굴루스 코르니아스. 그 이름인 레굴루스는 사자자리를 의미해, 어원은 라틴어의 『작은 왕』과――『사자의 심장』이다.
 한 번은 웃으며 넘긴 생각이었지만, 스바루는 이것이 무의미한 고찰은 아니라고 한층 더 발상을 전환해, 하나의 가설에 이르렀다.

 애초에, 『왕』이란 무엇일까.

 현재의 루그니카 왕국은 왕선의 한창때이며, 후보자들이 각각 자신의 『왕도』를 보이며 분기하고 있다. 각자의 『왕도』의 본연의 자세는 머지않아, 명백한 형태로 나타나겠지만, 여기서 스바루가 화제로 들고 싶은 것은 좀 더 보편적인 의미의 『왕』이다.

 즉 『왕』이란 나라의 대표이며, 국가의 정점에 서는 자.
 말을 선택하지 않으면 나라 그 자체라고 해도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그 존재 하나만으로 나라가 성립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다.
 국가라는 것은 『왕』과, 거기에 따르는 『국민』이 있어야만 국가이기에 충분하다.

 그 인식에 따라 생각한다면, 『작은 왕』의 이름을 받는 레굴루스 코르니아스도 역시, 『국민』의 존재가 있기에 스스로를 『왕』이라고 칭하는 것일 터다.

「그러면, 레굴루스를 임금님으로 하는, 『작은 왕국』의 『국민』은 어디의 누구지?」

 생각할 것도 없다.
 마녀교도를 거느리는 일 없이, 도시 프리스텔라에 습격을 건 대죄주교.
 각각 단독으로도,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비뚤어진 악의를 품은 마인 집단이지만, 일부러 불필요한 인원을 줄줄 데려온 것은 레굴루스 단 한 사람.

 왜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는가.
 레굴루스의 성격으로 비추어 보면, 단순한 자기현시욕일 가능성도 버릴 수 없지만, 만약 그게 아니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라고 한다면.

「레굴루스를 『작은 왕』로 하기 위해서는, 『국민』인 부인들이 필요했던 거야. 거리가 관계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그 연결이 있으니까 레굴루스는 50명이나 신부를 데려와야 했던 거야」

 『무적화』의 조건은 신부의 인원수인가, 그렇지 않으면 신부와의 거리인가.
 레굴루스가 『작은 왕』인 것이 조건이라면, 그의 『권력』같은 것이 닿는 범위, 그런 것으로 한정되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레굴루스를 『무적』으로 만드는 데에 신부들은 무관계하지 않다.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직 조금 부족해」

 지금의 스바루의 추론으로 밝힐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은 왕』의 부분 뿐이다.
 또 하나의 이명인 『사자의 심장』이 밝혀지지 않았고, 『무적화』에 수반하는 압도적인 공방력과는 별도로,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받지 않는 효과를 설명할 수 없다.
 단순한 육체의 강화라면, 라인하르트가 돌파할 수 없을 리가 없는 것이다. 레굴루스의 『무적화』는, 분명하게 그러한 강화의 차원을 초월하고 있다.

「초강력 배리어와도 달라. 생각되는 『무적』의 적을 해치울 방법은 대충 시험했어. 그리고, 심장이 움직이지 않은 것과 체온이 없는 것은 확인했어. 그렇다면――」

 『사자의 심장』의 이명으로부터 연상되는, 마지막 피스는 하나뿐.

 레굴루스의 『탐욕』의 권능은 『무적화』가 아니다.
 흉인의 압도적인 권능의 정체는, 『물체의 시간의 정지』다.

 채워지고 있다, 만족되어 있다, 결핍되어있지 않다.
 뭔가가 있을 때마다 말해버린 레굴루스의 비뚤어진 자론, 그것은 녀석의 본연의 자세 그 자체였지만, 동시에 숨길 필요가 없는 스스로의 능력의 폭로이기도 한 것이다.

「육체의 시간이 멈추어 있으니까, 공격은 커녕 물에 젖는 일도 없어. 던진 모래의 시간이 멈추어 있으니까, 벽에 부딫히지도 않고 관통하는 것처럼 그냥 지나쳐 가」

 만화에서는 친숙한 이능에, 『공간의 단열』같은 힘이 있다.
 문자 그대로 공간 그 자체에 균열을 일으켜, 거기를 통과하는 것의 강도를 불문하고 절단한다, 라고 하는 힘이지만, 레굴루스는 존재 그 자체가 어떤 의미에선 그것이다.

 시간이 멈춘 레굴루스 코르니아스는, 공간의 일그러짐 그 자체라고 해도 좋다.
 차원이 다르다는 것은 확실히 녀석의 말대로――『무적화』는 『물체의 시간 정지』라고 하는 권능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즉――,


「――얼어붙은 시간의 비보, 그게 너의 권능의 정체다!」
(드래곤 퀘스트에 나오는 시간 정지 마법)

「자신있게 말해도, 그런거 모른다고! 너는 그건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은 주위도 모두 알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마음 먹는 타입일까나? 오만함에도 정도가 있다는 걸 자각해라, 이기적인 것!」

 석벽에 등을 맡겨, 몸을 숨기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스바루에게 레굴루스가 외친다.

 벽을 찢어, 수로를 돌파해, 거리를 문자 그대로 횡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파괴적 행군――그 끝에, 레굴루스는 스바루를 따라잡아 왔다.
 스바루는 그것을 지금, 단독으로 맞서 싸우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맞서 싸운다고 하는 말로부터 상상할 수 있을 만큼, 모양새 좋은 형색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촐랑촐랑 짜증난다구, 너. 도망다니는 걸 그만두면 좋은 배짱이다, 라거나 말해줄 거라고라도 생각했을까? 나와 너로는 이야기가 되지 않아. 검성이 날아간 걸 보고 있었던 주제에, 그런 것도 모르는 걸까나? 어떻게 생각해도! 그것은 나를 깔보고 있다는 그런 말이구나!?」

「싫은 상대가 하는 건, 좋든 나쁘든 뭘 해도 화나는 법이라고. 내가 도망쳐도 트집 잡히는 미래밖에 안보여. 거기다…… 이 선택이 정답일 거야」

「뭐가 정답이야. 인선도 전략도 전부가 전부! 구부러져 있다고밖에 말할 길이 없는 결과잖아. 아직 싸울 수 있는, 그 창녀가 남는 편이 나았을 텐데? 허약한 너에게, 타인의 신부를 가로채는 이외의 곡예가 있다고 하는 거려나?」

「심하게 말해주는구나」

 달라붙는 것 같은 레굴루스의 말투를 받으면서, 스바루는 그러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초조해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고, 혐오감은 흘려보내면서도, 말만으로 장소를 지배한다.

 현재, 스바루는 교회로부터 조금 멀어진 구획에 레굴루스를 끌어들여, 에밀리아와 헤어져 단독으로 흉인과 격돌하고 있다.
 격돌, 이라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을까. 여하튼 스바루는 몸을 숨겨, 오로지 도발 행동을 반복해 시간 벌기에 사무치고 있을 뿐이니까.

 레굴루스가 그럴 기분이 들어, 이 구획을 통째로 말려들게 할 정도의 파괴 행동을 일으키면 일순간에 스바루의 계획은 붕괴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단시간, 그리고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얽힘 속에서, 스바루는 레굴루스의 인간성을 꽤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레굴루스는 쓰레기다.

 너무 단순하게 말해버려서 아무 설명도 되지 않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을 선택하면, 레굴루스는 스스로의 가치관을 무엇보다도 최상에 둔 다음, 결코 타인의 존재를 무시할 수가 없는 종류의 인간이다.

 단적인 이야기로, 승인 욕구와 자기현시욕의 권화[權化]라고 해도 좋다.
 스스로를 무욕이라고 칭하고, 자신의 존재는 자신 스스로 완결되어 있다는 둥 시치미떼면서도, 레굴루스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타인에게 과시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감성을 강요하고, 가치관을 덧칠해, 공포와 폭력으로 자신이 최상이라고 강요한다.
 그것은 신부들에 대한 태도뿐만이 아니라, 만상에 대해서 같은 스탠스다.

 그러니까 레굴루스는 어떤 의미에선, 올곧을 정도로 정직하게 만사를 맞아 싸우려고 한다.
 라인하르트와의 공방이 좋은 증거다.

 레굴루스가 그럴 기분이 들면, 『무적화』의 권능의 힘으로 라인하르트의 공격을 전부 무시하고, 게다가 성가신 스바루나 에밀리아를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레굴루스가 그 생각을 실행하지 않았던 것은, 라인하르트의 공격을 바보처럼 정직하게 정면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이것은 레굴루스의, 그 정신성에 설마의 고결함을 기대하는 사실은 아니다.
 오히려, 더욱 타기해야 할 성격을 증명하는 사실이다.

 ――레굴루스는 그 권능으로, 모든 것을 구부러뜨리지 않고는 성이 차지 않는 남자다.

 그러니까 공격해오는 라인하르트를 비틀어 엎어 누르고, 도발 행위를 반복하는 스바루의 모습을 보지 않는 채 매장하려는 전국적 판단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상처입고, 패배하지 않는다고 하는 전제 조건에 선 다음, 상대의 모든 것을 비틀어 마음을 꺾으려고 한다――그러한 싸우는 방법 밖에 할 수 없는 남자다.

 그 추악한 인간성은, 직시하는 것조차 무섭다.
 그렇게 느껴 버리는 것은 분명, 많든 적든, 누구든지 그런 악랄한 감정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스바루 역시, 그 추악한 자신의 자각이 있다.
 그것을 직시당하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레굴루스의 존재는 무서운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얼마 되지 않는 이길 기회가 보인다.

「얼어붙은 시간의 비보가 전해지지 않는 건 내버려 두고,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간 거냐? 가능하다면 그것만이라도, 대답해 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지」

「어째서 내가 거기에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나? 그런 의리도 의무도 없고, 자신의 비밀을 밝히지 않는다는 권리 이전의 문제잖아. 어디까지 나를 바보 취급하는거야. 너, 한번 날아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걸까나!?」

 스바루의 도발을 받아, 레굴루스가 지면을 찬다.
 발끝이 돌층계에 꽂혀, 푸딩이라도 건져올리듯이 시원스럽게 지면이 깎여져나간다. 발해지는 산탄은 목소리의 방향만을 의지해, 무작위로 스바루의 잠복 지점을 부수러 온다.
 그것이 착탄하기 전에, 레굴루스의 행동을 끝까지 읽고 있던 스바루는 벽에서 떨어져 있다. 그 도주의 도중에, 가로의 구석에 있는 돌기둥을 밀어 넘어뜨린다.

 그러자, 석주에 연결된 줄이 어긋나, 직후 경쾌한 소리가 연쇄한다.
 무슨 일일까하고 위를 올려본 레굴루스의 머리 위에, 덤벼드는 것은 무수한 얼음 덩어리다. 에밀리아의 협력을 얻어, 이 가로는 스바루 근제의 즉석 트랩으로 바뀌어져 있다.
 물론, 직격한다고 해서 레굴루스에게 데미지 따위 전무하지만――,

「이런걸 말이지! 바보의 외고집이라고 말하는 거다!」

 닥쳐오는 얼음 덩어리를 피하려고도 하지 않고, 팔을 내걸어 전신에 받는 레굴루스.
 당연히, 『무적화』를 뚫을 수 없는 얼음 덩어리는 부서져, 뿔뿔이 흩어져 마나로 돌아갈 뿐이다. 몸에 맞지 않았던 것도 포함해, 레굴루스는 주위에 흩어진 얼음 덩어리를 과시하듯이 밟아 부수어, 파괴한다.

「뭐야 이거? 조금 전의 장황한 고견이 옳다고 하면, 이건 무의미한 공격 그 자체라고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거야? 그거야말로, 그 아이가 훨씬 더 잘 공격할 수 있잖아. 빙 돌아서, 뭘 하고 싶은 걸까나!」

「빙 돌아서 뭘 하고 싶은 거냐는 건, 네가 질문에 답해 주면 대신에 대답해줘도 괜찮다고. 교환 조건이라면 대등하지?」

「나와 네가 대등하다니, 그거야말로 자만하는 거잖아!」

 크게 날아서, 스바루는 레굴루스로부터 거리를 취한다.
 그 스바루를 바싹 뒤따르며, 레굴루스는 가볍게 무릎을 튀어 단번에 도약.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어 전진해, 두 명의 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든다.
 그대로, 죽음의 손끝이 스바루에게 닿는――직전, 레굴루스의 발판이 사라졌다.

「뭣!?」

「엄청 뜻밖인 이야기지만, 정면 승부만 하는 너는 잔재주에 너무 약하단 말이지」

 고전적인 추락 함정도, 에밀리아의 마법으로 지면을 파 얼음으로 뚜껑을 만들어 흙을 뿌렸을 뿐인 간이적인 것이다.
 그러나, 경험이 많다면 걸릴 리도 없는 단순한 함정에, 레굴루스는 죄다 걸린다. 짓궂게도, 그것은 레굴루스가 정면 승부 이외를 해오지 않았던 증거다.

 정정당당, 바로 정면에서 치트 능력으로 짓누른다.
 그 이외를 해오지 않고, 그 이외의 전법을 취할 수 없는 남자의 증거.

「권능의 파훼법과는 별개로, 너의 파훼법이라면 얼마든지 생각난다고. 이런 것만 반복하고 있으면, 어느 쪽이 악역인지 모르게 될 것 같지만 말야」

 교회까지의 도정을 가로질러, 번 시간에 만든 트랩 존.
 에밀리아는 스바루가 남는 것을 끝까지 꺼렸지만, 이런 성격 나쁜 싸움은 뿌리가 솔직한 에밀리아에게는 할 수 없다. 적재적소, 올바른 할당이다.

「――――」

 레굴루스가 함정으로부터 뛰쳐나올 때까지의 사이에, 스바루 슬쩍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내려다 본다. 방금전 도망칠 때의 파쿠르 때도 그랬지만, 오른쪽 다리의 상태는 대단히 좋다. 잘릴 뻔 했던 것도, 정체모를 검은 것에 덮여 있는 것도 잊어버릴 것 같게 될 정도다.

 만일 이것이 정말로 『용의 피』의 영향이라고 하면, 피가 스바루에 말하고 있다.
 대립되는 『왕』을 사취하는 괘씸한 자에게, 친룡왕국의 위신을 나타내라고.

「그렇다면, 불필요한 주선이야. 혜택만 받아 두지만」

「조촐조촐, 짜증난다고!!」

 지면이 땅 속에서부터 폭발해, 돌층계의 파편이나 흙덩이가 근처에 성대하게 흩날린다.
 모두 레굴루스의 권능의 영향하에 있어, 굉장한 파괴가 가로를 유린한다. 유린하지만, 그것들이 닿는 범위에 스바루는 없다.

 지면으로부터 뛰쳐나온 레굴루스가, 아득하게 거리를 취한 스바루를 보고 분한 듯이 눈을 크게 열었다. 그 레굴루스에게 보이도록 중지를 세워 준다.

「바보의 외고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만, 그건 어느 쪽의 이야기인가요?  타인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고 합니다만, 우선은 거울을 확실히 확인하시는게 어떠실지?」

「이, 정도까지…… 나를, 바보취급한 녀석은……!」

 정중하게 결점을 지적해 주자, 레굴루스의 형상이 흉상으로 바뀐다.
 스바루에의 살의는 끓는점을 가볍게 웃돌아, 변화가 없어야 할 흉인의 안쪽을 타오르는 불길이 되어 다 메우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더욱 더 스바루의 예측대로라고, 레굴루스는 조각도 깨닫지 못한다.
 살의를 다듬는 것이 아니라, 거스러미가 일게 하는 동안엔 결코 닿지 않는다고, 레굴루스는 깨닫는 계기를 가진 적조차 없으니까.

「라도 해도, 내 쪽이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전혀 아니지만」

 목덜미를 타는 땀을 닦아, 스바루도 역시 결사의 각오를 경박한 미소의 뒤에 숨긴다.
 시간 벌기의 의도를 레굴루스에게 간파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 의도가 간파되어도, 진심을 간파될 수는 없다.

 그것이 이 장소에서 승리 조건을 짊어지고, 에밀리아를 배웅한 스바루의 의무.
 에밀리아와 서로, 스스로의 역할을 완수한다고 맹세한 스바루의 각오다.
 그러니까――,

「부탁한다고, 에밀리아. ――신부의 본심, 끌어내 줘」


※※ ※ ※ ※ ※ ※ ※ ※ ※ ※ ※ ※


 에밀리아가 교회에 도착했을 때, 신부들은 그 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있었다.

「다행이다. 모두 있어줘서――」

 늘어선 신부의 멤버를 바라보며, 에밀리아의 입으로부터 그 감개가 새어나온다.
 그러나, 직전에 그것을 주저한 것은, 그렇게 늘어선 신부들의 모습이, 진정한 의미로 변함이 없었던 것.
 에밀리아의 기억에 남은 한――그녀들은 마지막에 교회를 나온 그 순간부터, 앉는 위치에서 미동조차 하고 있지 않다.

「레굴루스가, 움직이지 말라고 명령했으니까……?」

 그것이 능력적인 구속력은 아니라고, 에밀리아는 스바루에게서 『탐욕』의 권능에 대해 들어 알고 있다.
 스바루는 몇번이나, 「어디까지나 추론이지만」라고 주석하고 있었지만, 에밀리아는 그의 대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흉인을 격파하기 위해서, 스바루와 에밀리아가 각자 해야 하는 것도, 역시.

「전원, 남아 있어줬다면…… 최초의 관문은 괜찮아」

 무엇보다 무서워해야 할 가능성은, 신부들이 교회로부터 멀어져 잠복, 혹은 산산히 도망쳤을 경우.
 손 쓸 길이 없어지기 이전에, 마지막 수단을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스바루가 불쾌하게 제안한 그것을, 에밀리아는 가능하다면 실행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모두, 이야기를 하자」

 시간은 없다.
 들어줄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지금 여기서 해치우지 않으면 안 된다.

「――서방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반괴된 교회, 그 중앙을 나아가는 에밀리아에게, 최초로 응한 것은 금발의 여성――184번이다.
 정연하게 열을 이루어, 침묵을 계속 지키는 다른 신부들과 달리, 그녀만은 붕괴된 제단의 앞에 앉아 있다.

 에밀리아를 갈아입혀주고, 충고를 하고, 동시에 미래의 절망을 말했을 때와 같은 식은 눈으로, 184번은 돌아온 에밀리아에게 무감정하게 물어봐 왔다.

「레굴루스는 밖이야. …… 미안해. 아직 싸우고 있는 도중이고, 쓰러트리지 못했어」

「그렇습니까. …… 그렇겠죠」

 184번의 입술이, 희미하게 풀린다.
 미소라고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자그마한 미소다. 그리고 그것이 기쁨도 슬픔도 아니고, 조소에 비슷하다는 것 정도, 에밀리아도 알 수 있다.
 그러한, 다른 사람을 상처 입히는 것이 목적인 미소나 말이라면, 에밀리아는 과거에 몇번이나 부딪쳐온 것이니까.
 그러니까,

「외로운 얼굴로 웃네. 나, 당신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 그런 얼굴」

「……실례했습니다. 서방님에게 웃는 얼굴은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엉성한 표정을 보여드려 버렸습니다」

「사과하지 마.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냐」

 단념하는 184번의 말에, 에밀리아는 고개를 젓는다.
 가슴의 안쪽, 심장과는 다른 부분에 열이 모인다. 스바루가 말했던 대로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솟구치는, 안타까운 것에의 극적인 감정.

 눈을 감고, 소용돌이치는 열을 삼키고, 에밀리아는 교회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

「레굴루스를 쓰러트릴 거야. 그걸 위해서, 모두도 협력해줬으면 해」

「――――」

「당신들이 지금까지, 레굴루스에게 어떤 꼴을 당해왔는지 나는 몰라. 그렇지만, 그저 짧은 시간동안만 접한 나라도, 레굴루스가 잘못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아」

 의식이 없는 채 데리고 사라져, 눈을 뜨자마자 구혼되었다. 그리고 한숨 돌릴 틈도 없게 결혼식이 열려, 레굴루스가 가진 결혼관[結婚観]과 신부들을 대하는 방법을 견문했다.

 그것은 에밀리아가 그리는, 행복한 결혼과는 멀다.

「나는 레굴루스에 지고 싶지 않아. 싸워서, 그 승부로 뭔가가 올바르다는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어. 그렇지만, 오늘, 지금, 레굴루스에게 지고싶지 않아. 져 버리면 분명…… 소중한 것들이, 짓밟히게 되어 버려」

「소중한 것…… 입니까」

「――――」

「생명을 잃고 싶지 않다면, 처음부터 서방님을 따르던지,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도망치는 편이 훨씬 가능성이 있었어요. 당신이라면,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184번이, 어두운 눈동자로 에밀리아에게 응한다.

「함께 있던, 검성과 당신의 기사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서방님의 노여움에 접해, 져버린 것이겠죠. 그러니까 당신 혼자만, 이렇게 여기에 도망쳐 왔다」

「아니야. 스바루도 라인하르트도, 아직 레굴루스와 싸우고 있어. 내가 돌아오는 것을, 믿고 기다려 주고 있어」

「당신이 돌아가서 뭐가 되죠? 게다가, 우리들에게 협력해 주었으면 한다니……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모르는거야?」

「――?」

 에밀리아의 질문에, 184번이 무언으로 눈살을 찌푸린다.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무언가 꾸미고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체념으로부터 달관이야말로 하고 있지만, 여기까지 184번이 에밀리아를 속이는 목적으로 말을 뽑았던 적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즉, 적어도 그녀는 모르는 것이다.

 ――레굴루스의 『심장』이, 그녀를 포함한 신부들의 누군가에게 맡겨지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은 어때? 모두 정말로, 이대로 좋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어떻게든 하고 싶다고, 누군가 어떻게든 해달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던 사람은 없는 거야?」

「그만둬 주세요. 이야기라면 제가 듣습니다. 이야기한다면 저에게 이야기해 주세요. 저의 대답이, 전원의 대답입니다」

 주위의 의사를 확인하려고 하는 에밀리아에게, 184번이 어딘가 딱딱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완고한, 어떤 의미에선 꿋꿋한――에밀리아를 위해서, 레굴루스에게조차 의견해, 생명을 위험에 처하게 되었던 그녀의 행동이 생각난다.
 그것은 확실히, 헌신적인 행동이었지만――.

「소중할 것이어야 할, 자신의 생명에 무책임한 태도로도 느껴져」

「――――」

「사실은 당신이 제일, 납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냐?」

 생각하면 처음부터, 184번은 쭉 에밀리아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것은 레굴루스에게, 에밀리아의 주선계를 명해졌기 때문만이 아니다. 에밀리아를 대신해 레굴루스에게 의견해, 다른 신부들을 대표해 앞에 나오고, 그리고 지금도 그녀들에게로의 말을 대신해 받으려고 한다.

 그 자세는 차라리, 그녀가 레굴루스의 심복이며――형편 좋은 쪽으로 에밀리아나 신부들을 유도하려고 하고 있다고, 그렇게 의심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당신이 레굴루스의 『심장』이 아니라고, 나는 그렇게 믿고 싶어」

 에밀리아는 184번에게, 몇 번이나 생명을 구해졌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형태로 감싸지거나, 손을 잡아당기거나 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알기 힘든 악의에 대해서, 그것을 피할 수 있도록 대신 앞에서 걸었다.

 그런 식으로 누군가를 배려할 수 있는 인간이――.

「저런 사람의 진정한 신부라니, 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게 하기 위해서, 당신에게 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구요?」

「그렇네. 나, 그다지 머리가 좋지 않아서, 만약 당신이 나를 속이려고 하고 있다면, 홀랑 속아 버릴지도 몰라. 그렇지만」

 자신에게 보는 안목이 있을지 어떨지는 모른다.
 지금, 에밀리아의 아군이 되어주는 사람들은, 에밀리아가 스스로 선택해, 함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란 결과, 아군이 되어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군이 되어주는 모두가, 에밀리아를 선택해 주었다.

 선택된 것으로, 자신이 굉장하다거나 생각되지 않는다.
 언제나 불안하고, 덮치는 기대에 질 것 같다.
 그렇지만, 걸려오는 기대에 응하고 싶다고, 응할 수 있는 자신으로 있고 싶다고, 그렇게 바라기도 하니까.

「나는 당신을 믿고 싶어. 그건, 내가 선택한 거니까」

「――――」

「어째서 당신은, 입을 다무는 모두 대신에 앞에 나오는 거야? 어째서 당신은, 단념하고 있는 눈을 하고 있는데 나를 도와줬어? 어째서 당신은」

「질문, 뿐이네요」

 에밀리아의 질문을 차단해, 184번이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그녀는 이 장소에 오고 처음으로, 천천히 얼굴을 올려 에밀리아를 응시했다.

 감정을 얼어붙게 한, 딱딱한 표정.
 몹시 마른 눈동자와, 당겨 다문 입술.
 비장함이 한층 더, 그런 여성이 긴장된 아름다움을 두드러지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나가 주세요. 서방님에게 보여지면, 우리 전원의 생명이 없습니다」

「들려줘」

「질문에 답할 의리 따위 없습니다. 당신은 이제, 서방님의 신부조차 아냐. 우리와는 달라」

「――나, 하프 엘프야」

「하?」

 에밀리아의 고백에, 여성이 어이를 상실한다.
 처음으로 의표를 찌를 수 있던 것 같아, 얇게 미소짓는 에밀리아. 한편으로 여성도 또한, 에밀리아의 고백의 의미를 이해했다.

 눈앞에 서있는 것이, 은발의 반마라는 것을 이해했다.

「은빛의…… 하프 엘프……」

「확실히, 나와 당신들은 다르다고 생각해. 처지도, 출신도 다르고, 좀 더 훨씬 근본의 부분에서 달라. 그렇지만, 이것도 저것도 차이가 나서,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

「나와 당신도, 보이는 건 분명 같아. 슬플 때에 울고, 어쩔 수 없는 것에 화내고, 기쁘고 행복한 때에는 웃을 수 있어. 그건 같잖아?」

「무엇을, 말하고 싶습니까」

 다그치는 에밀리아에게, 184번이 한숨쉰다.
 되물어져, 에밀리아도 스스로 당황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지,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정리되어있지 않다.
 감정대로 말하고 있는 증거다. 그래서 본론을 잃어서는 주객전도다. 좀 더 스바루처럼, 전하고 싶은 기분을 곧바로 전할 수 있도록――.

「으음, 그러니까 나는……」

 알고 싶은 것이 있다.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레굴루스의 『심장』의 일. 신부들의 선두에 서려고 하는 것. 이것도 저것도 내던질 것 같은 얼굴로, 어이없이 질 것 같은 에밀리아를 지킨 것.

 그것을 전부 뭉뚱그려, 들려줬으면 하니까.
 맨 처음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당신의, 이름을 가르쳐 줄래?」

「――――」

「나는 에밀리아, 그냥 에밀리아. 당신과 여러가지 다르지만, 반드시 같은 부분도 있는 하프 엘프」

「우……」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느끼고, 같은 것을 바랄 수 있다면…… 분명, 이야기하는 것은 헛수가 따위가 아니야」

 언젠가, 그런 식으로 이름을 물어진 적이 있었다.

 불안할 때였고,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다고 마음 먹고 있었을 때였고, 다양한 흐름에 삼켜져 버릴 것 같은 때였다.
 그런 때에, 같은 말로 마음을 잡혀 버려서.

 ――이제 와서가 되어, 생각한다.

 그 때, 자신은 기뻤던 것이라고.
 눈앞의 태생도 모르는 소년에게, 그저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있던 것 같아, 기뻤던 것이다.

 계속 부정되어 온 곳에, 그런 말을 던져져 버리면, 이제 어쩔 수 없다.

「――――」

 또다시, 스바루의 힘을 빌려 버렸다.
 빌린 것 투성이로, 꿰멘 자국 투성이인 자신.
 그렇지만, 그걸로 된 것이다.

「웃, 기지 마…… 어째서, 이제 와서……」

 에밀리아의 눈앞에서, 184번――여성이 머리를 안아, 마지못해 열심히 숨을 내쉰다.
 그 표정은 불쾌하고, 그 목소리는 분한 듯해, 그 눈동자에는 몹시 밉살스러운 것을 노려보는 감정이 넘치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으로, 에밀리아가 그녀로부터 끌어낸, 생의 감정으로――.

「어째서 이제 와서, 우리를 인간으로 되돌리려고 하는 건가요!」

 지금까지 집어넣고 있던 감정의 탁류, 거기에 몸을 맡기듯이 그녀는 외쳤다.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아, 인형으로 좋아. 그 남자는, 우리가 온순한 인형으로 있으면 그걸로 만족해. 인형 놀이만 시켜 주면, 생명은 잃지 않고 끝납니다. 그렇게 믿어 왔으니까, 지금까지 우리는…… 그런데!」

 자신들의 노력을 엉망으로 했다고, 그녀는 에밀리아에게 덤벼든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외부인에게, 필사적으로 살려고 발버둥친 자신들의 나날의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우리의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거야!」

「당신이 상냥하다는 건 알고 있어」

「우리의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거야!」

「당신들이, 열심히 노력해 왔던 것도 알고 있어」

「우리의, 무엇을, 알고……!」

「당신들이, 구해주기를 원한다고 외치고 있는 걸 알고 있어」

 에밀리아의 말에, 끌린 것처럼 여성이 얼굴을 든다.
 응시하듯 크게 열린 눈동자와, 허덕이듯이 떨리는 입술.

 한마디도,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분명 지금까지의 나날로, 그런 말을 말해 버리면, 그녀들의 마음은 꺾여 버렸을 것이다.

 구해주길 바란다는 절망은, 구제라는 희망을 추구하는 마음과 표리일체다.
 그런 희망을 품는 것은, 지금까지의 그녀들에게는 용서되지 않았다. 마음을 부수어지지 않기 위해, 마음을 눌러 참아야만 했다.

 그렇게, 알기 쉽게 구원을 구하는 말을 봉쇄된 그녀들이지만.

「구해주길 바란다고, 당신의 전부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나는 당신들을 도울 거야. 당신들을 레굴루스로부터 해방할 거야. 그러니까 그걸 위해서――」

「――――」

「당신들의 힘을 빌려주세요. 저에게, 당신들과…… 지금, 싸워 주고 있는 사람을 돕게 해 주세요」

 고개를 숙인다.
 에밀리아는 진지하게, 소원을 담아 고개를 숙였다.

 가만히, 지면을 노려본다.
 자신의 심장이 아플 정도로 울고 있어, 희미하게 들리는 주위의 숨결을 폭풍우처럼 느껴 버린다.
 당장 밀려 넘어져 버릴 것 같아, 꾹 어금니를 씹어 마음을 분발케 한다.

 무서운 것은, 자신만이 아니다.
 분명, 좀 더 계속, 그녀들이 훨씬, 깨지 않는 악몽의 곁에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조금, 기다려 주세요」

「――――」

 계속 고개를 숙이는 에밀리아에게, 입술을 깨물고 있던 여성이 그렇게 말했다.
 그대로 그녀는 긴 숨을 내쉬고, 에밀리아로부터 시선을 옆에 향한다. 거기에는 죽 무언을 지키며, 대화를 보고 있는 신부들의 모습이 있다.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모두에게 지금까지, 물어볼 수 없었던 것」

 여성이 그렇게 잘라, 신부들은 표정을 얼게 한 채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에밀리아도 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채 그녀들의 결말을 기다린다.

 숨을 삼키는 시선의 바다 속, 쭉 신부들의 선두를 걸어 온 여성이, 말했다.

「그 남자를, 좋아하는 사람 있어?」

 고개를 기울이며, 여성이 말한 질문이 교회 가운데에 퍼진다.
 그 내용에 에밀리아는 놀라, 그리고 침묵을 지켜온 신부들도, 시선만으로 서로를 응시한다. 떠오르는 곤혹과 자그마한 감정.
 그것은 파문과 같이 전반해 나가,

「……싫어」

 한마디, 쥐어짜듯이 나온 긁힌 목소리가 흘러넘쳤다.
 말한 것은 에밀리아도, 신부의 대표인 여성도 아니다. 열을 이루는 신부들의 한 사람인, 짧은 머리카락을 한 여성이다.
 그 쥐어짜내는 듯한 한마디에, 충격을 받은 것은 에밀리아만이 아니다.

「나도, 싫어」 「싫었어」 「쭉 싫었어」 「싫어, 정말로 싫어」 「어떻게 되어 있어」 「머리가 이상해」 「누가 좋아하겠어」 「자신을 좋아할 뿐」 「머릿속에서 몇번이나 거절했어」 「울고 싶었어」 「그렇지만 무리였어」 「싫어」 「죽으면 좋을 텐데」 「너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정말로 싫어」 「눈초리가 싫어」 「말하는 방법이 싫어」 「걷는 방법이 싫어」 「성격이 싫어」 「인간성을 사랑할 수 없어」 「어제보다 싫어」 「내일이 싫어」 「기분 나빠」 「변태」 「머리가 아이 수준」 「아이 이하」 「지룡이 나아」 「비교 대상이 없어」 「생리적으로 무리」 「싫어 싫어 싫어」 「항상 토하고 싶었어」 「때려 죽이자고 몇번이나 생각했어」 「최악」 「너무 최악이야」 「함께 있으면 구역질이 나와」 「손대어지면 썩을 것 같아」 「마음이 죽어 가」 「가족의 원수」 「억지로 데리고 나가져 어떻게 좋아하게 되는 거야?」 「지각 없는 악의를 믿을 수 없어」 「괴로워하다 죽으면 좋겠어」 「이야기가 길고 장황해. 1문자 불필요하게 말할 때마다 죽으면 좋겠는데」 「장이 썩으면 좋을 텐데」 「내 연인을 돌려줘」 「돌아가고 싶어, 돌아가고 싶어……」 「구원은 됐으니까, 그 자식을 죽여」 「천한 자식」 「이제 싫어, 영원히 싫어!」 「그걸 좋아하게 되는 여자는 없잖아?」 「남자라도 없어」 「그걸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은 없어」

 둑을 무너뜨린 것처럼, 여태까지 눌러 참고 있던 말을 늘어놓는 신부들.
 흘러넘치기 시작하는 말은 진심으로의 증오와 원망, 오랜 세월의 고통과 고난에 대한 여러가지 원통한 일로 가득 차고 넘치고 있어, 듣기 편한 언령의 갖가지는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말하는 그녀들의 표정은 기분이 좋을 정도로 밝다.

「전부 일치했었는데, 쭉 아무도 말할 수 없었어」

「당신도, 말하고 싶은게 있는 거야?」

「에에, 있어」

 신부들의 고백을 듣고, 여성이 에밀리아를 되돌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긴 금발을 휙 매만져, 그리고 만면의 미소――웃지 말라고 명해진 말을 찢어 버리고, 처음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웃는 얼굴을 보여 주면서.

「저런 남자, 정말 싫었어. ――우리를, 구해주지 않겠어?」

 그렇게, 절연장에 미소의 싸인을 준 것이었다.

댓글 7개:

  1. 언제나 생각하지만 대죄주교들은 페텔기우스 제외하고 전부 마녀교 신자같은 느낌이 안난단말이죠... 그냥 명함만 내미는 기분. 솔직히 레굴루스가 마녀교 자칭만 안했어도 쟤가 뭐 하는 놈인지 전혀 몰랐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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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번역 감사드립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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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근데 싫다고 말한게 딱 53마디네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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