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4일 토요일

리제로 5장 5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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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57 『심장이 있는 곳』


 ――스바루의 결사의 시간 벌기는, 벌써 수십 분에 달하려고 하고 있었다.

「적당히 말이야! 자기 분수를 분별하고, 얌전하게 죽으면 어떨까나!?」

「두오오오오!」

 쳐박는 발차기가 건축물을 무서울 정도로 아름답게 후벼파, 지주를 잃은 건물은 어찌할 도리도 없이 붕괴된다.
 연기가 주변을 다 가려, 시야가 가려지게 된 레굴루스는 분한 듯이 혀를 차고――그것을 들으면서, 스바루는 이미 즉석의 함정도 다한 전장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촐랑촐랑 촐랑촐랑…… 정면에서 당당히 싸운다던지, 그런 생각은 없는 거야? 네가 그 창녀랑 어떤 관계인지같은건 이제와서 딱히 흥미 없지만, 기사든 뭐든 자칭하는 녀석이 그렇다는 건 좀 어떠려나!?」

「말하고 싶은 만큼 열심히 말하셔!」

「거기냐아!!」

 구질구질 악의를 늘어놓는 레굴루스에게, 스바루가 항변하자 답례는 말 그대로 생명을 깎아내는 모래의 산탄이다.
 떨어져 있던 살의의 모래로부터 거리를 취한 직후, 직전까지 스바루가 잠복하고 있던 폐재의 틈새가 날아가버렸다.

 스치면 치명상, 일격은 죽음으로 직결.
 지금까지 기적적으로, 레굴루스의 공격은 스바루에게 닿지 않았다. 닿은 시점에서 끝이기 때문에, 이 행운에 감사하는 것은 착각이다.

「집중! 집중! 집주――웅」

 숨을 헐떡이고, 땀을 닦으며, 전신경을 회피에 집중.
 휘감는 흙먼지에 얼굴을 더럽히며, 스바루는 입속에 모인 흙 섞인 침을 뱉는다.

 파쿠르 습득의 훈련이 도움이 되고 있다.
 목적 없이 몸을 단련해온 나날과 달리, 확실한 목적 의식과 향상심이 스바루에게 가져온 영향은 크다.
 신 로즈월 저택 인근의 숲에서, 매일 매일, 구역질이 나올 만큼 단련한 시간은 무의미하지 않았다.

「몸놀림은 아마추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식을, 하아, 어떻게든 어떻게든, 하아, 낚을 수 있을 뿐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녀교 대죄주교의 한 사람의 발을 묶고 있는 것이다.
 이 전황에 있어서의, 스바루 단독의 전력을 생각하면 수훈상의 활약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 틀림없다.

 프리스텔라가 무사히 마녀교의 마수을 피하면, 성대하게 칭찬받아야 하니까――.

「그러니까……!」

「이대로 시간만 벌고 있으면, 너같은 녀석이 나를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라도? 조금 『탐욕』의 권능의 갈피를 잡은 정도로, 나에게 대항할 수 있다니 착각하지 마라!」

 숨 붙일 틈도 없이, 발작하는 듯한 레굴루스의 파괴가 확대된다. 이미 레굴루스는 스바루를 잡는 데에, 얼마만큼의 피해가 생겨날지라도 주저가 없다.

 풍경과 경치가 맑고 아름다운 경관으로 알려진 프리스텔라는, 마녀교 최악의 포악에 따라 차례차례로 그 형태를 잃어 간다.
 수로를 넘는 돌다리가 부수어지고, 유리 세공으로 장식된 상점이 짓눌려 무너진다. 흩날리는 유리 조각의 반짝임에 장소에 어긋난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스바루는 오른쪽 다리를 믿으며 붕괴의 맹위, 그 사이를 달려나갔다.

 짓궂은 일로, 오른쪽 다리로부터 들끓는 힘이 있다.
 거무칙칙하고, 정체 모를 것에 침식당하고 있는 오른쪽 다리가, 지금의 스바루의 생명선이다.

 채찍을 날려, 바로 옆 건물의 물받이에 끝을 건다. 그 구속력을 신뢰하고 지면을 차, 벽을 달리듯이 거리를 답파――레굴루스의 바로 옆을 빠져나가며, 눈을 크게 뜨는 흉인에게 보이도록 혀를 내밀어 도발.

「이, 분수도 모르는 놈이!!」

 휘둘러지는 팔로부터 던져지는 돌조각이, 채찍을 당기는 기세로 피하는 스바루와 예상이 어긋나게 날아간다.

 공격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피하는데 사무친다.
 지금까지 『탐욕』에게 멸해진 사람들은, 용감했기 때문에 멸해진 것이다. 약하고, 무르고, 겁쟁이인 발이 배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분명, 이런 녀석에게 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무념은 여기서 풀자.
 그걸 위해서는――.

「아직인가, 에밀리아. ――이 자식의, 심장은!」


※※ ※ ※ ※ ※ ※ ※ ※ ※ ※ ※ ※


「짐작이 있는 사람…… 없는 거야?」

 협력을 신청해 준 신부들의 앞에서, 에밀리아는 설마의 선고를 받아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53명의 신부들은, 그 에밀리아의 질문에 얼굴을 마주보고, 역시 힘 없게 고개를 젓는다.

「미안해요. 그 남자의 지배를 빠져나가, 당신에게 협력하고 싶은 기분에 거짓말은 없어요. 그렇지만……」

 분한 듯 숙이는 것은, 신부들의 대표격――실피라고 자칭한 금발의 그녀다.
 실피는 현재 레굴루스의 신부들 중에서, 자신이 제일 사정에 통해 있다고 서론한 다음,

「그 남자가 우리에게, 그렇게 중요한 것을 맡기고 있다니 믿을 수 없어요. 그 남자는 우리를 입으론 아내다 신부다라고 말했지만…… 정말로 그것처럼 취급해 준 것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레굴루스에게 엄―청 문제가 있던 건 전해져 오지만, 그렇지만 그럴 리가 없어. 절대로, 레굴루스의……『사자의 심장』는 당신들에게 맡겨지고 있을 거야」

 짚이는 곳이 없다고 낙담하는 실피이지만, 에밀리아는 거기서 꺾이지는 않는다.
 모처럼, 실피들 신부가 자신의 의사로, 레굴루스의 지배로부터 벗어나려고 결의를 굳힌 것이다. 그 결의의 시작이, 첫걸음째부터 이런 형태로 휘청거리는 것 따위 용서할 수 없다.

 거기에 에밀리아는, 한 조각의 의심 없이 스바루를 믿고 있었다.

 스바루는 굉장하다. 에밀리아가 모르는 것을 많이 알고 있고, 그 지식과 활약으로 어떤 곤경도 넘어 왔다. 그러니까, 레굴루스의 권능을 『사자의 심장』이라고 판단한 그의 생각을 에밀리아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것은 사고 방폐나, 맹목적인 의존을 의미하지 않는다.
 스바루니까 괜찮아, 라고 양손을 들고 따르는 것은 아니다. 스바루라도 잘못할 것이고, 가끔 실패하는 때도 있다.
 그렇지만, 그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 혹은 손을 잡을 수 있는, 도울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 에밀리아의 그에게로의 신뢰다.

「스바루는 『사자의 심장』이, 분명 부인들에게 맡겨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골똘히 생각하듯이 턱에 손을 대고, 에밀리아는 스바루의 입으로부터 들은 『탐욕』의 권능의 신비를 폭로한다.

 ――물체의 시간을 멈추어, 변화를 봉하는 권능.

 최초로 들었을 때는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스바루의 그 후의 설명에는 납득이 가는 곳이 너무 많았다.
 현실에 실행할 수 있는지, 그 점만이 불명료했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지만――.

「거기는, 굉장히 이상한 힘이 작용하고 있는 거겠지」

 아마, 가호에 가까운 부조리를 넘은 신비다.
 공교롭게도, 에밀리아는 가호의 소유자는 아니기 때문에, 가호를 타고난 인간의, 고유의 전능감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거기에 가까운 것을 레굴루스로부터는 느낀다. 가호를 좀 더 추악하게, 극악으로 한 것이 그들의 권능인 것은 아닐까.

「심장, 심장……」

 에밀리아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은, 신부 중에 사실 레굴루스와 마음을 통한 진짜의 반려가 숨어있는 경우다.
 그 경우, 진짜 신부는 레굴루스의 승리를 위해서, 자신이 맡는 심장을 에밀리아에게서 숨기려고 할 것이다.

「――――」

 괴로워하는 에밀리아를 두고, 실피를 시작으로 한 신부들은 제각각의 말로 짐작을 서로 찾고 있다.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을 주고받는 그녀들을, 에밀리아는 그 남보라빛 눈동자로 자세히 관찰했다.

 이 주위에 있는 미정령에게 명해, 신부 전원의 몸에 변화가 없는지 붙도록 하고 있다. 미정령은 인간의 변화에 그다지 총명하지는 않고, 협력을 신청해 준 그녀들을 시험하는 것 같은 짓은 결코 기분은 좋지 않다.
 다만, 의혹을 『의심하고 싶지 않아』라고 하는 기분만으로 방치하는 것이 허락되는 영역은, 이미 넘고 있다.

「음……」

 미정령들의 대답이 있었다.
 확신이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지만, 신부들에게 눈에 띄는 반응은 없다. 에밀리아가 찾을 수 있는 범위에서, 명백하게 레굴루스와 내통하고 있는 신부는 없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될 가능성은――.

「에?」

 갑자기 머리카락을 끌리는 듯한 감각이 있어, 에밀리아는 순간에 고개를 들었다.
 눈앞, 에밀리아의 시야를 헤엄친 것은 희미한 파랑의 색채를 발하는 미정령이다. 신부의 한 사람에게 매달리고 있었음이 분명한 미정령이, 에밀리아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있는 것처럼 흔들린다.

 그 궤적을 시선으로 쫓자, 미정령이 향한 것은 실피 아래다. 그녀는 지금도 열심히, 레굴루스에게 저항의 소리를 높인 신부들의 앞에 서서 일을 추진하고 있다.
 미정령은 그런 그녀의 등 근처를 빙글빙글, 무슨 일인가 호소하듯이 떠다니고 있다.

「저기, 조금 괜찮아?」

 에밀리아의 호소에, 실피가 의아스러운 얼굴을 하며 되돌아본다. 에밀리아는 그 실피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그녀의 가슴의 높이에 존재를 주장하는 미정령을 가만히 보았다.

「무슨 일이야?」

「조금 실례할게요」

 실체화하고 있지 않는 미정령은, 이 장소에서는 에밀리아 이외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까닭에 미정령의 필사의 호소도, 에밀리아밖에 몰랐다.
 그래서, 돌연 가슴에 손을 찔러온 에밀리아에, 실피는 오싹 눈을 크게 뜬다.

「에? 에, 에, 에?」

「잠깐, 조용히 해줘. 지금, 확인하고 있으니까」

「확인한다니, 뭐, 뭘……」

 얼굴을 붉게 하며, 놀라움을 숨길 수 없는 실피의 질문.
 거기에 에밀리아는 진지한 얼굴로, 대답한다.

「당신의, 심장의 고동」

「――!」

「나, 정령사니까. 지금은 잠깐 본계약하고 있는 상대는 휴가중이지만, 미정령과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그 미정령에게 모두의 몸을 조사해달라고 했는데, 당신만 고동이 이상하다고」

「내, 고동이……?」

 실피가 숨을 삼킨다.
 믿을 수 없는 것을 들은 얼굴이다. 그녀의 충격은 당연할 것이다. 『사자의 심장』의 개요를 이야기한 직후, 자신의 심장에 이변이 있다고 들은 것이다.
 그리고 일이 여기에 이르면, 그 이유는 하나――.

「너무해…… 레굴루스는 자신의 심장을, 신부라고 결정한 사람의 심장과 하나로 합치고 있는 거야……!」


※※ ※ ※ ※ ※ ※ ※ ※ ※ ※ ※ ※


「애초에 말이지, 잘난 듯이 고견 늘어와준 건 훌륭하지만, 너의 시간 벌기가 결실을 본다는 희망이, 어디에서 솟아올라왔는지 나에게는 전혀 모르겠다고. 어떤 머리를 하고 있으면, 나의 권능에 도달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렇다면 그거대로 어째서, 나의 권능에 도달하고 아직 싸울 마음이 생기는 거야?」

 피투성이의 스바루를 내려다 보면서, 레굴루스는 우쭐거리듯이 뺨을 매달아 올린다.
 지면에 쓰러져 엎어져, 붕괴한 건재의 옆에 쓰러진 스바루는 괴로운 듯 허덕이며, 그 얼굴의 반을 선혈로 붉히고 있었다.

「아, 그……」

「열심히, 좋을 대로 도망다녀줬지만, 막상 쓰러질 때는 어이없는 법이야. 뭐,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안 되지. 나와 너 사이에 있는 차이를 생각하면, 들어가야 할 곳에 들어가야 할 결과가 들어간 것 뿐의 이야기잖아. 이걸로 겨우, 부조리에 불필요한 정신을 빼앗기지 않고 끝난다는 거지」

 쓰러진 스바루에게 다가가, 레굴루스는 뒤꿈치로 방해인 돌을 짓밟아 부순다. 권능은 건재, 그것을 과시하듯이.

「보통 말이야, 주제넘다든가 하는 건 스스로 생각하지 않을까? 지금까지도, 너같이 나를 쓰러트리자 해치우자 라면서 열심히 도전해온 무리는 여럿 있었어. 그렇지만 전원, 나에게는 손이 닿지 않았지. 자기 그릇보다 많은 것을 바라면 그렇게 되는, 당연한 섭리야. 알겠지?」

 무욕을 말하는 『탐욕』의 대죄주교는, 지난 욕망에 몸을 태우는 것을 경멸한다고 단언한다.
 바라는 것은 무익한 분쟁을 낳고, 바라는 것은 무한의 기아를 낳고, 바라는 것은 무상의 비정을 낳는다.

 그렇기에, 무욕이 고귀하다.
 청렴을 바라, 스스로에게 덕을 부과하는 것이야말로 최상.

「지금에 채워지고 있으면 좋은 것을, 분수에 넘치는 것을 갖고 싶어해 신세를 망치지. 이놈도 저놈도 모두가 다 아무것도 배우지 않아. 너희들은 정말로 구제할 길 없는 생물이야」

 한심스럽다고라도 말하듯이, 레굴루스는 자신의 백발에 손을 쑤셔, 비극에 취하듯이 고개를 젓는다.
 다만, 그 소리에 담겨진 비애의 감정에 거짓말은 없다. 레굴루스는 적어도, 본심으로부터 스바루나 자신 이외의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한탄해, 슬퍼하고 있다.

 그것이 독선인, 고독한 전능자의 목소리라는 것도 깨닫지 않은 채.

「죽기, 전에…… 너의, 힘의……」

「하? 아아, 이른바 『저승의 선물』이라는 녀석? 이런 낡은 표현 잘도 알고 있구나. 그런 무의미한 지식의 축적이 나에게 닿았다, 그런 걸까?」

 숨도 끊어질 듯 말 듯하게, 적어도 권능의 답을 바라는 스바루를 레굴루스가 웃었다. 촐랑촐랑 도망 다니는 힘을 잃고, 뒤는 짓부술 뿐인 불쌍한 존재.

「그렇네, 거기까지 말하는구나. 마지막에 작은 너에게, 노력한 포상이라도 줄까. 네가 필사적으로 시간을 벌었던 것 전부, 헛수고였다는 걸 가르쳐 줄게」

「헛, 수고……라니」

「간단한 일이야. 너의 그 아가씨가 찾고 있는 나의 심장은, 확실히 신부들에게 갖게 하고 있어. ――그렇지만, 어느 신부가 가지고 있을지는 나에게도 신부에게도 자각이 없어. 권리는 평등, 사랑은 등분, 짊어지는 책무도 공평해」

 아연실색해지는 스바루에게, 레굴루스는 「왜냐하면 그렇잖아?」라고 어깨를 움츠린다.

「복수의 아내를 맞는 이상, 전원을 평등하게 취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야. 작은 도리까지 포함해, 제대로 그것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야말로 권리의 행사는 용서돼. 즉 나는 필사적으로, 그녀들에게로의 사랑을 계속 항상 증명하고 있는 거야」

「신부에게, 심장을 가지게 하고 있는 자각이 없다는 건?」

「어려운 이야기가 아냐. ――자신의 고동을 평소, 끝없이 의식하고 있는 인간은 없겠지?」

 입을 찢어 웃는 레굴루스의 미소에, 스바루는 이해했다.
 레굴루스가 심장의 숨긴 방법, 그 악랄한 수법을.

 단순하고 효과적, 그리고 무엇보다 막을 길이 없다.

「신부의 심장에, 자신의 심장을……!」

「남편의 재산의 관리는 아내의 의무다. 그렇지만 봐봐, 나는 무욕인 인간이니까. 본래, 너희들같은 녀석들이 잡다하게 가지고 있는 것 같은 쓸데없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 그러니까, 처들에게 갖게하는 것은 나의 존재 그 자체…… 아름다운, 부부애 그 자체가 아닌가」

 ――추악.

 자각적으로 흉악한 레굴루스의 권능. 그는 일절의 악의 없이, 가책 없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믿어 그것을 실행하고 있다.
 교회에 보낸 에밀리아에게, 스바루는 『사자의 심장』을 숨긴 방법에 대해 얼마든지 가설을 가졌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 패턴까지는 망라하고 있지 않다.

 그래도, 찢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애초에…… 에밀리아가, 할 수 있을 리가 없어」

 지금, 레굴루스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늘어준 내용이 『사자의 심장』의 권능 전부라면, 그것을 찢을 방법은 있다. 에밀리아에게 전할 수가 있다면, 그녀의 실력이라면 시원스럽게 실행하는 일도 가능하다.
 문제는 가능의 여부가 아니라, 시비[是非].

 ――생명을, 취사선택한다는 것.

「하? 어이, 너……」

 몹시 밉살스러운 듯한 얼굴을 하며 일어서, 자신을 노려보는 스바루에게 레굴루스가 불가해한 얼굴을 한다.
 도시 붕괴 공격에 말려들어가, 지금의 지금까지 빈사였던 스바루가 섰다고 생각하면, 이것 보라는 듯이 무릎의 흙을 털고 있었다. 그 레굴루스의 의념에, 스바루는 「아아」라고 눈치챈 것처럼 눈썹을 올리며,

「죽은 척…… 아, 아니다. 죽을 것 같은 척이지. 날아온 돌에 살짝 베여서, 조금 시험해 봤어」

 피를 얼굴에 발라, 조금 괴로운 듯이 있었더니 이 꼴이다.
 감쪽같이 손바닥 위의 레굴루스에게, 스바루는 미소를 향했다.

「믿고 있었어. 너는 다 죽어가는 적을 보면, 반드시 잘난 듯이 우쭐거리며 나불나불 말하는 바보라고」

「――!」

「어이쿠!」

 단박에, 레굴루스의 몸이 곧바로 돌진해 온다.
 속도는 준민, 아마추어 수준의 몸놀림과는 구별을 분명히 하는 발디딤이다. 드물게 보이는 이 일순간, 라인하르트조차 경악시킨 가속이 레굴루스에게는 있다.
 다만, 그 장치가 보이지 않았던 것도, 그 권능이 밝혀지기 전까지의 이야기다.

「흐극!」

 모으고 있던 오른쪽 다리를 폭발시켜, 주저 없이 결정하고 있던 왼쪽에 몸을 날린다. 스바루의 몸을 날려버리려 하는 레굴루스의 목적은, 『곧장 앞으로 밖에 날 수 없다』는 결점 앞에서 빗나간다.

 결국 레굴루스의 일순간의 초인화는, 육체에의 시간 정지의 응용이다. 육체의 시간을 세계로부터 떼어내, 간섭을 받지 않는 것이 녀석의 권능. 그 원리를 규명하면, 중력으로부터도 공기 저항으로부터도, 관성의법칙으로부터도 해방된다.

 항상 행하고 있지 않는 것은, 어떠한 제한이 있기 때문에――.

「――크윽, 너어어어어!」

「외치고 싶은 건 내 쪽이 훨씬 더야……! 어떻게든 에밀리아에게……」

 레굴루스의 심장이 있는 곳, 그 답을 전해야 한다.
 전하고, 그리고 선택하는 것인가. 그 방법을――.

 도시를 구하기 위해서, 에밀리아가.

「에밀리……」

 격앙하는 레굴루스와 대립하면서, 스바루는 에밀리아가 있을 교회의 방위를 보았다.
 붕괴한 거리 풍경 속, 간신히 레굴루스의 여파가 닿지 않는 가로에 반괴된 교회가 있다.

 ――그 장소가 다음 순간, 창백한 빛에 휩싸였다.


※※ ※ ※ ※ ※ ※ ※ ※ ※ ※ ※ ※


 신부의 심장과 레굴루스의 심장의 합일화.

 에밀리아가 도달한 결론, 그것을 들은 신부들에게서 일제히 동요가 달린다. 그 중에서 에밀리아에게 고동을 확인되어, 지금 확실히 레굴루스의 고동도 공유하고 있다고 깨닫게 된 실피의 동요는 한층 더 컸다.

「나, 의 심장과……?」

 에밀리아가 손을 떼자, 실피는 푸른 얼굴로 휘청휘청 뒤로 물러난다. 그녀의 뒤에 서 있던 여성이, 그 등을 걱정스럽게 지지하자,

「손대지 마!」

 다음의 순간, 목소리를 뒤집히게 한 실피가 팔을 뿌리친다.
 실피는 신부들을 견제하듯이 손을 뻗어, 그대로 에밀리아에게 관심을 가졌다.

「틀림없는거야?」

「……미정령은 부자연스럽다고 말하고 있어. 나도, 당신의 고동에 위화감이 있었어. 겹쳐서, 들려」

「――――」

 실피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어, 지금의 에밀리아의 말을 확인하듯이 눈을 감는다. 그 고동의 속도, 무게, 간격에 목을 울리고, 깊숙히 숨을 내쉬었다.

「그런…… 어디까지, 사람의 마음을 유린하면 기분이 내키는 거야…… 그 남자……!」

「기다려, 뭘 하려는 거야!?」

 몹시 마른 미소를 띄우며, 실피가 교회의 안쪽에. 라인하르트의 참격으로 반괴된 교회, 거기에는 천창[天窓]에 장식되어 있던 세공 유리의 파편이 대량으로 흩어져 있다.
 실피는 그 유리 조각을 주워, 되돌아 보았다.

「아시잖아요? 그 남자의 꿍꿍이. 타인에게 자신의 약점을 억눌러, 그걸로 결단을 강요할 생각인 거예요」

「결단…… 그거 설마」

「그 자식의 심장을 멈추기 위해서는, 맡겨지고 있는 나의 심장을 멈출 수밖에 없어. 그 남자 풍으로 말한다면, 『죽음조차 부부를 나눌 수 없다』는 거려나?」

 유리 조각을 든 채, 실피가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에밀리아에게도 그 의미가 통해, 그와 동시에 이해해 버린다. 실피의 각오와 레굴루스의 악의를.

「기다려, 안돼! 뭔가, 분명 방법이……」

「그런 적당한 방법,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나가 되어 있는 심장에서, 내 고동을 멈추지 않고 그 남자의 고동만을 멈추는 방법이라니, 어디에도 없어…… 거기다」

「마음대로 단념하지 마! 그런 걸 허락하면, 나는 뭘 위해서…… 뭘 위해서 숲을 나온 거야……!」

 또, 희생이 나온다.
 에밀리아의 무력과 무지가 원인으로, 또 눈앞에서 희생이 생겨나 버린다. 숲의 모두처럼. 포르투나나 쥬스처럼. 에밀리아의 손이 닿지 않는 부분을 메우기 위해, 에밀리아 이외의 모두가 생명을 사용한다.

「그 남자에게 신부라면서 데리고 나가져…… 괴로운 나날이었어」

 열심히, 다른 방법이 없는지 에밀리아는 생각한다.
 그 사이에도 실피의 마음은 침착하게, 있어야 할 끝에 향하기까지의 각오를 담담하게 굳혀 간다.

「그저 그 남자의 노여움에 접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그 남자가 어떤 비도[非道]를 행해도 간과하고, 새롭게 맞이되어지는 신부…… 같은 입장의 아이들만은 어떻게든 지키자고. 내가 그렇게 된 것처럼, 내 앞에 있던 사람들이 해 준 것처럼 지키자고……」

 실피가 신부들의 대표처럼, 무슨 일에도 솔선해 앞에 서 있던 진심이 밝혀진다.
 그녀 앞에도 있던 것이다. 레굴루스의 급한 성격을 접해, 빼앗기는 여자들을 위해서 맨 앞에 선 누군가가. 그리고 그 의지가 실피에게 이어져 지금의 신부들이 있다.

「마음은 그 남자에게 더럽혀져도, 몸에는 손 대오지 않으니까…… 분명, 양쪽 다 더럽혀지고 있었다면 우리는 견딜 수 없었을 거야. 그러니까 오늘까지, 그 남자의 말에도 목소리에도 행위에도 참고 참고 참고 참고서……그랬는데!」

 거기까지 말하고, 입술을 깨문 실피가 얼굴을 든다.
 눈동자에는 굵은 눈물과, 그 눈물조차 태울 정도로 열을 띤 분노가 있었다.

「그 남자의 손은, 내 몸조차 더럽히고 있었어! 적어도 지켜지고 있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지킬 수 있지 못했어! 우리는 쭉, 그 남자의 노예였던거야!」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실피의 손을 피가 탄다. 강하게 쥐어진 유리 조각이 손바닥을 찢어, 그녀는 아픔에 얼굴을 찡그려, 그러나 사랑스러운 듯이 입술을 풀었다.

「상처가 있는 여자같은 건 논외니까, 그 남자는 우리가 생채기 하나라도 생기면 죽여. …… 이 상처가, 나의 자유」

「――――」

「당신이 나쁜게 아니야. 당신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그 남자에게로의, 지금까지의 나날의 복수에, 더 이상의 방법은 분명 어디에도 없을 테니까」

 에밀리아에게 미소짓고, 그리고 실피는 자신 이외의 신부들을――자신의 반신과 같은 그녀들을 보았다.
 그리고 오른손에 유리 조각을, 왼손을 자신의 가슴에 대고서.

「분명, 내가 죽으면 심장은 다른 곳으로 옮겨갈 거야. 정해져 있어. 그 남자가 나만 편애할 리가 없어. 그런, 도무지 알 수 없는 집착을 그 남자가 고집하고 있을 리가 없어」

「……분명, 그렇겠지」

 누군가가, 신부인 누군가가 툭 하고 말했다.
 실피의 말에 찬동하듯이, 대답한 신부가 집단 중에서 빠져나간다. 긴 갈색 머리의 그녀도 또한, 실피의 발밑에 떨어진 유리 조각을 주웠다.

「죽자고, 생각했던 적은 몇 번이나 있어. 이런 식으로 살아도, 살아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그렇다면 가족 모두가 있는, 사후의 세계에 가는 편이 낫다고……」

「그런데도 할 수 없었던 것은 죽고 싶지 않으니까. 죽어서 괴로움으로부터 해방되어도, 아무것도 생각되지 않았으니까」

「그렇지만, 죽어서…… 이 생명이, 그 남자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다고 한다면…… 죽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다면……」

 차례차례로, 걸어 나오는 신부들이 유리 조각을 줍는다.
 그 날카로운 칼날에, 자신들의 희망이 있을 것 같은 눈으로. 에밀리아의 말을 계기로, 신부들은 스스로의 희망을, 생명을 사용할 곳을 찾아냈다고 하는 듯이.

「고마워, 당신에게 감사하고 있어. ――그 남자에게, 여기에 있는 신부 이외의 신부가 없는 건 확실. 그건, 절대로 보증할 수 있어. 그러니까, 부탁할게」

「――――」

「그 남자에게 꼭. 우리의 분노를 반드시, 전해줘. ――그 녀석에게 요구되어, 그런데도 거절할 수 있던 당신에게밖에 부탁할 수 없어」

 실피의 간원은, 상냥한 음성으로 뽑아졌다.
 신부들은 전원이 스테인드 글라스――혼인을 맺는 교회의, 그 부수어진 상징을 손에 들고, 끝을 선택한다.

 날카로운 칼날을 자신의 흰 목에 향해, 단번에 꽂아 스스로 죽음을――.

「기다려」

 그 결사의 행동이, 에밀리아의 한마디에 제지당한다.
 침묵을 계속 지킨 에밀리아. 그 말에는 힘이 있었다. 정신적인 의미에서도, 물리적인 의미에서도.

 지면으로부터 성장하는 얼음의 손이, 신부들의 팔의 움직임을 구속한다. 유리편을 꽂으려고 한 움직임을 저해해, 그녀들의 자해를 막았다.
 그 에밀리아의 행동에, 실피가 눈을 크게 열어, 그리고 와들와들 입술을 진동시켰다.

「부탁해, 알고 있어! 당신의, 당신의 마음은 기뻐. 그렇지만 이것밖에 방법이……」

 죽음, 이외로는 보답받지 못한다.
 죽음 이외로 그 남자에게, 레굴루스에게 타격은 주어지지 않는다.

 그것이 실피의, 신부들의 결론.
 자신들의 심장을 멈추는, 그런 그녀들의 비통한 대답을 에밀리아도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부정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계속 생각했기에.
 그러니까――.

「미안해. 그게 아냐」

「에……?」

「스바루라면, 답을 찾았을까. …… 그렇지만, 나는 머리가 나빠서, 엄―청 생각해도 짐작도 가지 않아서…… 그러니까」

 중얼거리는 에밀리아의 주위를, 창백한 빛이 흔들리며 춤춘다.
 마나를 얻어, 흔들거리는 그 빛은 가시화 상태에 들어간 미정령이다. 붕괴한 건물을 다 메울 듯한, 방대한 양의 미정령의 현현――그것은 어떤 의미로는, 거룩할 정도로 환상적인 광경으로, 실피들은 숨을 삼켰다.

「내가, 당신들의 고동을 멈출게. ――그런 것으로 목을 찔러도, 간단하게 편하게는 될 수 없으니까」

 에밀리아가 손을 들어 올리자, 거기에 따르듯이 미정령이 빛나기 시작해, 교회 가운데에 푸른 눈이 내린다.
 눈은 신부들의 주위에 얇게 내려 쌓여, 그 흰 피부에 닿아 흰 결정으로 바뀐다.

 에밀리아가 할 수 있는, 가장 상냥하고 잔혹한 마법.

「――미안해. 이런 방법 밖에 없어서」

「사과하지 마」

 에밀리아의 의도를 깨달아, 실피가 숨을 내쉬었다.
 신부들의 마음은 하나다. 그녀들은 목소리를 굳히는 에밀리아를 응시해, 입을 모았다.

「고마워요」

「――읏」

 그리고, 창백한 오로라가 교회를 감싸――.


※※ ※ ※ ※ ※ ※ ※ ※ ※ ※ ※ ※


 하늘을 찌르듯이 뻗은 고드름이 교회를 얼어붙게 한다.
 공기가 삐걱거리는 것 같은 비명을 올리며, 하늘조차 희게 죽어간다. 발돋움하는 고드름은 그 안쪽에, 얼마나 많은 슬픔을 배고 있을까.

 그것은 분명, 이 광경의 창작자밖에 알 수 없다.

「……에밀리아」

 강대한 마나가 소용돌이치는 얼음의 절세, 그것은 에밀리아가 만들어 낸 광경임에 틀림없다.
 『사자의 심장』의, 확실한 타도――심장을 동화시킨 신부의 생명 째로, 고동을 멈춘다. 그 방법은 스바루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외의 방법은 생각해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에밀리아로서는 도달하는 것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스바루는 각오조차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광경을 보면 대답은 알 수 있다.

 ――에밀리아는 선택했다. 그것이 대답이다.

「이봐이봐, 그건 좀……」

 스바루와 같은 방위를 보고 있던 레굴루스가, 그 고드름이 생겨난 결과를 상상했는지 뺨에 경련을 일으킨다. 그 고드름의 장소에 자신의 신부들이 있던 것을, 레굴루스도 당연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 광경의 의미도.
 그러니까,

「너는! 이걸 하고 싶었던 거냐! 이게 인간이 할 짓이야!? 사람이 사랑해 마지않는 것을, 제멋대로 빼앗아 가다니! 도대체…… 도대체 얼마나 냉혹하게 되면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야!?」

 발을 동동 구르며, 피투성이의 스바루에게 레굴루스는 외쳤다.
 그의 발차기로 돌층계가 붕괴해, 도시 그 자체가 기울었다고 착각할 만큼 대지가 비뚤어진다. 마음껏 앞으로 발을 디뎌, 레굴루스는 스바루에게 손가락을 들이대었다.

「만족하나? 만족했을까!? 나만을 죽인다는 이유 때문에, 아무 죄도 없는 아내들의 생명을 빼앗아, 그래서 참 기쁘시다니 인간성이――」

 험하게 매도하며, 빼앗긴 슬픔을 토로하는 레굴루스의 몸이 날아갔다.

 원인은 가로의 저편, 교회의 입구로부터 나온 소녀가 날린 빙창이다.
 얼음의 창이 굉장한 기세와 회전을 얻어, 우뚝 선 자세의 레굴루스의 몸에 차례차례로 명중, 그 몸을 인형처럼 쳐날려, 나는 도중에 더더욱 몇개의 창이 바싹 뒤따른다.
 기세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레굴루스의 몸은 수로에 처박혀, 수로가 격렬한 소리를 내 얼어붙고, 레굴루스의 빙상이 만들어졌다.

「――지금 것은, 당신의 신부씨들로부터의 절연장이라고 생각해」

 서리가 떨어지는 가로를 밟으며, 은발을 휘날리는 에밀리아가 전장에 되돌아온다.
 그녀는 붕괴한 거리의 풍경과, 달려들어 오는 스바루에게 눈을 향하고, 그 참혹한 모습에 남보라빛 눈동자를 가늘게 했다.

「스바루, 그 상처……」

「이쪽은 괜찮아! 조금 넓게 베여서 화려하게 피가 나온 것 뿐이야. 그것보다, 교회의…… 신부씨들은」

「……모두, 레굴루스를 해치우고 싶다고. 그래서」

 눈을 숙여, 에밀리아가 슬쩍 얼어붙은 교회에 의식을 향한다.
 그 반응만으로 충분히, 에밀리아가 선택한 대답이 그녀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전해져 왔다. 그리고 그 선택의 무게는, 스바루도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치만, 하지만, 이걸로 『사자의 심장』의 효과는 끊어졌을 터. 저녀석의 무적의 트릭은 이제 바닥을……」

「으응.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아」

「에?」

 선택의 결과로 생겨난 희생, 그 대신에 얻을 수 있었어야 할 대답. 그것을 논하려고 한 스바루에게, 에밀리아가 희미하게 고개를 흔든다.
 그 반응에 놀라움을 얻은 직후, 두 명의 후방에서 수로의 빙상에 금이 갔다.
 균열은 부쩍부쩍 확대되어, 물이 막혀졌던 수로에까지 미친다. 붕괴가 수로와 가로를 연결해, 휘말려들게 할 듯한 기세로 흘러넘치는 수류가 스바루들의 발 밑을 담그어 갔다.

「정말로 웃어버릴 정도로 불손하고,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저속하고, 기가 막힐 정도로 무능하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뻔뻔하고, 구할 길이 없을 정도로 열등해……!」

 흘러드는 수류를 가르면서, 물을 받고서도 물에 젖지 않는 흉인이 내려선다.
 흰색의 턱시도에는 얼룩 하나 없고, 백발은 바람에 흐트러져조차 있지 않고, 흰 얼굴에는 상처는 커녕 땀의 구슬조차 떠오르지 않고, 그 존재는 백일몽――백일악몽 그 자체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너희들은, 어떻게 책임을 질 거야? 그토록 뻔뻔하게 다양하게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해줬지만 말야, 그 예상 전부가 빗나가는 대실패로 끝나, 남은 것이 희생밖에 없는 이 상황, 어떻게 만회하려는 거려나아!?」

 광분하는 레굴루스에게는, 변함없이 『사자의 심장』의 효력이 작동하고 있다.
 에밀리아의 저만한 맹공이, 녀석에게 데미지를 준 형적은 전혀 볼 수 없다.

「그럴 리가 없어! 『사자의 심장』의 권능은, 너도 나불나불 말하고……그 상황에서 속일 정도의 머리가, 너한테 있을 리가 없잖아!」

「묵과할 수 없는 것을 흘려들을 만큼, 나를 호인이라고라도 생각하고 있는 걸까? 말해두지만, 타인의 마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건 가르쳐줄 것도 없는 인간으로서 최저한의 매너잖아!? 누구에게도 누군가를 업신여길 권리같은 건 없는데, 어째서 그런 저능한 짓을 할 수 있는 거려나? 마음 뿐이 아니라 능력도 없는 건가?」

 의도하지 않게 도발적인 대사가 되는 스바루에게, 레굴루스는 바보 취급하는 것 같은 얼굴을 하며, 자신의 백발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아마, 그 경솔한 창녀가 수라도 잘못 센 거 아닐까? 빼앗은 생명의 수도 기억하지 않다니, 완전하게 살육자의 발상이네. 머리가 어떻게 되어 있어」

「네가 어느 입으로 그걸……」

「논점을 바꾸지 마. 내가 지금까지 무엇을 해 왔는지 어떤지는, 그 여자가 인도를 벗어난 사람이라는 것과는 아무 관계도 없잖아. 범한 죄로부터 도망치지 마. 눈을 떼지 마. 떠넘기고 상대를 탓하다니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걸까나?」

 어디까지나 어디까지나, 착각의 분노에 몸을 태워, 다른 사람을 규탄하는 레굴루스.
 그 삐뚤어진 모습에 의문조차 갖지 않고, 레굴루스 코르니아스는 성립하고 있다.

 자신의 한 흐름의 발언 속에서, 얼마나 모순을 안으면 기분이 내키는 것인가.
 레굴루스와의 회화는 신경을 깎는다. 대죄주교와 마주하는 데에, 제정신으로 있는 것이 잘못되어 있는 것인지 착각시킬 정도로.

「그렇지만…… 젠장, 오산이야」

 심장의 대용자, 그 후보를 전부 잡아도 레굴루스의 무적은 해제되지 않는다.
 이론상으로는 잘못되어 있지 않을 터. 결사의 도발 속에서, 레굴루스가 요령있게 언동으로 스바루를 꾀할 수 있을 만큼 영리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다.

 레굴루스에게는 다른 사람을 속이거나, 입으로 꼬득이는 능력은 없다.
 공감 능력이 완전하게 결여되어 있다. 녀석의 세계에는 녀석 밖에 없다. 혼인은 흉내, 발언은 일반론, 전투는 아마추어, 본연의 자세는 순수한 악――확실히, 『작은 왕』이다.

「53명……」

 전율하는 스바루의 옆에서, 에밀리아가 돌연 중얼거렸다.
 그녀는 여기까지, 레굴루스가 말하는 폭론, 욕소리, 들어줄 수 없을 정도의 원망의 말에 어떤 반응도 보여주지 않았다. 다만 한마디, 그렇게 말한 것 뿐이다.

「하아? 뭐? 지금, 뭐라고 말했어?」

「53명이야. 당신이, 억지로에 곁에 데리고 있었던 여자의 수. 잘못 세었다구? 그럴 리가 없어. 나는 생명의 수를, 잘못 세거나 하지 않아」

「흐―음. 그래서? 그러니까? 뭘 말하고 싶은 거려나?」

 에밀리아의 조용한 정정을, 레굴루스는 바보 취급하는 것처럼 들은체 만체 한다. 손가락을 귀에 쑤시며, 명백하게 조롱하는 태도다.
 도발의 일인자인 스바루조차, 박수치고 싶어질 정도로 밉살스러운 행동. 그것을 받아, 그러나 에밀리아는 스바루에게 다시 향했다. 그리고 숨을 막히게 하는 스바루에게, 그녀는 고개를 흔든다.

「괜찮아, 스바루. 이제 전부, 알고 있어」

「알고 있다니……」

「거기에 나, 엄―청 화나 있으니까…… 이제, 용서 따위는 하지 않아」

 뒷걸음질치는 스바루는 보았다.
 조용하게, 그 부드러운 얼굴로부터 표정을 지워, 목소리를 떨어뜨리는 에밀리아. 그렇게 감정을 얼게 한 에밀리아가,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화나 있다.

 얼어붙는 눈동자 안에 차가운 불길을 끓어오르게 한 채로, 에밀리아는 자신의 가슴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말했다.

「레굴루스의 심장은 여기――지금, 내 가슴 안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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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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